넥슨이 단순 게임 제작을 넘어 ‘콘텐츠 플랫폼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유저가 만든 숏폼(짧은 영상)과 글을 공유하는 신규 커뮤니티 ‘넥슨피크’(사진)를 통해 자사 지식재산권(IP)을 내부 생태계로 끌어오는 전략이 대표적이다. 외부 플랫폼에 빼앗긴 IP 주도권을 되찾고 장기적으로 유저 창작물을 수익으로 연결하겠다는 목표로 해석된다.
1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최근 넥슨피크를 새로 선보여 정식 출시 전 테스트 단계를 거치고 있다. 숏폼 영상과 이미지·장문 기반 ‘포스트’를 자사 게임 이용자가 제작·공유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넥슨 관계자는 “플레이 경험이 곧 하나의 자산이 되는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며 “유저 창작이 넥슨 IP 확장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피크의 핵심은 틱톡식 숏폼 중심 구조다. ‘틱톡 세대’로 불리는 Z세대(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가 모바일에서 짧게 소비하는 게임 콘텐츠 트렌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성과가 뛰어난 창작자에게는 광고 캠페인 참여 기회, 공식 채널 홍보 등 실질적 보상을 마련 중이다. 창작자에게 실질적 수익화 모델을 제공해 단순 팬 활동을 넘어 ‘창작자 경제’로까지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게임사가 자체 사용자생성콘텐츠(UGC) 플랫폼을 확보하면 단순 제작사에서 콘텐츠 생태계 운영사로 진화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그간 국내 게임사에 외부 플랫폼 의존도는 전략적 부담이었다. 게임 콘텐츠 소비가 대부분 유튜브 틱톡 트위치 등 외부 채널에서 발생했지만 수익은 해당 플랫폼으로 흘러갔기 때문이다. 넥슨은 피크를 통해 이런 구조를 바꾸고 유저 창작물이 IP 확장과 수익으로 직결되는 생태계를 조성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전문기관 비즈니스리서치인사이트에 따르면 숏폼 콘텐츠 시장 규모는 2024년 347억9000만달러(약 470조원)에서 2032년 2895억2000만달러(약 3900조원)까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성장세에서 해외 게임업계는 UGC 기반 생태계를 중심으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유명 게임사인 로블록스와 포트나이트 크리에이티브는 이용자 창작물을 플랫폼 전략의 중심에 두고 글로벌 확장과 수익화를 동시에 달성 중이다.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빌리빌리도 자체 플랫폼에서 게임 숏폼·텍스트 콘텐츠를 유통하며 게임 커뮤니티를 키워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