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일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연이은 취업 실패로 인해 몸도 마음도 상할 무렵, '꿈도 있었는지 모르겠고, 그냥 입에 풀칠만 할 수 있게 해주세요. 전 정말 열심히 일하는 사람입니다' 라고 속으로 애원했던 내 마음이 닿았는지도. 채용사이트에 계속해서 업데이트했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가 헤드헌터들에게 좋은 먹잇감으로 보였나 보다. 그렇게 나는 인사총무팀에 들어가게 되었다.
언제까지 그 일 할 것 같나?
일단은 재직자 내일채움공제가 끝나는 2027년까지는 다닐 생각이다. 그 이후의 일을 그때가 된 뒤에 고민하기로 했다. 살다보니 인생은 나 혼자 계획하는 게 아니더라. 가족과 연인과의 합의도 도출해야 하는... 예측불가의 팀과제 같다.
사내교육 들어봤나? 혹은 해봤나?
사내교육이라고 하면 OJT(on-the-job training)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작년 10월 입사한 사람들부터 인사총무 OJT를 시작했다. 그리고 신입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문서작성교육도 zoom 수업으로 들어 보았다.
어땠나? 효과가 있는 거 같나?
OJT를 하면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부심도 들고, 내가 하는 일에 정체성이 생긴다. 다음엔 더 잘해야지 하는 동기 부여도 되고. 신입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문서작성교육은 솔직히 말해서 필요없는 것 같다. 직장 상사한테 결재받기 전, 첨삭지도 받듯 배우는 게 훨씬 도움이 많이 된다.
대학원 다니는 걸로 알고 있다. 왜 다니나?
인사총무로 일하면서 조직문화에 관심이 많아졌다. 어떻게 하면 다니기 좋은 회사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한다. 그래서 더 배워야겠다 생각했다. 그리고 남들보다 조금 더 늦게 취직했지만, 대학원을 다님으로써 2년의 경력 산정을 받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풀칠의 모토는 ‘밥벌이 이상의 풀칠을 위하여’다. ‘돈 벌어야 해서’ 말고 일하는 다른 이유가 있다면?
처음엔 입에 풀칠만 하고 살아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회사를 다니다 보니 난 정말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많이 느낀다. 많은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내 분야에서 인정받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