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천박함을 반성해보자는 생각으로 카카오톡 내게쓰기를 켰다. 방금의 깨달음을 최대한 명징하게 표현하려 애쓰며 몇 마디를 적어봤다. 내가 무능하고 게을러서 벤츠를 못 끄는 것이 아니다. 그냥 벤츠가 존나 비싼거다. 다른 버전으로도 적어봤다. 내 월급이 작은 것은 내가 무능해서가 아니다. 그냥 월급이 적은 것이다. 말장난 같지만 적고 보니 꽤 마음에 들었다. 불행의 가장 큰 부분을 덜어낸 기분이랄까. 여전히 막막하고 궁색하고 답이 안 보이는 인생이지만 다음 주 월요일의 퇴근길에는 로또 대신 떡볶이나 사볼까,하는생각이 들었다. 아, 이래서 사람들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다고 하는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