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런데 지난번에 면회 갔을 때 언니가 그런 말을 하더라. 그땐 그냥 넘어갔는데 요즘 자꾸 그 얘기가 생각난다고. 어쩌면 누군가 그걸 원해서, 산산조각난 유릿조각 앞에서 자신이 통곡하는 모습을 그토록 생생히 그릴 정도로 바라서, 간절히 꿈꿔서, 자기가 이렇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고.
이모가 호박잎을 다듬다가 멈추고 문득 거실 바닥을 응시했다.
- 있지, 사람들 가슴속에는 어느 정도 남의 불행을 바라는 마음이 있는 것 같아. 아무도 몰랐으면 하는, 그런데 모를 리 없는 저열함 같은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