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상인

윌리엄 셰익스피어, 민음사
page.72
살라리노 : 허 참, 그가 위약한다고 그의 살을 취하지는 분명코 않겠지. 그걸로 뭘 하려고?
유대인 : 낚싯밥 하지요. 그게 아무짝에도 쓸모없어도 내 복수엔 쓸모가 있을 거요. 그는 날 망신시켰고 내가 오십만 정도를 못 벌게 했으며, 내 손실을 비웃고 이득을 조롱했으며, 우리 나라를 모욕하고 내 거래에 훼방을 놓았으며, 내 친구들은 냉담하게 적들은 흥분하게 만들었소. 이유가 뭐냐고요? 내가 유대인이란 겁니다. 유대인은 눈 없어요? 유대인은 손도 기관도 신체도 감각도 감정도 정렬도 없냐고요? 기독교인과 같은 음식 먹고 같은 무기로 상처를 입으며, 같은 병에 걸리고 같은 방법으로 치유되며, 여름과 겨울에도 같이 덥고 같이 춥지 않느냐고요?
page.81
바사니오 : 그래서 꾸밈이란 극도로 위험한 바다의 속기 쉬운 해변이고 검은 미녀 가려 주는 아름다운 베일일 뿐이며, 한마디로 최고 현자 잡으려는 교활한 시대의 겉치레 진실이다. 그러므로 화려한 금이여, 미다스의 굳은 음식, 난 네게 뜻이 없고 인간들 사이의 창백한 천한 일꾼 네게도 뜻이 없다. 근데 너, 초라한 납이여, 무엇을 약속하기보다는 협박하는 창백한 네 모습은 웅변보다 더 감동적이다. 난 이걸 선택한다. 기쁜 결과 있기를.
page.104
유대인 : 저는 제 목적을 각하께 이미 말씀드렸고 계약서에 정해 놓은 벌금을 갖겠다고 거룩한 안식일에 걸고서 맹세했답니다. 그걸 거부하신다면 여러분의 헌장과 이 도시의 자유는 위험에 처할 거요! 제가 왜 삼천 다카트를 받는 대신 살코기 한 덩이를 가지려고 하는지 물으시겠지요. 그건 대답 않겠소! 제 변덕이라고 해 두지요. 대답이 됩니까? 제 집에서 쥐새끼가 문제를 일으켜 독약을 뿌리는 데 일만 다카트를 기꺼이 쓰겠다면? 아, 아직 답이 안 되나요? 어떤 자는 입 벌린 돼지를 못 봐 주죠!
page.117
포셔 : 잠깐만 멈추시오, 다른 게 있소이다. 계약서는 당신에게 피 한 방울 주지 않소. 명시된 문구는 ‘살덩이 일 파운드’요. 그러니 계약대로 살덩이 일 파운드 가지시오. 근데 그걸 잘라 낼 때 기독교인 핏물을 한 방울만 흘려도 당신 땅과 재물은 베니스 국법에 의하여 베니스 정부로 몰수될 것이오.
그라티아노 : 오 공정한 판관이여! 잘 봐라, 유대인아. ㅡ오, 박식한 판관이여!
유대인 : 그것이 법인가요?
포셔 : 법령을 직접 볼 것이오. 당신이 정의를 추구하니 안심하오, 원하는 것 이상으로 정의를 얻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