랠프는 커다란 바위 구르는 소리를 들었다. 그가 그것을 본 것은 한참 뒤의 일이었다. 발바닥에 전해 오는 진동소리를 그는 감촉했다. 벼랑 꼭대기에서 돌이 깨지는 소리가 났다. 다음 순간 엄청난 붉은 바위가 길목을 질러서 튀었다. 그는 납작 엎드렸ㄷ가. 오랑캐패는 날카롭게 함성을 질렀다.
바위는 턱에서 무릎으로 스치면서 돼지를 쳤다. 소라는 산산조각 박살이 나서 이제 없어져 버렸다. 무슨 말을 하기는커녕 신음소리를 낼 틈도 없이 돼지는 바위에서 조금 떨어진 채 공중으로 치솟았다. 떨어지면서 재주를 넘었다. 바위는 두 번 튀어오르더니 숲속으로 처박혀 보이지 않게 되었다. 돼지는 40피트 아래로 내려가 바다 위로 삐져나온 네모진 붉은 바위에 등을 부딪히고 떨어졌다. 머리가 터져서 골통이 삐져나와 빨갛게 됐다. 돼지의 팔다리가 도축된 직후의 돼지처럼 경련했ㅎ다. 그러자 다시 바다는 길고 느린 한숨을 쉬고, 물결은 희고 붉은 거품을 일으키며 바위 위에서 끓어올랐다. 물결이 내려앉았을 때 돼지의 시체는 사라지고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