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노동이 사라졌을 때 우리가 마주할 혼란은 어떤 것일까. 인간다운 삶, 기초적 생활, 위생적 환경, 노동할 수 있는 자유, 몸과 마음의 건강이 근간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 가사, 육아의 공백은 많은 부모의 경제활동을 중단시키며, 돌봄 노동의 공백은 간병이 필요한 환자와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생존의 위기로 내몰기 때문이다. 청소의 공백으로 일상 공간이 방치되고 위생 문제가 누적되면서 방역과 보건에도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지하철 손잡이를 닦던 이들, 화장실 세면대 물기를 훔치는 이들, 쓰레기통을 비우던 이들, 사무실 창문을 열고 계단을 쓸던 이들이 사라지고 나타날 일들이다.
그 공백은 사회를 멈춰 세우고도 남을 만큼 크지만, 그만큼 중요한 그 노동은 너무도 값싼 비용으로 유지돼왔다. 모두가 꺼리는 적은 임금, 열악한 근무환경, 불안정한 일자리, 감염 위험, 직업을 낮잡아 보는 인식을 고령층 여성들이 감수해온 덕에 이 사회가 유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