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들의 땅

천쓰홍,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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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타운 하우스
이 작은 시골이 바로 그의 귀신들의 땅이었다.
'귀신[鬼]'이라는 이름은 황량함을 가리킨다. 문명이 있는 국제적인 대도시에 비하면 그의 고향은 대단히 멀고 편벽했다. 누구도 들어 본 적 없고 묻지도 않는 곳이었다. 타이완 경제가 맹렬하게 발전하던 시기에도 이 작은 시골은 건설의 보조를 따라가지 못했다. 농촌 인구는 대거 외지로 이동했고, 한 번 시골을 떠난 젊은이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지명마저 잊혔고, 지워지지 않는 쇠락의 세대만 남았다. 원래 지명은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였는데 오히려 저주가 되었다. 지명이 현실이 된 것이다. '징(靖)'이라는 글자는 너무나 조용하다는 걸 의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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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틈새로 비집고 들어가다
하지만 손재주가 아무리 좋은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그녀는 자신이 시대에 뒤처진 구시대 여자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열다섯 살 때 학업을 그만두고 타이중(臺中) 사루(沙鹿)로 가서 방직 공장 여공이 되었다. 이제 육순이 된 그녀는 두 손 가득 못이 박인 채로 집 안에서 가내 수공업을 하고 있다. 유럽으로 수출되는 의류 100벌을 봉제해 주고 받는 임금으로는 여전히 제 옷 한 벌도 사 입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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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씨 성의 여성 호적원
천씨 성의 여성 호적원은 귀신처럼 형태 없이 떠돌아다녔다. 사람들은 시각과 청각에서 그녀의 존재를 적극적으로 배제했다. 사실 이는 그녀에게 가장 이상적인 생활 상태였다. 사람들 속에서 드러나지 않은 채 배경으로 녹아들고, 거울에 비춰도 모습이 나타나지 않고, 길을 걸어도 발자국이 남지 않고,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면서 사라지지는 않으나 존재하지도 않는 그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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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운명을 타고난 셋째 딸
과거의 그녀는 푸른 고추와 가지, 여주, 양배추를 가장 싫어했다. 이런 식물들의 색깔과 생김새가 전부 괴물 같다고 생각했다. 추악하고 기형적인 건 그렇다 치고, 놀라운 점은 이런 식물들의 겉과 속이 같다는 거였다. 맛도 이상하고 질감도 이상했다. 먹을 때마다 토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이런 채소들을 아주 잘 먹는다. 특히 여주는 자주 먹는다. 맛이 쓸수록 더 좋다. 표면도 울퉁불퉁할수록 더 좋게 느껴진다. 그녀는 혼자 부엌에 숨어서 눈을 감고 여주 껍질을 만지는 걸 좋아했다. 종기 같은 것들이 잔뜩 돋아 험준하게 기복하는 느낌이 좋았다. 그녀는 자신의 마음속도 이런 촉감이 아닐까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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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 공장 위의 향장
그녀를 둘러싼 모든 얼굴들이 아주 선명했지만 딸아이의 아버지는 보이지 않았다. 그 옹채밭은 이제는 보이지 않는다. 호화로운 백악관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그때, 그녀의 속도는 달릴수록 더 빨라졌다. 거의 다 따라잡아 한 걸음 정도 차이였다. 곧 그를 찌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틀 뒤, 그녀는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와 산후조리를 시작했다. 뜻밖에도 그녀가 친정에서 빌려 온 현금 다발은 사라지고 없었다. 식칼로 찔러 죽이지도 못했고, 비누의 독으로도 죽이지 못했다. 그녀는 오늘 트럭이 뒤집혔다 해도 남편은 절대 죽지 않으리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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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와, 이리 오라고
'집으로 돌아간다'는 말은 현실과 무관한 꿈인 것 같았다. 돌아갈 수 있는 사람은 돌아갈 것이다. 입으로 말할 필요도 없고 머리로 생각할 필요도 없다. 두 발이 가는 길을 알 것이고 도착하면 열쇠를 찾을 필요도 없이 문이 열릴 것이며, 누군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내일 장화에 가요. 이틀 뒤에나 돌아올 거예요."
하지만 사실 그녀가 가는 곳은 타이베이의 싸구려 호텔이었다. 다들 호텔 방에 들어가기 전에 먼저 노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 안에 있던 귀신이 몸을 피할 시간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녀도 문을 두드리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 돌아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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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 와, 이리 오라고
수리는 땅바닥에 엎드려 더 많은 빗자루 세례를 받을 준비를 했다. 갑자기 할머니가 미친 듯이 날카로운 비명을 질러 댔다. 검은 개가 할머니의 팔을 물고 늘어진 것이다.
그날 할머니는 벽돌로 개를 때려 기절시킨 다음 녀석을 끓는 물에 넣고 삶았다. 그런 뒤에 가죽을 벗기고 식칼로 힘껏 고기를 잘랐다. 이어서 마늘을 잔뜩 넣고 한 솥 가득 볶았다. 수리와 자매들은 방으로 피해 들어가 창문을 굳게 닫았다. 그래도 마늘과 개고기를 볶는 냄새를 피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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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후 장화 동향회
수업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재빨리 기숙사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었다. 그러고는 최대한 빨리 타이베이 사람으로 변신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제 그녀는 타이베이 사람이 되었다. 여러 해의 조정을 거쳐 그녀의 어투도 시골 사투리의 흔적을 말끔히 지웠다. 날씬한 몸매에 의지하여 얼굴에 금분을 바르고 손과 팔에는 향수를 뿌리고 독일제 유명 승용차를 굴리면서 호수 경치를 배경으로 한 호화 주택에 거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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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후 장화 동향회
독일에서 돌아온 톈홍도 이 후징 아파트에 온 적이 있었다. 톈홍이 그녀에게 말했다.
"누나, 독일에 놀러 와. 우리 집 근처에는 이것보다 몇 배 더 큰 호수가 있거든."
그녀가 물었다.
"네 베를린 집에도 창문이 있어? 호수를 내다볼 수 있니?"
"보이진 않아. 하지만 우리 집 창문을 열면 사탕 냄새를 맡을 수 있지. 한 번 와 보면 알게 될 거야."
톈홍이 사람을 죽였다는 소식을 듣던 날, 그녀는 백화점 슈퍼마켓에 가서 독일 사탕을 한 봉지 샀다.
그녀는 봉지에 찍힌 공장 주소를 살펴보았다. 확실히 베를린이었다. 사탕봉지를 뜯은 그녀는 코를 가까이 가져다 대고 깊이 숨을 들이마셨다. 톈홍, 이게 네가 창문을 열면 맡을 수 있는 냄새로구나.
그녀는 창밖의 호수 풍경을 바라보며 사탕 한 봉지를 다 먹어버렸다. 마음속으로 동생 톈홍이 몹시 부러웠다.
톈홍에겐 사람을 죽일 용기가 있었다.
그녀도 앵커를 죽여 버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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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가는구나
또 밖에 나가고 싶었던 거지. 너의 눈길은 끊임없이 어딘가에 닻을 내리고 항상 뭔가를 찾고 있었다. 닻의 고리가 바닥에 닿기 전까지 너의 몸은 정박할 수 없었다. 이 작은 시골에는 네가 원하는 게 없었고, 너를 붙잡아 둘 수 있는 것도 없었다. 네가 정착할 구석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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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에 베를린의 가을이 달라붙다
결혼하고 여러 해가 지나 남편이 그녀에게 말했다.
"사실 처음부터 나는 다섯째가 마음에 들었어. 그 애의 얼굴과 몸매는 정말 끝내줬지. 그 애를 보고 나서 탐내지 않는 남자가 없었으니까. 하지만 이미 왕씨네 큰아들이 마음에 들어 하고 있었어. 생각해 보니 당신도 나쁘지 않은 것 같더라고. 학력도 나와 비슷하고 나이도 큰 차이가 없고 말이야. 자색도 그만하면 훌륭한 편이었어. 조금만 개조하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았지. 과연 그때의 내 생각이 옳았어. 다서서째는 말이야, 성격이 너무 격렬했거든. 사람들이 놀라 자빠질 정도였지. 당신을 선택한 게 옳았어. 앵커의 아내로서는 아주 완벽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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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 있지도 않고 바람 속에 있지도 않고
수메이는 날 준비를 했다. 발끝이 이미 지면에서 이격된 게 느껴졌다. 바람이 멎었다. 태풍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렸다. 태풍 경보가 해제되었다. 그녀는 책 한 상자와 톈홍의 편액과 함께 원래 자리에 남겨졌다. 날 수 없었다. 바람마저도 그녀를 버렸다.
꿈에서 깨어 보면 그녀는 산속에 있지도 않고 바람 속에 있지도 않았다. 그녀는 여기에 있었다. 줄곧 여기에 있었다.
톈홍의 눈빛은 무척 슬펐고 의문 부호로 가득했다.
그녀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다.
"톈홍, 너는 지금 여기에 있어. 집에 돌아온 거야. 나랑 같이 있잖아. 너는 그렇게 멀리 갔지만 결국 나랑 마찬가지야. 둘 다 줄곧 여기에 있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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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야생 백조들이야
'결혼'은 확실한 단절처럼 느껴졌다. 그를 타이완으로부터 완전히 뽑아 버릴 수 있을 것 같았다. 대단히 유혹적인 초청이었다. 그는 완전히 다른 신분을 얻을 수 있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친구도 없고 가족도 없고 과거도 없는 곳에서 낯선 사람과 새로운 삶을 펼쳐 나가는 것이다. 그는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오케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을 듣는 순간 그의 손바닥에 있던 T의 물건이 아주 빨리 딱딱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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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저 춤 연습을 하러 왔을 뿐이에요
물론 샤오촨을 잡아 둔 데는 목적이 있었다. 외부 사람이 있으면 최대한 예의를 갖추게 되고 서로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예의를 갖춘 말은 농구 골대에 마구 공을 던지는 것과 같아서, 절대 정확하게 던지지 않고 누구도 핵심에 다가가지 않으며 골을 넣지 않는 게 가장 바람직했다. 공허한 대꾸는 상처를 주지 않았다. 날씨를 얘기하고 일출과 일몰을 얘기하고 낙엽과 바람, 비를 얘기했다. 중원절을 얘기하고 귀신을 얘기하고 닭갈비를 얘기했다. 감사를 얘기하고 예의를 얘기했다. 요컨대 서로를 얘기하지 않는 것이다. 예의로 서로를 대한다는 것은 언어의 예절을 이용하여 서로를 가능한 한 멀리 밀어내는 것과 다름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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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저 춤 연습을 하러 왔을 뿐이에요
그가 고안해 낸 직접 현금을 버는 방법은 연극이었다.
연극?
T는 작은 카드를 잔뜩 만들고 카드마다 문구를 한 구절씩 적었다. 그는 사전을 찾아 문구 전체를 번역하려 했지만 그 뜻을 전부 이해할 수는 없었다. 대략적인 의미는 이랬다. 저는 귀머거리인데다 벙어리라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물건들은 제가 직접 손으로 만든 것으로 하나에 1유로입니다. 저를 지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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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그저 춤 연습을 하러 왔을 뿐이에요저는 그저 춤 연습을 하러 왔을 뿐이에요
패스트푸드점에서는 T가 현금을 횡령한 사실을 적발하고는 즉시 그를 해고했다.
스트립 바는 휴업했다.
검은 개는 병이 나더니 며칠 뒤에 죽었다.
스티커 붙이는 일밖에 남지 않았다. 여전히 약속대로 스티커를 받으러 갔더니 그 기관 사람이 자신들의 조직에 가입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금은 바삐 뛰어다녀야 하는 단기 업무들이 많지만 임금은 아주 높은 편이라고 했다. 합작이 유쾌하게 진행되면 풀타임 일자리를 얻을 수도 있다고 했다.
T는 그 조직에 가입했다.
T의 얼굴에 선명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더는 어두운 밤의 옷을 입지 않았고 패션을 추구하는 옷들을 걸치기 시작했다. 헤어스타일에도 무척 공을 들였다.
그는 T가 곳곳에 붙인 스티커에 숫자의 조합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얼마 후 T의 양쪽 팔에 문신이 생겼다. 아주 작은 문신은 팔과 어깨 사이에 자리 잡고 있었다. 오른팔에는 18, 왼팔에는 44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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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죽일 놈의 비는 가는 바늘이라
사람들은 신상을 지키라고 소리를 질러 댈 뿐, 넘어진 남자를 구하려는 이는 하나도 없었다. 그녀가 앞으로 달려들어 불 속에서 남자를 구해 냈다.
"아찬, 아찬, 내 말 좀 들어 봐. 나중에 나는 죽도록 욕을 먹었어. 여자는 불 위를 지나면 안 되는데 불에 뛰어드는 바람에 하늘에 죄를 지었다는 거야. 하지만 아찬, 넘어진 남자는 너희 아버지였어. 내가 나서지 않으면 누가 그를 구했겠니?

(중략)

내가 손으로 눈을 감겨 주려 했지만 네 아버지는 절대 두 눈을 감으려 하지 않았어. 묘당에 있던 나이 든 어르신은 여자가 불을 밟았기 때문에 천지신명의 노여움을 사서 네 아버지가 죽게 된 거라고 하더구나. 사실 그 며칠 동안 나도 죽도록 슬프고 아팠어. 나도 발에 화상을 입었지만 네 아버지와 함께 죽진 않았지. 하지만 그 고통은 말로 다 할 수가 없었어. 지금도 발이 아프다니까. 앞으로 죽어서 귀신이 된 뒤에도 이 발의 통증은 사라지지 않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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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죽일 놈의 비는 가는 바늘이라
그때 그녀는 손이 없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손이 없으면 향을 들고 절을 올리지 않아도 되고, 세끼 식사를 준비하지 않아도 되고, 돼지와 닭을 먹이지 않아도 되고, 마당 청소를 하지 않아도 되고, 밭에 나가 풀을 뽑지 않아도 되고, 어린아이들을 때리거나 품에 안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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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비타민
하지만 넷째 언니는 매일 그 기사들을 읽었다. 줄곧 읽었다. 기자들은 내가 비스킷 큰손의 큰아들에 의해 농락당하고 버려지자 비닐봉지를 머리에 뒤집어쓰고 칼로 팔목을 그었으며, 발견되었을 때는 비닐봉지가 피부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고 썼다. 작은 시골에 소문이 퍼졌다. 내가 죽었을 때, 배 속에는 태아가 있었다고 했다. 읽고 또 읽다가 언니는 커튼을 설치하고 창문을 굳게 닫고 방문에 자물쇠를 채웠다. 언니는 하마가 무서워 감히 문밖에 나오지 못했다.
그녀는 밤중에 쉴 새 없이 놀라서 깼다. 줄곧 영아가 우는 소리가 언니를 깨웠다.
바보.
임신했다는 소문은 내가 죽기 전에 퍼뜨린 것이었다.
하마도 내가 풀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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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결함과 불결함의 그의 몸에서 서로 만나다
두 사람은 밀폐된 베를린의 작은 아파트에서 방세와 일상의 지출을 걱정하며 살았다. 그는 글쓰기에 집중할 수 없었고 T는 첼로를 연주할 시간이 없었다. 두 사람 모두 고독에 익숙했지만 고독해할 시간이 없었다. 그러니 어떻게 말다툼할 시간이 있었겠는가. 하지만 서로 폐쇄된 사람들이다 보니 하고 싶은 말과 묻고 싶은 일들을 전부 속으로 삼키고 있었다. 전혀 말다툼을 하지 않고 항상 괜찮다고 하면서 함께 아침 식사를 했다.
뉴 밸런스(New Balance) 운동화를 신는 것은 신발에 커다란 N 자가 찍혀 있기 때문이었다. N은 나치를 의미했다.
재킷에 수놓은 A 자는 히틀러의 이름 Adolf의 첫 자였다.
18이라는 숫자에서 1은 알파벳의 첫 번째 문자인 A를 의미했고, 8은 여덟 번째 문자인 H를 상징했다. 18은 AH, 즉 Adolf Hitler의 숫자 기호였다.
44라는 숫자에서 첫 번째 4는 알파벳 네 번 째 문자인 D를 의미하고, 두 번째 4도 알파벳 D로서 합치면 DD, 즉 'Deutschland den Deutschen(독일은 독일인의 것)'이라는 의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