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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원
241222
어떤 게 오래가는 관계일까?
요즘 오래가는 관계의 본질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는 중이다. 어떤 관계는 불같이 뜨거웠던 만큼 빨리 끝나기도 하고, 어떤 관계는 서로 그닥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익 관계 때문에 잔잔히 오래 유지된다는 느낌도 받았었다. 그렇다고 하면, 더 오래 만난 사람과 더 오랜 친구, 깊은 친구 사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과연 가까워진다는 것과 평생 간다는 관계의 본질은 무엇일까? 사람에게는 3가지 애착 관계 유형이 있다는 것을 들었는데, 안정형은 사랑의 영원함을 믿으면서도 상대에게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는 상태로 사랑을 주는 타입이라고 들었다. 그러나 과연 사랑이라는 것은 영원한 것일까? 안정형은 그저 회피형과 불안형의 중간점이기 때문에 무난하다는 특성으로 사람들이 가장 이상적인 상대로 뽑는 것이 아닐까?
특히 인간관계가 빠르게 변하는 나이에 속해 있기 때문에 이런 생각들이 머리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지금 하고 싶은대로, 내 직감을 믿고 주변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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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원
241215
감정이 없이 이성이 존재할 수 있을까?
학기의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 만큼, 수업들도 이제는 다 종강을 한 시점이다. 이번 학기 동안 나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수업을 하나 뽑으라면 단언컨대 인지신경과학이다. 정재승 교수님께서 진행한 이 수업은 인간의 다양한 인지과정에 대해 가르치는 수업이었는데, 그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을 공유하고자 한다. 바로 '과연 이성이 감정보다 앞서는가?'였다.
교수님께서는 유행 중인 mbti를 비판하시며, 이성과 감정은 100이라는 총량 안에서 서로 크기를 다루는 상충되는 개념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의 촉매제가 되는 것이라고 하셨다. 특히 교수님의 추천으로 읽은 책 '소셜 애니멀'에서는 감정적으로 무디고 공감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실제로는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없다는 글이 적혀 있어, 기억에 남았다.
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최대한 감정적이고 본능적인 욕구는 뒤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는데, 지나치게 감정을 억누르다 보면 오히려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는 데 저해가 될 수 있겠다는 새로운 관점을 열어준 책이었다. 다양한 관점, 저마다의 니즈, 저마다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접하는 요즘 나에게 감정이란 인간에게 있어서 얼마나 본질적인 요소인가를 다시금 상기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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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원
241208
환경의 중요성
최근 시험기간에 접어들면서 환경의 중요성을 많이 깨닫는 중이다. 사람마다 자신에게 맞는 환경이 존재하는 것 같다. 누군가는 시끄러운 카페에서 집중이 잘되고, 누군가는 적막이 흐르는 도서관에서 집중이 잘 되는 것처럼, 개개인마다 집중되는 환경에 대한 선호도가 다르고 집중의 유지 시간도 다르다. (최근에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보기도 했어서, 특히 와닿는 것 같다. 요지만 말하자면 원래 집중력이 낮은 사람이 소음 환경에서 집중을 더 잘하고, 집중력이 높은 사람은 조용한 환경에서 공부가 잘 된다는 연구 결과인데, 현재 시험기간으로 인해 정신이 없으므로 상세한 내용은 나중에 공유하도록 하겠다.) 나는 내게 맞는 환경을 찾아가는 중인듯하다. 원래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도 놓치기 싫고, 공부도 놓치기 싫어서 누군가와 같이 공부를 하곤 했는데, 나는 혼자서, 조용한 곳에서 가장 몰입이 잘되는 사람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내 취향을 거스르는 선택은 결국에는 그 순간의 사람들에게도 최선을 다하지 못하고 공부에서도 최선의 효율을 내지 못하는 안 좋은 결과를 불러 일으킬 뿐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이제는 나의 성향을 이해하고, 내가 모든 건 안고 갈 수 없음을 인지하고 마음을 비우는 게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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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원
241201
하루하루가 서로 분간이 안 갈 정도로 많은 일들이 짧은 시간 안에 압축되어 일어나는 나날들이다. 요즘 새삼 다시 느끼는 것은 내 주변에 정말 소중하고 좋은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언제나 든든하게 지지의 문자를 보내주시고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고 하시는 부모님과, 언제든지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호의를 베풀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바라지 않는 천사 같은 친구들도 주변에 많이 있다. 컴퓨터가 고장 났을 때, 멘탈이 무너졌을 때, 갑자기 눈물을 터뜨렸을 때 딱히 돌아올 것을 기대하지 않으면서도 선뜻 도움을 주고 위로해주고 다잡아 준 이들이 너무 많아서 정말 감사함을 느꼈다. 이런 이들이 내 삶 안에 들어와 있는 것은 정말이지 행운 중에 행운이 아닐 수 없다. GESS 때 만난 선생님들이 갑자기 연락하셔서 밥을 사주시기도 하고, 서울대학교 창업 활동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카이스트에 홍보를 도와달라고 연락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인간 관계는 딱히 1:1의 관계 속에서 그 밸런스가 맞혀진다기 보다는, 필요한 순간순간에 따라 호의를 주고 받는 순환 속에서 선순환이 유지가 된다고 믿는다.
내가 할 수 있는 그들의 호의를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인물이 되는 것, 그리고 내가 여유가 있고 그들이 위급한 상황이 되면 마찬가지로 선뜻 호의를 내줄수 있는 그릇의 사람이 되는 것이다. 아까워하지 않고, 딱히 되돌려 받을 생각도 안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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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원
241124
피로와 새 출발, 그 사이에서
진짜 정신없을 정도로 바쁜 나날들의 연속이다. 하루에 3시간밖에 자지 못하고 그 와중에 중요한 면접들을 수행해 내야 한다. 난 분명 해낼 것이다. 근데 많이 지쳤다.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자세한 이야기는 이 바쁜 시기를 극복해 낸 다음 주에, 즐거운 모습으로 적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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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원
241117
안 하던 짓을 하며 나 자신을 발견하다.
요즘에는 안 하던 행동을 좀 많이 했던 것 같다. 독서를 핑계로 해야 할 일을 뒤로 미루며 불안해하기도 했고, 엄마에게 어리광을 부리기도 했으며, 가만히 멍을 때리기도 하고, 아름관 앞 고양이를 쓰다듬는 행동도 했다. 항상 길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이었는데, 고양이를 쓰다듬으면서 엄청난 행복감이 느껴져, 내가 신체적인 접촉에서 오는 기쁨을 지금까지 지나치게 간과하고 있었구나를 깨달았다.
또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아 분한 마음에 하염없이 걷고 그러다가 울어 보기도 했고, 마치 사춘기가 뒤늦게 찾아온 사람처럼 격정적인(?) 일주일을 보낸 것 같다.
그러나 이 또한 지나갈 것을 믿는다.
그 와중에도 할 도리를 다하고, 지금 내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신의를 다하고 충실하면, 언젠가는 내가 가고자 하는 그곳으로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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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원
241110
내가 헛살고 있나..? 라는 불안함
요즘 하는 일이 워낙 많고 바쁘다 보니 하루하루가 전생같이 느껴지는 감각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MT를 다녀오고도 다음 날 또 만나 술을 마시며 즐겁게 논 월요일, 교수님, 조교님과 대화하며 갔다온 애슐리, 친한 언니의 생일 축하 겸 식사, 친구의 도움으로 받은 인생 첫 기타 수업, 친한 선배가 오랫동안 준비한 피아노 리사이틀, 그리고 어제와 오늘 이어진 spak 제 1회 아이디어톤까지. 참 알차고 즐거운 한 주였던 것 같은데 일상과 할 일에 치여 한 주라도 지나고 나면 기억이 안 난다는 게 서글프다. 시간이 더 흐르면, 이보다 더 많은 일을 망각하고 살아가겠지.
나는 이따금씩 내가 인생을 헛살고,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생각에 극심한 불안감을 느끼며 안절부절 못하고는 한다. 그래서 부질없이 친구와 연락을 하기도 하고, 도리어 비효율적인 멀티태스킹을 하기도 하며, 손을 뜯을 때 내 감정 상태를 돌아보면 주로 '내가 지금 시간 낭비를 하고 있다'라는 생각에서 기인했던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생각은 주로 '비교'를 통해 심화된다. 누구는 나보다 어린데도 논문을 몇 개를 썼다더라, 누구는 동아리 몇 개를 하면서 개별연구도 병행한다더라, 누구는 4개국어를 한다더라, 남들의 반짝거리는 장점과 능력에 눈이 멀어 어내 자신을 채찍질하는 일상의 반복이다. 문제는, 내가 당장 무슨 일을 하고 있더라도 이런 자괴감이 심하게 든다는 것이다. 릴스를 보거나 쇼츠를 보면서 쉴 때가 아니라, 당장 어떤 일에 착수해서 정신없이 일을 하면서도 저런 생각이 들기에, 항상 숨 가쁘고 쉬지 못하는 기분이 든다. 한 일을 하면서도, 해내야 되는 다음 일을 계속해서 생각하며 빨리 이거 끝내야지,라는 집착만 하고 있다. 물론 그렇기에 나의 효율성은 최상이고, 남들에게 많이 칭찬을 듣는 부분도 이 효율성에 있다. 그러나 정작 내 자신이 나에게 너무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설카포 교류전을 통해 멋진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면서, 이번에는 비교를 하는 게 아니라 이러한 나 자신의 너무한 점을 되돌아 보았다. 스스로에게 좀 더 너그러워지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한 주 한 주 꾸준히 쌓이는 이 심지 글처럼 언젠가 돌아보면 많이 달라져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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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원
241103
분노를 다스리는 현명한 방법.
제목 그대로다. 분노를 다스리는 현명한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 사실 '분노'라는 단어가 주는 어감이 조금 강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지만, 교환을 준비하는 지금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은 확실히 분노다. 미국 시간대에 모든 프로그램이 맞춰져 있어서 바쁜 시간대에 부랴부랴 서류 작업을 해야 하고, 송금도 미국에 맞춰져 있어서 직접 은행을 방문하는 번거로움을 여러 번 거쳐야 하며, 이중작성은 물론 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데 정작 기관에서는 제대로 된 안내를 제공해 주지 않는다.
또 이 글을 적고 있는 이 시점에는 정전이 일어나서 필요한 서류 인쇄, 컴퓨터 작업은 물론 샤워까지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보조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머피의 법칙이라도 작용한 듯 뚝 하고 부러져 버리면서 내 컴퓨터의 전원은 아스라이 꺼져 간다. 이렇게 답답하고 무력감을 느끼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 때,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
나는 주로 이를 운동으로 해소해 왔지만, 당장 운동을 할 수 없는 순간들이 훨씬 많은 것이 현실이다. 거기에서, 내가 손을 뜯는 강박 증세가 시작된 것 같기도 하다. 많은 주변인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는 안 좋은 습관이다. 그걸 알면서도, 쉽사리 그 습관을 개선하지 못하는 스스로의 모습에 한심함을 느끼면서 다시 손을 뜯는 악순환이 반복되기도 했다. 만약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있다면, 분노와 스트레스를 '당장' 조금이라도 해소하고 있는 그들만의 방법에는 어떤 게 있을지 궁금하다.
((사실 이렇게 회고를 적고 보니 내가 되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강박증에 시달리는 편집증 환자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 걱정도 되는데 ㅎㅎ 대체로는 즐겁게 지내고 있답니다. 다만 지금 기숙사비와 비자 때문에 바쁜 와중에 현대인의 가장 중요 요소인 전기가 끊어져 극심한 단기성 스트레스를 겪고 있어 이 글을 적습니닿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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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원
241027
사실 이번 주는 정말 정신없고 바쁘게 지나가서, 회고할 만한 일조차 딱히 생각나지 않는다. 그러나 시험기간이고 할 일이 많아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뒤로 미루면서 많이 불행해지고 공허해진다는 기분만큼은 확실했는데, 내가 어떤 행동들을 일상에서 박탈당하면 불행해지는지를 돌아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는 좋은 일이었다고 스스로를 위안 삼았다고 해야 할까.
일단 내 행복을 구성하는 세 가지는 크게 음식/잠/운동/친구 이렇게 네 가지가 있는 것 같다. 확실히, 나는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에서 큰 행복감을 느끼고 살아가는 사람인 것 같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자극적이고 몸이 안 좋아진다는 느낌이 드는 음식은 또 싫어해서, 이따가 뭘 먹지를 고민하는 과정마저도 기분을 좋게 만든다.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싶은 장소에서 먹는 것에서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을 깨달았다.
잠의 경우, 잠이 방해받으면 크게 불행해지는 것 같다. 다행이도 룸메이트가 배려심이 많고 조용하게 지내는 타입이라서 이번 학기에는 잠이 방해받는다고 느낀 적은 많이 없었다.
운동의 경우, 평소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남들과 교류하는 것을 즐기기 때문에 안 하면 거기서 오는 박탈감이 상대적으로 크고 '좀이 쑤시는' 듯한 기분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이번 시험기간에도 얼마나 탁구치러 가고 싶었는지 모른다.
마지막으로는 친구이다. 나는 사람을 맹목적으로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같이 있을 때 때 거슬리는 점이 있고 싫은 점이 보이면 그 사람과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꽤나 받기 때문에, 그러느니 차라리 방에서 내가 하고 싶은 활동을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주의였다. 그러나 이번에 이 생각을 좀 고치게 된 것 같다. 나는 내 자신에게 굉장히 가혹하고 깐깐한 편인데, 그러다 보니 의식적으로 남들에게는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나에게 들이미는 것과 비슷한 잣대를 들이밀고 있었던 것 같다. 조금이라도 도덕적으로 어긋나거나 게으름 피우는 모습이 보이면 그 사람과 함께하는 게 시간낭비라고 생각해서 보지 않으려고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이제는 이러지 않으려고 한다.
위 행복의 요소들을 보면 공통적으로 필요한 것이 '시간'이다. 시간을 들여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가야 하고, 수면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고, 운동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며, 친구들을 만나 아무 말도 안하고 멍 때리는 그런 시간조차 여유로운 마음으로 보내야 한다. 나는 목표지향성이 큰 사람이라서 그동안 스스로에게 시간적 여유를 많이 주지 않은 채 살아 왔던 것 같은데, 지금부터는 의식적으로라도 한 가지의 활동을 할 때 조금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려고 한다.
그래야 누군가와 함께하는 시간, 일하는 시간, 공부하는 시간, 그 모든 시간들을 조금 더 음미하고, 그 활동들을 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모든 활동이 그 다음 활동을 빨리 수행하기 위해 빠르게 처리해야 할 것이라면 그걸 하는 게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앞으로는 급한 성격과, 지나치게 효율성에 목 매는 습관을 고치려고 한다. 의식적으로 시계를 덜 보고, 캘린더를 덜 보고, 주변을 조금 더 돌아보는 사람이 되고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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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원
241020
언제 또 일주일이 지나간 건지, 일주일, 하루, 한 시간, 일분, 일초, 정말 하나하나 뚜렷하게 느끼고 음미하며 지나고 있는 요즘이다. 이번 주는 뻔하지만, 시험기간이라 공부에 치여 바빴다.
그 와중에 일어난 빅 이벤트에 정리해보자면, 우리 가족이 갑자기 싱가포르로 향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아빠가 예상 밖으로 두 번째 파견 업무를 하게 되셨다. 그래서 나를 제외한 우리 가족은 4년동안, 그리고 아마도 동생이 입시를 끝낼 6년 동안은 싱가포르에 머물 계획이다. 카톡으로 통보식으로 받은 내용이라 처음에는 충격이 꽤나 컸다. 그래도 기쁜 충격이었다. 타지에서의 생활은 언제나 내 가슴을 설레게 하고, 특히 동생이 내가 누렸던 국제학교의 생활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하니 무척이나 기뻤다.
새삼 느낀 것은, '내일 죽을지도 모른다'라는 말이 사실이라는 것이다. 미래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 확률적으로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와 낮은 시나리오만 존재할 뿐. 그래서 미련하더라도, 한심해 보이더라도, 내가 원하는 걸 좇고, 조금은 더 현재를 만끽하며 살아가는 자세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했다. 미래는 아무도 알지 못하니, 기왕이면 조금이라도 더 즐겁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게 인생의 보람의 전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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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원
241013
심지를 적을 때마다 일주일이 얼마나 빠르게 지나가는가를 새삼 실감하는 것 같다. 이제는 어떤 떤시간이 긴 시간인지, 짧은 시간인지 체감도 못할 지경이 되어 버린 것 같다. 뉴욕대에 교환학생으로 가게 되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알고 있던 이들과 떨어지게 되면서 시간과 관련된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다.
이번 주에 있었던 큰 이벤트로는 아무래도 NYU 교환학생들 그리고 2기 파견 선배들과 함께 제주도를 갔다 온 경험이 있을 것 같다. 하교에서 경비를 모두 대 주었기 때문에 제주도에서의 지출은 물을 사는 데 사용한 2000원 밖에 없었다. 금요일에 보고서를 급박하게 쓰느라 조금 고생을 하긴 했지만 알차게 보낸 시간이었던 것 같다.
이번 주는, 내가 타인에게 얼마나 의존해야 하는지, 얼마나 표현해야 하는지, 그리고 떨어져 있는 시간과 붙어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본 시기 같다. 21살이라는 내 나이가 어리게 느껴져 스스로를 감싸주고 싶다가도 이 정도면 충분히 많은 걸 경험하고 현명할 나이인데 그러지 못한 자신이 한심하기도 했다. 그런 나이인 것 같다, 20대 대초반은. 빠르게 지나가는 학사일정과, 나를 스쳐 지나가는 무수한 인연들 중에 내가 선택을 하고, 노력을 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은 나의 몫이다. 먼 훗날의 내가 오늘의 선택을 보고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하다. 설령 후회하더라도 21살의 어린 판단을 너무 미워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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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원
241006 심지 회고
이번 주 역시 아주 빠르게, 정신 없이 지나간 것 같다. 총 두 개의 체육 대회를 거쳤는데, 하나는 충청권 지역 탁구대회였고, 하나는 카이스트 수영대회였다. 둘 다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것 같고,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것 같은 경험이었다.
운동이라는 관심사 하에서 느낀 점이 있다면, 스스로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어야 한다는 점이다.(사실 심지의 취지는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는 것 같기는 하지만, 오늘 나의 회고는 느낀 점에 조금 더 치우칠 것 같다.)
지금까지의 나는 다소 급한 성격 탓인지, 항상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었다. 이런 성격적 특성이 지금까지 나를 더 멀리 가져다 준 적도 많았지만, (정신없이 바쁘게 살면서 대학시절 동안 참 많은 경험들을 할 수 있었다) 반대로 심한 스트레스와 조급함, 스스로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계속해서 해야만 했다.
얼마 전에 만난 친구와 코딩 관련해서 이야기를 하면서, '누구나 처음은 힘들고 서툴다는 점을 너도 인정해야 해. 너도 사람이니까 처음은 당연히 힘들겠지. 그래도 천천히 시작하고, 스스로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는 걸 잊지 마. 충분한 시간만 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너가 모든 걸 이루고 난 후에 돌아보면, 얼마나 걸렸는지보다 너가 해냈다는 게 더 크게 다가올거야.'라는 조언을 들었다.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해보니, 나는 당장의 결과를 내는 데 급급해서 스스로에게 무언가를 정말로 배우고 음미할 만한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앞으로는 스스로 좀 더 아끼고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마음으로, 20대라는 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이 소중한 시간을 스스로에게 조금 더 여유 있게 선물해 주겠다고 다짐했다. 마음가짐만 바꿨을 뿐인데도, 한결 마음이 가벼워지고 무언가를 시작하는 데 두려움이 없어짐을 느꼈다. 어쩌면 여유란, 스스로를 사랑하는 자가 자신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을 스스로에게 선물해주기로 결심한 내 삶이, 앞으로 얼마나 더 큰 열매를 가져다 줄지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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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원
취미로 학교 수영장에서 혼자 수영을 하고 있는데, 학교 수영 동아리인 가오리에서 주최하는 수영대회에 참여하라는 권유와 함께 연락처를 받은 적이 있다. DM으로 연락을 해서인지 응답이 조금 느리셨고, 그 사이에 다른 팀으로부터 참여 제의를 받아서 그 팀에 합류하게 되었다. 수영팀과 함께 수업이 끝나면 바쁜 와중에 다들 짬을 내서 수영 연습을 진행했다. 또 이번 주 주말에는 탁구 대회에 나가게 돼서(거의 뭐 체대생ㅎㅎ) 동아리 부원들로부터 밀착 과외를 받으며 열심히 연습했다. 확실히 자세를 교정해주고 올바른 공략법을 알려주는 사람이 있으니 실력이 빠르게 느는 것 같다.
학교에서 운동 취미를 가진 사람들끼리 연결시켜 주는 플랫폼이 존재해도 좋을 것 같다.
에타 같은 앱에 이런 란을 추가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고. 그래야 소통이 빠르고 팀이 필요한 종목의 경우 빠르게 팀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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