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 자기검열이란 이름의 병
자기검열의 존재를 물씬 체감하는 한 주였다고 이번 한 주를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실은 참으로 나에게 많은 일이 있던 한 주였다. 인생을 살면서 경험해보지 못할 민주화 이래 초유의 반헌법적 사태를 겪었고 그로 인한 혼란이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어린 시절 추억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사랑하는 외할아버지를 보내드려야 했고 시험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다른 무언가를 위한 글귀를 쓰기 위해 나름의 사투를 벌여야 했다. 순간순간을 지나며 참 많은 감상과 심상이 머릿속을 가득 메우고도 모자라 입술과 손끝에 닿았음에도 나는 되도록 꼭 필요한 만큼만의 것, 최소한의 것만을 바깥세상에 기록으로 남기고자 했다. 내 이야기에 다들 얼마나 관심을 기울일 여력이 있는지, 가뜩이나 다들 머리가 아파올 이 시점에 나의 이야기가 남들에게 거추장스러운 무언가가 되지 않을지 의식되어서였다. 그럼에도 어딘가에 꼭 나름의 기록을 남겨야 한다면 여기가 그나마 낫지 않을까 싶어 끄적여보았다. 조금 더 평안한 날에 못한 이야기들을 할 기회가 오기를 고대하며, 모두들 이번 한 주를 안녕히는 못 지냈더라도 무사히 지냈기를 바란다.
- 장호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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