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를 감싼 팔에 슬쩍 힘을 주어 지우는 주호의 몸을 자신 쪽으로 조금 더 끌어당겼다. 다른 학생들이 둘 사이를 바쁘게 스쳐 지나갔지만, 마치 주위로 투명한 막이라도 생긴 것처럼 그 소란스러움이 멀게만 느껴졌다. 그의 시선은 온전히 주호의 옆얼굴에 머물렀다. 창문 너머로 손을 흔들 때의 설렘과는 또 다른, 훨씬 더 강렬하고 생생한 감정이 심장을 쿵, 하고 울렸다. 같은 반이었다면 이 복잡한 감정을 느낄 새도 없이 매일 당연하게 붙어 다녔을까. 새삼스럽게 반이 갈라진 것이 야속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