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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봄의원 스탭 구스타브의 건강과 기능의학, 저탄고지 식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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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고지 오답노트] 탄단지 이야기만 하는 키토는 이미 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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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키토를 왜 시작하셨고,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대부분 저탄고지 혹은 키토제닉을 하는 분은 체중 감량부터 시작해서 건강 개선, 혹은 질병 치료를 위해 식단을 선택하셨을 겁니다.
그럼 식단을 세팅할 때 공통적으로 가장 많이 듣는 말이 뭘 까요? 바로 탄단지 비율입니다. 마치 공식처럼 내려오는 비율들이 있죠. 1:2:8, 2:3:5, 2:4:4 등등이 있죠 ㅎㅎ
탄단지 조합이 저탄고지의 모든 것이 아닙니다
​각자 식단에 목적에 따라 저탄수를 기본으로 단백질과 지방의 비율을 조절하는 것은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다 이 공식을 몸에 대입한다고 해서 같은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은 2:3:5의 저탄고지 식단으로 병원 약으로도 해결 못한 지방간이 사라지고 3달만에 30키로 씩 감량을 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6개월동안 1:2:8정도의 아주 스트릭한 식단을 했음에도 체중계의 변동이 없고 오히려 체중이 증가해서 멘탈이 부셔지는 분도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자율신경 문제, 호르몬 불균형, 식이장애 등 많은 원인이 있지만, 일단 오늘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미량 영양소의 부족입니다.
저탄고지 식단은 다소 거대 영양소(탄수화물, 단백질, 지방)공급에 집중하지만, 미량 영양소가 결핍되기 쉽습니다.대사증후군이나 호르몬 불균형 상태에서는 이게 양날의 검일수도 있는 거죠. 이는 장기적 건강측면에서 봤을 때 그닥 좋은 상태가 아닙니다. 다이어트 측면으로 봐도 체지방을 몸에서 이용하거나, 꺼내서 쓰는데 필요한 대사에 미량영양소가 차지하는 지분이 엄청납니다.
예를 들어 보통 첫 키토제닉 식단을 했을 때가 N회차의 키토제닉 식단 보다 더 살이 잘 빠지는 이유도 대사에 관여하는 미량영양소가 충분한 첫 번째 식단이 더 대사가 원할하게 되기 때문입니다.(물론 다른 요소들도 많이 작용합니다)
컬러칩으로 표시된 애들이 전부(!) 미량영양소 들입니다. 에너지 대사만해도 이정도의 미량영양소가 필요합니다.
(이런 상황인데 탄단지 비율에 집착하고, 키토시스 상태에만 집중하고 있는 걸 보면 제가 얼마나 속터지겠습니꽈!)
거대 영양소와 미량 영양소가 내 몸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자 본격적으로 영양소 이야기를 해볼까요?
우리 몸에는 크게 두 가지 주요한 영양소 범주가 있습니다. 거대 영양소미량 영양소 입니다
거대 영양소에는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속하며, 이들은 신체의 주요 에너지원이자 구조를 형성하는 중요한 성분입니다. 탄수화물은 빠르게 쓸 수 있고 뇌(를 비롯한 각 장기)가 좋아하는 에너지원이며, 단백질은 근육과 면역 세포를 형성하고, 지방은 에너지를 저장하며 체온을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비율로 이들 영양소를 섭취해야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WHO 같은 국제기구나 의료단체, 전문가 마다 의견이 분분하지만 하루 권장 섭취량을 탄수화물이 45~65%, 단백질이 10~35%, 지방이 20~35%의 범주에서 결정됩니다. 우리는 키토인 이니까 탄수화물이 10~20% 단백질이 30~40 정도, 지방이 60~80%정도가 되겠죠.
이건 각자의 식이 목적에 따라 정하면 됩니다.
반면, 미량 영양소는 비타민과 미네랄 등으로 구성되며, 매우 적은 양으로 신체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이들은 거대 영양소가 에너지를 생성하고 체내에서 적절히 작용할 수 있도록 돕는데, 대표적인 미량 영양소로는 비타민 A, C, D, E, K와 철, 아연, 셀레늄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신체 대사 과정에서 효소와 조효소로 작용하거나, 세포 손상을 방지하는 항산화 기능을 수행합니다. 미량영양소의 무서운 점은 1g 미만의 미세한 차이로도 그 이펙트가 어마어마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건 식이 목적하고 상관없이 무조껀 충분한 상태여야 몸에 이상반응이 오지 않습니다.
저탄고지 식단을 안내하는 콘텐츠에서는 육류와 지방 섭취를 늘리고,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것만 강조하기 쉽기 때문에 과일을 제외하고라도 곡물, 채소 섭취가 감소하면서 비타민 C, 마그네슘, 칼륨 등의 미량 영양소와 수분섭취까지 부족해질 위험이 큽니다. 평소 보다 대사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기때문에 몸안에 존재하는 미량영양소의 소모도 많습니다.
당연히 저탄고지 식단을 따르는 사람들은 미량 영양소의 결핍을 막기 위해 특별히 신경 써야 합니다. 여러분이 스트릭하게 식단을 하실 때 많은 분들이 고통받는 탈모나 불면, 변비나 설사도 대부분 미량영양소의 부족이나 불균형으로 일시적으로 겪을 수 있는 현상입니다.
*물론 고기에 해당 영양소들이 많이 있습니다만, 몸상태에 따라서 그걸 소화하고 흡수할 수 있느냐의 문제는 또 다른 문제니까요.
영양소 이상이 우리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공부해보자!
영양소의 이상 상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두 가지 중요한 이론이 있습니다.
최소율의 법칙
최소율의 법칙(Law of the Minimum)은 독일의 식물학자 유스투스 리비히가 제안한 이론으로, 생물의 대사는 가장 부족한 영양소에 맞춰 전체의 기능을 제한한다는 개념입니다.
가장 부족한 영양소(Litmiting Factor)에 맞춰 기능을 제한합니다.
우리 몸은 다양한 영양소가 적절한 비율과 양으로 공급되어야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는데, 필수 영양소가 하나라도 부족하면 아무리 작은 양이라도 그 영향으로 다른 영양소가 충분하더라도 전체적으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영양소의 하향 평준화’라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가 좀 편합니다.
예를 들어, 철분은 적혈구의 주된 구성 성분으로, 산소를 세포로 운반하는 데 필수적인 영양소라는 건 다들 알고 계시죠? 철분이 부족하면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빈혈이 발생합니다. 이는 아무리 잘 먹어서 다른 영양소가 충분하더라도 철분이 부족하면 피로, 면역력 저하, 두통 등 피가 부족한 증상을 겪을 수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누구 보다 건강해 보이는 PT 트레이너들도 은근히 제한식으로 인해 철분 부족인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탄단지 비율만 맞추면 장땡(?)이라고 생각하는 조금 치우친 저탄고지 식단에서는 특히 비타민 C와 칼륨, 마그네슘 같은 미량 영양소가 결핍되기 쉬습니다. 따라서 잘 먹어도 비타민 C가 부족일 때 발생하는 신체의 콜라겐 합성에 장애가 발생해 피부와 혈관 건강이 나빠지고, 심하면 출혈까지 동반하는 괴혈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우선권 이론
우선권 이론(Priority Theory)은 신체가 부족한 영양소를 사용할 때, 생존에 필수적인 기능에 우선적으로 자원을 배분한다는 개념입니다. 생명 유지에 필요한 부분에 먼저 영양소를 공급하고, 덜 중요한 기능은 일시적으로 희생됩니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단기적으로는 생존에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저탄고지 식단으로 인한 탈모도 우선권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철분을 다시 예를 들면, 철분이 부족한 경우, 신체는 주요 장기와 뇌에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혈액 내 헤모글로빈 생성을 우선 시합니다.. 이로 인해 덜 중요한 조직, 특히 피부나 점막으로의 철분 공급이 줄어들어 빈혈, 피로, 그리고 면역 기능 저하와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른 예시로 ATP 합성과 세포 복구에 같은 미량 영양소가 필요할 때, 신체는 에너지 생성을 위해 ATP 합성에 영양소를 우선적으로 사용할 것이며, 그 결과 세포 복구는 지연되어 DNA 손상이나 노화가 촉진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신체는 생존에 필요한 기능을 먼저 수행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다른 기능들이 희생되면서 만성 질환이나 면역력 저하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왜 우리는 음식의 영향 불균형을 '더'신경 써야 할까?
우리의 영양 불균형은 크게 두 가지 큰 원인이 있습니다.
첫째는 토양과 농축산물 자체의 영양소 고갈이고, 둘째는 가공식품을 너무 많이 먹고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이야기 혹시 들어보셨나요? '20년 전의 사과 1개가 지금의 사과의 20개와 맞먹는다'
다소 과장된 말이지만, 완전 틀린말도 아닙니다.
부모님과 우리는 같은 사과를 먹고 있을까?

2004년 텍사스 대학교 연구팀이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Nutrition에 발표한 논문 한편이 학계는 물론 의료계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논문의 내용인 즉슨 '1950년에 비해 1999년에는 각종 채소에 함유된 비타민, 미네랄, 단백질 같은 영양소가 줄어들었다'는 내용입니다.
Changes in USDA Food Composition Data for 43 Garden Crops, 1950 to 1999
https://www.tandfonline.com/doi/abs/10.1080/07315724.2004.10719409
tandfonline.com
실제로 여러 연구를 분석한 결과 1999년의 채소는 1950년에 비해 13가지 중 6가지 영양소 (단백질, 칼슘, 인, 비타민 B2, 비타민 C)가 감소했습니다. 단백질은 6%정도로 다소 적게 감소했지만, 비타민B2는 38%가 감소했다고 합니다.
원인이 뭘까요? 현대 농업에서 사용하는 비료와 농약은 토양의 비타민과 미네랄을 점점 더 고갈시키고 있습니다. 더 크게, 더 빠르게, 더 많이 성장하는 품종을 선택하는 농법이 지배하기 때문입니다. 즉 현대인이 섭취하는 식품은 과거보다 영양소가 빈약해졌습니다.
희석효과
노파심에 말씀드리면 제가 이 연구를 언급하는 이유는 ‘채식은 나쁘다!’라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닙니다. 그만큼 하위 먹이사슬부터 망가지면서 축산업까지도 영향을 끼치고 결국 우리의 식탁전체가 위협받고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은 것입니다.
Dirt Poor: Have Fruits and Vegetables Become Less Nutritious?
Dirt Poor: Have Fruits and Vegetables Become Less Nutritious?
Because of soil depletion, crops grown decades ago were much richer in vitamins and minerals than the varieties most of us get today
scientificamerican.com
또한 가공, 정제 식품을 자주 섭취하는 현대인들은 가공-유통-요리 과정에서 필수적인 영양소에 대한 손실이 많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곡물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비타민 B1(티아민)과 마그네슘, 아연 같은 영양소는 대부분 손실됩니다. 과일과 채소를 장기간 보관하거나 조리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비타민 C가 파괴된 상태로 먹게 됩니다. 집약농업과 수경재배는 장점도 많지만 셀레늄이 제거되기 때문에 셀레늄을 섭취할 기회가 많이 없어졌습니다.
또한 외식과 배달 음식은 고열로 조리하는 튀김이나 볶음요리가 많고, 양념류도 풍부한 미네랄과 성분보다 맛과 자극에만 치우친 것들이 많기 때문에 먹을수록 칼로리는 넘치고, 영양소는 부족해지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는 중입니다. 실제로 관련 연구가 있죠.
미국 성인의 미량 영양소 희석 및 첨가당 섭취(NHANES 2009–2014를 사용한 연구)
위 연구를 보면 미국 성인이 섭취하는 칼로리의 11% 이상을 첨가당으로 섭취하며, 첨가당 섭취량이 많을수록 크게 4가지(마그네슘, 비타민 C, D, E)영양소가 부족해져 유병률이 높아지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 우리가 쉽게 먹는 기호식품도 미량 영양소 부족을 쉽게 하는데, 차나 커피와 같은 음료에 포함된 탄닌은 철분의 흡수를 방해하고 카페인은 칼슘을 배출합니다. 술의 알코올은 비타민B9(엽산)의 흡수를 저해시킵니다.
이미 우리는 '미량영양소 결핍의 상태가 오기 쉬운 상태'에서 이미 오랜 시간 살아온 겁니다.
영양소의 부족을 우리가 쉽게 알아채지 못하는 이유
이런 아슬아슬한 상황이 만들어 진지 오래 되었지만 우리는 대부분 잘 모르고, 맛있게 잘 먹고 잘 살고 있습니다. 왜그럴까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큰 이상이 오지 않는 이상 영양 불균형을 자각하지 못하기 때문에 미량 영양소의 심각함을 모릅니다. 분명히 몸은 이런저런 불편함이 있는데, 딱히 원인이라고 증명할 방법이 정밀한 기능의학 검사 이외엔 없고 설명하는 것도 너무 어렵기 때문입니다.
혈액검사와 모발미네랄 검사 등의 기능의학 검사는 좋은 확인 도구입니다.(물론 필수는 아님!!!)
증상의 점진적 발현
미량영양소 부족에 따른 증상은 서서히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에는 피로, 집중력 저하, 피부 건조 등의 애매하고 비특이적인 증상으로 시작되기 때문에, 단순한 피로나 스트레스의 결과로 치부되기 쉽습니다. 이러한 증상들이 누적되면서 서서히 악화되기 때문에 빠르게 문제를 인식하기 어렵습니다.
물이 끓기 전까지 위험을 알아채기 힘든 개구리와 같습니다.
다양한 증상과 원인의 복잡성
미량영양소 부족으로 인한 증상은 매우 다양하며 다른 건강 문제들과 쉽게 혼동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철분 결핍으로 인한 피로는 스트레스나 수면 부족과 같은 여러 원인과 겹칠 수 있어 철분 부족이 원인인지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또, 하나의 미량영양소 결핍이 여러 증상을 일으킬 수 있고, 같은 증상이 여러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몸의 보상 메커니즘
신체는 미량영양소가 부족할 때 일시적으로 다양한 보상 메커니즘을 통해 부족을 극복하려 합니다.
예를 들어, 철분이 부족할 때 신체는 흡수율을 높이거나 체내의 철분을 더 효율적으로 재활용하여 결핍 상태를 보상하려 합니다. 이러한 보상 메커니즘은 어느 정도의 기간 동안 증상을 억제하여 부족을 느끼지 못하게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보상 능력이 한계에 다다르면 비로소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미량 영양소 균형을 위해서라도 골고루 먹는 저탄고지!!
저는 저탄고지 식단이야 말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체중 감량과 혈당 조절, 대사회복에 가장 효과적인 식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영양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장점이 뚜렷한 만큼 ‘제한식이’가 필연적으로 갖을 수 있는 단점들도 명확합니다. 여러가지가 있지만 특히 오늘 자세히 이야기한 미량 영양소의 결핍은 장기적으로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다 ‘대사의 문제’이기 때문에 탄단지 비율에 너무 집착하지 마시고 거대 영양소와 미량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신체의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는 것 뿐만 아니라 저탄고지의 효과도 증폭시켜줍니다.
제가 항상 강조하는 영양의 기본 전제는 ‘음식으로 섭취하는 영양소가 몸에 가장 좋다.’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한대로 상황이 그리 녹록치가 않을 뿐이죠. 자탄고지를 하시더라도 신선한 채소, 과일, 견과류 등을 ‘소량, 적당한 간격’으로 섭취하시고, 필요하다면 영양제를 통해 영양 불균형을 해결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혹시 오해하실까봐 노파심에 말씀드리면, 꼭 영양제나 보충제를 너무 의지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꼭 혈액검사의 수치를 맞추는게 중요한게 아니고, 전체적인 식사의 개선을 통한 영양소의 균형, 좋은 잠, 원할한 배변 그리고 스트레스의 관리를 통해 영양 균형을 최적화 하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는 열쇠입니다.
다소 복잡하고 지루한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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