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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봄의원 스탭 구스타브의 건강과 기능의학, 저탄고지 식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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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맛은 궁금해서 먹고 싶고, 아는 맛은 알아서 먹고 싶고...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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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꼭 클린하게 먹어야지!"
굳게 다짐했지만, 집 근처를 지날 때 스쳐가는 분식집의 떡볶이 냄새, 유혹에 결국 무너져 버립니다. 그리고 늘 다 먹고 나서 후회하죠. '아, 내 의지는 왜 이렇게 약할까? 나란 사람은 정말 어쩔 수 없나 봐.' 많은 분들이 이런 식탐을 단순히 '의지력 부족' 탓으로 돌리곤 합니다. 저 스스로도 소아비만 에서부터 시작 해서 오랫동안 식단의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면서 비슷한 고민을 해 왔고요.
하지만 과연 모든 것이 우리의 의지 문제일까요? 제가 오랜 시간 공부하고 많은 사람들의 식단을 도와드리며 깨달은 점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우리의 뇌가 식욕을 강력하게 조종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좀더 심하게 말하면 '조종당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일 수 도 있습니다.

단순히 '네 탓이 아니야'라는 공익광고 스러운 이야기 보다 과학적으로 접근해서 왜 진짜 내 탓이 아닌지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뇌 과학쪽은 용어자체가 어려워 보이는게 많아서 복잡해 보이지만, 그냥 용어 상관없이 후루룩 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우리가 시험 볼것도 아니구요 ㅎㅎ;;

왜 나는 맛있는 음식에 속수무책일까? 뇌의 보상 회로

포카칩 한 봉지를 열어 한 두개씩 집어 먹다보면 어느새 바닥을 보이고, 분명 배부르게 밥을 먹었어도 팀장님이 법카로 사주는 '더'달콤한 라떼 한 잔이나 생크림 케잌 앞에서는 이성을 잃은 경험 누구나 있을 겁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맛있는 음식에 속수무책일까요? 이는 단순히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뇌 속에 깊이 박혀 있는 '보상 회로' 때문입니다.
모든 중독이 그렇듯, 식욕 역시 '즐거움'이라는 감정에서 시작됩니다. 뇌 과학적으로 즐거운 행동은 '보상 회로(Reward Circuit)'로 설명되는데요. 보상 회로는 특정 행동을 반복하도록 우리에게 강력한 동기를 부여하는 시스템입니다. 일차적으로는 음식을 먹는 것과 같이 생존에 필수적인 행동을 할 때 쾌락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하고, 이 쾌감을 계속 추구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하죠.
뇌의 보상회로
이 보상 회로에는 뇌의 여러 영역이 관여하며, 이들은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로 서로 소통합니다. 시작점은 중뇌에 있는 복측피개영역(VTA·Ventral Tegmental Area)입니다. 우리가 새로운 행동을 하거나, 특히 맛있는 음식을 먹는 등 즐거운 경험을 하면 VTA는 즉시 도파민을 왕성하게 만들어냅니다. 도파민은 뇌의 측좌핵(NAc·Nucleus Accumbens)으로 전달되는데, NAc는 '쾌락의 핵심'이자 보상 회로의 '허브'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도파민을 받거나, 받을 것으로 기대하는 상황에서 이 부위가 활성화되면 우리는 강렬한 즐거움과 행복감을 느끼게 됩니다.
마치 맛있는 음식이 우리에게 '즉각적인 행복을 주는 칭찬 도장'을 찍어주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시면 이해하기 쉬울 거예요. 이 도장은 너무나 달콤해서 우리는 계속해서 이 쾌감을 추구하게 됩니다.
즉각적인 행복을 주는 칭찬도장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활성화된 NAc는 다시 VTA에게 도파민을 더 보내달라고 요구하며, 뇌에서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우리는 그 행동에 대한 보상(쾌락)을 받았다고 느끼고, 그 행동을 또다시 반복하려는 강력한 동기가 만들어집니다. VTA가 만든 도파민은 쾌락뿐만 아니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hippocampus)와 감정을 관장하는 편도체(amygdala)로도 향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도파민을 분비시킨 행동을 감정적으로 느끼고 선명하게 기억하게 됩니다. 또한, 행동을 결정하고 계획하는 데 관여하는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에도 도파민이 도달하여, 보상의 가치를 판단하고 앞으로 그 행동을 계속할 것인지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데 영향을 미칩니다.
문제는 비만일수록, 그리고 오래도록 과식 습관이 지속될수록 이 보상 회로의 감도가 더 예민해진다는 것입니다. 2019년 발표된 'A review of the relationship between eating behavior, obesity and functional brain network organization' 연구에 따르면, 비만이 될수록 우리의 전전두엽(PFC) 기능은 떨어져 보상 지연 능력이나 충동 억제 능력이 취약해집니다.
충동을 억제하는 브레이크 ' 전전두엽'
전전두엽은 우리 뇌의 '이성적인 판단을 담당하는 사령탑'이자, '충동을 억제하는 브레이크' 역할과 같습니다. "맛있는 음식을 과하게 먹으면 몸에 해롭다"는 이성적인 신호를 보내 보상 반응을 억제해야 할 브레이크가 약해지는 것이죠. 비만인 경우, 이 브레이크와 보상 회로 간의 연결성이 약해지면서 뇌가 충동적인 식욕을 제어하기 더욱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결국, 다이어트를 위해 '더 좋은 몸'이라는 미래의 보상을 선택하려는 의지가, '지금 당장 맛있는 음식'이라는 현재의 강력한 보상 앞에서 힘을 잃게 되는 것이죠. 시험기간에 빡세게 공부하려고 계획 다 짜서 독서실로 가는 길에 pc방, 코인노래방, 만화카페를 지나가다가 독서실로 가는 걸 까먹는 것과 같습니다.
하지만 이 뇌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무작정 의지력을 탓하며 자책하는 대신, 뇌의 작용을 이해하고 현명하게 접근할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의지가 약한 것이 아니라, 뇌가 잠시 길을 잃었을 뿐입니다.

배불러도 계속 먹는 이유? '아는 맛'에 길들여진 뇌

"분명 밥 한 그릇을 뚝딱 먹고 배가 터질 듯 부른데, 왜 뇌는 '아직 디저트 배는 남아있어!' 하고 속삭일까요?" 흔히 '디저트 배는 따로 있다'는 우스갯소리처럼, 우리는 배가 터질 듯 불러도 다른 종류의 음식 앞에서는 또다시 식욕이 솟아나는 경험을 자주 합니다. 왜 우리는 배가 불러도 '아는 맛'의 유혹에 쉽게 넘어가는 걸까요? 이는 우리 뇌가 음식을 단순히 생존을 위한 에너지원으로만 보지 않고, '기쁨'이라는 감각, 즉 '경험'으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OFC(안와전두피질)라는 뇌 부위가 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실제로 따로 있는 디저트 배...;;;

우리 뇌는 음식을 인지하고 행동으로 옮기는 과정을 크게 세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음식을 시각적으로 보고, 혀로 맛보고, 코로 냄새 맡고, 손으로 만지며 질감을 느끼고, 심지어 조리 소리를 듣는 등 다양한 감각 정보가 뇌로 들어옵니다. 이는 마치 맛집에 들어섰을 때 눈으로 보는 화려한 음식, 코를 자극하는 향기, 지글거리는 소리 등 오감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단계와 같습니다.
둘째, 이 감각 정보가 OFC와 편도체로 이동해 음식의 '가치'를 평가합니다. 여기서 '가치'란 단순히 영양소가 아니라, "이 음식이 얼마나 맛있고 즐거운 경험을 줄 것인가?"에 대한 뇌 자체의 주관적인 판단입니다.
마지막 셋째, 이 가치 평가를 바탕으로 '먹을지 말지'를 최종 결정합니다. 마치 레스토랑에서 메뉴를 보면서 가성비와 가심비의 판단을 통해 최종 주문 하는 것과 비슷하죠.

이런 연구는 쥐실험으로 많이 증명하지만 인간의 OFC는 쥐의 OFC보다 훨씬 복잡합니다. 쥐는 단맛, 짠맛 등 몇 가지 기본적인 맛에만 반응하지만, 우리는 감칠맛, 고기의 지방 맛, 탄산의 느낌, 심지어 물의 질감까지 세밀하게 구분하고 가치를 부여합니다. 즉, 인간의 뇌는 '같은 지방이라도' 혀에서 느껴지는 맛과 질감에 따라 다른 가치를 부여한다는 의미죠. 2021년 발표된 '
The orbitofrontal cortex, food reward, body weight and obesity' 연구는 이러한 OFC의 복잡성을 잘 보여줍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원숭이에게 포도당 용액을 계속 주면 어느 순간 OFC의 신경이 더 이상 활성화되지 않아 먹기를 거부합니다. 하지만 당분은 같지만 질감과 다른 맛이 있는 주스를 주면 계속 먹습니다. 바나나만 주면 배불러서 안 먹던 원숭이가 바나나와 땅콩을 번갈아 주면 계속 먹는다는 실험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는 뇌가 포만감 신호와는 별개로 '음식의 맛과 질감, 냄새에 대한 행복감'에도 반응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우리는 배가 불러도 '다양한' 맛있는 음식을 보면 다시금 OFC가 활성화되어 숟가락을 놓기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뷔페에서 요리를 잔뜩 먹고나서도 아아 한 잔 마시면서 과일 코너와 아이스크림 코너를 구경하면 또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과 같습니다.
더욱이 우리 뇌의 OFC는 단순히 한 가지 맛을 기억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맛의 조합까지 기억하고 반응합니다. 삼겹살을 소금에 찍어 먹을 때의 단백질, 지방, 소금의 조합이 만들어내는 풍미처럼요. 이러한 조합은 우리 미각 수용체의 반응을 넘어서 더 넓은 뇌 회로를 활성화시킵니다. 최근 고깃집에 가면 와사비, 쌈장, 칠리 등 다양한 소스를 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여러 소스에 찍어 먹을수록 뇌는 같은 삼겹살을 더욱 풍미 있게 받아들이고, 이는 포만감 신호가 적게 만들어지거나 아예 만들어지지 않게 해서 우리가 더 맛있게, 더 많이 먹게 만듭니다. 때문에 다이어트 할 때 식단이 너무 맛있고 풍성하면 오히려 뇌를 자극하여 더 많은 식욕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아는 맛'이 무섭다는 말이 단순히 우스개 소리가 아니라 실제 뇌 과학적인 팩트입니다.
뇌 과학적 관점에서 키토제닉 식단을 한 번 봅시다. 어느정도 단순화된 키토제닉 식단이 의외의 뇌 과학적 이점을 가질 수 있겠죠? 다양한 음식을 먹을수록 OFC가 포만감에 덜 반응하여 더 많이 먹게 되는데, 키토제닉 식단은 '다양함 < 단순함'이 될 확률이 높은 식단이기 때문에 이전의 식단보다 훨씬 과식에 대한 저항력이 높은게 사실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원푸드 스타일의 키토제닉 식단이 더 낫다는 말씀을 드리는건 아닙니다. 단조로운건 뇌가 싫어 하거든요..;;https://slashpage.com/health-momentum/monotonicity

또한, OFC를 자극하는 다양한 감각(시각, 촉각, 미각, 청각)을 최소화하는 것이 과도한 OFC 활성화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식사할 때 티비나 스마트폰을 보면서 먹지 말라는 이유와도 연결됩니다. 눈을 즐겁게 하는 다채로운 색감의 식사는 뇌를 더 활성화시켜 '더 먹으라'는 신호를 보낼 수 있기 때문에 편안한 분위기에서의 식사는 조금 심심하고 외로울 지라도 뇌를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있어야 합니다.

살이 찔수록 뇌 기능이 떨어진다? 인지 능력과 비만의 상관관계


"점점 다이어트가 더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마음먹으면 금방 살을 뺄 수 있었는데, 이제는 머리가 거부하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느끼는 이런 답답함에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비만이 진행될수록 우리 뇌의 중요한 기능들이 저하될 수 있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들이 계속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살이 찌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뇌 자체의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비만과 인지 능력 저하의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재미있는 연구가 있어 소개해 봅니다. 2022년에 발표된 'Functional Relationship between Inhibitory Control, Cognitive Flexibility, Psychomotor Speed and Obesity' 연구 인데요, BMI가 다른 208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인지 기능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놀랍게도, 이 연구에서는 정상 체중군과 과체중군에서는 인지 능력의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BMI 30 이상의 비만군에서는 명확하게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지방에서 만들어지는 염증 물질이 뇌의 처리 속도를 늦춰 인지 장애를 유발하고 뇌 효율성을 감소시킨다는 사실이 놀라웠습니다. 즉, 우리 몸에 쌓인 지방이 뇌의 브레인 포그현상을 심화시키고, 판단력을 흐리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결과적으로 체중이 증가할수록, 특히 비만에 가까워질수록 우리 뇌의 전전두엽 기능이 저하되어 과식이나 폭식을 조절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집니다. 이는 단순히 의지의 나약함이 아니라, 뇌 자체의 기능적인 변화로 인해 발생하는 결과적 현상인 것입니다. 이런 뇌의 억제력 감소는 식이조절을 유지하기 힘들게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인생에서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해진 뇌'가 되어버리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키토제닉 식단을 하는 것은 단순히 체중 감량을 넘어, 뇌의 건강과 효율성을 되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는게 제 바램입니다 ㅎㅎ;;

의지를 넘어선 뇌 재배선: 마음챙김 식사의 놀라운 힘


"그렇다면 이렇게 망가진 뇌의 연결성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 수는 없을까요? 저는 평생 이 식욕에 시달려야 하는 건가요?" 다행스럽게도,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네, 충분히 가능합니다! 의지력을 쥐어짜는 고통스러운 방법보다 훨씬 효과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마음챙김식사(Mindful eating)'입니다.
비만 환자의 뇌는 보상 회로의 변화로 인해 즉각적인 음식 섭취를 선호하게 됩니다. 그래서 건강한 식단보다는 튀긴 음식이나 고탄수화물 식사, 음료수와 디저트에 더 쉽게 이끌리죠. 사바사 이긴 하지만 이런 충동은 일시적으로 억제할 수 있지만, 계속해서 참고 버티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제가 상담에서 자주 하는 표현인데, 비치볼을 물 속에 강제로 잠기게 하고 버티는 상태와 같습니다. 초반에 힘이 남아 돌 때는 강하게 누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힘이 빠지면 비치볼은 수면과 가까워 지고 종국엔 수면위로 떠오르겠죠. 누르는 힘이 강할 수록 강하게 튀어나올 겁니다.

식단도 마찬가지죠 처음엔 의욕만땅의 상태에서 본인의 욕구를 꾹꾹 누르면서 참는 걸로 시작하는 분이 많죠. 언제까지나 이렇게 버틸수 있을 꺼라고 굳게 믿으면서요. 하지만 우리가 많이 경험했던 대로 식욕은 결국 터져버리거나 우리를 완전히 지치게 만들어 의욕저하 상태로 몰고 가기도 합니다.
이때 뇌의 인지 상태를 바꾸는 여러 방법 중 하나가 인지행동치료인데, 마음챙김식사은 그 핵심적인 요소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우리 뇌가 음식을 세 단계로 처리한다는 것을 기억하시나요? 마음챙김은 맛과 포만감이라는 1차적인 감각 단계가 아니라, 최종적으로 '이 음식을 먹을까 말까?'를 결정하는 가장 상위 레벨의 자기통제력을 강화하는 방법입니다. 마음챙김이란 신체적 감각, 정서적 상태, 생각을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자각한다는 의미입니다. 즉, "나는 지금 치킨을 먹고 싶구나"라는 생각과 감정을 '나쁘다'거나 '참아야 한다'고 판단하지 않고, 그저 '관찰'하는 것입니다.(좀 어렵죠? ㅎㅎ;;)
실제로 마음챙김은 폭식증 환자들에게 자주 사용되며, 일반적인 식이 장애가 있는 경우에도 효과적입니다. 메타 분석 결과는 마음챙김이 체중 감량에 미치는 영향이 연구마다 다양했지만, 특히 감정적인 식사(스트레스나 기분에 따라 폭식하는 경향)나 강박적인 식사 성향이 있는 경우에 더욱 효과적이라는 점을 일관되게 시사합니다. 2019년 발표된 'Do Stress Eating or Compulsive Eating Influence Metabolic Health in a Mindful Eating Intervention?'이라는 RCT(무작위 대조군 연구)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연구는 194명의 비만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진행했습니다. 한 그룹은 마음챙김을 통해 스트레스 관리를 했고, 다른 그룹은 근육 이완 운동을 했습니다. 두 그룹 모두 저탄수화물, 신선한 채소, 과일, 단백질 위주의 건강한 식단을 지켰죠. 마음챙김 그룹은 매일 30분씩 명상을 하고 식사 시 마음챙김을 활용했습니다. 연구자들은 스트레스로 자기 조절력이 떨어져 과식하는 경우, 마음챙김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가설을 세웠고, 공복 혈당을 스트레스 관리 지표로 삼았습니다. (당뇨가 없는 환자들에서 스트레스 반응으로 코티솔이 증가하면 혈당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결과적으로, 스트레스로 인해 폭식하는 경향이 있는 참가자들에게 마음챙김 식사가 특히 도움이 되었음이 입증되었습니다. 공복 혈당도 줄어들어 스트레스 관리도 잘 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죠. 이러한 중재 효과는 12개월째 체중 변화의 32.54%를 설명할 정도로 의미가 있었습니다. 이 연구가 더욱 고무적인 것은, 마음챙김은 6개월간의 중재 이후 12개월, 심지어 18개월째에도 좋은 효과를 지속적으로 보였다는 점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일반적인 다이어트에 비해 큰 차이가 없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식습관 교정에 지연된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내었습니다. 이는 강박적이거나 폭식 성향으로 고민하는 많은 성인에게 특히 희망적인 메시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럼 마음챙김은 어떻게 하는 걸까요?
마음챙김은 우리 몸 감각의 잘못된 신호나 왜곡된 뇌 네트워크를 바로잡는 것입니다. 컴퓨터가 많은 작업으로 인해 버벅이고 오류메세지가 뜰때 재부팅을 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셔도 틀린 표현은 아닙니다.
구체적인 방법은 이렇습니다. 식사를 하기 전이나 식욕이 강하게 올라왔을 때, 스스로를 '3인칭'화 하는 연습을 해보는 겁니다. 예를 들어, 당신의 이름이 김민정이라면 "민정이가 지금 배가 고프구나", "민정이가 치킨을 먹고 싶어 하는구나" 또는 음식을 먹으면서 "민정이가 지금 갈비탕을 먹고 있구나" 하고요. 이렇게 식욕을 느끼는 '나', 음식을 먹는 '나'와 그것을 바라보는 '나'를 분리하는 것입니다. 이는 객관적인 관찰자 시점으로 자신을 바라보게 하여,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이성적인 뇌의 판단을 활성화시키는 과학적인 프로그램입니다. (실제로 하면 괜찮은데 글로 표현하니까 뭔가 부끄럽네요)
마인드챙김은 닥터스트레인지의 유체이탈과도 닮아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음식의 가치를 판단하고 행동을 결정하는 뇌의 부분을 더욱 활성화시킵니다. 그 결과, 식욕과 보상과 관련된 망가진 뇌의 네트워크를 일시적으로 바로잡을 수 있고, 과식과 폭식을 멈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오랜 기간 동안 이런 마음챙김 식사가 반복되면 건강한 습관으로 자리 잡고 보상 체계도 정상적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이는 우리가 식단을 하는 것이 훨씬 편안해지고, 이전보다 식욕을 참는 것이 덜 어렵게 느껴지며, 뇌에서는 더 적은 에너지를 사용하여 식욕이나 나쁜 습관을 억제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오늘도 못 참았네...??


넘치는 식욕과 절제를 실패하는 경험속에 좌절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의 뇌는 놀랍도록 유연하며, '마음챙김 식사'와 같은 훈련을 통해 충분히 건강하게 재배선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나는 왜 이럴까?" 하고 자책하지 마세요. 대신, 우리의 뇌가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이고, 그 신호를 현명하게 다스리는 방법을 배우는 데 집중해보는게 좋습니다.
오늘부터 키토제닉 식단을 뉴버전(?)으로 다시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거창한 목표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오늘 저녁 식사 시 단 한 번이라도, 음식을 입에 넣기 전 잠시 멈추어 그 음식의 냄새, 질감, 그리고 당신의 뇌가 무엇을 원하는지 귀 기울여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이 작은 변화가 여러분의 식단을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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