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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봄의원 스탭 구스타브의 건강과 기능의학, 저탄고지 식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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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수화물을 두려워하는 키토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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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키토제닉_저탄고지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구스타브입니다.
최근 다이어트 업계와 식품업계가 혈당을 때려잡기로 마음을 먹은 모양입니다. 키토인으로서 저탄수화물 움직임은 나쁘지 않지만, 또 많은 분들이 마케팅의 속임수(?)에 빠져 탄수화물 섭취를 조심하는걸 넘어 먹어서는 안되는 독극물처럼 취급하는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서 참견쟁이의 맘으로 글을 써봅니다.
다들 다이어트 산업에 휘둘리지 말고 즐겁게 건강한 키토하면 좋겠습니다.
오늘도 탄수화물을 두려워하는 당신에게
예전엔 호환, 마마, 전쟁 등이 가장 무서웠다면(옛날사람!!) 요즘은 탄수화물 만큼 공포스러운 게 없는 것 같습니다. 키토제닉 식단을 하면 당은 물론이고 탄수화물이 어느정도 무서워지는 건 사실입니다. 탄수화물의 양을 정해진 양보다 조금만 늘려도 막 살이 찔 것 같고, 건강에 해로울 것 같은 느낌 말이죠. ㅎㅎ
정말 탄수화물이 나를 살찌게 했을까?
요즘 부쩍 카페에 "어제 탄수화물을 정신없이 폭풍흡입 했어요." 류의 고백(?)이 생각보다 자주 올라옵니다. 이 글에 달리는 댓글들도 다들 위로의 말이 대부분입니다.
모두가 한 번씩 피해자(?)가 되어 봤기 때문이겠죠? 탄수화물을 먹는 게 언제부터 이렇게 나쁜 일이 되었을까요? 우리는 왜 탄수화물을 두려워하게 되었을까요? 그리고 정말 탄수화물이 그렇게 나쁠까요?
지방의 누명을 벗겼더니 탄수화물이 다시 집어 쓰고 있네
우리가 저탄수화물 식단이 지금처럼 유명하지 않았던 불과 10년만 거슬러 올라가 보면, 대부분의 건강 지침서와 의사, 영양사들은 건강해지고 싶다면 지방과 소금의 섭취를 최소화하라고 조언했습니다. 물론 이 주장은 1950년대에 미국의 안셀 키스 박사가 발표한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이 비만과 심혈관질환의 주범’이라는 ‘지질가설’을 바탕으로 합니다.
당시에는 이 두 요소가 고혈압, 심장 질환, 비만과 같은 여러 질병의 주범으로 지목되었죠. 이런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저지방, 저염 식단을 선호했고, 시장에서는 저지방 식품들이 대거 출시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식습관이 진정으로 건강을 개선했을까요? 연구 결과와 실제 상황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저염, 저지방 정책을 펼쳤던 나라들의 과체중 인구비율은 전혀 나아지지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지방을 먹으면 혈관이 막히고, 고혈압의 원인이 음식을 짜게 먹어서라고 인식하고 있는 분이 많습니다. (우리도 얼마전까지 그랬으니까요!!)
다시 현재로 돌아오면, 이전에 지방과 소금을 먹지 말라고 했던 전문가들, 유명 다이어트 프로그램이나 건강 유투버들이 앞다투어 방향을 바꿔 탄수화물에 화살을 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지방을 챙겨먹으라고 하는 것까지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습니다) 좀 심하게 이야기하면 탄수화물을 거의 독극물처럼 다루고 있습니다. 마치 지방과 소금에게 그랬던 것처럼 요.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어느새 우리는 식사에서 탄수화물만 없애면 몸매를 유지하고 건강해질 수 있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이런 구조는 약간 마블과 같은 히어로 영화의 구조와 닮아 있습니다. 전 마케팅종사자로서 의견은 드리면 상품 마케팅에서도 빌런(?)을 설정하면 메세지가 명확해지고 제품이 돋보이기 때문에 즐겨 쓰는 전략입니다.
이번 빌런은 탄수화물!

어밴저스의 타노스처럼 탄수화물이 내 몸의 평화를 해치는 빌런이다 라고 소비자들에게 미리 인식시켜두는거죠. 타노스만 때려잡으면 우리에게 평화가 올꺼야 라고 기대하게 만들고, 그때 우리 제품이 짠하고 등장해서 빌런을 해결해버리는 겁니다. 하지만 생각해보세요. 타노스가 죽었다고 세상에 평화가 왔나요?
결국 우리는 우리의 몸매와 건강을 망친 미워할 대상이 필요한 건 아닐까요?
우리가 키토제닉 식단을 하는 진짜 이유
최근 키토제닉 식단에 대한 코칭을 하다 보면 일반적인 키토제닉 식단보다 탄수화물을 완전 배제한 카니보어 식단이 더 좋다고 생각하셔서 해보고 싶어하거나 이미 경험 해보신 분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혈당을 건드리지 않으니까 계란만 먹는 에그패스팅같은 방법을 선택하시는 분도 자주 볼 수 있죠.
최근 유행하는 연속혈당측정기. 물론 당뇨환자를 위해 개발한 기기입니다.

또 최근엔 연속혈당기를 사용하시는 분이 많아져서 매시간 혈당을 모니터링하는 게 유행(?)하더군요.
최대한 낮은 혈당을 유지하기 위해 식후 혈당이 오르지 않는 음식을 찾아 공유하기도 합니다.
ex)“제가 해봤는데, 양배추를 먹었더니 식후 혈당이 80이었어요. 양배추는 맘껏 드세요!” 저는 이 '낮은 혈당 챌린지(?)'가 결코 여러분들의 키토제닉 식단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줄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이쯤에서 키토제닉 식단의 정의를 한번 살펴볼까요?
'저탄수화물 고지방 다이어트(Low carb-high fat diet, LCHF) 또는 키토제닉 다이어트(Ketogenic diet)란 열량의 총 섭취량은 유지하면서 섭취 비중 가운데 탄수화물(당질)이 들어간 음식을 줄이고 지방이 들어간 음식을 늘려, 체내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식이요법의 일종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지금 시점의 키토제닉 식단은 고지방은 선택이고 저탄수화물을 필수로 가져가는 식단으로 점점 커스터마이즈 되어가는 추세라고 생각합니다. (예전처럼 버터나 기름을 막 퍼먹지는 않으니까요).
일반인의 머릿속 키토인의 이미지

여기서 주목할. 점은 키토제닉 식단의 목적입니다. '체내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식이요법
자 그럼 우리가 매일 피검사를 하면서 혈당을 낮게 유지하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면, 인슐린저항성이 낮아질까요? 이건 너무 지엽적인 접근이라고 생각합니다. 인슐린 저항성의 개선에 인슐린의 정상화가 중요한 건 맞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도시의 공기오염에 자동차가 큰 원인인 것은 맞지만 차를 못다니게 한다고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이 될까요?
우리가 결국 키토제닉 식단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인슐린저항성을 개선하는 것을 시작으로, 몸의 각 대사의 정상화를 통해 비만과 당뇨 고혈압 등의 만성질환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어느새 목적은 사라지거나 변질되어서 '인슐린 저항성'이 아닌 '인슐린'에 촛점이 맞춰진 식단을 하고 있는 분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낮은 혈당 챌린지'처럼 말이죠.
무작정 탄수화물을 미워해야 할 이유는 없다.
정신 심리학 용어인 ‘포비아(PHOBIA·공포증)' 는 객관적으로 볼 때 위험하지도 않고 불안하지도 않은 상황이지만 대상을 필사적으로 피하고자 하는 증상을 말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혈당에 대한 지나친 경고 때문일까요? 키토인들 중 많은 분이 탄수화물 포비아의 증상을 겪고 있는것 같습니다.
탄수화물을 먹다니!! 짐승(초식)!!

우리가 무서워 하는 것과 별개로 탄수화물에서 비롯된 포도당은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에 중요한 한 축입니다.대표적으로 뇌와 간 그리고 적혈구와 안구는 정상적인 기능유지를 위해서 안정적인 혈중 포도당 수치가 필수적인 장기입니다.
아 오해는 하지 마세요. ㅎㅎ ‘포도당은 필수 영양소이므로 반드시 탄수화물을 먹어라’ 와 같은 진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게 아닙니다.
우리 몸은 탄수화물을 거의 먹지 않아도 필요한 포도당을 몸에서 만들어서 사용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건강한 탄수화물을 적당히 섭취하고 소화해서 흡수한 포도당이 우리 몸을 해친다고 생각하는 건 지나친 억측입니다. 우리 몸에서 포도당을 만들어 내는 과정 역시 공짜(?)는 아니니까요.
좋지 않은 탄수화물과 당을 많이 자주 먹어서 문제가 되는 것이지, 탄수화물 자체를 끊는다고 더 건강해지지는 않습니다. 물론 뇌전증이나 자폐와 간질, 알츠하이머, 암 등의 병치료를 위해 저탄수화물 식단을 선택하시는 분은 더 타이트한 식단을 해야하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모든사람이 환자분들의 엄격함을 따라야 할 이유는 없죠. (한국사람은 쌔고 빠른걸 좋아하긴 합니다.)
다큐멘터리 'magic pill'에서 키토식으로 자폐가 치료되는 과정은 감동 그 잡채!
탄수화물을 거의 안먹는 무탄을 하면 살이 잘빠지고, 키토제닉식단을 하고 있는데 내가 탄수화물을 너무 높은 비율로 허용해서 살이 안빠진다고 생각하는 것 또한 우리가 기대하는 키토제닉 식단에 대한 희망효과일 뿐 실제로 낮은 탄수화물이 살을 빼주는 것이 아닙니다. 내 몸의 대사가 정상화되는 정도와 기간이 필요할 뿐인데 마치 구원의 공식을 발견한 것 처럼 이공식에 나를 대입했는데 왜 나는 답이 안나와!라고 하는 것과 같은 분들이 많습니다. ㅠㅠ
여러분이 식사 때 밥 한공기 먹는다고 인슐린 저항성이 생겼을까요?
장담하건데 보통 사람은 하루에 밥 한공기, 한 공기 반 정도에 들어있는 탄수화물 정도는 체온을 유지하는데 다 써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밥 한공기 반 + 각종양념 + 과일 + 음료수 + 간식 등등을 계속 드셨기 때문에 지금의 상태가 된것이죠. 우리가 키토식을 하면서 위에 언급한것들을 줄이는 건 맞지만, 몸이 망가진 기간 만큼 회복되는 기간이 필요 합니다. 따라서 너무 조바심 내면서 탄수화물 전체를 혐오하지는 마세요. 너무 자주 많이 드셨기 때문에 이렇게 된겁니다.
밥만 좀 덜어내고, 고기를 좀더 추가하면 한식은 훌륭한 키토식입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면서도 계속 간과하는 하나만 더 꼬집고 마치겠습니다.
여러분이 연속으로 재는 혈당은 포도당은 잡을 수 있지만, 과당은 측정하지 못합니다. 우리가 1순위로 해결해야하는 인슐린저항성 - 비알콜성 지방간의 가장 큰 원인은 과당이죠.
과당하면 과일을 떠올리기 쉽지만, 과일위주의 식사를 하시거나 과일로만 배를 채우는 사람이 아니라면, 대부분 과일에 들어있는 과당만으로는 인슐린 저항성에 걸리기힘듭니다. (망고, 오렌지, 파인애플 등 열대과일 제외).
과일은 대부분 수분이 많기때문에 밀도가 낮아 갯수에 비해 총 과당의 양이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갈아서 먹거나 착즙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하루에 오렌지 30개를 씹어 먹으려면 힘들지만, 착즙이나 갈아서 마시면 충분히 먹을 수 있습니다. 잼이나 소스화 해도 마찬가지죠. 옥수수도 1~2개 정도 삶아 서 먹는게 우리가 걱정하는 것만큼 오메가비율이나 혈당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겠습니까? 남아도는 옥수수로 시럽을 만들어서 우리가 먹는 음식의 양념에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것이죠.
결론적으로 식재료의 문제보다 너무 많이, 자주 먹게되는 음식의 형태와 식습관이 문제인겁니다.
더 이상 음식을 미워하지 마시고, 좋아하는 음식이라면 조금씩 가끔 드시는 방향으로 바꿔서 식단을 진행해보세요. 음식을 무작정 참는게 여러분들의 혈당을 더 올릴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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