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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봄의원 스탭 구스타브의 건강과 기능의학, 저탄고지 식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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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토식단의 실패와 좌절의 숨은 원인, '단조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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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키토제닉_저탄고지
안녕하세요, 구스타프입니다.
새해를 맞이해서 많은 분들이 계획을 세우시고 식단도 다시 시작하는 시기가 왔습니다. 초보분들은 물론이고 N회차를 맞이하는 키토인들이라고 해도 어떻게 다시 식단을 짜야 할 지 고민되는 시점이 옵니다. 가장 쉬운 선택은 본인이든 타인이던 이전에 성공했던 경험의 식단을 하는 것입니다.
다이어트 목적의 키토식을 하신 분 중에는 엄청나게 단순한 식단(삼겹살 한달 먹기 등)을 해오신 분도 많습니다. 변수가 적어지고 준비하는 과정도 심플해지기 때문에 그냥 견디기만 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물론 소수의 몇을 제외하면 초반의 쉬움이 후반까지 이어지지 않습니다. (치료식으로 하시는 분들은 편식이 필수이기 때문에 당연히 예외입니다)
키토음식 꼴도 보기 싫어...
"처음에는 살도 빠지고 건강해지는 것 같아서 좋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식사 시간이 고통스러워졌어요. 매일 같은 음식을 먹는다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 몰랐습니다."
"샐러드는 매일 먹어도 괜찮은데, 고기는 왜 이렇게 빨리 질리는 걸까요?"
"삼겹살만 먹다가 이제는 냄새만 맡아도 속이 불편해요."
이런 경험은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겪고 계신 문제입니다. 특히 키토제닉 식단을 단기간 효과를 보려고 시작하는 분들에게서 더 자주 들려오는 고민이긴합니다.
이전 글부터 자주 강조해 왔지만 이는 결코 의지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단순히 저의 주장이 아니라 최근 이것이 우리 뇌와 신체의 자연스러운 반응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들이 많습니다. 2020년 "Appetite"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같은 음식을 반복적으로 섭취할 때 뇌는 '습관화(habituation)' 현상을 겪으며, 이는 식단의 지속 가능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이 현상은 단순히 '질린다'는 감정적 반응을 넘어서, 실제로 우리 몸에서 생리적인 변화까지 일어납니다. 스탠포드 대학의 신경과학 연구팀은 키토제닉 식단 초반에 고기 굽는 냄새와 소리만 나도 침이 고이고 위액 분비가 증가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반응이 점점 둔해지는 과정을 뇌의 후각 및 미각 중추에서 관찰했다고 보고했습니다. 새로 산 옷을 처음 입을 때는 기분이 좋고 특별하게 느껴지지만, 매일 입다 보면 그 특별함이 사라지는 것과 비슷한 현상입니다.
오늘도 특별히(?) 삼겹살이다


키토제닉 식단에서 이런 현상이 특히 두드러지는 이유는 식단의 특성에 있습니다. 탄수화물을 의식해서 제한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선택할 수 있는 식품의 범위가 좁아집니다. 대부분의 식사가 고기, 생선, 달걀 등의 기름진 동물성 음식을 위주로 구성되기 때문에 포만감이 강해 많이 먹기 힘들고, 특유의 맛과 향이 있어 더 빨리 익숙(식상)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우리의 바쁜 생활패턴이 더해지면 문제는 더욱 복잡해집니다. 단조로움을 피해보고자 매일 다른 메뉴를 준비하고 싶은데, 시간적 여유가 없다 보니, 자연스럽게 준비하기 쉽고 익숙한 몇 가지 메뉴에만 의존하게 되는 거죠.(다때볶, 삼겹살 식단, 에그패스팅 등)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영양 불균형의 위험은 물론, 심한 경우 식단 포기나 식단 외 음식의 폭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상담하는 분 중 상당수가 거의 매일 삼겹살과 방탄커피만 질릴 때까지 먹다가 결국 키토제닉 식단을 포기하고 오시는 분들입니다. "더 이상 고기는 쳐다보기도 싫어요"라며 오히려 탄수화물 과다섭취로 이어지거나 칼로리 제한 혹은 극단적 과일-식물식 등으로 넘어가는 분도 많습니다.
우리 뇌와 몸이 '음식반복'을 싫어하는 이유
최근 연구들은 우리의 뇌는 생존을 위해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는 가설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같은 음식만 계속해서 섭취하면 우리 뇌는 일종의 경고 신호를 보내기 시작합니다. 아무래도 제한된 음식만 먹으면 섭취할 수 있는 영양소의 범위도 함께 좁아지기 때문입니다. 인류는 절대적인 칼로리의 부족보다 영양소의 불균형한 공급에 더 취약합니다. 앞서 말한 습관화 현상은 신호등으로 따지면 ‘노란불’이라고 생각하면 좀 이해하기가 편합니다.(뇌: 슬슬 멈춰야 하지 않겠니?)
수렵채칩생활을 했던 인류는 말그대로 ''먹을 수 있는 것'은 뭐든지 흥미를 가지고 먹어봤 어야 했기 때문에 엄청나게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섭취했습니다. (먹을 수 있으면 그린라이트 빵빵) 에너지와 영양적소는 생존에 중요하지만 그 과정에서 인류의 맛에 대한 흥미와 보상체계가 생겨났습니다.

'영양가 있는, 맛있는 음식을 충분히 먹으면 행복함을 느낀다'
이 반응은 단순한 심리적 반응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뇌의 편도체(감정적 반응)와 전전두피질(사고, 의사결정)의 활성화 패턴이 실제로 변화합니다. *편도체에서 감정적인 신호가 발생하면, 전전두엽은 이러한 신호를 평가하고 적절한 반응을 결정합니다. 예를 들어, 위험한 상황에서 편도체는 공포 반응을 일으키지만, 전전두엽은 상황을 분석하여 도망칠지, 싸울지 등을 결정합니다. 그리고 이 경험은 해마라는 뇌의 기록소에 저장되어 이후의 삶의 방식에 반드시 영향을 줍니다.
뇌는 다양한 음식을 추구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생존확률 up!)

특히 흥미로운 점은 이 현상이 음식의 종류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탄수화물이 포함된 음식에 비해 고지방, 고단백 음식에서 이러한 습관화가 더 빠르게 일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는 음식을 먹을 뿐이지만 그 음식을 소화하고 흡수하며 배설하는 과정에서 많은 리소스가 사용되기 때문에 몸에는 필요한 만큼의 영양소와 열량을 섭취하면 중단할 수 있는 경고시스템이 있습니다. 특히 지방과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은 영양밀도가 높기 때문에 우리 몸은 이러한 음식을 몸에서 필요한 만큼 적절한 양으로 조절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 몸은 잉여 단백질을 저장하는 매커니즘이 없으며 지방을 지방으로 저장하는 것에는 한계가 명확합니다.(feat. 키토제닉 식단으로 벌크업하기 어려운 이유)
단조로운 식단이 우리 몸에 미치는 영향은 뇌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최근 연구들은 식단의 단조로움이 우리 장 건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두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첫째, 같은 음식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장의 음식 수용성과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운동을 할 때 같은 동작만 반복하면 근육이 경직되는 것과 비슷한 원리입니다. 우리의 장도 다양한 영양소와 식품을 처리하는 '운동'이 필요한데, 제한된 음식만 계속 섭취하면 다른 음식을 소화하고 흡수하는 능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둘째, 식단의 단조로움은 장내 미생물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 장속에는 수천 종의 미생물이 살고 있는데, 이들은 각각 선호하는 영양소가 다릅니다. 제한된 종류의 음식만 섭취하면 특정 미생물만 번성하게 되어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이는 마치 한 종류의 나무만 심은 숲이 병충해에 취약해지는 것과 비슷한 현상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소화 불편감이나 특정 음식에 대한 민감성 증가로 나타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면역력 저하나 대사기능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키토제닉 식단처럼 특정 영양소에 중점을 둔 식단에서는 이러한 위험이 더욱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카니보어 해볼까?' 하는걸 반대하는 편이기도 합니다. 치료식으로는 좋으나 누구에게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순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죄송하지만, 결국 키토인이라면 언젠가 '내가 먹을 요리는 직접 요리를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미션이 숙명처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외식메뉴들은 영양소의 균형보다 맛과 칼로리 위주의 음식들이 많기 때문에, 아무래도 루틴하게 식사를 한다면 장기적으로 몸에 부담이 됩니다.(그게 설사 키토친화적인 외식이라고 해도 완전히 자유롭지는 못합니다) 생존에는 문제없으나 퀄리티 있는 건강의 관리와 증진은 어렵다는 게 제 의견입니다.
*그나마 외식을 해야한다면 최선은 아니지만 차악정도는 되는 메뉴들을 모아서 예전에 만들어 봤습니다.
키토인은 외식할 때 뭘 먹으면 좋을까? - 건강교양과목 블로그 - Health_Momentum
안녕하세요 구스타브입니다. ​ 최근 외식에 대한 문의가 많은 가운데, 얼마전 키토전문 채널 '팀키토'에서 제가 감사하게도 제가 만든 자료를 소개해주셔서 (부끄럽지만)재공유합니다. 부족한 자료지만 냉장고나 회사책상 앞에 붙여 두시고 외식약속이 있으실 때마다 고민할 때 참고해주시면 기쁠것 같습니다. ​ *네이버 키토카페 초기 네임드 멤버 노브님의 자료를 바탕으로 제가 리메이크 한자료입니다.(다시한번 노브님께 감사드립니다) ** 제가 쓴 글과 만든자료는 의료/건강 정보 제공 목적이 아닌 제 개인적인 생각이 많이 들어간 글이므로 부족함과 이견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합니다. *클릭하면 커집니다. 자유롭게 다운로드 하세요.(단 편집은 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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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토 권태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제가 제안하는 첫 번째 전략은
'맛의 스펙트럼 확장'입니다.
키토제닉 식단에서 제한되는 것은 단순당과 탄수화물이지, 맛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매일 삼겹살과 달걀만 먹다가 지쳐 있었는데, 다양한 허브와 향신료를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식단의 퀄리티와 효과가 달라졌다는 분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저도 한 번 실수로 한 번의 많은 양의 양고기를 구입한 적이 있는데, 냉장고 사정 때문에 빨리 먹어야 해서 하루는 지중해식 허브로 마리네이드하고, 다음날은 중식 스타일의 향신료를 사용해보는 방식으로 일주일 내내 먹었던 적이 있습니다. 물리적으로는 같은 재료를 사용하지만, 우리의 미각과 후각은 전혀 다른 음식을 경험하게 됩니다. 실제로 뇌 영상 연구에 따르면, 같은 재료라도 다른 향신료를 사용할 때 뇌의 다른 영역이 활성화된다고 합니다. 더구나 세상에는 요리를 즐겁게 해줄 수많은 향신료들이 많습니다.(향신료 매니아)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식감의 다양화'입니다.
한 음식을 여러 가지 식감으로 즐기는 것만으로도 습관화를 상당히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어를 생각해볼까요? 같은 소고기도 스테이크로 구워 먹을 때와 육포로 즐길 때는 전혀 다른 식사가 됩니다 여기에 훈제나 수비드 조리법을 더하면, 더욱 다양한 식감을 경험할 수 있죠. 추가로 '온도의 변화'도 활용해 볼 수 있습니다. 차가운 음식과 따뜻한 음식은 우리 뇌에 전혀 다른 신호를 보냅니다. 예를 들어, 따뜻한 스테이크 샐러드를 즐기다가 다음날은 차가운 닭가슴살 샐러드를 먹는 식으로 온도의 변화를 준다면, 같은 재료도 전혀 다른 식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게임의 퀘스트(임무)를 받은 다는 느낌으로...
제가 추천하는 방식은 마치 게임의 미션이나 퀘스트 처럼 일주일에 한 가지 씩 새로운 조리법이나 향신료를 시도해보는 것입니다. 주말에는 새로운 레시피를 연구하고, 평일에는 미리 준비해둔 기본 재료들을 다양하게 활용해서 먹어보는 거죠. 이 과정에서 '의외의 즐거움'을 발견할 수도 있는데, 예를 들어, 기존에 즐기던 스테이크를 버터에 구워먹다가, 어느 날 코코넛 오일로 시도해봤더니 전혀 다른 맛이 느껴지는 것과 같은 상황 말입니다. 이런 경험들이 쌓이면 음식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을 유지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나의 식사 레퍼토리가 늘어나게 됩니다.
모임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은데, 혼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새로운 메뉴도, 친구들과 함께하는 식사 모임에서는 자연스럽게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이는 식단의 다양성을 높이는 동시에, 사회적 관계도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었습니다.(키토인들 모여라!)
요리는 처음엔 어렵고 힘들지만, 재미있는 것도 사실!

이런 과정은 처음에는 노동으로 느껴져 힘들기만 하지만 익숙해지면 식사 준비 과정 자체가 즐거워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한 나만의 체계가 잡히면 음식에 소요되는 비용, 시간적인 부담도 줄일 수 있습니다. 바쁜 현대인의 삶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죠. 특히 요즘 처럼 소비자 물가가 증가하는 시점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수도있습니다.
실제로 저와 식단을 함께하는 분들이 이 방식으로 6개월 정도 지난 시점 부터 키토제닉 식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고기 구이와 삶은 달걀만 먹던 사람들이, 이제는 15가지가 넘는 키토제닉 레시피를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식단에 대한 스트레스가 줄어들면서 체중 감량이나 컨디션의 향상 집중력이 높아지는 등의 키토제닉 식단의 효과도 더욱 좋아졌다는 점입니다.
*제가 요리 힘들어 하는 분들께 초강추드리는 책.(기능의학과 키토 메이트이자 존경하는 이영훈쌤과 메이님의 책!)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2976893
지속 가능한 키토제닉 라이프스타일의 완성

식단의 단조로움을 극복하는 것은 단순히 다양한 메뉴를 시도해보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이는 우리 몸과 마음이 조화롭게 받아들일 수 있는,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 식생활을 만들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 당부 드리고 싶은 몇가지 중요포인트를 정리하며 마치겠습니다.
신중한 '심리적 접근'이 중요합니다. 음식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생각보다 큰 영향을 미칩니다. 음식을 '제한'으로 인식하느냐, '선택'으로 인식하느냐에 따라 같은 식단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또한 식단의 변화는 '자신만의 리듬 찾기'가 중요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해결책은 없습니다. 어떤 사람은 매일 조금씩 변화를 주는 것을 선호하고, 또 어떤 사람은 일주일 단위로 큰 변화를 주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이 보내는 자연스러운 신호에 귀 기울이고, 자신에게 맞는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실패나 비난을 두려워 할 필요 없습니다. 틀린 게 아니니까요. 이번 실패는 자신에 대해 더 잘 알아가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마직막으로 본인이 먹는 음식을 고르는 기준을 ‘내 부엌에서 만들 수 있는 음식’으로 한정하시면 식단이 조금 편해질 겁니다. 이전의 키토제닉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비율에 중점을 두었다면 앞으로의 키토제닉은 식재료의 품질과 종류에 더 집중하는 식단이 되었으면합니다. 당연히 키토빵이나 간식등의 키토관련 제품들은 적게 드시는게 좋겠죠. ㅎㅎ
건강한 키토제닉 라이프스타일로 가는 시점에 이 글이 여러분에게 작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각자의 상황과 필요에 맞게 이 내용들을 활용하시고,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댓글로 문의해주세요. 여러분의 건강한 키토제닉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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