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친구들과 공동으로 작은 카페를 하나 오픈했다. 나는 카페가 운영되는 시스템을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작은 돈을 보태 약간의 지분을 갖을 수 있었다. 몇 년 전 직장인이던 시절, 작은 카페를 하나 인수해서 토요일만 영업하는 토요카페를 운영해본 적이 있었는데, 이 때 카페 운영을 너무 만만하게 보고 도전했다가 된통 당한 경험이 있었다. 이번에는 그때보다는 더 잘해보고 싶었기 때문에 카페 창업과 관련된 여러 책들을 사서 읽기 시작했고 이 책도 그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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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정답보다는 질문이, 결론보다는 과정(저자의 카페 창업 스토리)이 더 많이 담겨져 있었다. 저자는 자신의 스토리를 통해 단순 카페 창업만이 아닌 굉장히 넓은 범위의 오프라인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도출해내었다. 이것이 내가 읽은 카페 창업 관련 책들 중 이 책이 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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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51. (세상에는 두 가지 카페가 있다) 카페를 찾는 소비자들의 요구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소비자가 구매를 통해서 얻고자 하는 혜택은 크게 두 종류라는 겁니다.
첫 번째는 기능적인 혜택입니다. (중략) 두 번째는 감정적인 혜택입니다.
저자는 카페를 두 가지로 나누어서 설명을 하고있다. 카페인 섭취가 목적인 기능적인 혜택, 보고 (사진)찍고 경험을 하는 것이 목적인 감정적인 혜택이다. 대부분의 대형 프랜차이즈 매장이 기능적인 혜택에 집중이 되어 있다면, 일명 핫플이라고 불리는 지역 카페들이 감정적인 혜택에 집중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중 개인사업자로서 승부를 볼 수 있는 카페는 감정적 혜택에 집중된 카페라고 말한다. 기능적 혜택은 다른 자본에 의해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지만, 감정적인 혜택은 대체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소비시장은 감정적인 혜택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계속 나아갈 것이라 생각한다. 2030대의 젊은 층 뿐 아니라 4050대, 또는 그 이상의 연령층에서도 기능보다는 감정적 혜택에 치우친 소비가 더 활성화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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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201. 저는 모든 창업자가 자신의 삶이 담긴 대체 불가능한 공간, 서비스, 제품, 브랜드를 만들면 좋겠습니다. 사업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 선택 받게 될 것이고, 소모적인 경쟁에 휩쓸리지 않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고유성을 지켜내다 보면 자신의 비즈니스는 견고해질 것입니다. 지속 가능할 뿐 아니라 확장될 것입니다.
나는 공간대여 사업을 하면서 이를 간접 경험하고 있다. 4가지 다른 컨셉의 공간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공간은 이것저것 다 할 수 있는 대규모 복합 공간이 아닌, 일부를 타겟팅하여 만든 소규모 문화 공간(#영화로운@cafe.glorious74)이다. 대체불가능한 공간은 팬을 만들고, 그 팬들은 지속가능성과 확장성을 만들어 준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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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245. 창업을 시작하면 정말 바쁩니다. 정신이 없다 보니 방향이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자주 있습니다. 그럴 때 브랜딩은 지도가 되어 줍니다. 헤매지 않게 해 주고, 돌아가지 않도록 도와줄 겁니다. 이 소중한 지도를 꼭 챙기기를 바랍니다.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브랜딩이다. 창업 초기 단계에서 브랜딩은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선 상태에서 브랜딩이 되고 안되고의 차이는 성장과 쇠퇴를 결정 짓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이 브랜딩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