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 우체국 모임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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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회 의리 감상회

수신인 : 느리개
발신인 : 엘린 스러기 오가장 N극성 서울쥐
불참자 : 서람 AfterHour 구술
2025.07.22
러기
from. @엘린
안녕하세요, 느리개 님! 다 읽고 나자 바로 든 생각은, 카논이 무척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감상이었어요. 아가씨가 어떤 사람인지도 궁금했지만 카논의 반응이, 정말이지 귀여워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네요. 그리고 아가씨는 여신……?이려나요. 묘사와 표현이 아득하고 성스러워서 자연스레 인간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야기 전개가 아직 초반이라 맛보기로 본 기분이었어요. 아가씨와 카논이 어떤 서사를 쌓을지 궁금하네요. 처음 부분은 조금 낯설게 느껴졌어요. 아무래도 전쟁이란 소재가 묵직하니까요. 살짝 머리를 굴려가며 배경을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읽을수록 등장인물들의 매력이 돋보였어요. 로맨스적인 부분은 잘 모르겠지만 카논이 아가씨에게 첫눈에 반해버린 게 넘 귀엽고 좋았습니다. 아가씨는 무슨 생각일지, 둘이 어떻게 사랑할지가 궁금해졌어요. 재밌는 글 잘 읽었습니다:)
(엘린님이 작성한 감상평입니다. 감상평을 댓글로 잘못 작성하셔서 복사해서 다시 작성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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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25.08.02
러기
+ 2025/08/02 오후 7시 : 쓰려고 했는데 잊어버린 내용이 있어서 파란 글씨로 추가했습니다.
작년에 트위터 탐라 너머로, 해당 웹온리전 소식을 접한 적이 있습니다. 로판(서양)이라는 소재는 웹툰이나 웹소설로나 몇 작품 감상해보았을 뿐, 직접 집필을 할 수 있을 만큼 배경에 대한 이해도가 깊지 않았고 당시 해당 소재에 대한 흥미도 약간 시들해졌던 상태였던지라 그냥 흘려보냈더랬죠. 감상회 직전에 문득 생각이 나서 웹온리전 계정에 있는 사이트로 들어가보니 아쉽게도 몇몇 작품들이 비공개처리되었거나 링크가 사라진 뒤였습니다. 느리개님이 보내주신 이 작품도 그 중 하나였는데, 우리 모임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갑게 느껴졌네요.
이 작품의 주인공인 카논과 세지는 표면적으로 보자면 다소 전형적인 인물들이죠. 융통성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충성심 가득한 기사단장과 모두가 흠모하는 아리땁고 연약한 아가씨. 필연적으로 손에 피를 묻힐 수 밖에 없는 기사와 어느 쪽으로 보아도 무결해보이다못해 탄생의 신처럼 느껴지는 아가씨. 로맨스 소설에서 꽤 인기있는 양상의 인물 조합이네요.
(추가된 부분입니다.) 아가씨에게는 영 관심이 없어보이던 카논이 세지를 보자마자 세상에 마치 그 한 명밖에는 남지 않은 듯이 반응하는 부분의 묘사도 로맨스 소설다운 사랑스러움이 있었습니다. 느리개님의 문체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술술 읽히는 편인데, 세지의 외향을 묘사할 때는 온갖 찬란하고 탐미적인 비유들이 줄줄 이어져서 누가 보아도 카논이 세지에게 반했음을 알아차릴 수 있었고, 더하여 이 부분이 이전과 이후 문장들과도 상반되어 카논의 심정을 대변해주고 있죠. 묘사 직후에 오는 "탄생의 신이 카논을 굽어보고 있었다."라는 문장이 끝나기까지, 저도 함께 숨을 참고 세지를 바라본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그러나 이런 인물들의 이면에는 항상 숨겨진 사연이 있는 법이죠. 카논은 승리만을 바라보는 냉혈한 같지만 자신과는 상반된 여인, 세지를 만난 그날 밤에 악몽을 꿉니다. 그 꿈을 살펴보면 피난을 가는 행렬과 전쟁의 승리 뒤에 남은 처참한 죽음이 있죠. 붉은 색은 강렬한 태양의 빛, 영양분을 품은 풍유로운 대지의 색으로 탄생의 신을 연상시키는 동시에 적에게서 흘러내리는 피와 전쟁으로 생긴 수많은 죽음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같은 붉은 색이라도 세지의 머리칼은 잔잔한 바람, 따사로운 햇살, 부드러운 들판의 잔디, 푸른 하늘 아래에서 풍성하게 굽이치는 반면에 카논의 꿈 속에서 본 붉은 머리칼의 소유자들은 전쟁을 피해 가는 무고한 민간인, 카논이 죽여야하는 적, 카논이 죽인 적이죠.
여기서 주목할 점은 세지가 제국민이 아니라 점령지에 세운 보호소의 아가씨라는 점입니다. 보호소는 제국의 입장에서는 자비를 베푼 격이 되겠지만, 과연 모스보 왕국의 입장에서도 그러할까요? 피난민과 적국 기사들의 붉은 머리칼이 유난히 붉은 세지의 머리칼과는 정말로 아무런 상관도 없을까요? 모두가 우러러보며 한마디 말이라도 걸어보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풍요와 평화와 탄생의 화신과도 같은 세지는 아스파르 제국에게 아무런 적의도 품고 있지 않았을까요? 이 전쟁통에서도 손에 흙 한 줌 묻히지 않은 말랑하고 보드라운 손을 지녔으며 풍성한 머리칼을 아름답게 유지할 수 있는 아가씨가 평범한 신분일 수 있을까요? 심지어 제국에서 태어났으면 황태자비가 될 수도 있었으리라고 입을 모아 칭송하는 미모를 가진 여인이?
카논이 이를 깨닫는 순간 아마 안온하던 평화는 와장창 깨지지 않을까 하는 추측을 해봅니다. 이 부분이 전체 분량 약 5만자에서 1만 6천자 정도라고 하셨으니 앞으로 갈 길이 꽤 먼데, 그냥 그렇게 뚝딱거리는 기사단장과 양을 모는 아리따운 아가씨의 풋풋한 사랑 이야기로만 끝난다면 이후의 이야기는 무척이나 지루해지겠죠. 여기까지 쓰고 나중에야 느리개님이 써주신 글 설명을 다시 읽었는데 역시나, 세지는 몰락귀족이었군요. 어쩌면 카논은 세지의 원수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까지는 복수를 위한 의도적인 접근인지, 아니면 세지조차도 몰랐던 로미오와 줄리엣 뺨 치는 눈물 어린 사랑이 될 지는 두고봐야하겠지만요.
걱정하셨던 부분인 도입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글의 전체적인 구성으로 볼 때는 괜찮게 느껴졌으나, 카논의 성정에 관한 내용을 뒤에서 나오는 설명에서 좀 더 가져왔어도 좋아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도입부에서는 카논이 사고를 친 부하 기사들에게 기합을 주는 장면이 나옵니다. 카논이 그들을 엄히 벌한 이유는 전시에 군의 기강을 흐트러뜨렸기 때문입니다. 기사단장으로서 첫 출전인 카논에게 부하들의 일탈은 작게는 기사 직위 박탈부터 크게는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때문에 도입부에서 카논이 느낀 감정은 복합적이죠. 단순히 사랑과 자비가 부족했다고 말하기에는 카논도 부하들을 제법 아끼는 것으로 보이니까요.
여기에 더하여 카논이 세지에게 관심을 갖는다는 묘사가 짤막하게 들어갔어도 좋았을 것 같습니다. 내가 직접 인정 기사단 합류를 인정할 정도인 녀석들이 정신을 못 차릴 정도라니, 도대체 얼마나 아름답길래? 하는 식으로요. 물론 그 관심이 세지를 만나기 전까지 오래 지속되지는 않을 겁니다. 카논에게 중요한 건 기사들의 기강이 흐트러졌다는 사실이지, 전시의 기사단장에게 그 기강을 흐트리게 만든 원인에 대한 분석까지 할 여유는 없으니까요. 그러나 그 아리땁다는 아가씨에 대해 찰나라도 궁금해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는것만으로 이후에 카논이 세지에게 반하는 이유에 대한 개연성을 끌어올려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재미가 있는지 궁금하다고 하셨는데, 저는 재밌었어요! 세계관이나 인물 구성도 흥미로웠고요. 뒷 이야기…링크…올려주시면 안 될까요? ㅎㅎㅎ 잘 읽었습니다!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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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가장
설명을 읽기 전에 한 번, 읽은 후에 한 번 해서 총 두 번 읽었습니다. 저는 로맨스판타지에 대해선 문외한에 가까운지라 기초 지식조차 없는 상태로 만난 글입니다만 읽다 보니 빠져들었네요. 제가 이후에 남길 감상평은 말 그대로 감상평이니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야기의 시작 부분을 카논이 병사들을 잡도리하는 부분으로 잡았습니다. 이 부분에서 흥미가 생겼는지 알고 싶어 하셨는데, 저한테는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곳이었어요. 카논이 병사들을 잡도리하는 이유가 뒤에서 나오지만 그 부분을 읽어도 카논이 왜 이렇게까지 강하게 화를 내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군대가 엄격한 규율로 이루어진 집단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지요. 휴가를 대신 나가는 것 역시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어처구니없는 짓이라는 것도 압니다. 하지만 그걸 알고 있는 것과 별개로 기사단장인 카논이 귀한 시간을 쪼개가며 병사들을 잡도리할 만큼 이 사태가 심각한가, 라는 질문을 해봤을 때, 저한테는(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저는 로맨스판타지라는 장르에 대해 잘 모릅니다... 혹시 제가 지적한 이 부분이 로맨스판타지 장르에선 디폴트라면 무시해 주세요TT...) 설득력이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느리개 님은 전지적 작가 시점을 취하셨지만 그럼에도 이 이야기를 끌고 가는 건 카논이라고 생각합니다. 느리개 님이 만드신 카논이라는 인물에 대한 기본 설정(저는 카논을 딱딱하고 올곧은 FM의 정석 워커홀릭이지만 아랫사람은 기막히게 챙기는 의리왕 정도로 보았습니다...)이 이야기를 읽는 내내 상당히 간접적으로만 표현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제가 보았던 카논(제 캐해석이 잘못되었다면 정말 죄송해요TT)을 만약 글에 녹여야 한다면 저는 한 문장이든 두 문장이든 병사들 잡도리하는 부분에 섞어서 단호하게 말했을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카논이 병사 생활할 땐 어땠는데 지금 애들은 어떻다든지(라떼는...)처럼... 말이 계속 길어지다 보니 저도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하여튼 카논이라는 인물이 왜 이렇게까지 화를 내는지 부연 설명이 더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으로는 충분히 상냥하고 구체적인 내용인지 궁금해하셨는데, 저한테는 잡도리 부분을 제외하곤 알려줄 건 다 알려줬다고 느꼈습니다 ^_^ 그 다음 질문인 단편적이거나 중구난방인 부분도 읽는 동안 느껴본 적 없습니다! 그보단 세지 아가씨 묘사 부분이 아주 공들여 쓴 듯한 정성이 보여서 저도 모르게 아가씨... 진짜 예쁘구나... 라고 감탄해버렸습니다. 로맨스가 다른 것에 의해 방해받고 있다는 생각도 든 적 없습니다. 오히려 방금 말한 묘사와 계속 탄생의 신을 찾는 카논의 모습에서 ‘시작됐다.’라는 두근거림만 있었습니다. 개연성은 조금 더 읽어봐야 알 것 같아요(링크 부탁드립니다^^...). 개인적으로 로맨스의 개연성이라는 건 읽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너무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글이 1화에서 3화까지의 분량이라서 제가 읽은 이야기가 초반부에서 멈춘 게 아쉽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그 뒤의 이야기도 꼭 한번 읽어보고 싶습니다. 이 외에 감상평으로 녹여내지 못한 말들은 추신 형태로 달겠습니다. 좋은 글 보여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번에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고 갑니다. 8월에도 건필을 기원합니다.
1.
<올려다본 이국의 하늘은 시산혈해를 몰라 조용하고 평화로웠었다.> 이 문장이 그저 정말 개인적으로 좋았습니다... 로맨스판타지, 라고 하면 보통 서양을 떠올리기 때문에 동양 느낌이 나는 단어들을 일부러 뺀다고 알고 있는데(아니라면 죄송합니다...), ‘시산혈해’라는 사자성어와 ‘이국’이라는 단어가 만나서 주는 무언가가 좋았어요.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았건 이런 작은 문장에도 헉 이런 문장을? 하면서 좋아하는 독자가 있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2.
<“이대로 돌려드리는 건….” / 예의가 아니니까요. / 그런가? 카논은 자신에게 자문했다. 모든 아가씨에게 마땅히 존경과 보호를 베풀어야 할 기사의 덕목은 지금 이 순간 타당한 근거가 되어주는가?> 귀여워서 피식피식 웃었습니다. 본인의 평소 행실과 어긋나게 행동하자마자 바로 ‘증거 있어?’ 시전하는 게 정말... 진심으로 뒷이야기도 읽고 싶습니다.
👍
3
2025.08.03
N극성
(컨디션 난조로 이제야 책상에 앉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상평이 늦어 정말 죄송합니다!ㅠㅠ)
[이것이 K-군대인가, 로판GL인가: 익숙함과 독특함의 환상적인 콜라보]
<나를 아주 많이 미워하시겠습니다>를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왜 이렇게 낯설면서도 익숙하고 익숙하면서도 낯설지?'였어요.
부하들에게 얼차려를 주는 상관. 사실 GL에서 이런 도입부를 보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기사단장이 주인공인 GL은 몇 번 본 적이 있었지만, 로판GL에서 도입부부터 '군인'의 느낌을 자아내는
그런데도 이 장면이 생경하지만은 않았던 건, 아마 이 도입부가 K-군대 문화와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습니다.
1.
독자의 내면에 숨겨진 권력욕을 자극한 덕분에, 캐릭터에 대한 호감도가 크게 올랐다는 점,
2.
독자가 익숙하게 느낄 수 있는 요소(군대 문화)에, GL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연결하여, <나를 아주 많이 미워하시겠습니다>라는 작품 자체를 하나의 장르화시켰다는 점이
제게는 정말 인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혹시 독자의 시선을 확 끌 수 있는 대사를 한 문장 정도 추가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한 걸음만 다가올 수 있게 등을 떠밀어 준다면, 이 작품을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읽어내려갈 독자들이 상당할 것이라 믿습니다(저도 그랬거든요!)
[평화의 땅 밑에서 넘실거리는 잔혹한 지하수]
작가님께서는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을 볼 때 어떤 기분을 느끼시나요? 많은 사람들이 청청한 하늘을 볼 때 평화를 느끼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보며 불안감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같은 것을 봐도 피크닉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고 무너진 세상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죠.
이 작품이 그랬습니다.
작품을 읽는 내내 저는 행복했지만, 동시에 묘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작가님께서 이러한 점을 의도하셨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쟁이라는 배경, '나를 아주 미워하시겠습니다'라는 제목,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말까지. 다시 읽어보니 작품의 연출이 하나의 메세지를 이야기 하고 있더라고요.
'전쟁을 잊지 말 것.'
카논도, 윈체스터도, 병사들도, 그리고 세지 마저도 작금의 상황이 결코 평범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주연 캐릭터 두 사람의 관계도 서로 다른 국적의 군인과 민간인. 다시 곱씹어 생각하면 범상치 않은 사이지요.
독자가 풋풋한 로맨스에 잠겨 나른해질 즈음이 되면, 전쟁의 공포가 살갗을 스치고 지나가는 이 점이...저는 이 작품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전쟁은 결코 미화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느낌이었습니다.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충분한 단서: 양날의 검]
<나를 아주 많이 미워하시겠습니다>는 몰입력이 정말 대단한 소설입니다.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이 정도의 재미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에 정말 감탄했습니다.
현실에서 이루어질 법한 티키타카부터 독자의 이해를 충분히 돕는 세계관 설명까지. 덕분에 읽는 내내 멈칫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호흡이 조금 더 빨라져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현재 대사와 묘사, 설명의 분량을 20~50% 정도 줄여 보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작가님께서도 잘 아시겠지만, 독자들의 기억력과 집중력은 한정되어 있거든요. 이때 속도 조절을 이용하면 독자의 이탈 욕구를 크게 저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현재의 티키타카는 같은 주제를 바탕으로 여러 번 턴을 반복하는 느낌인데요. 이를 3턴 정도로 줄여 보시는 건 어떨까요? 작가님께서 쓰셨던 대사들이 훨씬 더 강렬하게 느껴질 거라 생각됩니다.
(다만, 이러한 제안은 제안으로만 받아들여 주세요! 작품 집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작가님의 신념이라고 생각합니다.)

P.S. 로판 GL 웹온리전에 참여하셨다는 말씀에 눈이 번쩍 떠졌답니다. 사실 저도 웹툰 부문으로 참가 했었거든요. 지난 여름 GL의 번영을 위해 함께 땀 흘린 동지셨다니...가슴이 뭉클합니다. 다소 조심스러운 질문이지만, 출품하셨던 작품의 원문이 혹시 아직도 업로드 되어 있을까요? 이 작품의 뒷이야기를 꼭꼭 보고 싶습니다:)
👍
2
2025.08.04
서울쥐
안녕하세요.
먼저 감상평 업로드가 늦어서 죄송하다는 사과 먼저 드립니다.
써주신 질문을 읽고, 저도 글을 쓰면서 평소에 고민이 많았던 포인트이기도 하고, 글 자체도 너무 재미있게 읽어서 따로 텍스트파일에 초안을 써뒀는데요. (정말로요)
토요일에 최종적으로 퇴고(정리)해서 올려야지, 했는데 주말 일정이 생각보다 몰아쳐서 이제야 겨우 마무리해서 올리게 되었습니다.
총평을 하자면, '너무 즐겁게 읽었습니다!'가 될 수 있겠네요.
가독성도 정말 좋아서 한숨에 다 읽을 수 있었어요.
가장 먼저, 첫 장면에서 머그잔을 들고 얼차려를 시키는 기사 단장 카논의 장면이 저는 임팩트가 되게 강해서 좋았습니다.
개그도 개인적인 취향에 딱 맞아서 실실 웃으면서 읽기 시작했어요.
이 장면 자체가 주인공인 카논의 성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고, 얼차려 이야기를 하며 ‘붉은 머리 아가씨’인 또 다른 인물을 소개하고, 가장 중요한 건 재미있어서 계속 이어지는 내용을 읽고 싶게 만들어요.
첫 장면으로 이보다 적합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는 첫 장면에서 해야 하는 모든 걸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도 굳이 한 가지 짚어보자면 카논의 생각 설명으로 바로 시작하기보다는, 그 밑의 ‘카논은 한 손에 김이 폴폴 올라오는…’문장으로 시작해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독자로서는 이 세계관도, 카논이라는 인물도 처음 만나는 인물이다 보니 눈앞에 그려지는 행동/상황/배경 묘사가 먼저 들어가는 게 몰입도가 높다고 생각해요.
(그치만 저 문장 전까지 있던 내용도 개인적으로는 웃기고 흥미로워서 행동 묘사 이후에 넣는 건 어떨까 조심스레 제안해 봅니다.)
또한 적절한 타이밍에 들어간 카논의 혼잣말과 생각 묘사가 카논이란 어떤 인물인지 보여주면서도, 피식피식 웃으면서 읽게 하는 소설의 분위기를 잡아줬다고 생각하고요.
어수선한 전후, 지배국(맞는 표현인지는 모르겠으나)과 기사단의 세계관 등도 튀는 부분 하나 없이 자연스럽게 이야기에 녹아서 너무 좋았습니다.
카논, 셰실, 그리고 조연이지만 나름 분량상 등장을 꽤 한 윈체스터까지 어떤 인물인지 대화, 행동만으로 바로 와서 등장인물 표현이 단편적이거나 하는 부분은 전혀 고민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그리고 GL이지만, 전체 이용가의 로맨스 판타지이기도 하다고 이해하고 읽었는데요.
로맨스가 다른 요소에 방해받는다는 느낌도 전혀 없었습니다. 세계관 설명이나, 전쟁 중인 분위기, 기사단이나 나라 상황 이야기 모두 소설의 전개상 필요하다고 느꼈고요.
과하다는 느낌도 전혀 없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국가, 특히 지배국의 기사와 피지배국의 국민인 두 사람이 주인공이고, 이런 부분이 아마 주요 요소가 될 테니 이 정도는 꼭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로맨스도 충분했어요. 소문의 사람을 보러 갔는데, 나 또한 한눈에 반하는 건 ‘로맨스’의 오랜 클리셰이자, 이 자체로 개연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사건이 벌어지면서 관계성이 얽히는 거죠.
그리고 아직 제대로 된 관계도 시작하지 않았는데, 텐션이 어후…
특히 카논이 세지의 양치기 견 두 마리랑 있다가 스카프 건네받는 장면은 꺅꺅거리면서 읽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궁금한 게 하나 있습니다.
제가 GL 장르를 평소에 많이 읽지 않아서 여쭤보는 걸 수도 있습니다.
카논은 여성이라고 생각했는데, 윈체스터가 너무 당연하게 자네도 그 여성(셰실)에게 반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는데요.
원래 세계관 상, 이런 부분이 자연스러운 건지, 아니면 카논이 원래 여성애자라는 걸 알아서 그런 건지, 아니면 그거랑 상관없이 남녀 가릴 것 없이 반하게 만들 정도로 셰실의 미모가 미쳤다는 건지 조금 헷갈렸습니다.
지금 올려주신 분량상으로는 사실상 카논은 원래 남성이었다고 생각하고 읽어도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보이지 않아서요.
그렇다고 카논에 대한 소위 말하는 여성적인 묘사를 더 넣으라는 건 아닙니다! 다만 이런 헷갈리는 부분만 명시되고, 그런 부분이 조금이라도 표현되면 좋겠어요.
예를 들어 셰실이 다른 집적거리는 기사들에 비해 카논에게는 조금 더 마음을 놓게 되는 게, 아무래도 같은 동성이니까…? 라는 묘사가 들어간다던가요.
적어주신 질문에서 느끼기에 고민이 많으신 것 같았는데요.
로맨스 판타지 도입부로 적절했다고 생각하고, 최근에는 바빠서 웹소 자체를 잘 못 보지만 한참 미쳐 살았던 때라면 거리낌 없이 바로 다음 화인 4화 결제를 눌렀을 것 같네요.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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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기
from. @엘린
안녕하세요, 느리개 님! 다 읽고 나자 바로 든 생각은, 카논이 무척 귀엽고 사랑스럽다는 감상이었어요. 아가씨가 어떤 사람인지도 궁금했지만 카논의 반응이, 정말이지 귀여워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네요. 그리고 아가씨는 여신……?이려나요. 묘사와 표현이 아득하고 성스러워서 자연스레 인간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이야기 전개가 아직 초반이라 맛보기로 본 기분이었어요. 아가씨와 카논이 어떤 서사를 쌓을지 궁금하네요. 처음 부분은 조금 낯설게 느껴졌어요. 아무래도 전쟁이란 소재가 묵직하니까요. 살짝 머리를 굴려가며 배경을 이해했습니다. 하지만 읽을수록 등장인물들의 매력이 돋보였어요. 로맨스적인 부분은 잘 모르겠지만 카논이 아가씨에게 첫눈에 반해버린 게 넘 귀엽고 좋았습니다. 아가씨는 무슨 생각일지, 둘이 어떻게 사랑할지가 궁금해졌어요. 재밌는 글 잘 읽었습니다:)
(엘린님이 작성한 감상평입니다. 감상평을 댓글로 잘못 작성하셔서 복사해서 다시 작성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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