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리 우체국 모임 소개 
Show more
Sign In
N극성
File
Empty
Category
  1. 감상문
(컨디션 난조로 이제야 책상에 앉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감상평이 늦어 정말 죄송합니다!ㅠㅠ)
[이것이 K-군대인가, 로판GL인가: 익숙함과 독특함의 환상적인 콜라보]
<나를 아주 많이 미워하시겠습니다>를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왜 이렇게 낯설면서도 익숙하고 익숙하면서도 낯설지?'였어요.
부하들에게 얼차려를 주는 상관. 사실 GL에서 이런 도입부를 보게 될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기사단장이 주인공인 GL은 몇 번 본 적이 있었지만, 로판GL에서 도입부부터 '군인'의 느낌을 자아내는
그런데도 이 장면이 생경하지만은 않았던 건, 아마 이 도입부가 K-군대 문화와 비슷한 결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습니다.
1.
독자의 내면에 숨겨진 권력욕을 자극한 덕분에, 캐릭터에 대한 호감도가 크게 올랐다는 점,
2.
독자가 익숙하게 느낄 수 있는 요소(군대 문화)에, GL이라는 장르적 특성을 연결하여, <나를 아주 많이 미워하시겠습니다>라는 작품 자체를 하나의 장르화시켰다는 점이
제게는 정말 인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혹시 독자의 시선을 확 끌 수 있는 대사를 한 문장 정도 추가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한 걸음만 다가올 수 있게 등을 떠밀어 준다면, 이 작품을 앉은 자리에서 끝까지 읽어내려갈 독자들이 상당할 것이라 믿습니다(저도 그랬거든요!)
[평화의 땅 밑에서 넘실거리는 잔혹한 지하수]
작가님께서는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을 볼 때 어떤 기분을 느끼시나요? 많은 사람들이 청청한 하늘을 볼 때 평화를 느끼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것을 보며 불안감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같은 것을 봐도 피크닉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고 무너진 세상을 떠올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죠.
이 작품이 그랬습니다.
작품을 읽는 내내 저는 행복했지만, 동시에 묘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작가님께서 이러한 점을 의도하셨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쟁이라는 배경, '나를 아주 미워하시겠습니다'라는 제목,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말까지. 다시 읽어보니 작품의 연출이 하나의 메세지를 이야기 하고 있더라고요.
'전쟁을 잊지 말 것.'
카논도, 윈체스터도, 병사들도, 그리고 세지 마저도 작금의 상황이 결코 평범치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주연 캐릭터 두 사람의 관계도 서로 다른 국적의 군인과 민간인. 다시 곱씹어 생각하면 범상치 않은 사이지요.
독자가 풋풋한 로맨스에 잠겨 나른해질 즈음이 되면, 전쟁의 공포가 살갗을 스치고 지나가는 이 점이...저는 이 작품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전쟁은 결코 미화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느낌이었습니다.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충분한 단서: 양날의 검]
<나를 아주 많이 미워하시겠습니다>는 몰입력이 정말 대단한 소설입니다. 평화로운 분위기에서 이 정도의 재미를 끌어낼 수 있다는 것에 정말 감탄했습니다.
현실에서 이루어질 법한 티키타카부터 독자의 이해를 충분히 돕는 세계관 설명까지. 덕분에 읽는 내내 멈칫하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호흡이 조금 더 빨라져도 괜찮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현재 대사와 묘사, 설명의 분량을 20~50% 정도 줄여 보시는 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작가님께서도 잘 아시겠지만, 독자들의 기억력과 집중력은 한정되어 있거든요. 이때 속도 조절을 이용하면 독자의 이탈 욕구를 크게 저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현재의 티키타카는 같은 주제를 바탕으로 여러 번 턴을 반복하는 느낌인데요. 이를 3턴 정도로 줄여 보시는 건 어떨까요? 작가님께서 쓰셨던 대사들이 훨씬 더 강렬하게 느껴질 거라 생각됩니다.
(다만, 이러한 제안은 제안으로만 받아들여 주세요! 작품 집필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작가님의 신념이라고 생각합니다.)

P.S. 로판 GL 웹온리전에 참여하셨다는 말씀에 눈이 번쩍 떠졌답니다. 사실 저도 웹툰 부문으로 참가 했었거든요. 지난 여름 GL의 번영을 위해 함께 땀 흘린 동지셨다니...가슴이 뭉클합니다. 다소 조심스러운 질문이지만, 출품하셨던 작품의 원문이 혹시 아직도 업로드 되어 있을까요? 이 작품의 뒷이야기를 꼭꼭 보고 싶습니다:)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