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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었던 책들

읽었던 책이나 글의 서평을 남깁니다.
"전문가 vs 사짜"
1. 전문가와 가짜 전문가 사이의 차이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우리가 흔히 사짜라고 하는 가짜 전문가를 어떻게 하면 필터링할 수 있을까? '셀프브랜딩', 그리고 주장의 시대라고 할 만큼 모든 주장들이 넘쳐나는 SNS과 커뮤니티, 현실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은 나는 '안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적지않은 전문가들이 안다고 이야기한다면, 실제로 그런 대접을 받는 사람들 조차도 조심스럽게 말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자신이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 안다고 말하고 싶은 유혹이 있지 않을까? 특이할 만한 것은 진짜 전문가는 자신의 분야에 대해 본질적으로 모르거나 불확실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학자나 연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100% 확실”하다고 말하기보다는 여러 전제조건이나 제한 요소를 달고, 자신이 모르는 영역이나 추가 연구가 필요한 지점을 분명히 언급한다. 반면에 가짜 전문가나 지식이 부족한 사람일수록 오히려 자신이 모든 것을 아는 듯이 행동하고, 여러 복잡한 문제에 대해 단정적으로 말하려고 한다. 하지만 참된 전문가일수록 더 많은 것을 바라보고 더 많은 변수들을 본다. 그 안개속에서 보이는 미지의 영역은 전문가를 겸손으로 이끈다. 우리 사회에서는 목소리가 큰 사람, 단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이 때때로 더 힘을 얻는 현실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전문가가 오히려 신중하게 말하고 함부로 자신을 과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되새길 필요가 있다. 이는 단지 전문적인 영역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누군가 지나치게 확신하며 말할 때, 정말로 지식과 경험을 기반으로 말하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사상누각인 믿음을 내세우는 것인지에 대해 늘 비판적 관점에서 살펴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두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 2. 그 비판적 칼날은 심지어 자기 자신을 향해야 한다. 아니, 전문가라면 그 칼날을 엄혹하고 냉혹하게 자신에게 내려칠 줄 알아야 한다. 최근에는 이런 생각이 더 짙어졌다. 현대 사회는 자주 전문성이란 것이 어떤 현상과 주제에 대해 확언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때때로 현상과 주제에 대해 경험이나 식견이 없어도 그저 '설명하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 그 아래에서 나의 말 하나를 보태지 않으면 그저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전문성의 자격의 어느 한 조각을 떼어 잃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렇다고 그저 그런 유혹에 시달릴 때마다 말을 보태는 것이 전문가의 자세라고 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해서 쌓아올린 것이 과연 내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최근에 DeepSeek나 LLM과 관련된 열풍들을 지나오면서, 다른 '비전문가'가 열풍에 대해 해석해내려 하고 사실이 아닌 정보들을 나를 때에도 위에서 이야기한 시각이 많은 도움이 되었지만, '내가 무언가를 말하지 않기로' 결정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었다. 나는 현상을 보고 무엇을 말하기 이전에, 무엇에 추동되어서 말하는가? 이 열풍 앞에서 나의 해석을 굳이 꺼내어야 하는 이유가 있는가? 나의 도메인도 아니고, 파운데이션 모델의 학습은 심지어 나의 전문 영역도 경험도 없는 분야이다. 이 분야에서 내가 무언가 해석하고 말하고자 하는 노력은 오히려 전문성 외에 다른, 솔직하지 못한 동기가 있는 것이 아닌가? 3. 제작년 말부터 본격화된 LLM 열풍은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와 비전문가를 가리지 않고 뜨거운 담론을 불러일으켰다. 짧은 시간 동안 폭발적으로 발전한 분야는 모두가 ‘뭔가’를 말하고 싶어지는 환경을 만들어냈고, 그러한 현상이 빠르게 발전하는 업계를 반영하는 것이라 믿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 전문가가 스스로 침묵을 선택한다는 건 때로 중요한 덕목이 된다. 자신 안에 어떤 경험과 지각이라는 재료가 있는지 돌아보고, 굳이 함부로 설명하려 들지 않고, 모르는 부분을 인정하며, 말에 책임감을 부여하는 자세가 결국 진짜 전문성을 보장하는 것임을 요즈음 되새기고 있다. 그럴 때에 말하는 글과 말은 더 힘 있다. 그러기에 스스로에게 ‘왜 말하고 싶은가’를 묻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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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wo_Jay
2024. 올해의 책들.
올해는 유난히도 개인적으로 의미있었던 한 해 였습니다. 그런 만큼, 올 해를 지나오면서 제 시간들을 장식한 책들을 한 번 나열해보고자 합니다. 올해의 한 권의 책 : '에디토리얼 씽킹' 한 해동안 읽은 책 중 단 한 가지 책을 고르라면, 이 책을 고를 것 같습니다. '이미 갖고 있는 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문구로 홍보를 한 만큼, 제가 읽으면서 스스로를 '재배열' 할 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질 들뢰즈의 'agencement'을 소개하면서, 대상을 재배열하고 재조명하는 일화와 아이디어, 프레임워크를 제시하면서 이미 가진 것을 되돌아보게 하고 이를 다시 새로운 시각으로 되돌아 볼 때에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알려준 책이었습니다. '새로운 것'이 곧 '좋은 것'과 동의어인 현대 사회에서는 새로운 것만을 쫓아나가다가는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의 가치를 절하하기 쉽상이죠. 그런 시각에 금을 내어주고, 익숙한 사고의 흐름을 고수하는 경향성에서 내려와 이미 가진 것을 재배열하고 주위의 것을 새로이 보는 시각으로 보도록 이끌어준 책입니다. 올 한 해에 제 자신을 형성하는 질문을 던질 때에 많은 도움을 받은 책이었습니다. 올해의 가장 도움이 된 책 : '프롬프트 엔지니어의 업무 일지' 프롬프트 엔지니어라는 업무는 고됩니다. 그 고된 이유가 일이 힘들기에 고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제 막 생겨난 직군답게, 아무것도 없는 가운데서 질문과 해답을 반복하고 실험하며 홀로 경험을 쌓고 외롭게 답을 찾아가야하는 여정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올 한 해 그런 여정을 살았습니다. 한 해의 중간에 이 책을 읽으며 들었던 생각은 '아, 나만 고생했던 게 아니구나' 하는 안도감이었습니다. 먼저 걸어간 이가 있었고, 그 사실에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 뒤로 눈에 들어온 것은 책에 있는 디테일이었습니다. 업무나 대화, 프롬프트를 분석하고 볼 때에도 요긴하게 쓰일 방법론과 사고의 프레임워크들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이 책의 내용으로 두 어 번의 위기를 넘기고 난 후, 만나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아직 책에 대한 회고를 적지 못하고 항상 책갈피가 꽃힌 채 반복하여 읽는 책 중 하나입니다. 이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할 때엔 '강 박사님이라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했을까?'라고 먼저 되물어보며 이 책을 집어듭니다. 개인적으로도 이 분을 마주하며 배운 삶의 자세나 생각들이 제게 좋은 영향과 변화를 많이 주었습니다. 책으로는 그걸 온전히 전달할 수 없는, 본 자만의 경험이라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그 책을 쓴 사람과 같이 후기를 이야기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그 기회가 온다면, 따로 다른 글로 이야기를 해보고 싶습니다. 올해의 키워드 : '창조' '창조적 행위 : 존재의 방식' - 릭 루빈 '완벽에 관하여' - 마크 엘리슨 '빌드 : 창조의 과정' - 토니 퍼델 아무런 밑바닥도 없는 곳에서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일이 많았던 나날들이었기에, 한 해 동안 창조적인 작업이라는 것은 무엇인가를 자문했습니다. 자문에서 끝난 것이 아니라, 관련된 일을 해보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았습니다. 주로 저와 같은 엔지니어는 접점이 없던 창조적인 작업을 하는 사람 - 무명 작가나 예술가, 그림 그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 T
    Two_J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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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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