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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회 의리 감상회

수신인 : 서울쥐
발신인 : 엘린 구로 러기 느리개
2025.12.02
안녕하세요 서울쥐 님! 글 잘 읽었습니다.
(앞서 썼던 게 날라가서 다시 씁니다..!)
주인공 둘의 이름이 무척 마음에 들었는데요. 현재와 미래. 직관적인 그 둘의 명칭이 이야기 흐름을 더 명징하게 해주는 것 같았어요.
현재는 지금 이 순간, 고집스럽고 미련하게 꿈을 포기하지 못하는 나이고.
미래는 이후의, 다가올 시간을 생각해 도망가려고 하는 나라고 생각했어요.
둘은 치열하게 논쟁하며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죠.
그러나 모든 건 거대한 자연, 쓰나미 앞에서 무너져내립니다.
현재니 미래니 나의 꿈이니 생존 앞에서 정신없이 달리게 되죠.
다행히도 이 글은 모든 게 쓸려나가도 단 하나의 희망은 남는다는 걸 보여줍니다.
쓰나미가 둘과 함께 밀어준 식물 모종으로 말이죠.
이 꽉 닫힌 해피엔딩이 무척 좋아요.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2025.12.06
안녕하세요 서울쥐님. 이번에도 몹시 즐겁게 읽었습니다. 서울쥐님은 특히 이미지 묘사를 정말 잘하시는 것 같아요. 저번의 렙틸리언 이야기에서도 그렇고, sf가 현대의 일상에 녹아들어있는 공간 묘사를 읽을 때 몹시 자연스럽게 읽히고 또 선명해서 독자로서 확 몰입이 되며 아주 즐거워집니다. 짧은 분량인데도 이야기가 확실히 담겨있는 것도 놀랍고 멋집니다. 부탁하신 피드백대로 오늘은 살짝 '이랬으면 좋겠다~' 하는 것을 적어볼게요 어디까지나 저의 주관적이고 짧은 감상입니다. 글이 짧은 만큼 독자에게 문장 하나하나가 더 강렬하게 와닿을 수있으면, 전체적인 임팩트 증가에도 긍정적이겠지요. 물론 모든 문장을 부자연스럽고 기교있게 써야한단 뜻은 아닙니다. 그런 것은 몰입을 방해하기도 하고, 또 서울쥐님이 원하시는 글맛이 아닐 거라고 감히 생각해봤어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도입 문장 '자존심 부리는 사람 치고 제대로 된 사람이 없다는 어머니의 말이 맞았다. ' 같은 경우에는 조금 더 강렬하게 다듬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되, 초단편 소설의 시작임을 알 수 있는 그런 마음의 준비를 독자에게 줄 수 있는 느낌으로요. 처음 문장을 읽었을때, 글의 시작을 바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아, 여기가 시작맞는거지?' 하고 아주 잠시 헤매게 되었기 때문에 슬쩍 추천드려봅니다! 개연성과 사건 전개면에서 어색한 점은 개인적으로 없다고 느꼈습니다. 아주 잘 쓰셨어요. 감정선 또한 잘 납득갔습니다. 다만 독자에게 더 선명하게 와닿기위해서는-앞서 말했듯이 글의 분량이 짧으면 그만큼 독자는 분량이 많은 글 대비해서 더 정보값이 적어지고, 인물들을 (정말 순전히 "양" 때문에) 빨리 잊게 되니까요-이 똑같은 감정선, 인물의 성격, 대사를 놓고 약간은 예리하게랄까요, 더 '눈에 띄게' 다듬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가끔 작법서 등을 보면 '극단적으로' 인물의 고난이나 성격을 설정하라는 조언들이 보이지요. 약간 그런 느낌입니다. 아주 약간의 이러한 연출적인 느낌을 고려해서 확 눈에 튀는 요소들을 주인공들의 대사 등에 심어두시면 지금도 매우 좋은 소설이지만 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 같다고 감히 생각해봅니다. 하지만 저는 이 인물들과 이야기가 참 좋았어요. 좋았기 때문에 오히려 말이 길어지네요 ㅎㅎ 특히 이렇게 짧은 분량안에 이런 흡인력을 담아내시는 서울쥐님의 능력에 또 감탄했습니다. 감사합니다. (혹시라도 제 피드백이 너무 무례한 부분이 있으면 부디 알려주세요) 좋은 sf였습니다.
2025.12.13
설정 자체에 몰입해서 읽은 글은 참 오랜만이네요. SF는 얼핏 공상, 괴짜의 상상 정도로 취급받기도 하지만 잘 보면 결국은 우리가 살아가는 이 현대의 문제점들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죠.
〈모종의 미래〉도 그런 글이었어요. 실제로 전세계적으로 해수면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하잖아요. 빠르면 몇년 안에 국토의 면적 얼마가 물에 잠기게 된다나 뭐라나… 지난번에 보내주신 〈랩틸리언 증후군〉은 현실에 아예 없는(또는 아직 발견되지 않은) 질병을 소재로 한 글이었다면 이번 〈모종의 미래〉 같은 경우에는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니 더 와닿았어요.
주인공 두 사람의 이름이 현재와 미래인 점도 흥미롭죠. 두 사람 모두 앞으로의 날들을 어떻게 해야할지 결정하며 다툴 때, 이름과는 달리 '현재'는 앞으로 살아가야하는 미래에 방점을 두고, '미래'는 품었던 꿈과 고생했던 지난 날(과거)에 방점을 둔다는 점도 그렇고요. 과거가 언제나 암울하기만 한 것은 아니고 미래가 언제나 희망차기만 한 건 아니니까요.
짧은 글이지만, 〈모종의 미래〉는 읽는 이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어요. 단순하게는 "기후 위기로 해수면이 상승한다면?"이라는 중심 소재에서부터 시작해서 "선택"에 관한 문제까지요. SF라는 장르 특성 때문도 있지만, 서울쥐님의 글에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특징이기도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만큼 서울쥐님이 글을 쓰실 때 여러가지를 많이 고려했다는 뜻이겠죠?
개인적으로 SF는 단편 분량으로는 쓰기 어려운 장르라고 생각해요. 2차 창작이 아닌 한, 감상자가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세계관의 배경과 설정을 글에 녹여내어야 함과 동시에 서사까지 담아내기가 쉬운 일은 아니죠. 그보다 길이가 더 짧은 엽편 소설이라고 하면 말할 것도 없겠죠. 〈모종의 미래〉가 아쉽게 느껴지는 건 감정선이나 개연성의 문제는 아니었어요. 소재도 독창적이고 작중에서 읽는 이에게 전하고 싶은 주제도 명확하고요.
〈모종의 미래〉의 아쉬움이라고 한다면 그보단 다른 소설이었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해야하는 타이밍에, 그러니까 이제 막 인물들의 성격을 파악하고 주인공 두 사람의 모험이 궁금해지려고 하는 데에서 이야기가 끝난다는 점이겠죠. 서울쥐님이 이 글을 쓰시면서 전개가 급하지 않나하고 생각하셨다면 아마 이 부분 때문에 그렇게 느끼셨을 것 같아요. 사실 이건 엽편으로 쓰신 글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구상해두신 서사가 단단할 수록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아, 좀만 더 주세요!라고 외치게 되거든요.
조각글이나 엽편 자체가 대부분 완결된 기승전결을 모두 담기보다는 글을 말 그대로 조각내어 한 장면만 보여주는 글에 가까운 경우가 많아서 어쩌면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는데 서울쥐님이 스스로 전개가 너무 급하다고 느끼셨다면 단편 정도로 분량을 늘려보셔도 괜찮을 것 같아요.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저는 보통 글을 더 쓰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들 때 비슷한 생각이 들더라고요.(그렇게 엽편이 장편이 되는 마법을 보게 되는 거죠 ^__^)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2025.12.14
느리개
느리개입니다. 트위터에서 과학동아SF프로토타이핑을 진행할 때 참여하시는 분들의 글을 찾아 읽어봤었는데 여기에서도 뵐 줄은 몰랐네요! 반가우면서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모종의 미래>를 읽었습니다.
>>>물에 잠긴 건물<<<
처음 읽었을 때도, 두 번째 읽었을 때도 제 심장은 여기서부터 뛰기 시작했습니다. 아포칼립스를 워낙에 좋아해서요. 수몰...! 수몰이다! 바다여육지로오라!! 동시에 도입부에서 두 인물이 다투는 이유가 쓰나미 때문이리라는 걸 자연스럽게 연상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그로 인한 현재와 미래의 합리적인 다툼도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이름 따라가는 짜식들... 처음 읽었을 때는 몰랐는데 다시 읽으면서 알아챘네요. 쓰나미가 온다는 사실에 현재처럼 같이 흥분한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일단 당장 오늘을 살아야 하는 현재와, 더 먼 앞날을 내다보며 걸어가려는 미래의 입장은 둘 모두 답답하면서도 납득이 갔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러나 저러나 현재와 미래는 한 갈래 길이죠. 두 사람 모두 온전하게 떠밀려 온 모종을 소중히 챙기며 기뻐하는 게 웃겼습니다. 쓰나미 때문에 죽었다 살아났는데... 또 쓰나미가 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헤헤 모종!하는 듯한 서술... 과학자는 다 이런가요? 왜 이러는 거야. 은근하게 귀여우면서 두 사람이 이 맛도 없는 끔찍한 모종으로 앞으로 무엇을 이뤄낼 수 있을지가 궁금해졌습니다. 이렇게 끝이 난 게 아쉬웠어요. 사업이 망했을지, 성공했을지. 새로 자리를 잡은 곳은 어느 지역일지, 그곳은 얼마나 빠르게 물이 차오를지... 하바닷물수혈해주세요이장르더주세요
서울쥐님의 <모종의 미래>! 다 읽고 나서 제목의 의미에 대해 또 한 번 고민하게 만드는, 짧고 굵게 진행되어 감질맛이 나는 이야기였습니다. 조만간 서울쥐님의 SF작품들을 탐방하러 가야겠다는 판단이 들 정도로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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