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이 만들어져서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기업에서 필요한 부서는 크게 3부류로 나뉩니다. 경영관리, 영업, 마케팅, 사업기획, 사업전략 등의 업무를 진행하는 Business분야. 그리고 연구개발에 관여하는 Tech 분야. 또, 연구개발 결과물을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형태로 만드는데 관여하는 Product 분야.
현재 연구원으로 일하고 계신다면 Tech 분야에서 일하고 계신 것이죠. 현 상황에서 상품기획자나 브랜드매니저가 되고 싶으시다면 Product 분야로 직무전환을 하려 하시는 겁니다. 분야를 전환할 때 상호호환성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Business나 Product 분야의 경력자가 Tech분야로 갈 수 있을까요? Tech 분야는 상당한 전문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관문입니다. 반면 Tech 분야의 경력자는 Business나 Product 분야로 갈 수 있을까요? 이 또한 허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연구원으로서 살아온 머리를 깨기란 정말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셔야 합니다. 실제로 제 주변의 BM과 이야기를 나누어 봤을 때, 연구원이 상품기획으로 면접을 보러 온다면 뽑고싶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유는 뭘까요? 아마 한번쯤 경험하셨을 거에요. 내가 만든 연구개발품이 정말 획기적이라고 생각하여 기획자나 영업사원에게 발표했더니 반응이 별로였던 경험이요. 이는 연구원이 시장의 흐름이나 고객의 시선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기획자나 영업인은 소비자가 좋아할만한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반면 소비자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연구원은 내가 지금까지 경험해온 연구개발 관점에서만 획기적인 제품이라 생각하게 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연구원 입장에서 생각하면, 딱봐도 구현 불가능한 제품을 만들어 달라는 기획자, 영업인들에게 반발감이 많이 생기게 되죠. 이는 화장품업계에서만 존재하는게 아니라 다른 업계도 마찬가지니 너무 시무룩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회사마다 다르겠지만 연구원출신 상품기획자를 선호하는곳도 있고 선호하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선호하는 곳은 기본적인 전문지식에 대한 이해도를 바탕으로 기획업무 또한 수월하게 해낼 것이라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선호하지 않는 곳은 앞서 설명했듯이 연구원의 머리가 쉽게 깨지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그러면 상품기획으로 성공적인 직무전환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대략적으로 감이 오시죠? 시장의 전체 흐름을 관찰하려 노력하고, 소비자의 시선에서 제품을 바라보려고 계속 노력해야 합니다. 연구원이 보기엔 정말 기술력 1도 없는 제품이 잘 팔리는걸 보면 속에서 부글부글 올라오죠. 하지만 이런 머리를 깨지 않으면 직무전환 후, 그냥 연구원 계속할 걸 이라는 후회가 남을 수 밖에 없습니다.
상품기획자나 영업인분들을 많이 만나보고 지속적으로 나의 시야를 넓혀나가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연구원 경력에서 기획으로 직무전환을 하시면 투입되자마자 기획안을 작성하고 실무에 들어가야 할 것 입니다.
정말 열정이 있으시다면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기획업무의 A to Z 를 겪으며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제품을 정말 출시한다고 생각하고, 시장조사, 제품카테고리, 타겟고객, 제형, 패키지에서부터 어느 채널에서 어떻게 팔고 마케팅 할 것인지까지.. 포트폴리오로 정리해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