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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연
5년 전 첫 출근을 하루 앞둔 그 날은 월요일이었다. 내 자취방은 회사로부터 편도 한 시간 반이 걸리는 곳에 있었다. 동선과 시간을 체크할 겸 아침에 집을 나섰다. 회사 앞에 도착하니 딱 출근 시간. 내일부터는 저 건물로 들어가야 하네. 그렇게 생각하며 발걸음을 돌렸다. 흠. 첫 날엔 좀 일찍 와야겠지? 내일은 20분 정도 빨리 나서야겠다.
별 생각없이 들어갔던 첫 회사에서 생각지도 못하게 좋은 경험을 하고 재밌는 관계를 쌓았다. 단지 신입이었다는 이유를 제외하고서라도 내 커리어의 가장 보잘 것 없는 시절이었지만, 그동안의 커리어가 모조리 다 거기서 시작됐다는 것도 바꿀 수 없는 사실이다. 여전히 뚝딱거리지만 그럭저럭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하는 사람이 됐으니 참 다행이다.
한때는 지하철역 이름만 들어도 거기까지 가는 데 대충 얼마나 걸릴지 가늠이 된다는 사실이 신기했는데, 이젠 내가 탄 차가 달리는 도로에서 이쪽으로 가면 어느 도로와 만나고 저쪽으로 가면 어떤 동네가 나오는지 머릿속에 그려진다. 물론 여전히 낯선 곳이 많지만 이정도면 서울에도 나름 적응한 듯해서 뿌듯. 5년 전 생각하면 신기하다. 이게 되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