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독일문학이나 러시아문학이나 여타 해외문학을 읽고 얘기하면 비교적 그 작품의 줄거리나 주제, 메시지 같은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어요. 그런데 한국문학은 달라요. 호불호부터 이야기하고 나서거든요. 쉽게 말해 내가 이해하지 못했다면 그건 별로인 작품인 거죠.
여기서 ‘별로’라는 말에는 개인적인 취향뿐만 아니라 완성도에 대한 은근한 평가도 담겨 있어요. 그러다 보니 이 책을 선정한 사람이나 (만족했든 불만족했든) 제대로 읽은 사람은 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방어적인 논리를 펼 수밖에 없고, 그런 호불호 층위의 대화를 어떻게든 작품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에 대한 대화로 끌어오려고 하지만 자주 실패해요.
뭐, 여기가 한국이기 때문에 실제로 세계문학보다는 한국문학을 읽을 때 별로인 작품을 만날 확률이 더 높긴 하지만... 여튼 그러한 이유로 한국문학으로 독서모임 하는 게 참 힘들어요.
나: 에세이는 더 그런 것 같아요. 저는 문보영 시인 에세이로 독서모임 했을 때 정말 힘들었어요.
A: 문보영 시인이 프랑스 사람이면 안 그랬을 거예요. 문 시인 글이 프랑스 쪽에서는 그래도 쉽게 접할 수 있는 형태의 글이거든요. 아무래도 한국 독자에게는 좀 낯설죠.
나: 그러니까요. 그 낯선 것에서 재미를 느끼든지 아니면... 이게 뭐야? 이것도 출판이 돼? 하는 분이 많이 계시더라고요. 어려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