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창업기 - 넷플연가, 동행

AI 시대, 사람들이 연결되는 더 나은 방식을 찾고 글로벌 프로덕트를 만드는 목표가 있어요
All
넷플연가
동행
스타트업
수영
토요일에 수영가기 : 재능 없는 사람이 확률을 높이는 법
내 첫 직업은 수영 선수였다. 8년 정도 했고, '놀토(노는 토요일)'가 있던 시절이라 주6일 팀과 새벽, 웨이트, 오후 수영을 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새벽 여섯 시부터 하루 12시간 가까이 운동하는 일상이었다. 그런데 일요일이면 아빠를 따라 다시 수영장에 갔다. 아빠가 부탁해서 데려온 개인 코치도 가끔 있었고, 나는 청소년 수련관 같은 곳에서 혼자 정해진 훈련량을 채웠다. 토요일도 쉬지 않는데 일요일까지 수영장에 가야 한다는 게 별로 좋지 않았다. 어리기도 했고. 그래서 아빠와 자주 싸웠다. 돌아오는 길에 자주 햄버거를 사줬는데, 이게 꽤 나를 설득하는데 효과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매 주 했다. 지금 돌아보면 그건 8년짜리, 일종의 실험이었다. 대구 화원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던, 그다지 신체적으로 탁월하지 않은 평범한 학생이 전국 1–2등을 하는 선수가 됐다. 과정에 대한 자부심은 있지만 결과는 사실 큰 의미가 없다. 수영처럼 인기가 적은 종목은 아시아나 세계권을 넘보지 않는 이상 미래가 잘 보이지 않는다. 그걸 알아서 8년을 하고도 그만뒀고, 지금은 전혀 다른 일을 하고 있으니까. 그래서 당시에는 그 시간이 너무 힘들기도 하고 어리기도 해서, 그 과정을 돌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지금 회고해보면 두 가지 질문이 남는다. '토요일에 수영가기' 같은 경험은 무엇이었을까? 우리 아빠는 왜 나에게 그렇게까지 했을까 사실 9년 동안 그렇게 수영을 했지만 남은 건 나만 아는 메달뿐이다. 그럼 그 시간이 의미 없었을까? 그건 아닌 것 같다. 그 시간 덕분에 나는 이런 것들을 배웠다. 지루한 왕복 훈련을 8년 동안 반복하는 일 같은 것을 매일 하며 한계를 시험하는 일 그 시간을 버티면서 했던 생각들 재능 없는 사람이 나중에 성과를 만드는 방식 그 때, 다른 사람들도 내가 선천적인 재능이 별로 없으니 성과를 낼 수 있다고 기대하지 않았고, 나 자신도 사실 별로 안 믿었던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8년이란 시간을 꼬박 그렇게 보내고 나서야 신기하게도 과정이 충실하면, 시간이 길어질지 몰라도 결과가 따라오는 경험을 했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는 사실 상관이 없었고, 그에 반해 그런 경험 전후로 개인은 내적으로 크게 바뀐다.
  1. 스타트업
  2. 수영
👍
4
<9년 동안 한 번도 주목받지 못한 스타트업이 꿈꾸는 미래>
5년 내내 망했다 첫 직장이었던 아산나눔재단에서 1년간의 인턴 생활을 마치고, 창업한지 1-2개월만에 프라이머에서 시드 투자를 받았다. 그리고 한양대와 숭실대, 연세대에서 연달아 창업 대회에서 수상을 했으니 창업에 대한 꿈이 크게 없었던 나도 '혹시 재능이 있을지도?'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당연하지만 아주 큰 착각이었다. 두 개의 서비스(전시 공간 공유 중개 서비스, 창작 분야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를 3-4년에 걸쳐 말아먹고, 생활비라도 벌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만든 문학자판기는 도서관과 공공기관에 조금씩 팔리긴 했지만 그걸로는 스타트업이 마땅히 그려야하는 미래를 상상할 수 없었다. 실행력이 좋은 것과, 사업을 잘하는 일은 전혀 별개의 문제였다. 나는 그렇게 내 창업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는 것 같았고 (심지어 나조차도) 5년 가까이 거의 매일 12시간 이상 일했지만, 사업이 넘어야 할 어떤 임계점을 넘기진 못했다. 되돌아보면, 이 한 문장을 이해하는 데 5년이 걸린 것 같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해주는 일이 사업이다. 내가 원하는 것 말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데 돈을 내는 세상이 오다니 패배감과 초연함이 뒤섞인 채로, 평소처럼 퇴근하고 자기 전 '요즘 꽤 핫하다'는 '넷플릭스'를 처음 켰다. 그게 2020년 무렵이었다. 새벽 3시까지 <블랙 미러>를 정주행하고 나서 두가지 감정이 남았다. 하나는, 이런 콘텐츠를 방구석에서 마음껏 볼 수 있는 세상이 왔다는 경이로움. 다른 하나는, 설명하기 어려운 어떤 외로움과 불안함이었다. 희망은 크지 않고, 무기력에 익숙해진 채 어쩌면 외로움마저 숨기며 '퇴근 후 혼자 넷플릭스 혼자 보다가 잠드는' 이 넷플릭스의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나 말고도 참 많을 것 같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넷플릭스 보고 나서, 이야기하면서 친구도 만들 수 있다면 참 좋지 않을까?' 마침, 2020년 전후로 소셜 살롱과 각종 모임 서비스들이 성황이었다. 몇몇 커뮤니티 서비스들은 몇십억 원 단위의 투자를 받기도 했다. 솔직히 말하면, 신기했다.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는데, 몇십만 원의 돈을 내는 세상이 왔다는게. 이미 시장에는 앞서간 커뮤니티들이 수십 개는 있어 보였다. 사업으로 보기엔 늦었다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이미 몇 개의 서비스를 함께 망친 동료에게 다시 해보자고 말하기엔 솔직히 민망했다. 그래서 일단, 혼자 시작했다.
  1. 넷플연가
  2. 동행
  3. 스타트업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