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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쓰는 일기

9월의 마지막 나날들

류성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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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령님의 <실패를 통과하는 일> 다 읽었다.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예전 회사 초기 시절이 많이 생각났다. 퍼블리를 창업하고 매각하기까지 10년 동안 중요한 10가지 사건들을 각각의 챕터로 정리한 책이다. 하나의 챕터는 당시와 현재, 두 개의 시점으로 나누어 기술했다. 당시의 상황과 생각은 슬랙에 공유하듯 넘버링되어 속도감 있게 읽히도록 했고, 지금 시점에서 당시 상황을 돌아보는 글은 차분한 줄글로 적혀 있다. 퍼블리는 유명한 콘텐츠 스타트업이었지만 크게 성공한 스타트업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래서 이 책은 더 귀하다. 창업자의 시점에서 투자 유치, 성장, 레이오프 같은 주제들을 솔직하게 바라보고 다루었고 정신적으로 고통 받고 있으면서 어떤 선택도 하지 못하는 창업가들에게 '이런 방법도 있다'는 길을 제시하는 것 같기도 하다.
책을 읽는 동안 박소령님의 고통이 읽는 나에게 전이되는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사실적인 스타트업 이야기다. 책에 인용된 다양한 콘텐츠들 중 스타트업이나 창업가 정신에 대한 관심사 덕인지 이미 읽어본 책들이 많아 더 몰입해 잘 읽힌 느낌도 있었다. 그래도 아직 읽어보지 못한 책들도 많았다. 예를 들면 <가난한 찰리의 연감> 같은 책은 거의 매 챕터에서 인용되는데 어떤 책인지 궁금해졌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거나, 창업을 고민하고 있거나 이미 하고 있는 사람들, 실패를 통과하고 있는 사람들이 꼭 읽어봤으면 좋겠다. 나에게는 9월 현재까지 2025년 올해의 책.
선희랑 프로퍼 커피바 왔다. 날씨가 좋아서 야외 테이블에 앉았는데 오히려 실내보다 더 좋았다. 실내는 좋은데 사람들 대화소리가 너무 웅웅 울려서 loop 착용 필수다.
좋은 날씨가 느껴지는 사진.
집에 잠깐 있다가 올림픽 공원에 빈지노 보러갔다. 우리 땐 빈지노 나오면 여자애들 다 쓰러졌었는데 크러쉬가 더 인기 많더라. 우리 친구 빈지노 뭔가 우리 세대 20대의 아이콘 같은 느낌이었는데 이제 루빈이 아빠 되어버림... 그래도 음악 잘해서 멋있다. 노비츠키 앨범에 있는 노래 많이 해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아쉽.
간만에 선희랑 셀카 찰칵
느지막히 일어나 탄천 달리고 모여 있는 물고기 떼 구경하고... (자세히 보면 보임)
집에서 선희랑 치킨도 해먹었다. 교촌치킨 게섯거라...
마치 행복만이 존재하는 것 같은 공간인 올림픽 공원 언덕에서 책읽으면서 말차 마셨다.
카카오에서 보내는 마지막 주. 화요일 오후에는 세미나 들으러 강남에 왔다. 여러가지로 도움됐다. 앞으로 어떻게 풀어나갈지 세미나 듣고 집에 오는 버스에서 많이 생각하고 정리했다.
눈으로도 보이는 참크래커와 아이비의 확연한 굽기 차이
디아즈 너무 귀엽다. 디아즈 너무 좋다.
이 정도 규모 사옥 있는 회사 처음 다녀봐서 웅장했었는데... 춘식도락(구내 식당) 밥 맛있었는데...
마지막 출근 날. 어차피 급할 것도 없으니 천천히 조깅 페이스로 10k 뛰고 출근했다. 인사하고 싶은 사람들과는 다 인사 나눴다. 나이 들수록 삶이 복잡해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몇가지는 더 선명해진다. 어차피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나도 모두를 사랑할 필요 없다. 실력에 자신 있다면 오히려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 좀 있어도 된다. 다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만 내 곁에 남으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싫어하는 사람은 명확히 싫어하는 솔직한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모두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사람은 실력에 자신 없는 사람이고 가짜일 가능성이 많으니 경계해야 한다.
퇴사 다음날. 선희 외할머니 생신 축하하느라 가족이 모였다. 언제나 느끼지만 화목한 집이다.
조금 피곤했지만 <어쩔수가 없다> 보러 롯데시네마 갔다. 말차와 브뤼셀프라이 먹으면서 봤다. 영화 엄청 멋지던데... 영화라는 예술을 이루는 각 분야의 미친 프로페셔널들이 모여 최선을 다한 결과물을 본 느낌이랄까. 그냥 이병헌 연기만 봐도 너무 즐거운 경험이었다.
심박을 좀 바짝 올려서 뛰었더니 힘드네. 그래도 몸 상태는 확실히 많이 올라왔다. 10월에는 이제 진짜 풀코스를 위한 장거리 대비 훈련 해야 하는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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