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발란스 860 v14
1. 뉴발란스 860 v14 무릎이 약간 아프려고 하는 느낌이 있었다. 아픈 느낌도 아니고 아프려고 하는 느낌은 뭐냐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게 있다. 아프려고 하는 느낌. 아프진 않지만 이대로 두면 아파질 것 같은 느낌이 있는데 그 느낌의 적중률은 꽤나 높아서 무시하면 높은 확률로 아파진다. 지금 가장 자주 신는 러닝화는 아디다스의 EVO SL인데, 너무 재미있는 신발이다. 카본화는 아니지만 반발력이 좋고 오래 뛰어도 그 느낌이 유지되는 좋은 신발이다. 다만 안정화에 비해 내측 지지력은 아쉽고 가벼운 신발이라 뛰다보면 과회내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고, 무릎에 무리가 간다는 느낌이 분명히 전해지는 신발이기도 하다. 반면 뉴발란스 860 v14(2e)는 디자인도 그렇고 달리는 느낌도 심심하고, 무거운 신발이지만 사실 내 인생 러닝화가 뭐냐고 묻는다면 860 v14라고 말할 수 있다. 260 사이즈에 약간 넓은 발볼인 2e를 구매하면 발에 딱 맞는다. 내 발에 이렇게 딱 맞는 신발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맞는다. 그리고 안정화에 대한 이해를 명확히 한 상태에서 처음 접한 안정화라는 것도 나에게는 의미가 있다. 사실 그동안 내가 과회내라는 건 알고 있었는데 그 과회내가 정확히 어떻게 동작하는 것인지, 안정화가 어떤 도움을 주는 것인지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꽤 오랜 시간 안정화를 신었고, 안정화는 단지 재미없는 신발이라는 생각만 했었다. 브룩스의 아드레날린, 아식스의 젤큐뮬러스 등이 내가 지금까지 신었던 안정화 계열 러닝화인데... 발 안쪽을 받쳐주어 발목부터 무릎까지의 회내 운동 시 뒤틀림을 잡아주는 것이 안정화의 진짜 기능이라는 것을 모르고, 무겁고 느리다고만 생각했다. 뉴발란스 860 v14는 안정화와 회내운동, 부상 방지 등에 대해서 공부를 열심히 하던 시기여서... (그때 백수였다) 그걸 이해하고 신발을 접하니 너무 좋고 편한 신발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사실 신발은 죄가 없고 나의 지식이 문제였던 것 같네... 오늘 860을 오랜만에 신고 뛰니 무릎이 아프려고 하는 느낌 조차 들지 않았고, 쾌적하게 뛰었다. 아침은 조용하고 예전보다 뛰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러너들은 대부분 조용하고 묵묵히 자기 내면에 집중하는 사람들이다. 가끔 요란하게 음악을 틀고 페달을 밟는 자전거맨들이 있지만... 아침의 탄천은 터벅터벅 러너들이 발 구르는 소리와 새가 지저귀는 소리만 들리는 고요한 곳이다. 새 소리에 집중하고 싶어 달리는 동안 이어폰을 잠시 빼서 주머니에 넣었다. 눈을 감고 달릴 수 있다면 새 소리가 더 잘 들릴텐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 달렸다.
- 류성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