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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이치고아메
새로운 집을 꾸며요 (1)
작년 말에서 올해 초 사이, 잠시 자취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집을 예쁘게 꾸미는 것에 흥미가 있었고, 인테리어에 들어가는 예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던 것을 제외하면 실제로 꽤 예쁜 집을 꾸몄습니다. 이번에 학업이라는 꿈을 안고 다시 대전으로 돌아왔고, 비록 학업을 계속한다는 선택 자체는 좌절된 것 같지만 대전을 벗어날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가족과 함께 좀 더 오래 살 집을 찾았습니다. 아직 자세한 날짜가 잡히지 않았지만, 이사를 가게 되면 작은 방 하나와 거실을 사용하던 지금과 달리 작은 방 두 개를 제가 쓰게 될 겁니다. 본래, 대구에 살던 시절에도 대전으로 돌아와서도 핑크와 옐로 인테리어를 고수하던 저였지만, 지난 글에 소개했던 맹그로브 스테이에 머물게 된 것을 계기로 갑자기 화이트-우드톤에 꽂히게 되었습니다. 아쉽게도 저는 그런 코리빙 하우스에 장기 숙박을 할 정도의 여유는 없어서, 새로 집을 옮긴 후 마치 그곳에 사는 것처럼 만족하며 지낼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인테리어 역시 그 숙소의 느낌을 구현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사진도 많이 찍어 왔던 거지요. 제가 파악한 맹그로브의 특징은, 어떤 색감과도 어울리는 화이트-우드톤의 인테리어, 노란 천장등, 다양한 취향을 포용할 수 있는 수납공간, 다양한 공용공간 정도가 있었습니다. 다른 건 어떻게든 구현할 수 있다고 해도, 공용공간을 구현할 수는 없으니 그 중에서 저에게 꼭 필요한 크리에이터스 룸을 구현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럼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본 저희 집의 새로운 인테리어를 구경해 봅시다. 평면도 전체 평면도입니다. 가운데가 현관, 왼쪽 방이 침실과 휴식을 위한 방, 오른쪽 방이 크리에이터스 룸입니다. 시뮬레이션 결과만 보면 굉장한 우드 톤입니다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듯합니다. 우선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가구들이 핑크색, 노란색으로 되어 있구요, 이 색들을 바꾸거나 새로 구매할 마음은 없기 때문입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모던한 느낌을 빼고 키치하지만 따뜻한 느낌으로 가면 되죠. 휴식 공간
이치고아메
서울 신설동역 맹그로브 신설 3박 후기
체크인 첫날 오후 4시경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첫날 숙소 도착하기 전에 해야 할 일은 수원에서의 치과 일정뿐이었습니다. 혹시 치과 예약이 이른 시간이었으면 체크인 전까지 뭐하나 걱정했을 텐데, 다행히(?) 오후 진료였던 덕에 체크인 시간과 거의 딱 맞추어서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숙소를 예약한 후 굉장히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글도 쓰는 중이지만요.) 홈페이지를 찾아보고 이곳이 전업 단기 숙박시설이 아닌 코리빙하우스라는 형태의 장기 숙박시설이라는 것을, 그리고 한 건물에서 꽤 많은 것을 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가슴이 뛰었습니다. 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거든요. 그리고 제가 이곳에 잠시라도 묵게 되었다는 것,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되었습니다. 바늘이야기 김대리님 유튜브에서 본 아티스트 레지던시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해외 레지던시 월세를 이미 알고 있는 이상 여기는 분명 비싸지만 비싼...가? 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줍니다. 제가 원래 숙소 건물사진 같은 거 찍는 사람이 아닌데... 버스정류장 내리자마자 보이는 맹그로브 로고에 얼른 카메라를 꺼내들었습니다. 덕분에 주변에 뭐가 있는지도 같이 찍을 수 있었는데요, 편의점, 만두집 있는 거 아주 마음에 듭니다. 컴포즈커피도 있긴 한데, 카페는 숙소 로비에도 있습니다. 저는 스테이지만요, 실제 거주하는 목적의 1인실 룸과 방의 크기도 가구 배치도 같은 1인실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스테이의 경우 저런 책자들을 같이 빌려주는 모양입니다. 한국어와 영어로 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영어가 접근성이 낮은 탓인지, 영어를 앞쪽으로 배치해 놓았습니다. 맨 오른쪽에 있는 종이는 어느 숙소에나 가면 있는 이용안내 종이입니다. 그리고 가운데 책자들은 큐레이션 책자인 것 같은데, 숙소 근처 맛집들, 책, 음악 등을 좀 골라두셨더라구요. 책은 좀 찍어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 독서량이 없다시피한데, 뭐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어서요.) 맹그로브에서 단기 숙박을 하면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리스트로 정리되어 있었는데, 저는 기왕 서울에 올라온 김에 할 게 많은지라 저런 로망 넘치는 생활을 체험해 볼 수는 없어서 정말 아쉬웠습니다... ㅜㅜ 나중에 꼭 힐링여행으로 와서 해봐야겠어요. (기껏 서울 와서 숙소 밖을 안 나가겠다는 의지) 아, 다만 오른쪽 소셜클럽의 경우, 이번달 프로그램에 뭐가 있는지 구경이라도 해 보자 하고 QR코드를 스캔해 봤는데 페이지가 터져 있더라구요.... 아마 입주자 대상으로는 뭔가가 계속 제공되고 있겠죠? 아무튼 저런 주제들로 무언가 참여할 것이 주어진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기회 같았습니다. 물론 지역과 사회는 솔직히 서울인 주제에 무슨 기만인가 싶었어요.
이치고아메
월간보고회를 만듭니다.
이치고아메 월간보고회 책자를 만듭니다. 직전 달에 그렸던 만화와 그림, 작성했던 글들, 때로는 비공개 컨텐츠까지 한데 모아 월간보고회라는 이름으로 펴냅니다. 형식 월간보고회는 Zine의 형식을 따르고 있는데, 본래 Zine이라고 하면 직접 꾸민 책자의 내용을 가정용 (또는 사무용) 프린터로 인쇄하고, 직접 제본해서 배포하는, 손맛이 있는 스타일이랍니다. 그래서 보통은 내용을 꾸밀 때도 디지털이 아닌 손글씨와 스크랩 방식을 사용하는데, 아무래도 집에 있는 스티커들과 마스킹테이프로 꾸민 결과물을 돈을 받고 팔게 되면 저작권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일단은 디지털 편집에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작년 초 텀블벅을 뒤적거리다가 Zine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하게 되었고, 아주 오랫동안 실제로 Zine이라는 것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서야 본격적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제목 본래 '월간보고서' 라는 제목을 사용하고자 했는데, 다같이 모여서 이치고아메의 한 달치 보고를 듣는 장면이 연상되는 '월간보고회' 라는 제목이 더 인상적이라고 느꼈습니다. 딱딱한 느낌이 덜 들기도 했구요. 기대효과 월간보고회를 제작함으로써 다음과 같은 효과를 기대하고자 합니다: 평상시 다양한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하기 위한 동기부여가 생깁니다. 제작한 책자들은 저에게는 실물 포트폴리오가 됩니다. 평소 이치고아메 프로젝트에 관심 있던 분들에게 작업물을 실물로 소장하고 수집할 수 있는 방법이 생깁니다. 월간보고회는 9월호(8월 컨텐츠에 대한 책자)부터 펴내려고 합니다. 8월 말을 기다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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