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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서울 신설동역 맹그로브 신설 3박 후기
이치고아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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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크인
첫날 오후 4시경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첫날 숙소 도착하기 전에 해야 할 일은 수원에서의 치과 일정뿐이었습니다. 혹시 치과 예약이 이른 시간이었으면 체크인 전까지 뭐하나 걱정했을 텐데, 다행히(?) 오후 진료였던 덕에 체크인 시간과 거의 딱 맞추어서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숙소를 예약한 후 굉장히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글도 쓰는 중이지만요.) 홈페이지를 찾아보고 이곳이 전업 단기 숙박시설이 아닌 코리빙하우스라는 형태의 장기 숙박시설이라는 것을, 그리고 한 건물에서 꽤 많은 것을 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가슴이 뛰었습니다. 살아 보고 싶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거든요. 그리고 제가 이곳에 잠시라도 묵게 되었다는 것,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되었습니다.
바늘이야기 김대리님 유튜브에서 본 아티스트 레지던시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리고 해외 레지던시 월세를 이미 알고 있는 이상 여기는 분명 비싸지만 비싼...가? 라는 말도 안되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줍니다.
제가 원래 숙소 건물사진 같은 거 찍는 사람이 아닌데... 버스정류장 내리자마자 보이는 맹그로브 로고에 얼른 카메라를 꺼내들었습니다. 덕분에 주변에 뭐가 있는지도 같이 찍을 수 있었는데요, 편의점, 만두집 있는 거 아주 마음에 듭니다. 컴포즈커피도 있긴 한데, 카페는 숙소 로비에도 있습니다.
저는 스테이지만요, 실제 거주하는 목적의 1인실 룸과 방의 크기도 가구 배치도 같은 1인실에 머물게 되었습니다. 스테이의 경우 저런 책자들을 같이 빌려주는 모양입니다. 한국어와 영어로 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영어가 접근성이 낮은 탓인지, 영어를 앞쪽으로 배치해 놓았습니다.
맨 오른쪽에 있는 종이는 어느 숙소에나 가면 있는 이용안내 종이입니다. 그리고 가운데 책자들은 큐레이션 책자인 것 같은데, 숙소 근처 맛집들, 책, 음악 등을 좀 골라두셨더라구요. 책은 좀 찍어가도 좋을 것 같습니다..... (요즘 독서량이 없다시피한데, 뭐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어서요.)
맹그로브에서 단기 숙박을 하면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리스트로 정리되어 있었는데, 저는 기왕 서울에 올라온 김에 할 게 많은지라 저런 로망 넘치는 생활을 체험해 볼 수는 없어서 정말 아쉬웠습니다... ㅜㅜ 나중에 꼭 힐링여행으로 와서 해봐야겠어요. (기껏 서울 와서 숙소 밖을 안 나가겠다는 의지)
아, 다만 오른쪽 소셜클럽의 경우, 이번달 프로그램에 뭐가 있는지 구경이라도 해 보자 하고 QR코드를 스캔해 봤는데 페이지가 터져 있더라구요.... 아마 입주자 대상으로는 뭔가가 계속 제공되고 있겠죠? 아무튼 저런 주제들로 무언가 참여할 것이 주어진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기회 같았습니다. 물론 지역과 사회는 솔직히 서울인 주제에 무슨 기만인가 싶었어요.
맨 왼쪽 파란색 책자는 나중에 시설 언급하면서 같이 펼쳐 보도록 해요.
방 구조
책상. 제가 지금까지 경험해 본 호텔 아닌 숙소의 책상들 중 가장 책상다운 책상이었습니다. 옆동네 쿠레타케소도 대구의 엘더스도 호텔이란 이름을 달고 있으면서 책상이 콩알만해서 노트북 놓으면 끝나는 정도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여기는 아닙니다... 편하게 작업할 수 있는 1200*600 사이즈 책상 같아요. 쪼그만 서랍도 두 개 달려 있어서 자주 쓰는 다이어리나 자료 보관하기 좋아 보입니다. 물론 2박짜리인 저는 그런 거 없고, 여기다가 실 넣고 얀볼처럼 썼어요. 책상 오른쪽에는 미니냉장고가 있고, 냉동실과 냉장실이 모두 있습니다.
이 공간 단점. 의자가 너무 높습니다. 그리고 딱딱해서 몇 시간 앉아있으면 금방 엉덩이가 피로합니다. 그러면 방석을 놓으면 되겠죠? 하지만 앞에서 말했듯 의자가 높습니다.... 오히려 옆에 있는 회색 소파를 끌고 와서 앉는 쪽이 제가 평소 쓰는 책상 높이와 딱 맞는 정도입니다.
책상 위 수납 공간. 수납 공간이 풍부한 편입니다. 다만, 실거주를 할 경우에 여기다가 책장처럼 책을 와다다다 꽂는 것은 좀 위험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은 생각보다 무거우니까요. 칸당 10권 미만은 괜찮을지도 모르겠네요..... 저라면 왼쪽의 낮은 수납장에는 다꾸 아이템, 만년필 용품 등을, 오른쪽의 높고 깊은 수납장에는 인형을 전시할 것 같습니다.
침대 헤드 뒤에도 수납 공간이 숨어 있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여길 화장대처럼 쓰실 것 같은 게, 옆에 거울이 붙어있거든요... 귀여운 것들을 진열해 두는 진열장으로 써도 귀여울 것 같았어요.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수납장이 같은 소재와 같은 디자인, 색감으로 짜여 있어서 통일감을 줍니다. 그리고 철제여서 메모보드나 냉장고자석 같은 걸 붙여 꾸밀 수도 있습니다. 수납장 오른쪽은 타공판처럼 되어 있고, 들어오자마자 옷을 벗어던질 수 있는 옷걸이도 두 개나 있는 게 정말 괜찮아 보입니다. 덕분에 잠옷 거는 데 잘 쓰고 있습니다.
침대는 무려 책상의 바로 맞은편에 있습니다. 이곳의 단점, 자는 곳과 일하는 곳이 공간분리가 안 되어 있다는 것.... 하지만 뭘 바라겠습니까, 솔직히 2-3평대 길쭉한 공간 같은데...
침대 아래쪽은 엄청 높게 텅 비어 있습니다. 진짜 딱 공간박스 넣어서 계절에 안 맞는 옷 수납하라고 만들어 둔 것 같은 수상한 공간입니다. 요런 공간이 2인실에도 있는지 저는 모르겠네요... 들어올 거라면 2인실 생각 중이거든요.
시설
이 숙소는 방의 구조보다 내부 시설이 진짜 환상적인 편입니다.
첫 번째 밤, 우선 지하 2층에 내려갔어요. 거주자가 아닌 단순 숙박만 하는 저였기에 좀 눈치가 보였지만, 스테이 이용자도 이용할 수 있다고 하니 나름 당당하게 내려갔습니다.
라이브러리, 코워킹 & 포커스 존은 사람들이 있어서 촬영하지 않았지만, 아래 공식 홈페이지 사진을 보면 금방 어떻게 생겼는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깔끔하고 모던한 인테리어예요. 지금은 코워킹 존과 포커스 존 사이가 가벽으로 막혀 있더라구요.
공식 홈페이지에서
원래는 이쪽을 이용하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가 없길래 다른 공간을 더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크리에이터스룸
A와 B, C, D는 성격이 다른 공간인데, A 공간은 크로마키 없이 온통 하얘서 유튜브까지는 좀 그렇고 버츄얼 영상 찍기 좋은 곳이고, B, C, D의 경우 만화나 글 작업하기 좋은 공간입니다.
B, C, D룸 내부는 이런 느낌입니다. 불을 켜면 책상 앞쪽 위에서 빛이 쏟아지는데 이 빛이 상당히 강합니다. 눈부셔요. 책상과 의자는 객실에 있는 것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딱딱하고 의자가 높아요. 그래도 여기 정도라면, 방석을 준비해 가면 괜찮을 것 같기도 합니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A룸은 예약제이기에 바깥에서만 볼 수 있어서 정확히 어떤 사양의 장비가 있는지 뜯어보지는 못했습니다. 마이크라도 좋은 거 붙어 있음 좋겠다고 생각을 합니다... 마이크가 SM58보다 좋다? 당장 여기 계약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뭐가 달려 있는지, 심지어 개인 마이크를 지참해야 하는지 어떤지도 모르니까 못 본 걸로 하겠습니다(...) 거주자 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녹음, 버츄얼 영상 촬영, 만화 작업, 글 작업 모두 제게는 너무 중요한 일이고 꼭 하고 싶은 일이라 저는 여기가 진짜 마음에 들었습니다. 아마 들어온다면 가장 많이 쓰게 될 공간 아닐까 싶습니다.
플렉스룸
공식 홈페이지에서
기본적인 운동을 할 수 있는 곳인데 사람들이 이쪽에만 모여 있습니다. 다들 운동을 좋아하는 것 아닐까요? 저는 운동하는 사람들이 무서워서 이쪽 문 앞은 빠르게 지나쳤습니다. 내년까지 몸을 살짝이라도 만들어서 꼭 다시 오겠습니다.
릴렉스룸
요가, 명상 하라고 만들어진 곳 같은데 여기 딱 1인 댄스 연습실로 좋아 보입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분명 작년까지는 취미로 춤도 췄습니다... 사이즈 딱 괜찮고 한쪽 면에 거울 큰 거 달려 있어요. 다만 문은 투명이라 돌아다니는 분들의 시선은 견뎌야만 합니다....
시네마룸
공식 홈페이지에서
아는사람이랑 다같이 영화 감상회를 열지 않으면 딱히 안 쓸 것 같긴 합니다. 저는 저기 앉아있어봤자 러브라이브 감상회나 열겠죠..... 혼자서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볼 때는 그냥 아이패드로 보는 게 제일 편합니다.
여기까지 지하 2층의 모든 시설을 둘러보았는데요, 저는 그 중에서 크리에이터스룸 B를 대관해서 앉았습니다. 사실 원고 좀 하려고 내려왔는데 제대로 하진 못하고, 그냥 이번에 구한 재택 알바 사전교육만 들었습니다. 원고 하기에는 위의 불빛이 너무 강렬해요.
20층
지하 2층에 웬만한 시설이 모여 있는 반면, 20층에도 시설이 조금 있더라구요. 복합기가 있어서 인쇄도 밖에 나가지 않고 할 수 있다고 듣기는 했는데, 저는 못 본 것 같아요.
테라스와 업무공간의 사진입니다. 여긴 멤버 전용이 아닌데다 뷰도 좋았어요. 옆 건물 빽다방에서 커피를 사 들고 20층에서 작업을 했습니다.
1박 추가
이틀만 묵긴 아쉬운데다가, 제 사정이 조금 있어서 1박을 추가했습니다. 하지만 남은 기간 동안은 숙소에서 잠만 잤다고 합니다.
3박 4일 동안 정말 즐거웠습니다. 지금까지 교통편을 언급하지 않았는데, 제가 동서울에서 주로 다니는 누가바닛츠(사가정역), 동대문, 경희대 서울캠, 강변역 동서울터미널이 모두 접근하기 편해서 동서울에 주로 갈 일이 있으면 자주 이용할 것 같은 숙소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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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치고아메
새로운 집을 꾸며요 (1)
작년 말에서 올해 초 사이, 잠시 자취를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저는 집을 예쁘게 꾸미는 것에 흥미가 있었고, 인테리어에 들어가는 예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던 것을 제외하면 실제로 꽤 예쁜 집을 꾸몄습니다. 이번에 학업이라는 꿈을 안고 다시 대전으로 돌아왔고, 비록 학업을 계속한다는 선택 자체는 좌절된 것 같지만 대전을 벗어날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같은 아파트 단지에서 가족과 함께 좀 더 오래 살 집을 찾았습니다. 아직 자세한 날짜가 잡히지 않았지만, 이사를 가게 되면 작은 방 하나와 거실을 사용하던 지금과 달리 작은 방 두 개를 제가 쓰게 될 겁니다. 본래, 대구에 살던 시절에도 대전으로 돌아와서도 핑크와 옐로 인테리어를 고수하던 저였지만, 지난 글에 소개했던 맹그로브 스테이에 머물게 된 것을 계기로 갑자기 화이트-우드톤에 꽂히게 되었습니다. 아쉽게도 저는 그런 코리빙 하우스에 장기 숙박을 할 정도의 여유는 없어서, 새로 집을 옮긴 후 마치 그곳에 사는 것처럼 만족하며 지낼 수 있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인테리어 역시 그 숙소의 느낌을 구현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사진도 많이 찍어 왔던 거지요. 제가 파악한 맹그로브의 특징은, 어떤 색감과도 어울리는 화이트-우드톤의 인테리어, 노란 천장등, 다양한 취향을 포용할 수 있는 수납공간, 다양한 공용공간 정도가 있었습니다. 다른 건 어떻게든 구현할 수 있다고 해도, 공용공간을 구현할 수는 없으니 그 중에서 저에게 꼭 필요한 크리에이터스 룸을 구현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럼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본 저희 집의 새로운 인테리어를 구경해 봅시다. 평면도 전체 평면도입니다. 가운데가 현관, 왼쪽 방이 침실과 휴식을 위한 방, 오른쪽 방이 크리에이터스 룸입니다. 시뮬레이션 결과만 보면 굉장한 우드 톤입니다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듯합니다. 우선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가구들이 핑크색, 노란색으로 되어 있구요, 이 색들을 바꾸거나 새로 구매할 마음은 없기 때문입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모던한 느낌을 빼고 키치하지만 따뜻한 느낌으로 가면 되죠. 휴식 공간
이치고아메
월간보고회를 만듭니다.
이치고아메 월간보고회 책자를 만듭니다. 직전 달에 그렸던 만화와 그림, 작성했던 글들, 때로는 비공개 컨텐츠까지 한데 모아 월간보고회라는 이름으로 펴냅니다. 형식 월간보고회는 Zine의 형식을 따르고 있는데, 본래 Zine이라고 하면 직접 꾸민 책자의 내용을 가정용 (또는 사무용) 프린터로 인쇄하고, 직접 제본해서 배포하는, 손맛이 있는 스타일이랍니다. 그래서 보통은 내용을 꾸밀 때도 디지털이 아닌 손글씨와 스크랩 방식을 사용하는데, 아무래도 집에 있는 스티커들과 마스킹테이프로 꾸민 결과물을 돈을 받고 팔게 되면 저작권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일단은 디지털 편집에 의존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작년 초 텀블벅을 뒤적거리다가 Zine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하게 되었고, 아주 오랫동안 실제로 Zine이라는 것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서야 본격적으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제목 본래 '월간보고서' 라는 제목을 사용하고자 했는데, 다같이 모여서 이치고아메의 한 달치 보고를 듣는 장면이 연상되는 '월간보고회' 라는 제목이 더 인상적이라고 느꼈습니다. 딱딱한 느낌이 덜 들기도 했구요. 기대효과 월간보고회를 제작함으로써 다음과 같은 효과를 기대하고자 합니다: 평상시 다양한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제작하기 위한 동기부여가 생깁니다. 제작한 책자들은 저에게는 실물 포트폴리오가 됩니다. 평소 이치고아메 프로젝트에 관심 있던 분들에게 작업물을 실물로 소장하고 수집할 수 있는 방법이 생깁니다. 월간보고회는 9월호(8월 컨텐츠에 대한 책자)부터 펴내려고 합니다. 8월 말을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