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체험. 마치 카메라가 포커스를 맞추듯이, 내가 집중하고 있는 장면 이외의 장면은 흐리고,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2호선에서 4호선으로 환승하는 길. 오른쪽부터 상행선 스크린도어, 알 수 없는 비닐봉지 속 가루들을 판매하던 잡상인 할머니, 그리고 그 앞에서 쪼그려 앉아 기둥에서 핸드폰을 충전하며 열심히 하던 젊은 여성. 그 장면을 시작으로 모든 풍경이 그렇게 슬로우모션이 걸리며 지나갔다. 나는 거의 울 지경이었다. 처음으로 삶이 영화가 된 것 같은 기분. 늘 이러한 것들을 느끼려 애써 왔으나, 실제로 느낀 것은 처음. 그러다가 마지막으로 경복궁 역을 지날 때는 그이와 함께한 추억이 떠올라 정말로 울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