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을 즐긴다고 믿어 왔다. 지금은 그렇지는 않다만, 적어도 나를 단단히 받쳐 주던 이가 있을 때는 유독 그러했다. 때 아닌 90년대 홍콩 영화 감성에 도취한 것인지 뭔지는 몰라도, 그 영화들이 여전히 일말의 설득력을 갖듯 나도 그러한 이미지에 취해 그 이미지를 취했다.
그런데 고독은 패배라는 말을 상당히 다른 성격의 두 매체를 통해 연달아 듣고 나니 머리가 멍해지는 기분이다. 문득 느끼던 터였기에 더더욱. 고독한 것은 결코 멋지지 않다. 고독은 그저 패배다. 그런데 패배할 수밖에 없이 태어나 버린 듯한 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