뱉어놓고도 이 말의 뜻을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했나 보다. 그래, 머리로는 다 알고 있으면서도 역시 또 심장이 문제다. 제멋대로 행동하고, 제멋대로 상처받는다.
추락을 기다리는 이들은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지도 못한 채 막연한 불안감에 들떠 행동한다. 겉으로는 겁을 먹은 듯하기도 하나, 언제나 마음은 그 뜻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이해하지 않으려 한다.
사랑을 받아도 문제다. 연인이 준 사랑이 너무도 커서, 빈자리도 참 오래 남았다고 생각했다. 틀리지 않은 말이어서 문제다. 나는 분명 고장 나 있다. 징그러운 새끼. 근래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주제 넘게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다. 이제라도 겸손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시발, 늦어버렸다. 분하다.
그래, 나는 분노한다. 한병철의 분석에 따르면, 분노는 분명 짜증과는 다른 것으로, 시간을 들여 - 나의 사견에 따르면 시간은 애정도와 밀접하다 - 비판의식을 표출하는 것이다. 길길이 날뛴다, 나를 향해, 세상을 향해.
그래, 나는 혐오한다. 사랑하는 만큼 말도 안 될 정도로 미워하고 혐오한다. 혐오가 드러나지 않았다면 그 편이 오히려 더욱 두렵다. 그리고 그런 나를 그 누구보다도 혐오한다.
2.
어쨌든 뱉어놓은 말이니, 목적하는 바가 있다면 지키긴 해야 할 터. 그런데 좆같이도 외롭다.
끊임없는 장작을 던져 주지 못할 바에야, 불에게 많은 것을 바라서는 안 된다. 오히려 내가 마땅히 장소와 장작을 제공해주는 입장이 아니라면, 경계해야 한다. 광기에 휩쓸려 주변을 쓸어버리는 것과 예술가적 줄타기 기질로 아름답고 열정적인 안무를 선보이는 모닥불이 되는 것은 그야말로 종이 한 장 차이다. 이쯤하면 불의 입장을 떠올려 봐야 한다. 장작을 던져주지 않는 세상에게 그는 무엇을 느끼고 마는가? 소멸하고 싶지는 않고, 그렇다 하여 위태로워지고픈 것도 아니다. 모두가 친절한 세상이라 황무지의 주민들은 눈시울을 그다지도 붉히나보다. (2025.02.26.)
통제감
고삐를 쥐고 있는 감각은 쾌락을 위함이 아니다. 생존을 위한 것이다. 조금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여 고삐를 놓치는 일은 없을 것임을 알면서도, 혹은 굴러떨어지더라도 인간은 쉽사리 죽지 않음을 알면서도 두려움에, 알 수 없는 현기증에 어찌 할 바 모른 채 짜증스레 손아귀에 힘을 조금 더 주어 본다. (2025.02.18.)
AI의 한계
AI는 확장성이 없으며, 기억력 문제로 업무 컨텍스트를 숙지하지 못하며, 기술 유출의 위험이 있다. 기존 지식에 대해서만 알고있으며, 특정 기업의 업무 컨텍스트를 숙지하지 못하고 있으며, 기술유출의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건 거의 대부분의 신입 개발자도 동일하게 갖추고 있는 속성임. 이미 LLM은 우수하지 않은 신입 개발자를 충분히 대체할 정도는 되고, 이미 대체하고 있다는거 (2025.0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