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분류하기를 좋아한다. 성별, 직업, 경제적 위치, 인종 등으로 나누고, 동물조차 포유류, 어류, 척추동물 같은 범주로 구분한다. 그러나 이런 분류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것처럼 느낄 때가 있다. 이로 인해 슬픔과 소외감을 느끼며 나 자신이 외부인처럼 여겨질 때도 있다. 하지만 정말로 잃어버린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사실 다른 형태로 우리 곁에 돌아오고, 얻었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또 다른 형태로 사라진다. 수증기가 물로, 물이 얼음으로, 다시 기체로 바뀌며 끊임없이 순환하듯이, 우리 삶의 모든 것도 형태만 변할 뿐 계속 이어진다. 어느 것에 해당 되지 않는다고 우리의 존재 역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존재하고 있는 한 어떠한 형태로도 이어지고 있음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