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가 가진 증상에 대한 연구 (5) - [경계성 인격장애 환자가 증상을 보이는 구조적 메커니즘과 내 증상의 연결]
경계선 인격장애(BPD)에서 애착대상에 대한 강한 집착은 단순한 "의존"이라기 보다는, 뇌와 마음이 애착을 처리하는 방식의 특수성에서 비롯되곤 한다. 여기에는 크게 세 가지 배경이 있다. 불안정한 애착 형성 경험 어린 시절, 중요한 양육자가 일관되게 안정감을 주지 못했거나, 사랑과 거부가 뒤섞여 있었을 경우 "나는 버려질 수 있다"는 불안이 뇌에 깊게 각인된다. 이 때문에 성인이 되어서도 관계가 끊어질까 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단순한 정신적인, 심리적인 문제라기 보다는 뇌의 일부 기능이 극도로 활성화되는 이상증상을 겪곤 한다. 강렬한 정서 반응 시스템 BPD 환자는 감정 자극에 대한 신경생리학적 반응(편도체 과활성, 전전두엽 조절 기능 약화 등)이 강하기 때문에, 관계 속에서 상대가 조금만 멀어져도 뇌가 "생존 위협"처럼 해석하게 된다. 그래서 상대방을 향한 집착적 집중과 불안을 유발한다. 실제로 경계선 인격장애 환자가 경험하는 유기불안은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느낄 수 있는 유기불안과는 차원이 다르다. 이는 직접적인 자신의 목숨에 대한 생존 위협으로 여겨지며, 관계의 이어짐과 단절을 통해 단순한 인간관계의 변화가 아니라 스스로의 생명이 사라지고 다시 나타나는 듯한 감정을 경험한다. 또한 이 부분에서 타인의 입장과 행동, 생각에 대한 단정짓는 듯한 말과 행동을 보인다. 내가 정말 극도로 두려워하는 것이 상대가 나를 떠나는 것이고, 그것은 단순히 타인과의 이별이 아니라 내 자아의 붕괴처럼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런 상황에 대한 사고가 극도로 예민하게 작용한다. 그렇게 됨과 동시에 이 사람이 나를 떠나가는 것, 그것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고 간절하게 생각하며 극단적인 불안에 휩쓸리게 되니 마치 '이 사람이 그렇게 행동하거나 말하지 않아도 이미 행동을 보거나 말을 들은 것처럼' 행동하게 된다. 이는 특정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느낌을 간절하고 처절하게 바라는 생각에서 유래한 일종의 스스로도 제어할 수 없는 망상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자아 정체감의 불안정성 자신의 내면이 공허하고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확신이 약하다 보니, 타인—특히 애착 대상—에게서 정체성을 보충하려는 경향이 강해진다. 즉, 상대방이 곧 나의 안정 기반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경계선 인격장애가 경계선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본래 처음 유래는 신경증과 정신증의 사이에 있어서 경계선인 것이 맞다. 그러나 여기에 추가적으로 한 가지를 더 적용시킬 수 있는 들어맞는 것이 있다. 원래는 신경증(neurosis)과 정신증(psychosis)의 중간 상태로 여겨져서 붙여진 이름이다. 즉, 현실 검증력은 유지되지만(정신증처럼 환각·망상에 빠지지는 않음), 감정과 대인관계가 매우 불안정하다는 점에서 신경증보다 심각하다고 본 것이다. 자아-타자 경계의 모호성 심리역동 이론, 특히 객체관계이론(Object relations theory)에서는 BPD의 본질을 이렇게 설명한다. 자기(Self)와 타인(Object)의 구분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음 어릴 때 보호자(주로 엄마)와의 관계가 안정적이지 못하면, 아이는 "나는 나, 엄마는 엄마"라는 경계 대신 "엄마가 나의 전부" 같은 융합적 경험 속에서 성장하게 된다. 그래서 성인이 되어서도 애착 대상과의 심리적 경계가 불분명해지고, 타인이 멀어지면 "내가 무너진다"는 극도의 공포가 발생한다. 분열(Splitting) 자아와 타인의 경계가 안정적으로 성립하지 못하다 보니, 관계 속에서 상대를 "완전히 좋은 사람 vs 완전히 나쁜 사람"으로만 바라보는 극단적 인식이 나타나게 된다. 이는 "엄마가 안정적일 때는 완전히 좋았지만, 버릴 때는 완전히 무서웠다"는 초기 경험이 통합되지 못한 흔적이라고 해석된다. 경계의 모호성을 뇌과학적 관점으로 바라봤을 때 편도체(감정 반응 센터) → BPD 환자는 편도체가 과민하게 활성화된다. 작은 거절 신호도 "생존 위협"처럼 인식하게 만든다. (일반적인 사람이 겪을 수 없는 극단적인 감정 반응과 변화를 겪는 이유가 이 뇌의 기능 측면의 문제도 있음.) → 그 결과, 애착 대상이 잠깐만 거리를 둬도 "나는 버려졌다"는 극심한 공포를 경험한다. 이는 단순한 공포의 영역이 아니라 직접적인 생존 위협을 경험한 것과 같다. 전전두엽(감정 조절/인지적 평가) → 감정을 논리적으로 조절하고 "상황을 맥락화"하는 능력이 약화되어 있다. → 따라서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즉각적인 집착·분노·불안 반응으로 이어지게 된다. 상황을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어떤 말을 했다고 하면 그 말에만 집중하도록 되는 것이다. 기능적 연결망의 불안정성 → 기본 상태망(Default Mode Network, 자아·정체성 관련 뇌 네트워크)이 불안정하다. → 자기(Self)와 타인(Object)을 구분하는 데 필요한 신경적 토대가 흔들려, "나와 타인이 분리되어 있다"는 감각이 불안정하다. → 그래서 상대방이 곧 '나의 일부'처럼 여겨지고, 떨어지면 내 일부가 찢겨 나가는 듯한 고통을 느끼게 된다. 심리역동적 관점 초기 애착 경험 → 영유아기에 엄마(혹은 주요 양육자)가 일관적으로 안정감을 주지 못하면, 아이는 "나는 안전하다"는 기본 신뢰감을 쌓지 못한다. → 결과적으로 자기(Self)와 엄마(Object)를 구분하지 못한 채 융합된 경험만 남게 된다. 자기-타자 경계 불분명 → 타인이 곧 나의 일부처럼 느껴지고, 멀어지면 자아가 붕괴되는 듯한 공포가 발생한다. → 이는 성인기에도 반복되어, 애착 대상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고 집착하는 대인관계 패턴을 형성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