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벼룩 시장에서 오신 "예수 안전해(海)"
2005년 7월 말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리고 이 사진은 2009년 8월 27일에 찍어, 이틀 후 블로그에 포스팅했으니, 미국에서 거의 4년을 꽉 채우고 한 달이 넘었을 때이다. 당시 나는 혼자였다. 아내와 아들 윤호는 먼저 한국에 들어갔고, 나는 대학원 졸업 준비로 정신이 없었다. 그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미치도록 외로웠고, 불안했고, 두려웠다. 외롭고, 불안하고, 두렵기 싫어서 나를 더 정신없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당시 훨씬 나이 많은 나를 동생처럼 챙겨 주던 고마운 친구가 있었다. 윌리엄이란 근엄한(?) 이름을 가진 친구였는데, 하루는 그 친구 집에 점심 초대를 받아 가게 되었다. 윌리엄의 거실 깨끗한 한 쪽 벽면에 이 올드(?)한 액자가 촌스럽게(!) 떡하니 걸려 있었다. 나는 윌리엄이 크리스천인지 몰랐다. 나는 놀라움 반, 기쁨 반으로 윌리엄에게 크리스천이었냐고 물었다. 역시(?) 아니었다. 윌리엄은 이 액자를 근처 벼룩시장에서 샀는데, 그 액자 속 풍경이 ‘안전해’ 보여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왜였을까? 시골 이발소에서나 만날 법한 이 액자 속 촌스런(?) 풍경이 마치 나에게 주시는 주님의 마음처럼 느껴졌다. 나도 ‘세이프’해졌다! 이 풍경은, 외롭고 불안하고 두려운 내 마음의 풍경을 안전하게 바꾸어 주었다. 내 풍랑의 바다가 "예수-안전해(海)"로 바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