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Sign In

241202월_여기는 주님의 안전해(海)입니다

○ 벼룩 시장에서 오신 "예수 안전해(海)"
2005년 7월 말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그리고 이 사진은 2009년 8월 27일에 찍어, 이틀 후 블로그에 포스팅했으니, 미국에서 거의 4년을 꽉 채우고 한 달이 넘었을 때이다. 당시 나는 혼자였다. 아내와 아들 윤호는 먼저 한국에 들어갔고, 나는 대학원 졸업 준비로 정신이 없었다. 그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미치도록 외로웠고, 불안했고, 두려웠다. 외롭고, 불안하고, 두렵기 싫어서 나를 더 정신없게 했는지도 모르겠다. 당시 훨씬 나이 많은 나를 동생처럼 챙겨 주던 고마운 친구가 있었다. 윌리엄이란 근엄한(?) 이름을 가진 친구였는데, 하루는 그 친구 집에 점심 초대를 받아 가게 되었다. 윌리엄의 거실 깨끗한 한 쪽 벽면에 이 올드(?)한 액자가 촌스럽게(!) 떡하니 걸려 있었다. 나는 윌리엄이 크리스천인지 몰랐다. 나는 놀라움 반, 기쁨 반으로 윌리엄에게 크리스천이었냐고 물었다. 역시(?) 아니었다. 윌리엄은 이 액자를 근처 벼룩시장에서 샀는데, 그 액자 속 풍경이 ‘안전해’ 보여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왜였을까? 시골 이발소에서나 만날 법한 이 액자 속 촌스런(?) 풍경이 마치 나에게 주시는 주님의 마음처럼 느껴졌다. 나도 ‘세이프’해졌다! 이 풍경은, 외롭고 불안하고 두려운 내 마음의 풍경을 안전하게 바꾸어 주었다. 내 풍랑의 바다가 "예수-안전해(海)"로 바뀐 것이다.
○ 동일하신 하나님
2022년 2월 말에 신대원에 들어갔다. 오늘이 2024년 12월 2일이고, 19일에 공식적으로 종강한다. 2년 9개월 정도 지났고, 3년의 신대원 끝에 와 있다. 최근 나는 외롭고, 불안하고, 두려웠는데, 이상하게 이 느낌이 낯설지 않았다. 한 번 세게 겪어 본 느낌처럼. 아무튼, 다행히 더 외로워지지 않았고, 불안해지지 않았고, 두려워지지 않았다. 생각해 봤다. 이 느낌은 어디서 왔지? 이 경험과 기억은 어디에서 왔지? 그때, 바로 저 때와, 저 사진이 생각났다! 예수 동행하심을 가장 원초적이고 노골적으로, 그러나 동시에 가장 근원적이고 근본적으로 보여주는 이 사진이 생각난 것이다!
폭풍 가운데 있다. 그가 함께 계신다. 그가 다스리신다, 그가 인도하신다.
그러니
풍랑 가운데 나는 그와 함께 하고, 그에게 맡기고, 그의 인도하심을 받으면 된다.
○ 다시 출항이다
15년이 지났다. 그때는 2009년이었고, 지금은 2024년이다. 돌이켜 보면, 기억해 보면, 결과를 보면, 나는 그 풍랑 속에서도 결국 ‘안전하게’ 닿아야 할 곳에 닿아, 있어야 할 곳에서, 해야 할 일을 하며 사는 은혜를 입었다.
이렇게 사진으로 기억할 수 있는 은혜를 주시며, 동일하신 하나님, 동일하게 일하실 하나님이 내 마음을 가득 채우신다.
항해가 기다리고 있다.
세규야, 다시, 출항이다.
그가 함께 하신다.
Made with Slash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