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일이 없으면 매월 1일, 자화상(셀프 포츄레이트, self-portrait)을 찍는다. 프로젝트 "나를 살리는 「Young·情·사진」"을 시작한 후로는, 이 사진을 최신(?) 버전의 「Young·情·사진」 찍는 마음으로, 내가 나를 찍는다.
이번 11월 1일에 찍은 사진이다. 그리고 열흘이 지난 오늘 11일, 이제야 제대로 꺼내 보게 되었다. 쟤가 나인데, 11월 1일의 쟤는 유독 낯설다.
넌 누구니?
당연하게도, 온전한 것이라는 한 군데도 찾을 수 없는 사람이다.
그러므로 내가 한 법을 깨달았노니 곧 선을 행하기 원하는 나에게 악이 함께 있는 것이로다 (롬7:21)
유독 최근에 더, 선을 행하기 원했으나, 그래서 행한다고 했으나, 오히려 나와 함께 있는 더 크고 깊은 악에게 대차게 휘둘린 사람이다.
‘미안해’와 ‘잘못했어’ 사이에서 전전긍긍하는 사람이다.
말이 마음 같지 않고, 마음이 또한 말 같지 않아, 말과 마음 모두에 욱여쌈을 당한 사람이다.
내 마음을 요즘 더 몰라 갈팡질팡하는 사람이다.
원래 오늘 시스루 할 사진은, 하트 사이로 보이는 예쁜 하늘과 구름과 산이 담긴 풍경 사진이었다. 그런데 그 사진을 찾아가다가, 내가 내 얼굴에 걸려, 이 사진 위로 자빠지고 말았다. 이렇게 내 속이 시스루 된 얼굴-풍경-사진을 고르게 되었다. 이 얼굴을 다시 직면하게 하신 이유가 있으시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