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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직하게 살기 위한 비주기적 루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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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좋은 강제성에 대하여
얼마 전, 한 모임에 다녀왔다. 우연히 닿은 인연으로부터 생각지도 못한 초대를 받은 나는 설레는 마음을 잠시 다독인 뒤, 참석할 수 있다는 내용의 문자 한 통을 보냈다. 평소 꾸준히 관심을 두고 있던 커뮤니티였기에 모임 시간이 다가올수록 마음은 더욱 들떴다. 기대와 긴장이 뒤섞인 채 모임 시간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각자 준비해 온 음식을 나누어 먹는 포틀럭으로 모임이 시작됐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곁"이라는 이름을 가진 커뮤니티의 멤버들과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곁"이 된 계기와 서로를 향한 마음, 그리고 곁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들의 이야기를 두서없이 주머니에 쑤셔 담으며 반짝이는 눈동자를 보고 있으니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기분 좋은 강제성이다!" 서로에 대한 자발적 의무감으로 도움과 애정을 건네고, 그 과정에서 마음에 차오른 풍요로움으로 관계를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일. 그날 나는 서로를 기꺼이 책임지게 만드는 관계, 곁의 모습을 보았다. 대게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해야 하거나, 원하지 않는 책임을 떠안는 상황을 "강제"라고 한다. 하지만 그날 그들 사이에서 발견한 "강제"는 조금 달랐다. 귀찮아도 한 번 더 안부를 묻고,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어 얼굴을 마주하고, 누군가 휘청일 때 모른 척 지나가지 못하게 만드는 마음. 상대의 기쁨에 나의 기쁨을 느끼고, 상대의 행복에 나의 행복이 채워지는 관계. 말 그대로, 기분 좋은 강제성이었다. 앞으로의 삶을 지내가며 나의 곁에도 '기분좋은 강제성'이 하나쯤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앞으로의 삶을 살아가며 나 또한 누군가의 '기분좋은 강제성'이 되기를 고대한다. 우리 모두 누군가의 기분좋은 강제성이 되기를 꿈꾼다. "서로가 넘어져 있더라도 함께 일어나자며 먼저 손을 내미는 사람. 무엇을 해줄 수 있을지 몰라 머뭇거리면서도 끝내 한 번 더 안부를 묻는 사람. 시린 상처를 전부 덮어주지는 못하더라도 찬바람이 드는 자리를 막아주는 사람. 서툰 마음이 엇갈리더라도 서로의 곁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사람."
Mukjik
Local無雙 로컬무쌍
나는 느직하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처음에는 로컬에서 살아간다는 것이 조금은 느리고, 여유롭고, 느직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로컬프로젝트를 운영하는 사람도,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드는 사람도, 동네에서 작은 카페와 공간을 꾸려가는 사람도 도시의 빠른 속도에서 조금은 벗어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까이에서 바라본 로컬의 삶은 생각보다 치열했다. 부족한 인프라, 여전히 보수적인 관념, 좁고 복잡하게 얽힌 인간관계, 그리고 늘 체감하게 되는 서울과의 거리. 로컬에서 자신의 일을 만들어간다는 것은 매일 작은 전쟁을 치르는 일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이곳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믿는 것을 놓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현실에 부딪히면서도 자기다움을 잃지 않고 조금은 더디더라도 멈추지 않고. 때로는 쉬어가면서도 결국 자신의 일을 이어간다. 로컬무쌍은 그런 로컬크리에이터들의 삶과 태도에 대한 나의 찬사이다. 나는 그들에게 묻고 싶다. 어떻게 자신의 것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지. 무엇이 그들을 계속 움직이게 하는지. 치열한 현실 속에서도 어떻게 자신의 속도를 지켜내는지. 매일이 전쟁인 로컬에서 자신만의 속도로 살아남는 사람들. 그 누구를 옆에 두고 비견할수 있을까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 역시 느직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가려 한다. Local無雙 로컬무쌍 1. Jackson laird - Microdose 2. Breakwater - No Limit 3. Michael Jackson - Rock With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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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kjik
사랑은 빠지는 게 아니라 번지는 거라던데?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듯, 나도 한때 누군가와 사랑을 주고받았고 그만큼 상처도 주고받았다. 사랑에 얽힌 커다란 변화가 찾아올 때마다 생각했다. '하여간, 사랑 참….'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늦은 밤, 씁쓸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산책을 나섰던 날 사랑에 대한 자문자답을 나누던 중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당시에도 오 나쁘지 않은데? 하고 메모장에 적어놓았었다...) 사랑은 칼로리가 높다. 사랑은 빠지는 것이 아니라 번지는 것이다. 사랑은 칼로리가 높다 사랑은 칼로리가 높다는 말은 어쩌면 정론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사랑을 시작하면 실제로 살이 찌기도 하지만 오래 사랑하고 많이 사랑할수록 그 사랑을 덜어내는 데에도 오랜 시간과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함께 먹었던 음식과 자주 걷던 거리, 무심코 건넸던 말과 습관처럼 반복되던 연락까지. 사랑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사이에 차곡차곡 쌓인다. 그러니 사랑이 끝났다고 해서 그동안 쌓인 마음까지 단숨에 사라질 리 없다. 많이 사랑한 만큼 남은 것도 많고, 다시 가벼워지기까지도 제법 긴 시간이 걸린다. 역시 사랑은 칼로리가 높은 축에 속한다. 사랑은 빠지는 것이 아니라 번지는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사랑에 '빠진다'고 말한다. 그리고 서로의 마음이 돌아서는 순간에는 사랑이 '빠지는' 수순을 밟는다고 여긴다. 마치 밀물처럼 들어왔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처럼. 하지만 나는 사랑이 빠지는 것보다는 번지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흰 한지 위에 검은 먹 한 방울이 떨어지는 모습을 떠올려본다. 누군가에게 첫눈에 반한 순간이나 연애의 초창기에는 사랑의 티가 유난히 많이 난다. 누군가에게 첫눈에 반한 순간이나 연애의 초창기에는 사랑의 티가 유난히 많이 난다. 온종일 그 사람을 생각하고, 별것 아닌 말에도 마음이 출렁인다. 흰 종이 위에 막 떨어진 검은 먹 한 방울처럼 선명하고 또렷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 먹은 천천히 종이 위로 번져간다. 처음처럼 짙고 선명하지는 않지만, 먹이 차지하는 면적은 오히려 더 넓어진다. 어느 한곳에 또렷하게 맺혀 있던 사랑이 일상과 습관, 말투와 표정, 삶을 바라보는 방식 곳곳으로 스며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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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kjik
헛헛함을 사랑하는 방법
저는 문화기획을 합니다. 올해로 꼭 7년이 되었네요. 첫 직장을 가진 뒤로 참 많은 일을 겪었고, 그만큼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중 가장 큰 배움은 아무래도 헛헛함을 사랑하는 법이 아닐까 싶습니다. 처음에는 헛헛함이라는 감정을 아지트를 통해 달랬던 것 같습니다. "퇴근 후 펍에서 마시는 맥주 한 잔, 주말에 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 처럼요 그러다 어느 날 정신을 차려보니, 헛헛함이라는 친구를 제법 사랑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조금 쉽게 말하자면, 헛헛함을 건강하게 소비하는 법을 알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이 녀석을 사랑하게 된 데에는 '기획자'라는 직업도 한몫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상하게도 헛헛함과 함께 있을 때면 아주 좋은 아이디어들이 하나둘 튀어나왔거든요. 그 생각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엮어보고, 때로는 무언가로 만들어내다 보니 이제는 오히려 제가 헛헛함을 찾아다니는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물론 헛헛함이라는 감정을 싫어하는 분도 있을 겁니다. 이 녀석은 보기와 달리 사교성이 좋아서 좀처럼 혼자 찾아오는 법이 없거든요. 대개는 많은 생각과 공허를 데리고 오고, 때로는 두려움과 불안까지 곁에 붙여옵니다. 그래도 너무 미워하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헛헛함을 서두르지 않고 잘 달래 보내고 나면, 그 빈자리에는 어느새 편안함이 찾아오기 마련이니까요. 편안함도 처음부터 함께 찾아오면 좋으련만, 이 친구는 조금 게으른 모양입니다. 다른 감정들이 저만치 멀어지고 나서야 천천히 뒤따라오곤 하더라고요. 어쩌면 헛헛함을 사랑한다는 것은, 그 감정 자체를 좋아하게 된다는 뜻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그 시간을 견디고 지나면 무엇이 찾아오는지 알게 되는 것, 그 속에서 피어나는 생각과 마음을 가만히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것에 더 가까울 겁니다.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도 언젠가 헛헛함을 무작정 밀어내지 않고, 잠시 곁에 앉혀둘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오기를 바랍니다. 1. Bill Withers - Lovely Day 2. Olivia Dean - Reason To Stay 3. Niteflyte - If You Want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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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느직함이 필요하기에
느직하게 살자. 거창한 철학은 전혀 아니고 아주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자가요법?...에 가깝습니다. 저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힘이 많이 들어가는 편입니다. 처음부터 잘하고 싶고, 제대로 해내고 싶고, 멋지게 끝내고 싶어집니다. 특히 마음속에 뜨거운 무언가를 끌어오르게 만드는 프로젝트를 만났을 때면 더 그렇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잘해보고 싶다."라는 열정과 욕심, 그리고 아집이 잔뜩 부풀어 오르면 너무 잘하려고 하다가 지치고 고민만하다가 주도권을 놓치고 결국에는 흥미를 잃어버리고 맙니다. 지금에 와서야 뒤돌아보면 시작부터 잔뜩 들어간 힘이 몸과 머리와 마음을 굳게 했던 것 같습니다. "이리저리 비틀고, 도망치고, 회피하고, 마지못해 마주하고, 될대로 되라며 외치고 있으니 어느새 "느직함"이라는 친구가 저를 찾아오더라구요. 그렇게 "느직함"이 빡빡한 제 몸과 머리와 마음 속을 비집고 들어오고 나니 이제는 이전보다는 덜 지치고, 덜 꼬이고, 끝까지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저와 같은 어려움을 겪는 누군가도 "느직"이라는 친구를 곁에 두셨으면 합니다. 앗! 제가 말하는 느직함은 게으름이 아닙니다. 미루는 것이 아니라 차근차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조급하지 않게 대충 하자는 것이 아니라 조금은 힘을 빼고서 느리게 가자는 것이 아니라 내 속도를 잃지 않고 기지개를 켜고, 느직하게. 이쯤에서 글을 갈무리하고… 저를 느직하게 만들어주는 노래를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해볼까 합니다. 1. Labi Siffre - My Song 2. 이상우 - 하룻밤의 꿈 3. Summer Walker - Session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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