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진지하게 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나만의 기준'이라는 화두와 만나게 되는 순간이 있는 것 같아요. 내가 그동안 만들어온 궤적들이 어떤 모양의 그림인지 어렴풋이나마 깨달았을 때, 그 짜릿함을 한번 경험하고 나면 이 그림을 기어이 완성하겠노라는 욕심을 무시하려야 무시할 수 없게 되잖아요.
완성본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건 세상에 나 하나, 컨펌을 줄 수 있는 것도 나 하나뿐인 이 여정을 끈질기고 즐겁게 계속하기 위해선 아무래도 '컨펌하는 나'의 다정함이 관건이겠단 생각을 했습니다. 컨펌은 보통 '허가'로 번역되지만, '내가 뒷배가 되어줄 테니 나 믿고 마음껏 한번 해봐!' 같은 초월번역도 경우에 따라선 가능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