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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퉁이 이야기
두 번째 에피소드
바나나기차
까먹는 게 당연하니까 그냥 계속 반복해서 외워라?
지금까지 여러분이 수도 없이 들어온 답변일 겁니다. 더 이상 여러분은 이러한 무책임한 말 때문에 스스로를 자책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색깔의 비밀, 바로 공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스마트폰이 동영상을 항상 녹화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그러면 사생활 침해와 같은 여러 문제가 생기겠지만 그 문제는 둘째치고, 여러분들의 스마트폰 저장 용량이 어떻게 될까요? 순식간에 다 바닥나겠죠. 게다가 모든 순간이 다 저장되어 있으니까 여러분이 찾고 싶은 특정 순간 또는 장면을 찾아보려 할 때 원하는 장면을 바로 찾기도 어려울 겁니다. 그래서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우리가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은 순간들과 장면들을 따로 선별합니다. 그 순간에만 사진을 찍고 동영상을 찍어 앨범에 저장해두죠. 또 나중에 필요 없는 사진과 동영상은 지우기도 합니다. 사귀다가 헤어진 경우가 여기에 해당 되겠죠.
도대체 이 사실이 우리가 활용하는 포스트잇의 색깔과 무슨 연관이 있는 걸까요?
우리 뇌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모든 정보를 장기 기억으로 넘기면 뇌의 용량도 부족하고 정보를 적당한 순간에 찾기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우리의 뇌는 장기 기억으로 넘길 정보들을 선별합니다. 스마트폰과 다른 점은 사진과 동영상을 찍을 순간을 우리가 직접 하나하나 결정하는 것과 달리, 뇌는 어떠한 특정 규칙에 따라 어떤 정보를 단기기억으로 넘길지 장기기억으로 넘길지 자동화해서 분류한다는 것이죠.
그렇다면 말이죠. 만약 뇌가 사용하는 자동화 규칙을 우리가 파악한 후 이 규칙에 맞춰 학습을 하면 어떻게 될까요? 원하는 정보를 장기기억으로 훨씬 더 많이 옮길 수 있겠죠.
😎
영어 공부가 세상에서 제일 재미없는 줄 알았는데 공부법 영단어편을 보고서 공부가 재밌어졌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제 우울증이 거의 다 나았다고 하시던데, 알려주신 공부법으로 몰입하고서부터 상태가 매우 좋아졌습니다. 감사합니다 :>
_전O림
🫢
멘탈까지 생각해주시고 넘 감사드려요. 포스트잇으로 단어 외우는 방법을 오늘 처음 써봤는데 평소에 깜지 쓰면서 외우는 것보다 단어 공부시간이 엄청 절약되네요..! 이런 엄청난 방법을 왜 이제서야 안 거지......!
_조O민
이 학생들의 변화는 이 자동화 규칙에 맞춰 학습한 결과입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단어를 외우는 방식은 “제발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이 단어들을 단기기억 저장소로 옮겨줘”라고 소리치는 방식과 같아요. 그렇기에 분명 외운 것 같은데도 시간이 지나면 까먹고, 며칠 후에는 절반 이상의 단어들을 까먹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 건 어쩌면 너무 당연한 것입니다.
이제 자동화 규칙에 맞춰 학습해보고 싶어지셨나요?
자동화 규칙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뇌과학적 지식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모퉁이 이야기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뇌과학적 지식을 알려주기 위함이 아닙니다. 단어암기의 스트레스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 모퉁이 이야기의 목적이죠. 그래서 우리는 학생들이 뇌과학적 지식을 습득하지 않고도 바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했습니다. 이 방법의 핵심이 바로 포스트잇의 색깔입니다.
한 장에 10개씩 적으면 안 되나요?
안 외워진 단어들은 어떻게 하나요? (색깔의 비밀)
우리의 뇌의 자동화 규칙을 시각화할 겁니다. 바로, 포스트잇의 색깔로요. 하루가 끝날 때 그날 외워지지 않은 단어들만 모아서 파란색 포스트잇에 다 적어주시면 됩니다. 몇 개의 단어이든 상관 없습니다. 파란색 포스트잇 한 장에 다 적어주세요. 그리고 그 한 장의 파란색 포스트잇을 책상 위에 붙여두시고 집에 가면 됩니다.
간단하죠? 이제 우리는 다음 날부터 뇌의 자동화 규칙에 맞춰 학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다음 날 우리는 또 한 번 단어가 적힌 8장의 노란색 포스트잇을 책상 위에 붙이겠죠? 그리고 또 간질간질 할 겁니다. 8장의 노란색 포스트잇을 한 장씩 떼어서 간질간질 할 때마다, 파란색 포스트잇을 한 번씩 째려보세요. 그러면 전날 외우지 못했던 단어들을 엄청난 빈도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째려보는 행위를 찌릿찌릿이라 부를 거예요.
간질간질 = 오늘 외우는 단어들 (8장) = 옮기기
찌릿찌릿 = 전날 못 외운 단어들 (1장) = 째려보기
이렇게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여러분보다 먼저 이 방식을 실천한 학생들은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세 가지 미친 변화가 생겼다고.
🙂
“하루 안에 다 못 외워도 스트레스를 안 받게 됐어요!”
이전까지는 외워지지 않으면 문제가 있는 거라 생각해서 스트레스를 받았어요. 이제는 외워지지 않으면 그냥 따로 적어놓고 다음 날 찌릿찌릿 하면 외워진다는 걸 아니까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전혀 없어요.
⏳
“시간이 엄청나게 절약돼요!”
단어장을 펼쳐서 암기할 때는 까먹는 단어가 생기면 그 단어들을 외우기 위한 시간을 따로 또 써야 했어요. 그만큼 투자해야 할 시간이 비례해서 늘어나니 스트레스도 엄청 났어요. 그런데 모퉁이 이야기에서 알려준 간질간질찌릿찌릿이라는 방식은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는 거라, 원래라면 그냥 흘려보냈을 시간을 오히려 확보하게 해주는 방법이에요.
💡
“한 번 외워지면 잘 안 까먹어요!”
파란색 포스트잇에 적힌 단어들은 한 번 외워지고 나면 잘 안 까먹어서 신기할 거예요. 그 이유는 파란색이 마법의 색깔이기 때문입니다는 뻥이구요, 마법이 아닌 과학입니다. 뇌과학이죠. 지금까지 여러분이 단어를 암기해온 방식은 뇌에게 제발 이 정보를 단기기억에 넣어줘!라고 요청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외워도 외워도 까먹고 까먹어서 스트레스를 받아왔던 거예요.
여기까지 왔다면 이미 늦었습니다. 여러분은 이제 단어장을 펼쳐서 고통스럽게 단어를 암기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습니다. 축하드립니다.
간질간질찌릿찌릿은 뇌에게 이 단어들은 장기기억으로 넘겨야 하는 정보들이야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즉, 뇌의 자동화 규칙에 따른 학습이기 때문에 훨씬 더 효율적으로 암기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지금껏 단어를 외우면서 이런 의문으로 고통받아 오지 않았나요?
아 이거 분명 외웠던 건데.. 까먹어버렸네
뜻이 여러 개인 단어는 어떻게 외우지?
이제 고통받을 필요 없습니다. 이 방법 또한 모퉁이 이야기를 통해 다 알려드릴 거예요. 우선은 간질간질과 찌릿찌릿을 하루 동안 꼭 실천해보세요.
그러면 저는 세 번째 에피소드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PAINKILLER
단어암기가 고통스러울 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