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괜찮아"라고만 말하는가
사진: Unsplash의 ashok acharya "아니야, 괜찮아." 말은 생각보다 빨리 나왔다. 정말 괜찮은지 확인하기도 전에, 이미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친구가 "무슨 일 있어?"라고 물었을 때도 그랬다. 회사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갑자기 마음이 가라앉았는지, 어떤 말이 오래 남았는지 설명하려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았다. 괜히 분위기를 무겁게 만들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가장 짧고 안전한 말을 골랐다. "그냥 좀 피곤해서." 우리는 생각보다 자주, 괜찮지 않은 마음을 괜찮다고 말한다. 그 말은 거짓말이라기보다 습관에 가깝다. 상대를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서, 나를 너무 예민한 사람처럼 보이게 하고 싶지 않아서, 아직 내 마음을 나도 잘 모르겠어서. 어쩌면 "괜찮아"는 감정을 숨기는 말이면서 관계를 지키는 말이기도 하다. 내 마음을 다 꺼내면 상대가 부담스러워할까 봐. 다 말하고 나면 내가 더 초라해질까 봐. 말을 시작했는데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그게 더 외로울까 봐. 그래서 우리는 괜찮다고 말한다. 문제는 그 말이 반복될 때 생긴다. 처음에는 누군가를 안심시키기 위해 한 말이었는데 어느 순간 나 자신에게도 같은 말을 하게 된다. 분명 힘든데 "이 정도는 괜찮은 거겠지"라고 넘긴다. 속상한데 "내가 예민한가 보다"라고 정리한다. 불안한데 "다들 이 정도는 버티고 사는 거겠지"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설명되지 않은 채 안쪽으로 밀려난다.
- DK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