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즈음 콘텐츠 마케팅에 발을 디디면서 첫 번째 큰 캠페인을 맡게 됐다. 콘텐츠가 단순히 멋진 이미지나 재치 있는 문구만으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참여율은 기대 이하였고, 캠페인은 그저 흐지부지 끝나버렸다. 이때 정말 뼈저리게 깨달았다. 기획이 없으면 성공도 없다는 것을. 무계획의 대가: 실패한 첫 캠페인 첫 캠페인을 준비할 때는 단순히 많이 만들고, 시각적으로 화려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콘텐츠 기획 자체에는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았다. 이미지와 문구의 조합만 신경 썼을 뿐, 구체적인 전략 없이 진행했다. 당시의 나는 그저 보기 좋은 콘텐츠로 사람들이 몰려올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졌던 셈이다. 결과는 처참했다. 캠페인 게시 후 참여율이 눈에 띄게 저조했고, 대부분의 고객이 내 콘텐츠를 스쳐 지나가기만 했다. 캠페인이 끝난 후 데이터를 확인해보니, 단순히 클릭율이 낮은 것이 아니라, 도달한 고객 중 상당수가 콘텐츠를 끝까지 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왜 이럴까?”라는 질문을 곱씹으며 실패 요인을 분석했고, 결국 콘텐츠는 단순히 예쁘거나 화려해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계획과 전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점을 배웠다. 고객 중심 사고의 필요성 이 실패를 곱씹으며 내가 어디서 잘못됐는지 철저히 분석해봤다. 문제는 명확했다. 나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던 것이다. 콘텐츠를 제작할 때 내 생각과 취향을 우선시했고, 정작 콘텐츠를 보는 고객을 고려하지 않았다. 그 결과, 내가 만든 콘텐츠는 고객의 관심사와 전혀 맞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타겟 오디언스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고객의 나이, 성별, 관심사 등을 철저히 조사하고, 그들의 행동 패턴을 연구했다. 예를 들어, 내가 타겟으로 삼은 고객들은 주로 간결하고 유용한 정보를 원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화려한 시각적 요소를 줄이고, 간결한 텍스트와 직관적인 디자인을 사용해 콘텐츠를 제작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참여율이 이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사람들이 콘텐츠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고객 중심 사고가 얼마나 중요한지 제대로 배운 순간이었다. 명확한 목표 설정 콘텐츠를 만들기 전에 "이 콘텐츠가 뭘 해결해야 하지?"라는 질문부터 던졌다. 예를 들어, 특정 제품을 홍보하는 콘텐츠라면, 단순히 제품을 자랑하는 게 아니라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시해야 했다. 목표가 명확하니 전략이 흔들리지 않았다. 이제는 무작정 콘텐츠를 만들지 않는다. 이유와 목적을 정하고 시작하는 게 우선이다. 이 과정을 통해 콘텐츠의 목적과 가치를 명확히 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마케팅 결과를 낼 수 있었다. 일관된 톤앤 매너 브랜드의 일관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게 됐다. 이전에는 캠페인마다 다른 톤과 스타일을 사용했는데, 이것이 오히려 고객의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예를 들어, 한 번은 친근한 캐주얼 톤을 썼다가, 다음에는 지나치게 전문적인 어투를 사용했다. 고객은 “이 브랜드가 도대체 어떤 성격을 가진 걸까?” 하고 헷갈릴 수밖에 없었던 거다. 그래서 하나의 일관된 목소리와 스타일을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 모든 콘텐츠가 브랜드의 정체성을 반영하게 만들었고, 그렇게 하니까 고객과의 신뢰가 높아졌다. 최근에 몇몇 블로그에서 보이는게 데이터 시각화다. 처음에는 데이터를 텍스트로만 전달하곤 했는데, 모두가 쉽게 이해하진 못했다. 그래서 데이터를 그래프나 차트로 시각화해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캠페인 참여율의 변화를 선 그래프로 표현하거나, 고객 세그먼트를 파이 차트로 분류해 보여줬다. 시각적으로 정리된 정보는 클라이언트의 이해를 돕고 설득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었다. 단순한 숫자보다 시각적 표현이 설득력 있다는 걸 절감했다. 결국은 근거다. 기획의 중요성은 콘텐츠 제작뿐만 아니라 다양한 창작 분야에서도 필수적인 요소다. 게임 디자인처럼 복잡하고 몰입이 중요한 매체에서는 특히 설계의 일관성이 성공의 핵심이다. 콘텐츠 마케팅에서도 계획과 고객 중심 사고가 중요했던 것처럼, 게임 세계에서도 플레이어의 감정을 정교하게 설계하고 이를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 분야 모두 단순히 개별 요소의 화려함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콘텐츠가 시각적인 화려함에 그치지 않고 감정적 흐름을 계획하고 구현해야 하는 것처럼, 게임도 플레이어가 몰입할 수 있는 통일된 디자인을 제공해야 한다. 시각적 요소가 눈에 띌지라도, 본질적으로는 전체적인 흐름과 기획이 완성도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통점을 통해 창작의 근본적인 원리를 이해할 수 있다. 철저한 기획은 단순히 아이디어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경험을 설계하고 조율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