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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람이 좋아 나를 날려도 좋아
어디로든 갈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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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연
아무말
회복
행복
음악 목소리가 가깝고 가득찬 중저음의 목소리로 부른 노래와 꿈처럼 아득한, 오래도록 들어서 과거의 시간이 느껴지는 음악들 나무 무성한 나무가 먼 곳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 숲이 움직이는 듯한 그 소리 찬바람 가슴 깊은 곳부터 머리 끝까지 차오르는 찬바람. 숨막힐 듯한 찬공기가 번쩍 정신을 깨우는 것. 살아 있구나 눈물 날 것처럼 절절히 알려주는 찬바람 비 비가 내리는 소리, 먼 데까지 들리는 빗소리가 만드는 공간감, 비에 젖은 흙의 냄새, 비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눈 함박눈이 내려서 깊이 쌓인 날, 눈의 빛으로 은은히 밝은 새벽, 소리가 멎은 듯 조용한 시간 밤 모두가 잠든 밤, 두렵거나 죄책감이 들지 않는 때, 모두가 안전하게 꿈나라에 간 시간과 곧 잠들 나 이불 건조하고 무거운 이불, 그 안에서 자는 잠, 추운 날 겨울 이불을 뒷목 끝까지 덮어 등을 포근하게 하는 것 소리 가만히 종이를 구기는 날카롭지 않은 소리, 나무들끼리 마찰하는 뭉툭한 소리 간식 단 것, 초콜릿 케이크와 커피, 마카롱과 커피 그늘과 빛 어두울수록 선명하게 보이는 것들, 빛과 어둠의 대비 강아지 솜인형 말랑거리는 손, 품에 안았을 때의 아늑함 크리스마스 모두가 이 순간에 영원히 멈출 것 같은 감각, 그 소망 미니어처 실제 크기에 대비하여 작게 만든 작품들. 하나의 작은 세상처럼 보이는 모형 그림 그림을 그리느라, 색을 칠하느라 무아지경으로 몰입하는 시간. 연필로 종이에, 붓으로 캔버스에 그리는 감각 영화와 드라마, 시 영혼에 공명할, 아직 만나지 않은 작품들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것 시트러스 향 순간적으로 기분을 좋게 하는 향
이렇게 있고 싶다
밤이 적신 들판에 누워서...
그저 살아가면 된다
모든 게 해피 엔딩으로 끝나야만 하는 건 아니거든. 꼭 무언가를 이루어내야만 가치 있는 건 아니다. 성공해야만 의미 있는 것은 아니다. 결론이 나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꼭 그런 이야기만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넘어졌대도, 뛰어 본 적이 없대도 괜찮아. 삶에는 정말 많은 길이 나 있다. 살아가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어. 결국 피고 지는 것은 똑같으니까. 어떤 모양이느냐는 중요하지 않아. 무슨 모양이든지 될 테니까. 동시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고 해도. 지지부진하게 살아도 괜찮아. 결국은 매듭이 지어질 테니까. 그저 살아가면 된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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