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다행히도 애착은 회복이 가능합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얼마든지 애착의 유형이 바뀔 수 있다는 뜻입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데이비드 월린은 안정 애착이 형성되는 세가지 경우를 설명했습니다. 첫 번째는 어린 시절 부모와 좋은 경험을 했을 때입니다. 여러분 중에는 다행히 어린 시절의 경험을 통해 안정 애착을 가진 분도 있겟지만 그렇지 않은 분도 많을 것입니다. 괜찮습니다. 우리는 이미 어린 시절을 지나 성인이 되었으니 바꿀 수 없는 과거에 얽매일 필요가 없습니다.
두 번째는 성장하면서 안전 기지 역할을 해 주는 제2의 애착 대상을 만났을 때입니다. 성장하며 경험하는 관계를 통해 다시금 안정 애착을 형성할 수 있다는 뜻이지요. 우리는 내가 달려가 안심하고 머무를 수 있는, 나의 마음을 안전하게 나누며 재충전해 주는 존재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 대상으로는 친구나 연인, 배우자나 상담가가 대표적이지요.
혹시나 그런 사람이 없더라도 괜찮습니다. 사람만 애착 대상이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지금 나에게 그런 사람이 없다면 안전 기지가 될 만한 일이나 취미를 찾아 안정을 취하면 됩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면 운동을 하거나 영화관에 가는 사람들, 꽃을 보러 가거나 무언가를 배우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안전 기지를 만드는 중입니다.
저는 누군가에게 마음을 터놓기 어려운 순간에는 식물이 가득한 꽃시장에 갑니다. 이곳은 언제든지 나를 환영해 주고 내 마음을 안심시켜주며 나를 재충전해 주기 때문이지요. 이렇게 애착 대상은 가까운 사람이어도, 일이어도, 동물이나 식물이어도, 물건이어도, 혹은 나 자신이어도 좋습니다. 내가 나에게 안전 기지가 되어 주면 나와의 관계가 회복되고 사랑과 신뢰를 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것이 세 번째 방법입니다. 안정 애착은 스스로 정신화 과정을 훈련할 때 형성됩니다. 정신화는 나와 타인의 마음 상태를 이해하는 능력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생각, 정서, 욕구 같은 마음 상태를 의식적으로 알아차리고 해석하는 힘입니다. 우리는 정신화 과정을 통해 내 마음 상태뿐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도 이해하고, 현와 과거, 미래의 경험까지 연결해서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여러분이 이 책을 읽으며 스스로의 마음 상태를 이해하려고 하는 것, 그리고 타인의 마음과 과거의 경험을 연결지어 생각해 보는 것이 바로 정신화 과정입니다. 정신분석가 포나기는 초기의 애착 경험보다 자신의 경험에 대해 성찰하는 정신화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이 정신화 능력을 키우면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능력이 커져서 안정형의 사람이 되어 간다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