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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meline

프롤로그

9월 초
입학식이라는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두 사람 사이에 직접적인 접점은 없었다.
요나는 난데없이 이세계 트립의 당사자가 되어버린 탓에 주변을 살필 여유가 없었고, 레오나는 ‘마법을 쓰지 못하는 신입생’과 ‘불을 뿜는 고양이 마물’을 둘러 소동을 보고도 그저
별 희한한 일이 다 있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1장 진홍의 폭군

9월 초순
"첫만남"
두 사람의 첫 만남은 명백한 사고에 가까웠다.
낮잠을 자다 꼬리를 밟힌 사람과, 꼬리를 조금 밟았다는 이유로 강냉이를 털릴 뻔한 사람이 마주한 자리였으니 서로의 첫인상이 좋을 리 없다. 다만
레오나가 진짜로, 매우, 그리고 엄청나게 보기 드문 미남이었던 탓에 요나는 협박을 당하는 와중에도 상대의 얼굴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기묘한 경험을 하게 되었고, 그 결과 레오나에게 호기심을 품게 된다.

한편 레오나는 자신의 꼬리를 밟고 협박에 그대로 얼어붙은
이 얼빠진 신입생이 여자아이라는 사실을 알아채지만, 이는 학원장 크로울리가 알아서 할 문제라 여겼고 곧 관심을 꺼버린다. (참고: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는 ‘남학교’다.)
막간 (1장과 2장 사이)
9월 중순~10월 초
"탐색전"
식물원에서 마주쳤던 ‘비현실적으로 잘생긴 강냉이 털이 미수범’이 머릿속에서 쉽사리 사라지지 않았던 요나는 그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다. 그 결과 '레오나 킹스칼라'라는 이름과 학년, 사바나클로 기숙사의 기숙사장이며 어느 나라의 둘째 왕자라는 사실, 그리고 능력은 뛰어나지만 게으르다는 평이 자자하다는 것까지 알게 된다.

레오나는 이 시점에서
요나에게 완전히 관심을 끊은 상태였기에, 요나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2장 황야의 반역자

10월
"대립"
학원장의 부탁이라고 쓰고 명령이라고 읽기으로 매지컬 시프트 대회를 앞두고 교내에서 연속적으로 발생한 사고를 조사하던 요나는, 레오나 및 그 휘하의 사바나클로 기숙사 소속 학생들과 대립하게 되면서 레오나의 무자비한 지성과 무심한 잔혹함을 목격하고(연습 시합), 그의 냉소주의의 근원이 된 날것 그대로 곪아 있는 고통과 정면으로 마주했으며(오버블롯), 마지막에는 마지못해 하면서도 어린 조카의 애정을 받아주는 면모를 지닌 남자를 보게 된다(보건실). 이 과정에서 레오나를 향한 요나의 감정은 단순한 호기심을 벗어나, 보다 분명한 관심으로 옮겨갔다.

레오나에게 있어 요나는
처음에는 신경 쓸 가치도 없는 장기말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 별 볼 일 없던 초식동물은 계속해서 그의 계획을 방해했고, 연습 시합 때는 감히 그에게 맞섰으며, 끝내는
그가 세운 계획을 무너뜨리는 변수가 되었다. 더 나아가 오버블롯의 순간, 그가 가장 숨기고 싶어했고 가장 혐오하던 자신의 모습마저 목격한 요나는, 그에게 있어 더 이상 단순한 '초식동물'이 아닌, 너무 많은 것을 보았고 그럼에도 시선을 돌리지 않는 귀찮고 성가시며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막간 (2장과 3장 사이)
11월~12월
"공존"
이후 요나는 3학년과의 합동 수업에 참여하거나 식물원처럼 레오나가 혼자 시간을 보내는 장소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특별한 계기 없이도 그의 곁에 머물며 자연스럽게 접점을 늘려나간다. 이 과정에서 요나는 레오나를 향한 호감을 숨기지 않지만, 이를 강요하지는 않는다.

레오나는 요나가 자신의 최저점을 목격한 인물이라는 점과, 자신을 향한 그녀의 감정이 단순한 선망을 넘어 연애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으며, 요나가 선을 넘지 않는 한 곁에 머무는 것을 굳이 막지는 않는다.

이 시기를 거치며 두 사람은
연인도 아니고 친구라기에도 애매한 상태로, 서로의 존재를 일상으로 받아들이는 관계가 된다.

3장 심해의 상인

12월 중순
"협력"
기말고사 성적 문제로 옥타비넬의 기숙사장 아즐과 불공정한 계약을 맺은 학생들이 그대로 무급 노동에 얽매인 신세가 되자, 요나는 이를 수습하기 위해 직접 아즐과 거래를 한다. 거래의 담보로 낡은 기숙사의 소유권을 넘기게 되면서 요나는 일시적으로 거처를 잃고, 잭의 중재로 사바나클로 기숙사에 머무르게 된다. 그 장소는 다름 아닌 레오나의 방.

자기 영역에 타인을 들일 생각이 없었던 레오나는 요나(랑 그림)에게 사바나클로 학생들을 상대로 한 마법 결투에서 승리할 것을 조건으로 내건다. 요나네는 결투에서 승리함으로서 이를 충족하며 체류 자격을 확보하는데, 이 과정에서
요나는 마법이 아닌 물리적인 대응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후 요나는 사바나클로의 훈련과 식사에 참여하며, 제한된 기간 동안 레오나의 일상에 편입된다.

아즐과의 거래 내용을 돌아보던 요나는 모순된 지점을 발견하고, 아즐의 계약을 자체를 무효화함으로서 문제를 해결한다는 작전을 세운다. 이를 위해 요나는
매일 밤마다 방 앞에서 소란을 일으켜 수면을 방해하겠다는 협박(?)으로 레오나를 끌어들인다. 매지컬 시프트 대회 때 아즐과 거래를 했던 레오나는 이 다소 유치한 협박(?)에 응해 요나의 작전에 가담하고, 아즐의 계약서를 파기하며 거래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한다.

이 과정에서
레오나를 대하는 요나의 태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이미 싹튼 호감을 숨기지 않은 채, 레오나의 곁에 머무르겠다는 선택을 반복할 뿐이었다. 레오나의 방에서 신세를 지고, 그의 일상에 자연스럽게 섞여 들며, 필요하다면 깡다구 하나로 그를 자신이 짠 판에 끌어들이는 일조차 망설이지 않는다. 요나에게 레오나는 여전히 위험하고 까다로운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상대였다.

반면
레오나는 이 일련의 사건을 통해 요나를 보다 가까운 거리에서 보게 된다.
자기 영역에 들어온 요나는 그를 거슬리게 만드는 일 없이 같은 공간을 공유했고, 마법 결투에서는 규칙에 얽매이지 않은 대응으로 상황을 돌파했으며, 까다롭기 짝이 없는 아즐을 상대로도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다. 마법도, 권위도, 배경도 없는 상태에서 필요하다면 몸을 던지고 귀찮게 굴 줄 아는 태도는, 레오나의 기준에서 보아도 분명 이례적인 것이었다. 그것만으로도 요나는 관찰할 가치가 있는 존재였다.

여기에 더해 요나는 레오나의 최저점을 목격한 이후, 그의 곁에 머무르기로 한 선택을 굳힌 인물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태도는 이번 사건 속에서도 변함없이 이어진다. 이 사실은 이후 레오나가 요나를 대할 때, 단순한 계산만으로는 정리되지 않는 요소로 남는다.

그 결과
레오나는 요나를 곁에 둬도 손해가 없는 존재에서, 곁에 두면 실제로 활용 가치가 있는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그것은 호감이나 신뢰라기보다는 계산에 가까운 판단이었지만, 이전과는 분명히 다른 위치였다.
막간 (3장과 4장 사이)
아즐의 불공정 거래 사건 이후에도 두 사람의 관계는 이전과 다르지 않은 상태로 이어지며, 곧 겨울방학을 맞이한다.

한편, 사건이 마무리된 것을 기념해 소규모로 열린 과자 파티 자리에서 뜻하지 않은 해프닝이 발생한다. 요나가 함께 사 온 과자 봉투 속에서 여성 위생용품이 발견되며, 에이스와 듀스, 잭을 비롯한 주변 학생들은
그제야 요나가 여자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4장 열사의 책략가

12월말~1월초
"부재"
겨울방학을 맞아 레오나는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를 떠나 귀향하고, 요나는 낡은 기숙사에 남는다. 두 사람은 짧은 마주침 외에 별다른 교류 없이 각자가 있어야 할 장소로 돌아가며, 두 사람의 관계에 눈에 띄는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함께 지내던 시간이 갑작스럽게 끊기며, 교내에는 이전과는 다른 정적이 깔린다.

요나는 스카라비아 기숙사의 강화 합숙에 휘말려 또 다른 사건을 겪고, 레오나는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과 함께 보내는 의무적인 일정에 메이면서 두 사람은 각자 다른 장소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덫’에 갇힌 채로 겨울방학을 보낸다.

이 기간 동안 요나는 레오나의 부재를 곱씹을 여유조차 없이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응한다.
반면 레오나는 귀향한 뒤에야 문득, 요나에게는 돌아갈 ‘집’이 없었다는 점을 기억해낸다. 뒤이어 고향으로 돌아가는 자신을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던 요나의 모습을 떠올린 그는, 남은 연휴 내내 사소한 불편함과 함께 늘 곁에 있던 성가신 존재가 사라졌을 때야 비로소 인식되는 ‘공백’을 느낀다.

겨울방학은 그렇게 둘 사이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채 지나가지만,
두 사람 모두 그 부재를 경험한 상태로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의 일상으로 돌아오게 된다.
막간 (4장과 5장 사이)
겨울방학이 끝나고 다시 학원에서 레오나를 마주한 요나는, 다사다난했던 연휴가 무색할 만큼 기쁜 기색을 숨기지 않는다. 여전히 스스럼없이 레오나의 곁을 맴돌며 호감을 드러내고, 태도 역시 이전과 다르지 않다.

레오나는 요나가 스카라비아 기숙사 학생들과 함께 합숙을 했다는 사실을 요나가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 알게 되지만, 이를 직접 확인하거나 언급하지는 않는다. 요나 역시 그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지 않으며, 두 사람 사이에는 편안한 침묵이 자연스럽게 자리 잡는다.

5장 미모의 독재자

1월 초순~2월 중순
"동행"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의 교내 축제를 앞두고 진행되는 준비 과정 속에서, 요나는 폼피오레 기숙사장인 빌이 이끄는 VDC 공연 팀의 보조 역할로 합류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공연 팀을 지원하는데 쏟게 된다. 이로 인해 레오나와 함께 보내는 시간은 줄어들지만, 축제 준비 기간 중에 짬이 생길 때마다 함께 보내는 식의 접점은 계속 이어진다.

축제 준비 과정에서 두 사람은 공동의 역할을 수행하지는 않는다. 다만 요나는 이전과 마찬가지로 레오나에게 스스럼없이 말을 걸고, 레오나는 이를 이미 익숙한 일상처럼 받아들인다. 그것은 요나가 이미 그의 영역 안에 포함된 존재라는 인식이 굳어진 결과였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반복되는 짧은 마주침과 단편적인 대화는, 두 사람 사이에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리듬으로 자리 잡는다. 무대 연습 전후의 대기 시간이나 이동 중에 스쳐 가는 짧은 순간들 속에서, 둘은 특별한 계기 없이도 편하게 말을 섞고, 각자의 자리로 흩어진다.

학교 축제가 끝날 무렵, 두 사람의 관계는 여전히 연인이나 통상적인 의미에서의 '친구'로 규정되지는 않는다. 다만 이전과 달리, 서로를 대하는 태도에는 어색함이나 조심스러움이 사라지고, 함께 있어도 자연스럽고 편안한, 기묘하지만 안정적인 우정을 공유하는 관계였다.
막간 (5장과 6장 사이)
학교 축제가 끝난 직후, 그간 별다른 이상 반응 없이 수상한 검은 돌을 먹어 왔던 그림에게 변화가 나타난다. 이전과 달리 흉포하게 날뛰던 그림은 요나를 공격해 상처를 입히고, 이내 어둠 속으로 모습을 감춘다.

갑작스러운 습격과 그림의 실종으로 인해, 요나는 신체적·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는다. 이 사건은 이후에 벌어질 일련의 사태를 촉발하며, 이야기는 곧 다음 국면으로 넘어가게 된다.

6장 명부의 파수꾼

2월 하순
에이스와 듀스로부터 그림이 요나를 공격하고 사라졌다는 걸 전달받은 학원장은 즉시 기숙사장들을 소집하여 모습을 감춘 그림을 추적하고 포획할 것을 지시한다.

레오나는 이 과정에서 요나가 그림으로 인해 다쳤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요나가 이번 사태의 직접적인 피해자였다는 점은 레오나로 하여금 이 일을 가볍게 넘길 수 없게 만들었고, 그는 학원장이 내린 지시를 보다 면밀하게 지켜보기로 한다. 이후 기숙사장들이 그림을 포획·격리 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된다.

그림 사건이 수습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에 정체불명의 세력이 침공한다. 교내 곳곳에서 학생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공격을 받는 혼란 속에서, 요나는 낡은 기숙사에서 VDC 공연팀과 대화를 나누던 중 침입자들의 공격을 맞닥뜨리게 된다.
그 과정에서 기숙사는 파괴되고, 친구들은 공격당해 부상을 입으며, 자밀과 빌은 포박된 채 끌려간다. 설상가상으로, 격리되어 있어야 할 그림까지 그 침입자들의 수중에 있다는 사실을 요나가 알아챈 순간, 침입자들은 사로잡은 학생들을 데리고 철수한다.

침공 이후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열린 (부)기숙사장 회의에서, 요나는 침입자들이 자밀과 빌, 그림뿐만 아니라 리들, 레오나, 아즐까지 강제로 끌고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납치된 학생들 전원이 오버블롯과 연관된 인물이라는 공통점을 인지한 순간, 요나는 그림이 오버블롯 직후마다 수상한 검은 돌을 주워 먹어 왔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그 정보들이 머릿속에서 맞물리는 순간, 요나는 그림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한 자신 탓에 이번 사태가 벌어졌다고 여기며 깊은 자책감을 느낀다.

이후 교사에 의해 보건실로 보내진 요나는 부상당한 에이스와 듀스의 모습을 확인한 뒤, 끝내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린다. 앞서 느낀 자책감과 이 사태를 외면할 수 없다는 책임감은, 요나로 하여금 루크의 주도로 급히 꾸려진 비공식 구조 작전에 합류하게 만드는 동기가 된다.

한편, 정체불명의 세력이 미지의 조직 ‘S.T.Y.X’임을 알아본 레오나는 별다른 저항 없이 투항한다. 연행 과정에서 그는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함께 끌려온 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며, 그들 모두가 오버블롯을 경험한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때 흘러나온 단편적인 발언들을 통해, 요나가 그 모든 사건에 연루되어 왔으며, 이번 침공 또한 눈앞에서 겪었다는 점까지 파악한다. 요나가 이번 사태에도 휘말렸다는 사실은 레오나의 머릿속에 불청객처럼 껄끄러운 감각을 남다.

요나가 루크와 에펠과 함께 S.T.Y.X 본부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슈라우드 형제가 오버블롯을 일으키며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다. 그 여파로 S.T.Y.X의 기계병들이 적대적으로 돌변하고, 요나 일행은 루크의 유니크 마법에 의지해 그 사이를 뚫고 이동한다. 혼란을 헤치고 도착한 곳에는 레오나를 비롯해 납치되었던 학생들과 S.T.Y.X 직원들이 모여 있었다. 다급한 마음으로 그들 사이를 훑어보던 요나는, 레오나의 모습을 발견하는 순간 안도감에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짓는다. 그러나 곧 손등으로 눈가 거칠게 문지른 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활짝 웃으며 레오나에게 무사해서 다행이라며 말을 건넨다.

그 모습을 본 레오나는 일순 시선을 거두지 못했다. 요나가 무사해서 다행이라며 안도하는 순간, 그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그녀의 전신을 훑었다. 옷자락 사이로 드러난 멍자국, 눈 밑의 짙은 그늘, 굳은 동작. 그의 눈에는 그녀의 표정 너머로 겹겹이 쌓인 고통과 긴장이 고스란히 읽혀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무너질 뻔한 표정을 애써 다잡고, 그를 위해서 웃는 얼굴을 보여주었다.

그 순간, 레오나는 자신의 마음속에서 요나의 위치가 달라졌음을 직감한다.

무리의 일원에 대한 책임감이나 영역 의식이라는 말만으로는, 더 이상 그녀의 존재를 설명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그는 요나를 자신의 영역 안에 속한 무리의 일원으로 인식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자신의 판단과 행동 양식이 이미 그녀의 상태와 안위를 가장 먼저 고려하는 쪽으로 기울어졌음을 깨닫는다. 그 인식은 곧 연애 감정이라는 형태로 분명해지고, 레오나는 이를 아무런 혼란이나 망설임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인 레오나는 곧장 행동으로 옮긴다.
과장된 몸짓이나 현란한 말은 없지만, 혼잡한 상황 속에서 요나에게 다가가 조용히 곁을 지키는 그의 행동은 그 어떤 말보다도 그의 진심이 우러나는 행동이었다. 주변의 소란으로부터 요나를 감싸듯이 자리를 잡고 선 레오나는, 낮은 목소리로 그녀가 겪은 일에 대해 묻는다. 그 질문에는 그녀를 이 지경에 이르게 한 상황을 향한 분노가 배어 있었다. 요나는 이전과는 달라진 레오나의 태도에 의아함을 느끼지만, 그 감정을 짚어볼 여유는 없었다.

슈라우드 형제의 오버블롯 사태는 아직 수습되지 않은 상태였고, 재회의 순간은 길게 이어질 수 없었던 것이다. 현 상황에서 사태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에서 온 학생들 뿐이었기에, 그들은 곧 여러 조로 나뉘어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나선다. 레오나와 요나는 서로 다른 조에 배정되어 말을 더 나눌 틈도 없이 각자 정해진 방향으로 흩어진다. 비록 동행할 수는 없었지만, 갈라서기 직전까지 레오나는 줄곧 요나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았다.
막간 (6장과 7장 사이)
S.T.Y.X 본부 발생한 위기 상황이 정리되고 현장에 있던 모두가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로 돌아온 이후에도, 레오나의 태도는 예전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그는 요나가 어디에 머무는지, 어떤 일을 하는지를 당연하다는 듯 신경 썼고, 그녀와 함께할 수 있는 상황을 전제로 자신의 행동을 조율해나간다. 이 과정에서 레오나는 요나에게 자신의 행동을 일일이 설명하지도, 양해를 구하지도 않았다. 마치 처음부터 자신이 곁에 있어야 했던 사람인 것처럼, 당연하다는 듯 그녀의 곁에 머문다.

이 시점에서 레오나에게 요나는 더 이상 특정 상황에서만 신경 써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그의 개입과 보호는 의식적인 판단이 아닌, 이미 내면화된 기본값처럼 작동한다. 이전과 비교하면 그의 태도는 극적으로 달라졌지만, 정작 레오나는 그 변화를 특별히 인식하지 않는다. 그저 지금의 그에게는, 요나를 곁에 두는 것이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일 뿐이다.

한편 요나는 이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가까워진 거리감을 유지하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일상에 개입하는 레오나의 달라진 태도가 기쁘면서도 혼란스럽기만 하다. 요나의 입장에서는 레오나가 언제부터, 왜 이런 태도를 취하는지 그 이유조차 짐작 가지 않기 때문이다. 레오나의 일관된 존재감은 어느새 그대로 요나의 일상에 스며들지만 요나의 마음 한켠에는 막연한 불안감이 고요히 자리잡는다.

이로써 두 사람은 그들의 관계에 대해 서로 엇갈린 해석을 품은 채로, 이전으로는 되돌아갈 수 없는 국면에 접어든다.

7장 심연의 지배자

3월~5월 중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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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휴식의 모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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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금기의 집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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