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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의리 감상회

의리 수신인 : 스러기
의리 발신인 : 엘린 느리개 구술 서울쥐 N극성 오가장
불참자 : AfterHour 서람
2025.07.06
러기
모임 첫 활동 안내를 위한 임시 메시지입니다. 감상평은 각 작품마다 댓글이 아닌 이 곳에 감상평을 작성해주시면 됩니다.(이미지 참조)
2025.07.09
엘린
안녕하세요 스러기 님! 엘린입니다.
우선 작품 잘 읽었습니다. 초아와 가령이 참 안쓰러우면서 애틋했어요.
다만 스러기 님이 언급하셨듯이 둘이 사랑에 빠지는 게 갑작스럽긴 하더라고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가령의 내면 서술이 더 들어가면 괜찮을 것 같습니다. 초아에 대한 첫인상이나 이후 변화되는 인상을 조금씩 꾸려넣으면 속도가 조금 조절되지 싶어요.
그리고 읽으면서 궁금했던 건 초아가 희란의 환생인가요? 아니면 둘은 별개의 개체인가요? 또 마지막에 초아가 가령을 찔렀는데 가령이 죽은 게 맞나요? 끝에서는 앵두밭에서 두 사람이 행복해하는 것 같아서…… 도망쳐서 잘 살았나 싶기도 해요.
아, 그리고 초아는 많이 이해가 가는데 가령에게 이입하기가 조금 어려웠어요. 아마 신비롭고 고고한 흡혈귀이기 때문이겠지요. 그러나 조금 더 서술이 담백하게 들어가도 좋을 것 같아요. 멋진 글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 감상문
❤️
3
2025.07.13
느리개
느리개입니다! 2022년 당시 한국풍 흡혈 앤솔로지 프로젝트가 탐라에 마구마구 올라왔었던 게 기억이 나네요. 밤을 걷는 선비가 생각나기도 하고 가슴이 아주 두근두근했습니다.
앵두꽃의 열음말은 한 편의 시죠. 처음 읽을 때는 전반부를 읽으면서 그 시가 가령이 초아에게 하는 말이구나 싶었는데, 나중에는 희란이 가령에게 하는 말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이거 희란이가 진짜 찐사야... 이거 진짜라구... 아니 이거 진짜라니까?
초아가 가령의 집에 머무른 첫 사흘 말이죠. 그 이야기가 좀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아가 다음날 바로 마을에 돌아오지 않은 이유가 궁금했거든요. 그리고 가령이 희란의 방에 처음 만난 초아를 들인 이유도요! 가령은 그동안 적지 않은 수의 인간을 만나봤을텐데, 그들에게서 느꼈던 것들과 초아에게서 느꼈던 것들의 차이점이 이 사흘에 꽁꽁 숨겨져 있진 않을까 싶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희란과 초아의 공통점까지 말입니다. 그리고 또 희란의 언급도 바로 나오지 않는데, 희란의 등장을 뒤로 미루기 위한 것이었다면 다른 방에서 지내면서 유독 정성스럽게 꾸며진 희란당을 궁금해하는 방향으로도 전개가 가능하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니면 희란을 처음 언급할 때 가령의 마음 속 희란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에 기어이 초아를 들였다는 묘사도 좋을 것 같고요.
아... 저는 밤이가 왜 이렇게 귀여울까요... 바보 똥강아지 같고 그렇습니다. 이 녀석 가령이 흡혈귀인 줄은 어떻게 그렇게 한눈에 알아본 건지 괘씸하고 그렇습니다. 초아도 가령을 처음 보고 선녀인 줄 알고 칠렐레 팔렐레 쫓아갔는데. 똥강아지도 집 지키는 개라고 그런 걸까요?
그리고 또 궁금한 점은 초아의 할머니가 차양부의 도안을 가지고 있었던 이유입니다... 흡혈귀를 위한 부적 도안을 불태우지 않고 가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특히나 흡귀골을 끼고 있는 마을에서요. 설마 희란 집안의 후손이 초아라던가... 가령을 위한 차양부를 만들어서 공급하고 있었다던가... 하희란아너가진짜다혹시앵두꽃도너가같이심었니?
그리고 저는 집 무너진 비버가 되어 마지막 다섯 줄을 하염없이 읽었습니다. 아니... 이거 진짜임? 이게 진짜임? 뭐가 진짜임? 눈부시게 웃었다는데 제최애가이미희란인이상희란이랑만나서희란이와도사랑을했었다는것을자각하고둘이서행복하길바람. 은 잠시 내려놓고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앵두 주인은 초아니까 아무래도 흡혈귀의 놀라운 회복력으로 살아나서 초아에게 앵두를 모두 바치기 위해 앵두를 따고 있는 거겠죠... 둘의 사랑도 아름답지 않을 수 없으니 행복하길 바랍니다.
스러기님의 <앵두꽃>! 한국사극 흡혈귀 GL, 전혀 익숙하지 않은 새로운 조합이 참 즐겁고 별난 맛을 제게 선물해주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1. 감상문
👍
3
2025.07.15
구술
  1. 감상문
👍
3
2025.07.19
서울쥐
안녕하세요, 서울쥐입니다.
감상평 남겨봅니다.
문장 가독성이 좋아서 한숨에 다 읽었고, 문장 자체도 공을 들여 쓰셨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특히 '한국풍' 특유의 분위기가 살아 있는 소설이라 느꼈습니다.
초반부에 마치 판소리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문장이 있는데요.
자칫 과하면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덜 쓰면 그 느낌이 잘 안 사는 데 너무 잘 활용해 주셔서 그런지 초반부터 확 몰입할 수 있었어요.
또한 후반부에 가면 이런 판소리 같은 묘사는 줄지만, 여전히 분위기를 살리려는 문장 묘사와 설정 차용을 하신 게 보여서 글의 끝까지 만드신 세계관에 녹아들 수 있었습니다.
(여담으로 판소리 같은 묘사가 뒤로 갈수록 줄어드는 건 좋다고 생각해요. 누군가 이야기해주는 걸 듣는 거로 시작해서 자연스럽게 세계 안에서 경험하는 것처럼 변하는 것 같았습니다.)
할머니를 여의고, 마을 사람이 그다지 챙겨주지 않는 '초아', 한 때 깊은 사이였던 친우를 잃고 흡혈귀이기에 홀로 고립되어 살아가는 '가령'.
배척받지만 언제나 밝고 꿋꿋한 주인공과 고립된 곳에서 비밀을 숨기며 살아가는 인물이 서로 만나 사랑하는 이야기는 언제나 매력적인 법이죠.
돌팔이 무당이라는 설정이 기발하고, '초아'라는 캐릭터가 너무 귀여워서 자꾸 읽게 되네요.
어찌 보면 순진하다고 할 수 있는 이 친구를 보면서 누가 챙겨줘야 하는데, 하는 생각을 하게 되어서 자연스레 가령을 쳐다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ㅎㅎ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도 살짝 적어봅니다.
직접 적어주셨다시피, 두 사람이 서로 사랑에 빠지는 개연성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현실에서 사랑에 빠지는 건 이유가 없고, 좀 더 급작스러운 편이죠.
다만 소설에서는 우연히 일어나는 일은 없거나, 적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로맨스' 장르에 있어서 두 사람이 왜 서로 좋아하냐는 이 장르의 핵심이고요!
마지막에 가령이 초아에게 빠지는 건, 자꾸만 찾아오는 이 아이에게서 비로소 정이 가고, 아이를 구하고 싶어 한다는 걸 깨닫는다고 나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초아의 감정선의 흐름을 따라가기 힘들었습니다.
초반부에 자꾸 '가령'을 찾아가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렇게 아꼈다면 왜 흡혈귀인 걸 알아챈 순간 '밤이'를 불러서 집으로 찾아가게 되는지 등이요.
할머니가 '선녀'에 관해 어떤 말을 해서라던가, 그 집에 혼자 살면 외롭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던가, 흡혈귀라는 걸 눈치채고 '밤이'를 부른 게 아니라 말실수로 그 친구가 눈치채고 멋대로 '초아'를 끌고 온 거라던가, 독자가 납득할 수 있는 이유 안에서 전개가 되어야 할 듯합니다.
얼핏 소설 묘사를 보면 마을 사람에게 은근 배척받는 초아가 그래도 자기를 챙겨준 이들을 버리지 못한다거나, '흡혈귀'에 관해 단단히 교육받았기에 차마 부정하지 못했다는 생각도 들긴 하는데요.
만약 그렇다면 이 부분 서술이 조금 더 강하게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가 썩을 만큼 달달하고 애잔한 소설이었습니다.
짧은 분량 안에 '한국풍', '흡혈귀' 소재, '로맨스'를 포함한 이야기를 기승전결까지 다 담아내기 힘드셨을 텐데, 훌륭하게 해내셨다는 점에서 박수를 칩니다.
잘 읽었습니다.
  1. 감상문
👍
1
2 comments
N극성
빗방울이 땅을 추적이는 계절이 왔습니다. 이럴 때면 세상의 소리도, 향기도 평소보다 짙어지곤 하죠. 그 감각에 몸을 맡기고 있자면 몸이 나른해지기도 합니다.
오늘의 꿈에는 이 작품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앵두꽃》
이 세글자로 이루어진 꿈에서 깨고 나면, 아마 울먹이고 싶어지겠죠. 그래도 가능한 한 만나고 싶습니다. 잊지 못할 만큼 퍽 아름다운 꿈이 될 테니까요.
[유려한 문장: 과감하게 뻗은 꽃가지.]
《앵두꽃》은 소설이나, 그 갈래를 '수묵화'로 규정해도 좋을 만큼 유려한 작품입니다. 절도있게 뻗은 문장들을 읽고 있노라면, 눈이 즐겁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되죠. 즉, 문어체의 미학을 극대화 시킨 작품이지요.
잘 갈아놓은 먹에 붓을 푹 찍어, 화선지를 힘차게 가로지른 자국. 그것이 스러기님의 소설 《앵두꽃》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전기수를 닮은 문체: 가슴에서 부서져 내리는 꽃내음]
그러나 《앵두꽃의》 대단한 점은, 문어체의 아름다움을 지키면서도 구어체의 흥겨움을 함께 가져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옛날 옛적, 장마당과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책을 이야기를 들려주던 직업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름하여 전기수. 지금으로 따지면 오디오북 낭독자, 어쩌면 스탠딩 코미디언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이곳저곳에 낭자한 전기수의 발자국을 따라가 보면, 그 중 하나는 앵두꽃 나무 아래 있을지도 모릅니다. 소설《앵두꽃》을 들려주려는 목소리도 함께 말이에요.
소설 《앵두꽃》의 전기수는 참 신묘한 사람입니다. 이야기를 듣는 동안 독자는 초아로, 독자의 곁에 있는 바람은 가령으로 만들어 주지요. 그러다 어느 순간 독자가 기어이 가령의 무릎을 베고 잠들게 만듭니다. 앵두꽃이 두 어 송이쯤 피었을 때 감겼던 눈꺼풀은, 흐드러지는 꽃내음에 파들거리며 깨어날 것입니다.
마치, 한낮의 꿈처럼, 모든 것이 사라지고 맙니다. 남은 것은 울컥이는 가슴과 이름 모를 이에게 질펀하게 짓밟힌, 앵두꽃 향기 뿐.
《앵두꽃》은 꼭 그러한 이야기였습니다.
솜씨 좋은 전기수가 들려준 이야기 덕분에, 저는 이야기의 마지막을 읽고 꿈에서 깨어나고 나서도, 아이처럼 울먹이고 싶어졌답니다.
[대사: 작지만 찬란하게 피어난 꽃송이]
《앵두꽃》의 대사들은 한 사람에게서 태어났으나, 각각 다른 목소리를 내곤 합니다. 초아에게서는 천진하면서도 현실적인 인간의 목소리를, 가령에게서는 성숙하면서도 몽환적인 흡혈귀의 목소리를 자아내지요.
저는 가령의 대사와 독백이 무척 좋았는데요.
"희란, 그대의 방에 다른 인간을 들였소."
라는 부분에서는 저도 모르게 숨을 삼키고 말았답니다.
가령의 대사는 하나하나가 씁쓸함과 갈등을 잘 보여주는데 이게 참 좋았어요. (현실에서 이전 연애에서 실패한 연상이 정말로 할 법한 고민을 보여주고 있는 장면...정말 특히 좋았습니다. 이건 아마 제가 GL을 좋아해서 더 그런 듯합니다.)
마지막에 '잔인함'에 관련하여, 희란과 가령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도 무척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직전 장면에서 가령이 무슨 결정을 했는지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연출이 포함되어 있어 더 좋았던 것 같아요.
[감정선에 대하여]
걱정하신 부분에 대해서도 유심히 살펴 보았습니다. 사실 저는 초아의 연심에 대해서는 급하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가령과 같은 비현실적인 미인을 만났으니 순식간에 빠져드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첫사랑이란 으레 그러하기도 하니까요.
다만, 가령의 연심에 관해서는 중간 단계가 더 있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 가령의 감정은
호기심(신기함)
➡️당혹스러움
➡️수용
➡️애틋
➡️배신감
➡️애틋함"
으로 진행되고 있는데요.
당혹스러움과 수용 사이에, 가령이 내적으로 갈등하는 장면, 더불어 가령이 초아를 결정적으로 선택하게 되는 계기가 조금 더 들어간다면 더 멋진 감정선을 자아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를 테면,
1️⃣ 글 중간중간 희란의 존재를 의식하는 복선
2️⃣ 초아의 행동을 보고 멈칫하거나 갈등하는 장면
3️⃣ 가령과 초아의 관계를 점화시킬 만한 사건 1~2개 추가(초아가 가령의 역린을 건드리는 포인트)
이런 점을 고려해 보시길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이러한 점은 단편이라는 분량의 한계 때문에 빚어진 것으로 예상되며, 작가님께서는 단편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보여주신 거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제 의견은 그저 참고만 부탁드리겠습니다.
&
꽃내음에 가슴이 아릿해지고 마는 소설 《앵두꽃》덕분에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좋은 글 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작가님께서 계속 글쓰기를 이어 나가시길 고대하겠습니다.
N극성 올림
&
추신(1)
앵두꽃은 벚꽃과 피어나는 시기가 비슷하다고 들었습니다.
어쩌면 이승에서 범인들이 맺는 사랑은 벚꽃,
신선계 혹은 삼도천이라는 경계를 두고 서로를 끌어안고자 하는 초아와 가령의 사랑은 앵두꽃이라 부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습니다.
&
추신(2)
아 참. 신기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 작품을 완독하고 출근행 전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스크린도어 앞에 이희란 시인의 시가 쓰여져 있지 뭐예요? 제가 희란이를 사랑하게 된 건 또 어떻게 아시고...:)
  1. 감상문
👍
2
2025.07.20
러기
💌수신자의 답장이 도착했습니다.
소감
제가 이 글을 감상회에 제출할 때에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저는 한국풍 시대물, 사극풍이 주력이라, 쓸 때는 정말 즐겁게 썼습니다만, 단편은 제법 어렵더라고요. 주로 엄청나게 긴 이야기를 생각나는대로 줄줄 써내려가는 편이다보니 짧은 글 안에서 초아와 가령의 서사를 모두 담아내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앵두꽃>은 제게 있어서 애증이 담긴 글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처음에 이 글을 쓸 때는 신비롭고 아련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는데, 다 쓰고 나니 개연성이 무척이나 부족하더라고요. 그래서 올해들어 글을 보완했습니다. 사실 <앵두꽃>은 저만 알고 있는 숨겨진 후기가 참 많은데, 그 중에서 가령과 희란의 이야기를 좀 더 담고, 초아가 가령의 부적을 본 이후로는 그저 막연하게 선녀가 아닐 수도 있다고 짐작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도 넣었죠.
그럼에도 여전히 감정선 - 특히 가령의 감정선이 글을 쓴 저조차도 납득이 안 가더라고요. 역시, 작가인 제가 느낀 점을 회원분들도 지적해주셨고, 디테일하게 해결 방법을 짚어주시기도 하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두루뭉술하게 '감정선이 부족하다'라고만 퉁쳤던 지점에 대한 조언에 갈피가 잡혀서 어떤 부분을 추가해야할지 이제는 좀더 명확하게 깨달았어요. 감상평 작성해주신 회원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회원분들이 궁금해하신 점, 피드백에 대하여(비슷한 의견은 취합하여 작성합니다.)
초아는 희란의 환생인가?
아닙니다! 둘은 완전히 별개입니다...만 아주 연관이 없지는 않습니다. 초아는 희란의 먼 후손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도안집의 차양부가 힌트였어요.)
초아의 외할머니는 초아에게 선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차양부에 대해서도 알려주었지요. 외할머니는, 그리고 어쩌면 희란은, 자신의 후손이 다시 흡귀골의 흡혈귀 가령을 만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결말 도대체 어떻게 된 건가요? 그래서, 둘이 살았다는 건가요?
마지막에 나온 장면은, 누군가의 상상일 수도, 과거의 꿈일 수도, 미래일 수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읽는 부분의 해석에 따라 자유롭게 상상해주시면 되겠어요 😁
희란의 서사가 매력적이에요!
이건 생각을 못 한 지점이에요. 이 글에서 희란의 존재가 중요하긴 하지만, 사실 분량이 적고, 가령의 서사에 포함되는 부분이라서 그렇게 큰 임팩트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거든요. 물론 저도 희란이를 참 좋아합니다...어떤 시점에서는, 희란과 가령이 주인공이 될 수도 있었겠어요. 이 부분은 저도 나중에 좀 더 살려보고 싶습니다.
추가로 밤이의 존재에 대하여
밤이는 작중에서 초아의 친구입니다. (초아에 대한 감정이 어떠한지는 밤이만이 알겠지요.)
밤이는 겁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또 정의를 위해 나설 줄도 압니다. 그렇기에 첫 등장에서 숲에서 초아를 버리고 도망쳤을 때 후회했을 거고, 이후에 가령의 집으로 가는 초아의 뒤를 몰래 밟았을 때에는 도망치지 않고 흡혈귀라고 여긴 가령과 맞서 싸웠죠. 그리고 초아를 구하기 위해 관에 알리고, 초아가 진짜로 위험에 처했을 때에는 그렇게 겁 많은 친구가 초아를 놓아달라고 현감의 다리에 매달리다 매질까지 당했죠. 그래서 저는 밤이라는 친구도 참 좋아합니다 ㅎㅎ
  1. 수신자의 답장
👍
4
❤️
3
오가장
안녕하세요, 오가장입니다. 감상평이 늦어서 이미 러기님의 댓글이 올라온 상태지만, 일부러 댓글을 읽지 않고 글을 읽어보았습니다. 제 감상평은 정말 말 그대로 하나의 감상평으로만 봐주시길 바라며 글 시작하겠습니다.
읽는 내내 러기님이 올려주신 글의 설명을 참고하여 차근차근 흔적을 따라갔습니다. 읽자마자 초아의 언행이 귀여워서 웃음이 났어요. 특히 가령을 보자마자 선녀라고 중얼거리는 장면에선 정말 아이 같은 순수함? 같은 게 묻어나는 느낌이어서 좋았어요. 이후에 이어지는 사랑 이야기는 솔직히 감정선을 따라가기가 벅차서 군데군데 어림짐작을 자주 해야 했습니다.
동양풍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문체와 스토리는 좋았으나 앞서 말했듯 두 사람의 감정이 너무 심하게 건너뛰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예를 들어 초아는 어쩌다가 가령을 사랑하게 되었는가 같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 없이 갑자기 취한 상태로 가령의 집에 찾아온 초아와 취한 초아를 재우면서 희란을 떠올리며 속마음을 읊조리는 가령의 장면은 조금 고개를 갸웃할 만한 장면이었어요. 물론 사랑은 뜬금없고 본인도 어어? 하다가 순식간에 빠져버린다는 걸 알지만 그 어어? 의 순간조차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사흘 동안 같이 지내면서 그 안에 있었던 일들을 짧게나마 언급했으면 어땠을지 궁금합니다. 러기님이 쓰셨던 문장인 ‘초아가 이 집에 와서 하는 일이라 해봐야 책을 읽는 가령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거나, 정원 연못에 있는 잉어에게 먹이를 주거나 할 뿐이었기 때문이다.’ 정도나 이보다 좀 더 디테일한 문장이 ‘가령의 집에 머무른 지 사흘째 되는 날’ 앞에 추가되면 독자가 앞으로 이어질 초아와 가령의 스토리를 받아들이는 데 좀 더 수월할 듯합니다.
제가 읽었을 때 가령이 처음으로 마주했던 진짜 사랑(희란아!)이 하필이면 희생이었던지라 초아한테 보여준 사랑도 자멸로 끝난다는 게 마음이 아팠습니다. 세대를 건너 결국 사랑을 깨달은 흡혈귀, 라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아 몇 번이고 다시 읽었습니다. 마지막에 가령은 초아한테 무슨 말을 하기 위해 초아를 불렀을까요? 결말에 이런저런 사족을 붙이기보다 지금처럼 담백하게 끝나서 더욱 여운이 깊습니다. 열린 결말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앵두꽃처럼 독자의 상상에 맡겨야만 하는 이야기가 있는 법이니까요.
앤솔로지에 들어갈 단편이라는 제약 때문에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음에도 줄여야만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이 이야기에 조금씩 조금씩 살이 붙어 계속 이어졌으면 하는 건 제 욕심이겠지요(하지만 ㅜㅜ). 멋진 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첫 시작부터 좋은 글을 만났습니다. 일요일 오후부터 충만한 가슴을 안고 앞으로도 러기님이 이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를 끝없이 보여주셨으면 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1. 감상문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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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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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신자의 답장
💌수신자의 답장이 도착했습니다.
소감
제가 이 글을 감상회에 제출할 때에는 걱정이 많았습니다. 저는 한국풍 시대물, 사극풍이 주력이라, 쓸 때는 정말 즐겁게 썼습니다만, 단편은 제법 어렵더라고요. 주로 엄청나게 긴 이야기를 생각나는대로 줄줄 써내려가는 편이다보니 짧은 글 안에서 초아와 가령의 서사를 모두 담아내기가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앵두꽃>은 제게 있어서 애증이 담긴 글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처음에 이 글을 쓸 때는 신비롭고 아련하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는데, 다 쓰고 나니 개연성이 무척이나 부족하더라고요. 그래서 올해들어 글을 보완했습니다. 사실 <앵두꽃>은 저만 알고 있는 숨겨진 후기가 참 많은데, 그 중에서 가령과 희란의 이야기를 좀 더 담고, 초아가 가령의 부적을 본 이후로는 그저 막연하게 선녀가 아닐 수도 있다고 짐작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도 넣었죠.
그럼에도 여전히 감정선 - 특히 가령의 감정선이 글을 쓴 저조차도 납득이 안 가더라고요. 역시, 작가인 제가 느낀 점을 회원분들도 지적해주셨고, 디테일하게 해결 방법을 짚어주시기도 하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두루뭉술하게 '감정선이 부족하다'라고만 퉁쳤던 지점에 대한 조언에 갈피가 잡혀서 어떤 부분을 추가해야할지 이제는 좀더 명확하게 깨달았어요. 감상평 작성해주신 회원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회원분들이 궁금해하신 점, 피드백에 대하여(비슷한 의견은 취합하여 작성합니다.)
초아는 희란의 환생인가?
아닙니다! 둘은 완전히 별개입니다...만 아주 연관이 없지는 않습니다. 초아는 희란의 먼 후손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도안집의 차양부가 힌트였어요.)
초아의 외할머니는 초아에게 선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차양부에 대해서도 알려주었지요. 외할머니는, 그리고 어쩌면 희란은, 자신의 후손이 다시 흡귀골의 흡혈귀 가령을 만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결말 도대체 어떻게 된 건가요? 그래서, 둘이 살았다는 건가요?
마지막에 나온 장면은, 누군가의 상상일 수도, 과거의 꿈일 수도, 미래일 수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읽는 부분의 해석에 따라 자유롭게 상상해주시면 되겠어요 😁
희란의 서사가 매력적이에요!
이건 생각을 못 한 지점이에요. 이 글에서 희란의 존재가 중요하긴 하지만, 사실 분량이 적고, 가령의 서사에 포함되는 부분이라서 그렇게 큰 임팩트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거든요. 물론 저도 희란이를 참 좋아합니다...어떤 시점에서는, 희란과 가령이 주인공이 될 수도 있었겠어요. 이 부분은 저도 나중에 좀 더 살려보고 싶습니다.
추가로 밤이의 존재에 대하여
밤이는 작중에서 초아의 친구입니다. (초아에 대한 감정이 어떠한지는 밤이만이 알겠지요.)
밤이는 겁이 많습니다. 그렇지만 또 정의를 위해 나설 줄도 압니다. 그렇기에 첫 등장에서 숲에서 초아를 버리고 도망쳤을 때 후회했을 거고, 이후에 가령의 집으로 가는 초아의 뒤를 몰래 밟았을 때에는 도망치지 않고 흡혈귀라고 여긴 가령과 맞서 싸웠죠. 그리고 초아를 구하기 위해 관에 알리고, 초아가 진짜로 위험에 처했을 때에는 그렇게 겁 많은 친구가 초아를 놓아달라고 현감의 다리에 매달리다 매질까지 당했죠. 그래서 저는 밤이라는 친구도 참 좋아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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