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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의리 감상회

수신인 : N극성
발신인 : 엘린 느리개 스러기 서울쥐 / 오가장(작성예정)
2025.08.09
엘린
안녕하세요 N극성 님. 글 잘 읽었습니다. 우선 읽을수록 압도되는 글이라는 걸 밝히고 들어가겠습니다. 묘사, 분위기, 캐릭터성, 이야기, 대사까지 무엇 하나 소홀히 쌓아진 게 없더군요. 마치 잘 맞물린 톱니바퀴 세트장을 보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잎새에 대한 언급이 많이 나오는데 분량상 그 아이가 등장하진 않아 아쉬웠습니다. 어떻게 딸이 되었는지, 왜 그리 멋대로 굴어도 되는지 등등이 궁금해졌어요. 희수의 성격이 장난 아닌데 잎새는 어떤 아이일지도요. 태화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궁금해요. 희수가 태화를 강제로 범하기 전에 끊겨서 그런지 특히 둘의 관계성이 어떻게 바뀔지가 기대됩니다. 캐릭터들 매력은 충분히 폭발중이라 생각해요. 정보값도 꽉꽉 들어차있긴 한데 과하진 않다고 생각해요. 씹고 뜯을 게 많아서 전 좋았습니다. 호흡이 몰아치듯 휩쓸리는 게 전 재밌었어요. 흐름에 타는 순간 순식간에 읽어버렸어요. 벽돌 문체…… 전 전혀 못 느꼈어요. 그냥 재밌게 읽었습니다! 멋진 글 잘 읽었습니다!
  1. 감상문
2025.08.13
느리개
느리개입니다! 소재 키워드에 무릎을 탁! 이마를 탁! 치고 시작합니다. 이 집 기가 막히네요.
제목에 '시스터 그레텔', '어머니의 처음'. 저는 그만 정신을 잃어버리고(positive) 말았습니다. 언니? 동생? 느와르인데도 처음이라니 무슨 처음? 역시 사랑? 가져갔다고 하니 주도권은 시스터 그레텔에게 있는 걸까요? 그리고 첫 문단을 읽자마자 에? 헤어졌어? 혹시 따로 떨어져 살고 있어? 좋았습니다. 시작하자마자 절규?하긴 했지만 여긴 엄연히 느와르니까요? 독자가 가슴 한 번 찢어보지 않으면 안 되는 장르죠. 뭘 어떻게 지지고 볶았길래 이렇게 죽고 못 사는 편지를 썼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실제로 죽지도 않고 니를 안 놓아줄 끼다 몬 도망간다 하고 전력으로 임하는 편지. 익숙하고도 향기로운 광공의 냄새가 맡아지는군요.
그리고 곧바로

오 마 이 갓
엄 마
!!!!!!!!!!!!!!!!!
이렇게 중요한 날에 제정신인가? 할 때 함께 마미 제정신이세요?하고 생각하는 마음... 근데 저는 솔직히(...) 첫 언급에 잎새가 희수 짝인 줄.... 근데 읽다보니 어...라.... 희수가 잎새 너무 사랑하는데... 너무 엄마와 딸인데.... 했습니다. 그러다 호적에 들어온 것이 10년인데 스물일곱 번째 생일이라길래 설마설마?했습니다. 물론 언니 이야기를 듣고 휴우. 가슴 쓸어내렸고요... 초반부도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가씨가 나오자마자 이 사람이구나 싶었습니다. 다만 아가씨가 붙잡히고도 날뛰는 장면의 대사 구간에서 이쪽 고객을 한두 번 다뤄본 것도 아닐 텐데 제법 조심스럽게 아가씨를 다룬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게 좀 어색했던 것 같아요. 느와르 장르이니만큼 더 거칠게 아가씨를 대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가씨가 굴하지 않는 장면에서 희수가 흥미를 느끼고 데려가기를 결정하는 전개로 이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이후 정신을 차리고 보니 마지막 줄이었습니다. 아앗... 잠깐만요. 저는 성인이라고요... 여기 아래에 분명 뭐가 더 있어야 하는데... 흠흠.
염려하신 부분에서 걸리는 점은 없었습니다.
희수도 태화도, 소설 내 정보값도 독자가 충분히 소화하고 뒷이야기에 관심을 가질 만큼 흥미롭습니다. 물론 호흡도 마찬가지고요. 벽돌 문체 또한 그렇습니다. 저는 일부러 글자 크기와 자간, 줄 간격을 줄여 벽돌로 만드는 것을 선호합니다만, 해당 작품을 읽을 때 줄 간격과 자간을 더 줄이고 싶었다는 점에서 벽돌을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벽돌 러버가 보장합니다. 땅땅!
N극성님의 <시스터 그레텔은 어머니의 처음을 가져갔다>... 마음 같아선 거북아 거북아 75만 자를 내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머리를 구워 먹겠다 하고 구지가라도 부르고 싶습니다. 하지만 거북이에게 노래를 불러봤자 작가는 N극성님이시니 거북이를 그냥 구워먹고 싶어하는 독자가 되겠군요. 언젠가 꼭 완결을 내시고 개인 블로그 연재로든 상업 연재로든 만나게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1. 감상문
2025.08.16
러기
작품과 관련하여 일부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스포일러라는 글씨가 포함된 토글을 주의해주세요!
제가 모바일에서 감상평을 작성하여, 작품 제목을 <시스터 그레텔은 어머니의 처음을 가져갔다.>에서 이후 <시.그.니.처>라고 제 멋대로 줄여서 지칭하고 있으니 참고바랍니다. N극성님 혹시 작품 제목을 줄여 부르는 이름이 정해져있다면 알려주세요!
저는 느와르를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촘촘한 설정과 구성이 가미된 서사보다는 폭력, 피, 타격이나 파열에서 오는 카타르시스만이 위주인 느와르를 선호하지 않습니다. 진단을 받은 것은 아니나, 피 공포증 비스무리한 게 있는데다가 겁도 많아서 느와르를 비롯해 공포, 직접적 연출이 있는 범죄/스릴러/추리물은 모두 피하는 편이에요. 소설이든 만화나 게임이든 영화든간에 전부요. 제가 제 손으로 느와르라는 태그가 붙은 작품을 집을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죠.
그래서 N극성님이 <시스터 그레텔은 어머니의 처음을 가져갔다>를 감상회에 제출해주신 걸 보고, 걱정과 동시에 기대가 되었어요. 걱정은 느와르라는 키워드에 대한 것이고, 기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사로 장르에 대한 거부감을 녹여줄 N극성님만의 글에서 오는 것이었죠. 이전에 읽어보았던 N극성님의 작품이 너무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거든요.(제가 제출했던 글 <앵두꽃>이 실린 앤솔로지에 N극성님의 글 <선비는 능소화를 아는가>도 있으니 읽어보시길!)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시.그.니.처>는 제 걱정은 불식시키면서 기대감은 충족시켜주는 그런 소설이었습니다. 소재에 거부감이 없는 분들은 포스타입에서 꼭 뒷이야기까지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시.그.니.처>는 제목에서부터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헨젤과 그레텔>에서 따오셨을까요. 연관성이 궁금해지는 문장형의 제목입니다. 만약 연관이 있다면 마녀를 죽이게 될 그레텔은 누구일까요. 작중 어머니인 희수는 헨젤과 그레텔의 계모일까요? 아니면 마녀일까요?
저는 발췌문을 읽고서 포스타입에서 1화부터 읽어보았어요. 19화까지요. 문체가 사뭇 다르더라고요. 알고보니 이전에 쓰셨던 작품을 리메이크하고 계시더군요. 제가 읽었던 부분은 리메이크 이전 버전이었고요. 이전 문체도 좋았지만, 바뀐 문체와 구성도 마음에 들어요. 이전 버전보다 문체와 표현들은 묵직해졌고, 살짝 가벼웠던 도입부도 편지글로 형식을 바꾸어 호기심을 유발함과 동시에 앞으로 일어날 일과 인물들의 관계를 암시해주고 있어서 흥미롭게 읽혔어요. 특히나, 내용으로 볼 때 편지를 쓴 이는 희수인 걸로 보이고, 받는 사람은 아마 태화일 것으로 추측되는데, 편지 바로 뒤에 등장하는 희수와 태화의 관계성을 생각해보자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애정어린 다정한 말투에 나름대로 평범하고 온난한 삶을 살고 있다는 점과, 그럼에도 여전히 버리지 못한 집착이 상반되는 점도 즐겁네요.
사실 저는 직전에 구병모 작가님의 <파과>를 읽었어요. 공교롭게도 <파과>는 여성 킬러의 이야기였고, <시.그.니.처>는 여성 사채업자와 채무자의 이야기죠. 두 작품 모두 소설에서 흔하게 기용되는 인물 양상이 아님에도 작중의 묘사나 설정에서 충분히 설득력 있게 서술되고 있고, 매력적으로 느껴졌어요. 물론 이 얘기를 하려고 <파과>를 들먹인 건 아니고요. 구병모 작가님이 ‘술술 읽히는 글’은 경계한다고 하신 인터뷰가 있었는데, <시.그.니.처>를 읽으며 그 인터뷰가 딱 떠올랐어요. 문장이 구구절절 길다거나 만연체라거나 그런 의미가 아니라, 문장을 곱씹어보게 만드는 그런 힘이 있달까요?
<시.그.니.처>는 아무래도 소재가 자극적이라서 자칫하면 정사 장면에 인물의 서사가 잡아먹힐 가능성도 있는데, 각 인물이 지닌 목표가 분명하고 설정도 탄탄해서 그럴 걱정이 없다는 게 커다란 장점이었어요.
즐겁게 잘 읽었습니다!
(스포일러) 그레텔이라는 이름과 잎새의 서사에 관한 스포일러 포함
이 부분은 발췌문에 실리지 않은 부분이며, 리메이크 이전 버전에 나온 내용으로, 리메이크 이후의 내용과는 완벽히 동일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레텔은 잎새의 세례명이었습니다. 잎새의 친어머니를 양어머니인 희수가 죽였고, 그래서 복수를 위해 태화에게 희수를 죽여달라고 하는 장면이 나와요. 제가 읽은 분량에서 모든 것이 다 밝혀진 건 아니었지만, 희수가 태화를 새언니로 입양하게 된 건 모두 잎새의 계획이었죠. 태화는 희수와 계약하기에 앞서서 이미 잎새와 계약을 한 상태였던 거예요.
제가 여기서 궁금했던 것 - 아마도 앞으로의 이야기에서 차차 풀려나갈 서사 - 은, 희수와 잎새의 명확한 관계였습니다. 정확하게는 희수가 잎새를 어떻게 생각하느냐…였죠.
희수는 선정의 대표로, 아마 산전수전, 풍파란 풍파는 다 겪은 사람일 것으로 보입니다. 사채업을 하는 만큼, 원한을 품은 사람은 수도 없이 만나봤을 테고, 자신이 부리는 부하나 임원들에게서도 견제를 받아왔을 것이며, 본인이 사는 집에도 cctv가 설치되어 있을 정도로 경계심과 의심이 많은 사람이에요. 그런 희수가 잎새의 시선에 서린 증오를 알아차리지 못했을까요? 그런데 어째서 위험을 무릅쓰고 잎새를 양녀로 들였을 뿐 아니라 잎새의 마음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 전전긍긍하는 걸까요?
저는 이 지점에서 희수가 헨젤과 그레텔 속의 마녀 역을 맡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먹고 내민 뼈다귀를 팔뚝이라 말하며 내밀었을 때, 그것이 그레텔의 팔뚝인지 아닌지를 알아차렸는지 아닌지는 마녀만이 알겠지요.
그래서 어쩌면, 도입부의 편지는 태화가 아니라 잎새에게 보낸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했네요.
N극성님의 피드백 요청
1. 캐릭터가 충분히 매력적인가.
네! 위에서 작성한 내용들에서 제 애정이 느껴졌을지 모르겠지만 너무요! 인물들이 각기 다른 목표를 지니고 있으면서 서로 비슷한 욕망을 공유한다는 지점이 캐릭터들을 더 매력적이라고 느끼게 해주는 듯합니다.
2. 소설 내에서 정보값/서사적 호흡에 대하여
글을 읽다보면, <시.그.니.처>에는 작가님의 애정이 묻어나요. 물론 모든 작품은 작가의 애정이 들어있겠지만, <시.그.니.처>는 문장 하나, 단어 하나마다 작가님이 심혈을 기울인 게 느껴지는 느낌! 어떤 부분에서 임팩트를 줄 지, 어떻게 써야 느와르의 특성이 잘 드러나고, 어떻게 표현해야 인물의 심리가 독자에게 와닿을지 등을 고심한 게 눈에 보입니다. 물론 이건 제가 이 소설이 리메이크작임을 알고 있어서 더욱 그렇게 느끼는 것일스도 있어요. 아무튼, 그래서 그런지 완급 조절이나, 호흡적인 면은 딱 균형이 잡혀있었습니다. <시.그.니.처>는 많은 장점이 있지만, 작가님이 설정은 탄탄하게 쌓아두신 반면, 정보들은 적시에 딱 필요한 만큼, 그리고 부족하지 않은 만큼 풀어주신다는 점도 그 중 하나죠. 개인적으로 저는 이걸 정말 못 하는 사람이라 읽는 내내 감탄하고 부러워하고 했다네요 ㅎㅎ
3. 벽돌 문체가 읽는 데에 방해가 되지 않는가.
전혀 방해되지 않았습니다! 흔히 말하는 벽돌~은 대화가 적고 지문으로 이어지는 내용이 많은 형식을 말하는데, 애초에 개인적으로 벽돌 문체도 딱히 싫어하지 않기도 하지만, 대사와 지문의 비율이 적당하다고 느껴져서 그 부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1. 감상문
2025.08.18
서울쥐
안녕하세요.
먼저 감상평 업로드가 늦어 죄송합니다.
제가 주로 주말에만 원래 시간을 낼 수 있는데, 7월 말부터 그마저도 여의치 않아서 일요일 늦은 저녁에만 시간이 나는 상황이라서 자꾸 이런 상황이 벌어지게 되네요.
먼저 작품 이야기를 하기 전에, 주로 피드백 받고 싶어 하신 부분을 보고 받은 느낌을 이야기하며 시작하려 합니다.
주신 질문 네 개 모두를 보았을 때, 혹시 소설이 '웹소설'로서 적합하지 않은 형식일지 고민을 계속하고 계신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정보값이 너무 많은지', '서사적으로 호흡이 길거나 (짧은지)', '벽돌 문체는 아닐지' 부분을 물어보신 점에서 이렇게 추측하였습니다.
저는 이 작품의 장르를 피폐물(BDSM이 주요 소재인)이 주가 되는 GL이라는 점에서 이런 걱정은 전혀 하실 필요 없다고 말씀드려봅니다.
일반적으로 저희가 이야기하는 웹소설의 문체가 어때야 한다는 규칙은 주로 남성향이나 판타지, 또는 여성향이더라도 가볍거나 코믹한 분위기에 많이 해당이 된다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사랑을 주제로 다룬 로맨스, BL, GL에서 특히 피폐물인 경우는 이런 부분은 용인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만연체의 극을 달리는 과한 문체면 웹에서 연재하는 플랫폼상에서 적합하지 않은 건 사실인데요.
전혀 그럴 정도의 과한 문체도 아니고, 가독성도 꽤 좋은 편이라고 느꼈습니다.
이런 가정을 두고 이후 감상을 적어 보겠습니다.
먼저, 캐릭터는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45세 대부 업체의 높은 자리에 있는 가학 성향의 여성(그런데 이제 자녀도 하나 있는...!)과 그 업체와 여성(희수)에게 분노를 품은 태화 캐릭터는 굉장히 입체적이에요.
초반 분량에서 캐릭터 특성도 명확하게 드러나고 있고요. ('온 어 리시'를 굉장히 재미있게 봤는데, 특성은 다르지만 그런 느낌의 성격 조합이라 좋았습니다.)
특히 희수라는 캐릭터가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설정의 캐릭터인 데다가, 굉장히 강렬하기까지 해서 매력적입니다.
정보값이 많거나, 호흡이 길거나 짧은 부분 또한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전개상 적절하게 이야기를 끌고 가고, 중간중간 필요한 심리 묘사나 여러 가지가 잘 들어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서사적으로 호흡이 길거나 짧은지 궁금해하신 부분도 마찬가지로 전혀 의식하지 못한 채로 잘 읽어 나갔고요.
아마 개선할 점으로 문체나, 캐릭터, 전개를 고민하고 계신 것 같지만, 저는 전혀 다른 부분을 잠깐 짚어볼까 합니다.
그건 바로 화자이자, 주인공이 '희수'라는 점입니다. 저는 '태화'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되면 더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 이야기의 주요 소재는 BDSM, 그리고 그중에서도 위계 관계가 개입된 피폐물입니다.
그런데 소설은 (아마) 가학 성향을 보인 '희수'의 시점에서 전개됩니다.
개인적으로 '희수'가 어디서도 볼 수 없던 매력적인 캐릭터이고, 이 소설의 매력 포인트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소설 안에서 '희수'의 입장에서 묘사된 생각 부분도 그렇고요.
다만 읽으셨을 대부분의 피폐물을 떠올려 보시면 좋을 듯합니다.
아마도 대부분 피학 성향, 또는 위계 관계라면 위계로서 눌리는 인물의 시점에서 전개가 될 겁니다.
(물론 BL의 경우는 선생 - 학생일 때는 선생의 시점으로 가는 등, 조금 다르기도 합니다. 다만 여기는 공/수라는 또 다른 도식이 있어서... 아마 이 경우는 '수'의 시점에서 전개된다고 봐주시면 됩니다.
2차 창작의 경우도 조금 달라지긴 하고요. 어디까지나 1차 창작인 작품에서 이런 류일 때의 비율 위주로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물론 예외도 있는 건 아나, 이 경우는 예외의 경우 가지는 특징을 분석해야할 듯 합니다.)
왜냐하면 독자가 웹소설을 읽어 나가기 위해서는 아무래도 이입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랑 이야기에서 후회하는 인물이 나오고, 집착하는 인물이 나오고, 괴롭히는 인물이 나올 때, 독자가 이런 부류의 가해자에 이입하는 건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마음 한구석에는 찝찝함이 남게 되거든요. 한 편으로는 그런 나쁜 인물을 매력적이라고 생각하고, 이야기가 더욱 격하게 흘러가길 바라면서도요.
(다만 주인공의 입장에서 진행 되다가 '반대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고 있던 건데?'를 궁금해 하는 경우는 많습니다.)
물론 이렇게 했을 때는 조금 더 뻔하고, 흔한 전개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래도 희수의 미스테리함과 위압감을 더 강조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긴 합니다.
정 걱정되면 바로 앞의 괄호에서 말한 것처럼 가끔 교차로 희수의 시점을 보여준다거나 하는 방법도 있고요.
이런 부분을 빼면, 이야기 전개, 캐릭터성, 호흡 등은 전혀 문제없는 완성도 높은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문체에서는 특유의 분위기가 있긴 한데, 이건 개성이라고 볼 수 있는 부분이고요.
감상평은 여기서 끝인데요.
이제부터는 적을까 말까 하며 끝까지 고민했던 부분인데요. 이후 내용은 정말 사적이고 개인적인 의견이라 편하게 넘기셔도 좋습니다.
첫 상업 연재를 조기 완결로 마무리한 뒤, 많이 속상해하신다는 말이 마음에 와닿아서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작게나마 오지랖을 부려봅니다.
어쩌면 이 말이 위로될지도, 더 상처가 될지도 잘 감이 안 오네요. 혹시 조금이라도 상처가 될 것 같으면 무시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상업 작품의 흥행은 개인의 필력도 물론 중요한 요소지만, 그 외적인 부분도 굉장히 영향을 많이 주는 편입니다.
어떤 플랫폼에 노출되느냐, 프로모션을 받느냐, 그 장르의 유행/시장 상황은 어떤가, 장르와 소재가 메이저인가 마이너인가, 그 외 너무 많은 요소가 있지요.
이미 잘 아시겠지만, 이 작품은 GL이라는 마이너한 장르 시장 안에서도 더욱 마이너한 BDSM, 계약 관계, 비혈연 관계(저렴한 말로는 '유사 근친'이라는 표현을 쓰는...), 피폐물(위계 관계가 있으니)이라는 소재를 쓰고 있습니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어느 정도 조회수 자체에서부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이야기를 꺼낸 목적은 '시장이 그러니까, 어쩔 수 없는 거야, 포기해!' 같은 말을 하려는 건 아닙니다.
다만 조기 종료의 원인을 본인의 작품에서 찾으려는 시도를 하시지 않았으면 해서요.
상업 작품의 실패로 자신의 작품에 대해 검열을 더 하시고, 너무 기죽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문체나 여러 가지로 충분히 잘 쓰신 작품이고, 무엇보다 정말 쓰고 싶으셨던 이야기잖아요? 애정을 가지고 쓰셨다는 게 글에서 느껴질 정도였어요.
웹소설이라는 새로운 형식이 나오면서, 작가는 이전과 달리 조회수와 유료 결제라는 숫자를 실시간 성적표 처럼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작은 숫자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숫자 하나하나 뒤에 사람이 있었다는 걸 잊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조회수 하나마다 실제로 방에 와서 직접 쓴 책을 집어 들고 읽은 이들이 있다고 상상하곤 하는데요.
내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부분에 너무 실망하지 마시고,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누군가는 작가님의 작품을 즐겁게 읽었고, 그런 이야기를 오래 찾아왔다는 걸요.
작가가 해야하는 건, 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쓰면서 조금 더 잘 전달할 방법은 뭐가 있을까 정도의 고민이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좋아하는 이야기 계속 쓰셨으면 좋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1.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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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감상문
느리개입니다! 소재 키워드에 무릎을 탁! 이마를 탁! 치고 시작합니다. 이 집 기가 막히네요.
제목에 '시스터 그레텔', '어머니의 처음'. 저는 그만 정신을 잃어버리고(positive) 말았습니다. 언니? 동생? 느와르인데도 처음이라니 무슨 처음? 역시 사랑? 가져갔다고 하니 주도권은 시스터 그레텔에게 있는 걸까요? 그리고 첫 문단을 읽자마자 에? 헤어졌어? 혹시 따로 떨어져 살고 있어? 좋았습니다. 시작하자마자 절규?하긴 했지만 여긴 엄연히 느와르니까요? 독자가 가슴 한 번 찢어보지 않으면 안 되는 장르죠. 뭘 어떻게 지지고 볶았길래 이렇게 죽고 못 사는 편지를 썼는지 궁금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실제로 죽지도 않고 니를 안 놓아줄 끼다 몬 도망간다 하고 전력으로 임하는 편지. 익숙하고도 향기로운 광공의 냄새가 맡아지는군요.
그리고 곧바로

오 마 이 갓
엄 마
!!!!!!!!!!!!!!!!!
이렇게 중요한 날에 제정신인가? 할 때 함께 마미 제정신이세요?하고 생각하는 마음... 근데 저는 솔직히(...) 첫 언급에 잎새가 희수 짝인 줄.... 근데 읽다보니 어...라.... 희수가 잎새 너무 사랑하는데... 너무 엄마와 딸인데.... 했습니다. 그러다 호적에 들어온 것이 10년인데 스물일곱 번째 생일이라길래 설마설마?했습니다. 물론 언니 이야기를 듣고 휴우. 가슴 쓸어내렸고요... 초반부도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가씨가 나오자마자 이 사람이구나 싶었습니다. 다만 아가씨가 붙잡히고도 날뛰는 장면의 대사 구간에서 이쪽 고객을 한두 번 다뤄본 것도 아닐 텐데 제법 조심스럽게 아가씨를 다룬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게 좀 어색했던 것 같아요. 느와르 장르이니만큼 더 거칠게 아가씨를 대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가씨가 굴하지 않는 장면에서 희수가 흥미를 느끼고 데려가기를 결정하는 전개로 이어지는 것은 자연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이후 정신을 차리고 보니 마지막 줄이었습니다. 아앗... 잠깐만요. 저는 성인이라고요... 여기 아래에 분명 뭐가 더 있어야 하는데... 흠흠.
염려하신 부분에서 걸리는 점은 없었습니다.
희수도 태화도, 소설 내 정보값도 독자가 충분히 소화하고 뒷이야기에 관심을 가질 만큼 흥미롭습니다. 물론 호흡도 마찬가지고요. 벽돌 문체 또한 그렇습니다. 저는 일부러 글자 크기와 자간, 줄 간격을 줄여 벽돌로 만드는 것을 선호합니다만, 해당 작품을 읽을 때 줄 간격과 자간을 더 줄이고 싶었다는 점에서 벽돌을 걱정하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벽돌 러버가 보장합니다. 땅땅!
N극성님의 <시스터 그레텔은 어머니의 처음을 가져갔다>... 마음 같아선 거북아 거북아 75만 자를 내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머리를 구워 먹겠다 하고 구지가라도 부르고 싶습니다. 하지만 거북이에게 노래를 불러봤자 작가는 N극성님이시니 거북이를 그냥 구워먹고 싶어하는 독자가 되겠군요. 언젠가 꼭 완결을 내시고 개인 블로그 연재로든 상업 연재로든 만나게 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