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6월, 벤처투자사에서 인턴으로 근무하고 있던 시절 일간 업무였던 일간 투자 소식 요약에서 퍼블리 멤버십 사업부의 매각을 다뤘던 기억이 난다.
스타트업이라는 개념을 알게 된 지 1년 정도, 퍼블리의 우여곡절과 10년의 이야기를 모르던 당시의 나로서는 단순한 한 줄의 소식이었지만, 그 한 줄 사이에 수많은 사람의 역경이 있었음을, 그리고 사뭇 우아해 보였던 연착륙을 만들어내기 위해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의 발버둥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잘 된 사례는 너무나 많다. 그리고 그들만의 방식과 원칙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누가 나체인지는 수영장의 물을 빼고 나서야만 알게 된다. 우리가 본질이라고 생각하던 A, B, C, D 중 사실 본질은 C 하나뿐일 수 있다. 그리고 그 사실은, 고통 속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 같다.
(2) 발췌
•
그때 나에게 해야 했던 딱 하나의 질문은 바로, "나는 가슴에 손을 얹고, 이걸 진짜로 진짜로 진짜로 좋아하나?"였다.
•
나는 '나 자신을 믿어라' 같은 말에 잘 공감하지 못한다. 정확히는 그게 어떤 느낌이고 어떤 상태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해온 결정들, 내가 쌓아온 시간, 내가 만들어온 흔적들은 내 안에 분명히 존재한다. 그래서 나는 '나 자신을 믿어라'라는 말보다 내 머릿속에 존재하는 것들을 믿기로 했다.
•
그리고 무엇보다도, 창업자는 회사가 잘못될 때 가장 '박살 날' 사람임
•
창업자와 주주 간의 관계란 사업이 잘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것을 배웠음, 반대로 사업이 잘되지 않으면 어떤 해결책을 갖고 와도 답이 없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음
(3) 소감
내리막을 겪은 사람은 꺾인다, 냉철하지만 변화를 만들지 못한다. 오르막을 겪은 사람은 붕 뜬다, 신나고 에너제틱하지만 보지 못하고 (않고) 넘어간 비수가 언젠가 분명히 그를 찌른다.
오르막과 내리막을 둘 다 겪은 사람은 많지 않다. 그리고 그제서야 본질을 감지하는 강한 감각이 생겨나는 것 같다. 혹은 본질의 중요성을 그제서야 이해하게 되는 것 같다. 그 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고, 고통스럽고, 지난하고, 때로는 완전한 파괴와 재창조에 가까울 것이다.
나는 그 경지의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으나, 다행히 이 책을 통해, 감사하게도 주변의 어른들을 통해 그 편린이나마 멀찍이서 바라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그 경험을 나누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 판단이었을 것 같다. 후배를 위한 사랑 하나로 흔쾌히 이를 나눠주신 박소령 대표님께 감사한 마음이 든다.
우연히도 이 글을 쓰는 순간, 스포티파이에서 강철의 연금술사의 오프닝인 <멜리사>가 선곡되었다. 에필로그에서 머리를 세게 치는 듯한 느낌을 주었던 저자의 인용을 재인용하며 마무리하려 한다.
고통을 수반하지 않는 교훈에는 의의가 없다. 인간은 어떤 희생 없이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으므로.
하지만 그것을 뛰어넘어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을 때, 사람은 무엇에게도 지지 않는 강인한 마음을 갖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