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수동 한복판에서 일본 밥집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일본식 김밥 전문점 ‘우리마키’다. 2022년 부산에 본점을 열었고, 성수에도 지점을 냈다. 부산 서면 마키 맛집으로 유명했던 터라 성수에도 문을 열자마자 인파가 몰렸다. 웨이팅 후기가 넘쳐나는 성수맛집에 오픈런을 도전했다. 일본어 간판과 가게 앞에 놓인 일본 잡지 덕에 순식간에 일본으로 여행 온 느낌이 났다. 오픈 10분 전 도착했는데 이미 기다리고 있는 손님들이 있었다. 다행히 웨이팅 없이도 입장 가능한 순서였다. 현장 예약은 오전 10시 30분부터, 테이블링 예약은 11시 30분부터 가능하다고 쓰여 있었다. 포장 주문은 매장 내 키오스크에서 바로 가능하니 참고하자. 개점 전 주문 먼저 받는 시스템이라 메뉴판을 살펴봤다. 우리마키에서는 치킨 가라아게, 참치 김치 유부, 텐동, 우엉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든 마키를 판다. ‘마키’는 일본어로 감싸거나 돌돌 만다는 뜻이다. 국내로 들어오며 주로 연어나 참치 등 회를 넣은 대왕 김밥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연어마키와 특 튀김우동을 주문했다. “두 분 안으로 안내해 드릴게요~” 11시가 되자 가게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둘러보니 4인 테이블 2개와 2인 테이블 1개를 제외하면 모두 바 형태의 좌석이었다. 네 번째로 입장해 가장 안쪽 바 자리로 안내받았다. 연신 일본 노래가 흘러나온다. 벽에 붙은 메뉴판에도 한국어보다 일본어가 더 크게 적혀 있다. 콘셉트에 아주 충실한 식당이다. 일본 여행을 온 느낌이라 재밌었다. 테이블에 놓인 우리마키 소개와 맛있게 먹는 법을 읽으며 음식을 기다렸다. 주방이 들여다보여 조리 과정이나 위생 상태에 믿음이 갔다. 연어마키는 15분, 특 튀김우동은 30분 정도 기다린 후에 받을 수 있었다. 메뉴판에 안내된 대로 튀김 메뉴가 더 오래 걸렸다. 푸짐한 비주얼을 보자마자 기다리며 지친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 연어마키는 크기도 크기였지만, 연어와 계란 비율이 높아 좋았다. 재료에 아낌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 튀김우동은 새우, 오징어, 연근, 표고버섯, 가지, 단호박, 고구마, 청양고추, 쑥갓, 김 10종의 튀김을 곁들여 먹는 메뉴다. 우동 그릇 위에 튀김을 얹은 채로 나온다. 튀김은 우동 옆에 나오는 사이드 정도로 생각했는데, 튀김 더미가 푸짐해 놀랐다. 연어마키는 타르타르 소스에 찍어 먹어도 되고, 간장을 발라 와사비를 얹어 먹어도 된다. “저희가 직접 만든 특제 간장이라 짜지 않으니 많이 발라 드셔도 됩니다.” 직원 안내를 믿고 간장을 듬뿍 발라 먹었다. 전혀 짜지 않았다. 타르타르 소스보다는 간장과 와사비가 더 취향이었다. 가끔 ‘대왕 김밥’이라는 이유로 한입에 먹기 무리일 정도로 과하게 큰 마키도 있다. 하지만 이곳 마키는 한입에 넣기 딱 좋으면서도 푸짐해서 마음에 들었다. 연어도 신선하고, 부드러운 계란과 아주 잘 어울렸다. 특 튀김우동 튀김은 함께 나오는 트러플 소금이나 함초 소금에 찍어 먹으면 된다. 김, 오징어, 새우튀김이 특히 퀄리티가 좋아서 기억에 남는다. 우동 양도 성인 여성 둘이서 나눠 먹기 적당했다. 우동이 살짝 느끼해졌을 때쯤 테이블에 준비된 김치 시즈닝을 톡톡 뿌려서 먹으면 좋다. 11시 50분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며 보니 3팀이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에서 일본 여행 온 느낌을 즐기고 싶을 때, 다양한 마키를 즐기고 싶을 때 이곳을 찾아보자. 입장 후 음식 준비 자체에도 시간이 꽤 걸리는 편이니 빠르게 먹고 싶다면 오픈 런을 추천한다. 튀김 요리가 오랜 시간이 걸려 음식이 나오는 시간 사이에 간격이 있다. 개점과 동시에 입장했지만, 두 메뉴를 한 번에 먹기 위해 30분 정도 기다린 셈이다. 메뉴판에 작은 글씨로 안내되어 있지만, 튀김류는 시간이 구체적으로 몇 분 정도 더 걸린다고 미리 알려주면 좋겠다. 물론, 웨이팅과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해도 괜찮을만큼 맛있는 한끼였다. 맛집이 넘처나는 성수지만 언제 방문해도 후회 없을만한 곳이다. 주소 :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7길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