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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방곡곡 유람기

대한민국 서울로 시작하여 전 세계 구석구석
아름다운 경치나 이름난 장소를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와서 쓴 기록들
[Z세대가 요즘 K-문화 즐기는 법] ‘시장...좋아하세요?’ Z세대가 사랑하는 광장시장 필수코스
광장시장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서울 최대 규모 전통시장이다. 서울 중심에 있고, 먹거리도 다양해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인기 관광지다. Z세대 사이에선 특히 ‘육회 맛집’으로 유명하다. 젠지서울 에디터도 육회를 먹으러 몇 번 방문해 본 곳. 이번에는 단순히 육회만 먹고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매력 넘치는 광장시장 곳곳을 둘러보고 즐길 수 있는 코스를 준비했다. ① 창신육회 3호점 - 고소한 육회에 매화수 슬러시가 화룡점정 광장시장에는 본점부터 4호점까지 총 네 개의 창신육회 점포가 있다. ‘육회 골목’이라 불릴 정도로 육회 식당이 여럿 들어서 있지만, 4호점까지 낸 곳은 진주육회와 창신육회뿐이다. 그만큼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란 의미다. 창신육회는 특이하게 본점보다 ‘3호점’이 유명하다. 이곳에서만 파는 ‘매화수 슬러시’ 동영상이 SNS에서 인기를 끌며 오히려 본점보다 더 붐비는 지점이 됐다. 유명 맛집인 만큼 외국인과 한국인 가릴 것 없이 많은 사람이 몰린다. 그렇지만 지점이 여러 곳이기 때문에 대기줄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3호점 자체도 1층과 2층을 합해 약 80명 정도 수용할 수 있다. 평일 저녁임에도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기다리지 않고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육회와 잔치국수, 매화수 슬러시를 주문했다. 저녁 시간에는 식사와 반주를 즐기는 한국인들이 많다. 아침 이른 시간에는 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리를 채워 산낙지 등 특색 있는 한국 음식을 즐긴다고. 3호점의 마케팅 포인트인 매화수 슬러시가 나왔다. 주문과 동시에 종업원이 화려한 솜씨로 병을 돌리자 살얼음이 회오리쳤다. 침을 꼴깍 삼켰다. 곧이어 육회와 잔치국수가 탁자 위에 올랐다. 노른자 옷을 잘 차려입은 육회가 반짝반짝 자태를 뽐낸다. 살얼음이 동동 뜬 매화수를 잔에 따르고 젓가락으로 육회 위 노른자를 섞었다. 날씨는 저기압이었지만 고기 앞으로 가니 기분이 좋아졌다. 신선한 식감에 젓가락질이 빨라졌다. 왜 4호점까지 있는지 맛으로 이해를 시켜주는 곳이다. 창신육회에 여러 번 왔지만 잔치국수는 처음 주문해 봤다. 그래도 간이 적당해 육회와 곁들이기 좋았다. 육회뿐 아니라 육사시미, 육회낙지탕탕이, 산낙지, 간과 천엽, 도토리묵, 녹두빈대떡 등 메뉴가 다양하다. 어떤 메뉴를 시켜도 실패하지 않는 ‘믿고 먹는 맛집’이다. 육회가 끌릴 때 수많은 가게 사이에서 고민이라면 이곳은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할 곳이다. 주소 : 서울 종로구 동호로 403-10 영업시간 : 월~화, 목~일 9:30~21:50 (21:30에 주문마감) 좌석 정보 : 6인석 7개(1층), 4인석 8개(2층) 인스타그램 : @changsin_yukhoe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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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가 요즘 K-문화 즐기는 법] 모든 메뉴 다 먹고 싶은 퓨전 한식 맛집···청담 ‘호족반’
서울 신사동 도산공원 근처를 걷다 보면 늘 사람이 북적여 눈길을 끄는 식당이 있다. 바로 ‘호족반’이다. 족발이 연상되는 이름 때문에 족발 가게라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퓨전 한식 전문점이다. 호족반은 좋을 호, 겨레 족, 밥 반 자를 쓴 ‘훌륭한 민족의 밥’이라는 뜻이다. 어디에 내놓아도 호평 받는 한식을 내보이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개점 15분 전인 오전 11시 15분에 가게 앞에 도착했다. ‘웨이팅 맛집’답게 대기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었다. 메뉴판도 넉넉해 기다리며 메뉴를 고르기 좋다. 영업 시작 전인데도 이미 자리에 앉아 기다리거나 메뉴를 보는 이들이 많았다. 키오스크를 살펴보니 앞으로 5팀이 있었다. 인원 수와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기다리면 된다. 11시 30분이 되자 순서대로 입장을 시작했다. 일행이 모두 와야 입장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내부에는 8명 정도 앉을 수 있는 단체 테이블 1개, 4인 테이블 2개, 2인 테이블 3개가 있다. 한 번에 22명 정도 들어간다. 오픈 전 대기를 등록한 사람들은 개점과 동시에 모두 입장할 수 있었다.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 만석이었고 기다리는 인원이 점점 늘어났다. 주문은 테이블에 있는 키오스크로 하면 된다. 들기름 메밀국수와 트러플 감자전을 주문했다. 15분 정도 지나 음식이 나왔다. 윤기가 잔뜩 흐르는 비주얼에 맛보기 전부터 눈이 행복해진다. 플레이팅부터 만점이다. 전의 생명은 바삭함이다. 호족반 트러플 감자전은 바삭 그 자체다. 전 자체는 매우 얇지만 토핑이 식감을 풍부하게 만든다. 퓨전 한식집답게 감자전 위에 베이컨을 올렸다. 감자전 특유의 고소한 맛에 베이컨 크러쉬의 짭짤한 맛이 더해져 맛있고 바삭한 과자를 먹는 느낌이 들었다. 들기름 메밀국수는 이름 자체에 충실한 맛이다. 들기름 향이 아주 강하다. 위에 올라간 파와 김도 꼭 함께 먹어줘야 한다. 자극적인 맛은 아니지만 한번 먹으면 계속 손이 가는 깔끔한 맛이다. 들기름만 들어가면 조금 심심할 수 있는데, 비법 메밀 간장과 어우러지니 고소하면서도 간이 잘 된 느낌이었다. 감자전과 곁들여 먹으니 천국이 따로 없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김치와 같이 먹어도 맛있으니 다양한 방법으로 즐겨 보길 추천한다. 감자전 자체에도 트러플 향이 진하게 나지만, 특제 트러플 마요네즈 소스에 찍어 먹으면 풍미가 배가 된다. 소스는 선택 아닌 필수다. 많이 찍어도 느끼하지 않으니 꼭 듬뿍 찍어서 먹어 보길 권한다. 부드러운 마요네즈와 고소 짭짤한 감자전은 환상의 짝꿍이다. 메밀국수도 파와 김을 골고루 섞어 먹으니 혼자서도 ‘순삭’이었다. 고소한 들기름 향기에 정신없이 흡입하게 된다.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 식사를 마치고 나오며 보니 대기 줄이 가게 밖까지 이어져 있었다. 점심시간도 그렇지만, 저녁시간 대기는 훨씬 더 심하다고 한다. 사람들이 줄 서는 곳에는 이유가 있구나 싶은 곳이었다. 주문한 음식 모두 만족스러워 다른 메뉴도 먹기 위해 재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 같은 마음이기 때문에 줄이 끊이지 않는 것 아닐까? 수많은 사람들을 사로잡은 이곳의 깔끔한 퓨전 한식을 대기 없이 즐기고 싶다면 오픈 런에 도전해 보자. 15분만 일찍 도착하면 오픈과 동시에 입장해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주소 : 서울 강남구 언주로164길 39 1층 영업시간 : 매일 11:30~21:30 (21:00 주문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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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가 당기는 회식 맛집] 아는 형님의 아는 누나도 좋아하는 통닭···‘한남동한방통닭’
TV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 소개돼 이영자 맛집으로 통하는 ‘한남동한방통닭’. 더부룩한 속을 달래려 소화제 대신 닭을 먹겠다는 모습은 웃음과 동시에 맛에 대한 호기심까지 불러일으켰다. 그런데 이 집, 이미 유명 맛집이었다고. 20년 넘게 한자리를 지키며 동네 주민은 물론 유명인들의 사랑까지 독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대기 후일담도 무시무시하다. 통닭을 앞에 두고 오매불망 기다릴 순 없다. 오픈런이 필요한 때다. 오픈런에는 속도전이 필수. 택시를 잡아탔다. “그 통닭집 가시게?” 목적지를 확인한 기사가 묻는다. 그렇다고 하니, 저녁에는 두 시간 넘게 기다린다며 일찍 출발하길 잘했단다. “그 집 아주 맛집이야.” 서울을 꿰뚫고 있는 택시 기사의 한 마디가 기대감을 높였다. ‘한남동한방통닭’. 주황색 간판에 투박하게 쓰인 노란 글씨가 보이면 도착이다. 도착 시간 3시 40분. 직원들이 오가며 분주하게 개점을 준비한다. 쇼윈도 아닌 ‘닭윈도’ 안에서 통닭들이 쉬지 않고 도는 모습이 인상 깊다. 뚫어져라 쳐다보니 직원이 말을 건넸다. “처음 오세요? 그럼 사진 찍으셔야죠!” 통닭을 가로막던 유리를 열어 준다. 후끈한 장작불 열기와 함께 영롱한 자태의 통닭이 모습을 드러냈다. 바싹 구워져 기름은 빠지고 껍질은 반짝 빛이 난다. “이 아래 장작이 뒤에 저거예요. 우리 트레이드마크.” 직원의 말에 돌아보니 가게 앞 트럭에 한가득 실린 장작이 보인다. 직접 장작까지 넣어보겠냐는 너스레에 됐다고 손을 흔들곤 대기 장부에 이름과 번호, 인원수를 적었다. 4시 10분부터 입장할 수 있고, 때가 되면 전화로 불러준다. 개점 10분 전, 이미 5팀이 대기하고 있었다. 개점과 동시에 자리에 앉아 둘러보니 각종 사인이 벽면 가득하다. 유명인들의 단골 맛집답다. 대표 메뉴인 한방통닭을 주문했다. 한 마리는 포장하겠다고 하니 나가기 15분 전 다시 말해달란다. 주문은 한꺼번에 하고 나가기 전에 받으면 된다. 무, 겨자소스, 소금, 양념 소스와 김치가 기본 상차림이다. 겨자소스를 젓가락으로 콕 찍어 먹어보니 맵싸한 맛이 코를 찌른다. 달콤한 시중 겨자 소스와는 확실히 다르다. 고추냉이를 섞은 듯한 맛이다. 상차림 5인방 중 주인공은 단연 김치다. 직접 담근 김치는 푹 익지도, 그렇다고 양념이 겉돌지도 않아 최상의 맛을 자랑한다. 엄마 김치만 고집하는 김치편식러 입에도 딱 맞았다. 통닭이 나왔다. 크기는 작은 편이다. 먹기 좋게 칼집이 나 있어 젓가락으로도 잘 찢어진다. 껍질은 수분 없이 누룽지처럼 바싹 구워져 씹는 맛이 있다. 닭 다리를 먼저 뜯었다. 바삭한 껍질 속 야들야들한 살코기가 촉촉하다. ‘겉바속촉’의 정석이다. 다음으로 가슴살을 집어 들었다. 촉촉함이 갓 삶아 낸 백숙 수준이다. 가슴살을 결대로 죽죽 찢어 김치와 함께 먹었다. 칼칼한 김치가 담백한 살코기와 어울린다. 통닭 속 가득 채워진 영양밥도 잊지 말자. 대추, 은행, 감초와 찹쌀이 어우러져 특유의 약재 향이 솔솔 난다. 식감은 쫀득한 약밥처럼 찰지다. 윤기나는 밥을 수저 가득 퍼 살코기 한 점, 김치 한 조각을 얹어 먹자. 이곳을 찾는 사람이라면 모두 아는 ‘국룰 조합’이다. 쫀득한 살코기에 맛있는 김치 한 입. 한 번 먹으면 계속 먹게 되는 조합이다. ‘통닭 맛이 다 비슷하지 않겠어?’라고 생각한 과거를 반성했다. 다들 기다려 먹는 이유가 있다. 기본에 충실하되, 여기만의 확실한 포인트가 있다. 직원들의 친절함은 덤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고 말하면 냄새가 덜 나도록 조금 더 꼼꼼하게 포장해 주는 고객 친화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과거, 현재를 넘어 미래에도 통할 ‘스테디셀러’ 같은 곳. 오후 4시, 갓 구운 통닭이 기다리는 한남동으로 빠르게 달려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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