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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의 시작
[Z세대가 요즘 K-문화 즐기는 법] ‘시장...좋아하세요?’ Z세대가 사랑하는 광장시장 필수코스
광장시장은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서울 최대 규모 전통시장이다. 서울 중심에 있고, 먹거리도 다양해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인기 관광지다. Z세대 사이에선 특히 ‘육회 맛집’으로 유명하다. 젠지서울 에디터도 육회를 먹으러 몇 번 방문해 본 곳. 이번에는 단순히 육회만 먹고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매력 넘치는 광장시장 곳곳을 둘러보고 즐길 수 있는 코스를 준비했다. ① 창신육회 3호점 - 고소한 육회에 매화수 슬러시가 화룡점정 광장시장에는 본점부터 4호점까지 총 네 개의 창신육회 점포가 있다. ‘육회 골목’이라 불릴 정도로 육회 식당이 여럿 들어서 있지만, 4호점까지 낸 곳은 진주육회와 창신육회뿐이다. 그만큼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곳이란 의미다. 창신육회는 특이하게 본점보다 ‘3호점’이 유명하다. 이곳에서만 파는 ‘매화수 슬러시’ 동영상이 SNS에서 인기를 끌며 오히려 본점보다 더 붐비는 지점이 됐다. 유명 맛집인 만큼 외국인과 한국인 가릴 것 없이 많은 사람이 몰린다. 그렇지만 지점이 여러 곳이기 때문에 대기줄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아도 된다. 3호점 자체도 1층과 2층을 합해 약 80명 정도 수용할 수 있다. 평일 저녁임에도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기다리지 않고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육회와 잔치국수, 매화수 슬러시를 주문했다. 저녁 시간에는 식사와 반주를 즐기는 한국인들이 많다. 아침 이른 시간에는 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리를 채워 산낙지 등 특색 있는 한국 음식을 즐긴다고. 3호점의 마케팅 포인트인 매화수 슬러시가 나왔다. 주문과 동시에 종업원이 화려한 솜씨로 병을 돌리자 살얼음이 회오리쳤다. 침을 꼴깍 삼켰다. 곧이어 육회와 잔치국수가 탁자 위에 올랐다. 노른자 옷을 잘 차려입은 육회가 반짝반짝 자태를 뽐낸다. 살얼음이 동동 뜬 매화수를 잔에 따르고 젓가락으로 육회 위 노른자를 섞었다. 날씨는 저기압이었지만 고기 앞으로 가니 기분이 좋아졌다. 신선한 식감에 젓가락질이 빨라졌다. 왜 4호점까지 있는지 맛으로 이해를 시켜주는 곳이다. 창신육회에 여러 번 왔지만 잔치국수는 처음 주문해 봤다. 그래도 간이 적당해 육회와 곁들이기 좋았다. 육회뿐 아니라 육사시미, 육회낙지탕탕이, 산낙지, 간과 천엽, 도토리묵, 녹두빈대떡 등 메뉴가 다양하다. 어떤 메뉴를 시켜도 실패하지 않는 ‘믿고 먹는 맛집’이다. 육회가 끌릴 때 수많은 가게 사이에서 고민이라면 이곳은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할 곳이다. 주소 : 서울 종로구 동호로 403-10 영업시간 : 월~화, 목~일 9:30~21:50 (21:30에 주문마감) 좌석 정보 : 6인석 7개(1층), 4인석 8개(2층) 인스타그램 : @changsin_yukhoe_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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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가 요즘 K-문화 즐기는 법] 모든 메뉴 다 먹고 싶은 퓨전 한식 맛집···청담 ‘호족반’
서울 신사동 도산공원 근처를 걷다 보면 늘 사람이 북적여 눈길을 끄는 식당이 있다. 바로 ‘호족반’이다. 족발이 연상되는 이름 때문에 족발 가게라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퓨전 한식 전문점이다. 호족반은 좋을 호, 겨레 족, 밥 반 자를 쓴 ‘훌륭한 민족의 밥’이라는 뜻이다. 어디에 내놓아도 호평 받는 한식을 내보이겠다는 포부를 담고 있다. 개점 15분 전인 오전 11시 15분에 가게 앞에 도착했다. ‘웨이팅 맛집’답게 대기 공간이 따로 마련돼 있었다. 메뉴판도 넉넉해 기다리며 메뉴를 고르기 좋다. 영업 시작 전인데도 이미 자리에 앉아 기다리거나 메뉴를 보는 이들이 많았다. 키오스크를 살펴보니 앞으로 5팀이 있었다. 인원 수와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기다리면 된다. 11시 30분이 되자 순서대로 입장을 시작했다. 일행이 모두 와야 입장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내부에는 8명 정도 앉을 수 있는 단체 테이블 1개, 4인 테이블 2개, 2인 테이블 3개가 있다. 한 번에 22명 정도 들어간다. 오픈 전 대기를 등록한 사람들은 개점과 동시에 모두 입장할 수 있었다.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 만석이었고 기다리는 인원이 점점 늘어났다. 주문은 테이블에 있는 키오스크로 하면 된다. 들기름 메밀국수와 트러플 감자전을 주문했다. 15분 정도 지나 음식이 나왔다. 윤기가 잔뜩 흐르는 비주얼에 맛보기 전부터 눈이 행복해진다. 플레이팅부터 만점이다. 전의 생명은 바삭함이다. 호족반 트러플 감자전은 바삭 그 자체다. 전 자체는 매우 얇지만 토핑이 식감을 풍부하게 만든다. 퓨전 한식집답게 감자전 위에 베이컨을 올렸다. 감자전 특유의 고소한 맛에 베이컨 크러쉬의 짭짤한 맛이 더해져 맛있고 바삭한 과자를 먹는 느낌이 들었다. 들기름 메밀국수는 이름 자체에 충실한 맛이다. 들기름 향이 아주 강하다. 위에 올라간 파와 김도 꼭 함께 먹어줘야 한다. 자극적인 맛은 아니지만 한번 먹으면 계속 손이 가는 깔끔한 맛이다. 들기름만 들어가면 조금 심심할 수 있는데, 비법 메밀 간장과 어우러지니 고소하면서도 간이 잘 된 느낌이었다. 감자전과 곁들여 먹으니 천국이 따로 없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김치와 같이 먹어도 맛있으니 다양한 방법으로 즐겨 보길 추천한다. 감자전 자체에도 트러플 향이 진하게 나지만, 특제 트러플 마요네즈 소스에 찍어 먹으면 풍미가 배가 된다. 소스는 선택 아닌 필수다. 많이 찍어도 느끼하지 않으니 꼭 듬뿍 찍어서 먹어 보길 권한다. 부드러운 마요네즈와 고소 짭짤한 감자전은 환상의 짝꿍이다. 메밀국수도 파와 김을 골고루 섞어 먹으니 혼자서도 ‘순삭’이었다. 고소한 들기름 향기에 정신없이 흡입하게 된다.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 식사를 마치고 나오며 보니 대기 줄이 가게 밖까지 이어져 있었다. 점심시간도 그렇지만, 저녁시간 대기는 훨씬 더 심하다고 한다. 사람들이 줄 서는 곳에는 이유가 있구나 싶은 곳이었다. 주문한 음식 모두 만족스러워 다른 메뉴도 먹기 위해 재방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 같은 마음이기 때문에 줄이 끊이지 않는 것 아닐까? 수많은 사람들을 사로잡은 이곳의 깔끔한 퓨전 한식을 대기 없이 즐기고 싶다면 오픈 런에 도전해 보자. 15분만 일찍 도착하면 오픈과 동시에 입장해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주소 : 서울 강남구 언주로164길 39 1층 영업시간 : 매일 11:30~21:30 (21:00 주문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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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가 당기는 회식 맛집] 아는 형님의 아는 누나도 좋아하는 통닭···‘한남동한방통닭’
TV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 소개돼 이영자 맛집으로 통하는 ‘한남동한방통닭’. 더부룩한 속을 달래려 소화제 대신 닭을 먹겠다는 모습은 웃음과 동시에 맛에 대한 호기심까지 불러일으켰다. 그런데 이 집, 이미 유명 맛집이었다고. 20년 넘게 한자리를 지키며 동네 주민은 물론 유명인들의 사랑까지 독차지하고 있다. 그만큼 대기 후일담도 무시무시하다. 통닭을 앞에 두고 오매불망 기다릴 순 없다. 오픈런이 필요한 때다. 오픈런에는 속도전이 필수. 택시를 잡아탔다. “그 통닭집 가시게?” 목적지를 확인한 기사가 묻는다. 그렇다고 하니, 저녁에는 두 시간 넘게 기다린다며 일찍 출발하길 잘했단다. “그 집 아주 맛집이야.” 서울을 꿰뚫고 있는 택시 기사의 한 마디가 기대감을 높였다. ‘한남동한방통닭’. 주황색 간판에 투박하게 쓰인 노란 글씨가 보이면 도착이다. 도착 시간 3시 40분. 직원들이 오가며 분주하게 개점을 준비한다. 쇼윈도 아닌 ‘닭윈도’ 안에서 통닭들이 쉬지 않고 도는 모습이 인상 깊다. 뚫어져라 쳐다보니 직원이 말을 건넸다. “처음 오세요? 그럼 사진 찍으셔야죠!” 통닭을 가로막던 유리를 열어 준다. 후끈한 장작불 열기와 함께 영롱한 자태의 통닭이 모습을 드러냈다. 바싹 구워져 기름은 빠지고 껍질은 반짝 빛이 난다. “이 아래 장작이 뒤에 저거예요. 우리 트레이드마크.” 직원의 말에 돌아보니 가게 앞 트럭에 한가득 실린 장작이 보인다. 직접 장작까지 넣어보겠냐는 너스레에 됐다고 손을 흔들곤 대기 장부에 이름과 번호, 인원수를 적었다. 4시 10분부터 입장할 수 있고, 때가 되면 전화로 불러준다. 개점 10분 전, 이미 5팀이 대기하고 있었다. 개점과 동시에 자리에 앉아 둘러보니 각종 사인이 벽면 가득하다. 유명인들의 단골 맛집답다. 대표 메뉴인 한방통닭을 주문했다. 한 마리는 포장하겠다고 하니 나가기 15분 전 다시 말해달란다. 주문은 한꺼번에 하고 나가기 전에 받으면 된다. 무, 겨자소스, 소금, 양념 소스와 김치가 기본 상차림이다. 겨자소스를 젓가락으로 콕 찍어 먹어보니 맵싸한 맛이 코를 찌른다. 달콤한 시중 겨자 소스와는 확실히 다르다. 고추냉이를 섞은 듯한 맛이다. 상차림 5인방 중 주인공은 단연 김치다. 직접 담근 김치는 푹 익지도, 그렇다고 양념이 겉돌지도 않아 최상의 맛을 자랑한다. 엄마 김치만 고집하는 김치편식러 입에도 딱 맞았다. 통닭이 나왔다. 크기는 작은 편이다. 먹기 좋게 칼집이 나 있어 젓가락으로도 잘 찢어진다. 껍질은 수분 없이 누룽지처럼 바싹 구워져 씹는 맛이 있다. 닭 다리를 먼저 뜯었다. 바삭한 껍질 속 야들야들한 살코기가 촉촉하다. ‘겉바속촉’의 정석이다. 다음으로 가슴살을 집어 들었다. 촉촉함이 갓 삶아 낸 백숙 수준이다. 가슴살을 결대로 죽죽 찢어 김치와 함께 먹었다. 칼칼한 김치가 담백한 살코기와 어울린다. 통닭 속 가득 채워진 영양밥도 잊지 말자. 대추, 은행, 감초와 찹쌀이 어우러져 특유의 약재 향이 솔솔 난다. 식감은 쫀득한 약밥처럼 찰지다. 윤기나는 밥을 수저 가득 퍼 살코기 한 점, 김치 한 조각을 얹어 먹자. 이곳을 찾는 사람이라면 모두 아는 ‘국룰 조합’이다. 쫀득한 살코기에 맛있는 김치 한 입. 한 번 먹으면 계속 먹게 되는 조합이다. ‘통닭 맛이 다 비슷하지 않겠어?’라고 생각한 과거를 반성했다. 다들 기다려 먹는 이유가 있다. 기본에 충실하되, 여기만의 확실한 포인트가 있다. 직원들의 친절함은 덤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고 말하면 냄새가 덜 나도록 조금 더 꼼꼼하게 포장해 주는 고객 친화적 서비스를 제공한다. 과거, 현재를 넘어 미래에도 통할 ‘스테디셀러’ 같은 곳. 오후 4시, 갓 구운 통닭이 기다리는 한남동으로 빠르게 달려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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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가 당기는 회식 맛집] 곱창 성지 왕십리에서 빛나는 그곳…‘제일곱창 본점’
마장동 축산물 시장이 근처에 있어 내장을 손쉽게 구하던 왕십리. 그 덕에 왕십리에는 저렴한 가격에 곱창을 즐길 수 있는 식당이 하나둘씩 생겼다. 특별한 과거를 지닌 곱창거리에 상상을 초월하는 인기로 대기 없이 못 들어간다는 가게가 있다. 이미 ‘먹잘알’로 알려진 여러 연예인이 방문해 MZ뿐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기질 않는 ‘제일곱창’이다. 이곳이 곱창거리에서 가장 핫한 이유가 무엇일지, 명성만큼 맛도 엄청날지 궁금해 평일 오픈런에 도전해 봤다. 왕십리역 2번 출구에서 나와 각양각색 곱창집 간판을 보며 5분 정도 걸으니 제일곱창이 보였다. 도착 시간은 오픈 10분 전인 오전 11시 50분. 우중충한 날씨 탓이었을까? 오픈 런 손님은 보이지 않았다. 잠깐 기다리며 가게 밖을 구경했다. 대기 안내가 보였다. 테이블링 예약은 대기가 30분 이상 길어질 때부터 할 수 있는데, 이날은 대기가 없었다. 눈길을 돌리니 공사장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초록 표지판이 눈길을 끌었다. 자세히 보니 ‘안전제일’이 아닌 ‘완전제일’. ‘제일곱창이 완전 제일가는 식당’이라는 뜻일까? 자부심이 느껴지는 듯했다. 자리에는 기본으로 나오는 반찬과, 낙지 순두부찌개가 있었다. 제일곱창 첫 방문이고 곱창, 대창, 양깃머리를 한 번에 모두 맛봐야겠다는 생각에 모듬구이 2인분을 시켰다. 구이류는 추가 주문을 못 해서 처음부터 여유롭게 주문해야 한다. 순두부찌개는 낙지 하나를 통째로 넣어 국물 맛과 비주얼을 동시에 잡았다. 어느 정도 찌개가 끓자 직원이 순두부와 낙지를 먹기 좋게 잘라줬다. 팔팔 끓으며 먹음직스러운 자태를 뽐냈다. 한 숟갈 떠먹으니 칼칼한 국물이 허기를 달래주는 동시에 식욕 또한 돋워주는 듯했다. 순두부찌개를 먹고 얼마 지나지 않아 초벌 곱창이 나왔다. “기름이 튈 수 있으니 살짝 뒤로 물러나주세요~” 직원이 친절하게 염통, 양깃머리, 대창, 곱창 등 각 부위를 설명해 주고 굽기 시작했다. 직원이 구워주는 게 이곳 최대 장점이다. 전문가의 손길로 구운 곱창은 먹기 좋게 바삭하고 노릇해져 갔다. 그중 가장 빨리 익은 것은 염통. 빨간 염통이 갈색으로 변하자 직원이 집게로 집어 하나는 간장 소스에 하나는 소금장에 넣어주었다. 소스와 쫄깃한 식감이 어우러졌다. 양깃머리, 대창, 곱창까지 익자 불판 테두리에 먹기 편하게 놓아 줬다. 불판 가운데 모인 기름으로는 야채와 김치를 구워준다. 시그니처라는 식빵까지 올려주면, 모든 고기가 다 익었다는 뜻이니 먹으면 된다. ‘곱창집에 웬 식빵?’이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이 식빵은 먹는 게 아닌 기름양을 조절하는 역할이다. “양깃머리는 더 익으면 질기니 제일 먼저 드시고, 대창은 고추냉이에 곱창은 대파 김치에 싸서 간장 소스에 푹 찍어 먹으면 맛있어요.” 설명대로 양깃머리를 입에 먼저 넣어보았다. 양깃머리 구이는 처음이었다. 질기지 않고 적당히 잘 익어 쫀득한 맛이 일품이었다. 평소 대창은 너무 기름져 선호하지 않는 편인데 여기는 바삭했고, 고추냉이를 올리니 대창 특유 고소함이 두드러져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곱창은 곱이 잔뜩 들어 고소했고, 기름에 튀기듯 구운 대파 김치와 먹으니 별미였다. 중간중간 순두부찌개의 칼칼한 국물을 한 번씩 먹어주니 입에 남은 기름기가 조금 해소됐다. ‘식빵이 기름에 너무 많이 젖었는데?’라는 생각이 들 때쯤 직원이 와서 식빵을 교체해 줬다. 직원들이 테이블마다 신경을 잘 쓴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깃기름에 밥과 김치, 날치알을 볶고 김을 얹어 마무리한 하트 모양 볶음밥까지 먹어주니 배가 불렀다. 다 먹고 나오며 테이블링 기계를 확인해 보자 대기가 없어 처음과 같은 상태였다. 평소에는 몇 십분씩 대기해야 한다지만 평일 점심, 약간 흐린 날씨 덕인지 운 좋게 바로 먹을 수 있었다. 식사를 하면서 매장 내 다섯 테이블 정도가 추가로 차기는 했지만 평소처럼 문전성시를 이루지는 않았다. 주말 저녁 언젠가, 제일곱창에 가기 위해 왕십리를 찾은 적이 있다. 그때 대기에 지쳐 다른 곱창집을 갔다. 이번에는 다행히 대기 없이 제일곱창 입장에 성공했다. 이곳 곱창은 왕십리 곱창거리를 대표할 만했다. 대파 김치와 소 곱창 조합은 며칠이 지나도 계속 생각난다. 곱창과 대창은 어느 정도 굽기로 익혀야 하는지 애매할 때가 많은데 직원이 직접 구워주고 맛있게 먹는 법도 알려줘서 좋았다. 빠른 회전을 위해 2층도 있고 별관도 있으니 한 번쯤은 ‘왕십리 곱창 성지’ 제일곱창 방문을 추천한다. 긴 대기가 부담스럽다면 평일 점심시간이나 주말 오픈런을 노려보자. 방이동, 연신내, 제주, 부천에 다른 직영점이 있으니 집과 가깝다면 직영점 방문도 괜찮은 선택이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서 밀키트도 살 수 있다. 근처에 매장이 없다면 도전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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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가 당기는 회식 맛집] 주말 웨이팅 3시간! 30년 전통 참숯 화로 고깃집 ‘남영돈’
서울 남영동 고깃집 ‘남영돈’을 검색했을 때 제일 위에 뜨는 연관 검색어는 ‘남영돈 웨이팅’이다. 주말 3시간은 기본이라는 무시무시한 후기들이 넘친다. 후기를 보듯 영업 시작 시간에 맞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보다 앞선 시간에 식당을 찾는 ‘오픈 런’에 도전자들이 적지 않다. 남영돈 평일 영업 시작 시간은 오후 4시. 3시쯤 가게 앞에 도착했다. ‘기다리는 사람이 별로 없는데?’ 하는 생각으로 문을 열고 대기 명단을 봤다가 깜짝 놀랐다. 8팀이 먼저 와 있었다. 다들 미리 이름을 적고 자리를 옮겨 기다리는 거였다. 내부 넓이를 잘 몰라 오픈과 동시에 들어갈 수 있을까 걱정했다. “9번이면 4시에 입장하실 수 있어요. 4시쯤 되면 매장 주변에서 대기 부탁드립니다.” 걱정하는 마음을 알아챈 듯 직원이 입장 가능 시간을 안내했다. 마음 편히 근처 카페로 잠시 자리를 옮겼다. 3시 50분쯤 가게로 돌아왔다. 참숯 화로 전문점답게 입구 옆 가득 쌓인 숯이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에만 가도 열기가 훅 끼쳤다. 4시가 되고 차례로 입장했다. 메인 홀에는 테이블 6개 정도가 있고, 복도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면 자리가 더 있다. 복도 안쪽 자리로 안내받았다. 기본 세팅이 되어 있어 바로 주문할 수 있었다. 항정살 1인분, 가브리살 1인분, 냉쫄면을 주문했다. 주문과 거의 동시에 고기가 나오고, 직원이 모두 굽고 먹기 좋게 잘라 준다. 소금, 와사비, 쌈장, 젓갈이 있어 원하는 대로 먹으면 된다. 가브리살을 소금에 찍어 먹어 봤다. 쫀득한 식감이 아주 잘 느껴졌다. 쫀득하지만 질기지 않게, 적당한 굽기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이곳이 유명한 이유가 있다고 느꼈다. 다음으로 항정살에 와사비를 얹어 먹었다. 가브리살보다는 더 가벼운 아삭아삭한 식감이었다. 두 부위 모두 질기고 느끼한 고기를 싫어하는 입맛에 딱 맞았다. 남영돈은 메인 메뉴인 고기뿐 아니라 김치찌개와 냉쫄면도 맛있기로 유명하다. 아무래도 자리마다 화로가 있다 보니 가게 내부 공기가 덥고 텁텁한데, 물쫄면을 한입 가득 먹으니 더위가 싹 가셨다. 항정살과 조합이 훌륭했다. 고기를 주문하면 기본 제공되는 김치찌개도 고기가 가득 들어 먹음직스러웠다. 참지 못하고 공깃밥을 시켜 함께 먹으니 완벽했다. 아주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웨이팅이 엄청나다는 고깃집들을 보며 ‘어디서든 먹을 수 있는 고기인데 저렇게까지 대기한다고?’라는 생각을 종종 했었다. 남영돈에서처럼 합리적인 방식으로 기다려 이렇게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다면, 기다릴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기 품질은 물론 식사 메뉴까지 완벽하다. 그냥 고깃집에서의 한 끼가 아니라, 훌륭한 한식 상차림을 즐긴 기분이다. 이곳은 상호를 ‘예쁜돼지 남영점’에서 남영돈으로 바꾸며 MZ 유명 맛집이 됐다. 최근에 생긴 인스타그램 맛집인 줄 알았더니, 30년 넘게 남영동을 지킨 전통의 맛집이다. 맛있는 고기를 완벽하게 구워주기까지 하니 단골손님도 많다. 수많은 단골들 중 한 사람이 될 것만 같은 예감이다. 바쁜 식당이지만 직원도 매우 친절하다. 다만 테이블이 많아 고기 굽는 연기로 공기가 매우 탁하다. 방문 후기에 환기 관련 문제가 자주 언급되는 것 같은데, 이 부분을 개선하면 더 좋은 식당이 되지 않을까. 주소 :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80길 17 영업시간 : 월~금 16:00~22:00, 주말, 공휴일 12:00~21:00 좌석 : 24인 테이블 17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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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데 맛있는 조합] 프렌치토스트에 소금을 찍어본 적 있나요?…연남동 ‘조앤도슨’
달걀, 우유를 섞어 식빵을 담갔다가 구우면 프렌치토스트가 완성된다. 달걀옷 입힌 식빵 한 조각을 새롭게 탄생시킨 가게가 있다. 바로 연남동에 있는 ‘조앤도슨’이다. 토스트를 주문하면 소금을 함께 준다. 빵에 소금을 ‘찍먹’하려고 이곳을 방문하는 손님이 적지 않다고. 조앤도슨의 개점 시간은 12시. 11시 30분쯤 가게 앞에 도착했다. ‘오픈 런하면서까지 토스트를 먹는 사람이 있을까?’하는 의문도 잠시. 도착했을 때는 이미 2팀이나 대기하고 있었다. 오픈 10분 전, 가게 앞에는 7팀이 오픈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오신 순서대로 줄 서주세요~” 오픈 5분 전 직원이 나와 안내하고 12시가 되면 입장한다. 가게가 작아 오픈 전에 도착했더라도 자리가 차면 기다려야 한다. 2인 테이블 2개와 5인용 바 테이블 하나가 전부다. 대기 명단에 이름, 연락처, 인원, 토스트 개수를 써놓으면 차례대로 연락을 준다. 입장 후에도 추가 주문은 가능하다. 디저트는 토스트와 치즈케이크뿐이다. 고민 없이 클래식 프렌치토스트,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아이스 아쌈 밀크티를 주문했다. 이곳의 밀크티도 인기 메뉴다. “아이스 밀크티는 얼음 없이 제공되는데 괜찮으신가요?” 시간이 지나도 밀크티 본연의 맛을 즐기길 바라는 마음일까. 조앤도슨만의 밀크티를 맛보고 싶어 ‘얼음 없는’ 아이스 아쌈 밀크티를 주문했다. “밀크티 향이 강하니 먼저 마셔주세요.” 자리에 앉은 지 5분이 채 안 되고 음료가 먼저 나왔다. 밀크티는 얼음 없이도 시원했다. 한 모금을 마셨을 때 아쌈 특유의 은은한 초콜릿 향이 입안을 감싸면서 쌉쌀함이 맴돌았다. 입안 가득 남는 아쌈향. 왜 밀크티를 먼저 마셔야 하는지 이해됐다. 홍차에 초코우유를 섞은 듯한 오묘한 맛이다. 초콜릿 향과 홍차 사이의 묘한 맛을 즐기기 위해 한 모금씩 마시다 보니 어느새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음료가 나오고 5분 뒤, 대표 메뉴 ‘클래식 프렌치토스트’가 나왔다. 조앤도슨은 토스트를 세 번 굽는다. 버터 두른 팬에 한 번, 설탕을 뿌려 오븐에 두 번, 토치로 겉 설탕을 태워 세 번. 이렇게 구워진 빵 위에 슈거파우더와 메이플 시럽, 소금을 곁들이면 완성이다. “메이플 시럽과 함께 먼저 맛보시고, 소금에 찍으면 더 맛있게 드실 수 있습니다.” 조앤도슨만의 프렌치토스트 먹는 방법이다. 시럽과 소금은 필요하면 더 요청 가능하다. 프렌치토스트를 잘라보았다. 겉면은 먹기 좋게 그을려 바삭할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푹 하고 들어간 칼에 부드럽게 반으로 갈라졌다. 설명대로 메이플 시럽과 함께 먹어 보았다. 일반 식빵보다 버터, 설탕, 계란이 많이 들어간 브리오슈 빵을 사용했기 때문일까. 조앤도슨만의 특별한 요리 과정 때문일까. 입에 넣자마자 빵이 푸딩처럼 사르르 녹았다. 마치 커스터드 크림을 먹는 것처럼 달콤하면서 씹을 필요 없이 살살 녹는 맛. 웨이팅이 이해되는 맛이다. 집에서 프렌치토스트를 만들 때 계란 비린내를 감추기 위해 케첩을 찍어 먹곤 했다. 약 3~4cm 정도 되어 보이는 빵을 적시기 위해 계란물에 오랫동안 담가두었을 텐데. 계란 비린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두꺼운 빵 깊숙한 곳까지 계란의 고소한 맛이 가득 뱄다. 단맛이 조금 지루해질 때쯤 ‘말돈 소금’을 찍어 먹어 보자. 새로운 맛이 펼쳐진다. 이 집의 시그니처인 ‘말돈 소금’은 영국 에식스 카운티 지역의 말돈 마을에서 나는 소금이다. 입자가 굵어 식감은 바삭하고 소금 특유의 쓴맛 없이 짭짤해서 단맛과 잘 어울린다. 입에 넣자마자 녹아내린 소금이 단맛으로 가득했던 입 안을 상쾌하게 만든다. 동시에 메이플 시럽의 달달한 맛이 찾아와 솔티드카라멜 시럽에 찍어 먹는 맛이었다. 프렌치토스트의 달콤함을 더 끌어올려 ‘한 접시 더’를 부르게 되는 맛이다. 1시가 조금 넘은 시간, 대기 명단에는 12팀이 적혀있었다. 평일 이른 오후였는데도 프렌치토스트를 먹기 위한 열정이 엄청났다. 프렌치토스트 하나를 위해 많은 사람이 찾는 이곳. 기다리다 보면 ‘얼마나 맛있길래’하는 의문이 들지만, 한 조각을 입에 넣는 순간 그 의문은 해결된다. 평일, 주말 상관없이 오픈 런을 하지 않으면 한 시간은 기본이다. 소금에 ‘찍먹’하는 ‘짭짤’한 프렌치토스트의 맛을 누구보다 빠르게 느끼고 싶다면 오픈 런을 추천한다. 주소: 서울 마포구 동교로41길 31 지층 좌측 영업시간: 매일 12:00~21:00 (주문 마감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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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데 맛있는 조합] 아직도 피크닉 가서 치맥만 먹어?···뚝섬 피크닉 이색 테이크아웃 맛집 3
파란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반기는 날씨. 피크닉에 제격이다. 돗자리 펴고 앉아 솔솔 부는 바람 맞으면 단번에 행복해질 수 있다. 피크닉을 위해 가까운 한강으로 떠나보자. ‘한강 하면 라면이랑 치맥이지’하는 말은 이제 뻔하다. 주변에서 피크닉 즐기는 사람 모두 부러워하게 만드는 뚝섬 한강 테이크아웃 맛집 3곳을 소개한다. ① 유어네이키트치즈 - 피크닉 인생샷의 완성 피크닉 분위기를 완성하는데 제격인 치즈와 와인을 쉽게 준비할 수 있는 곳. 뚝섬역 8번 출구에서 3분만 걸으면 도착하는 유어네이키드치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치즈 맛뿐만 아니라 비주얼로 소문이 자자하다고. 알록달록한 치즈 플레터가 피크닉 사진의 정점을 찍어준다. 유어네이키드치즈는 테이크아웃 메뉴가 따로 있다. 치즈 플레터와 보틀 와인뿐만 아니라 간단하게 한잔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테이크아웃용 글라스와인도 판매한다. 홈 파티나 피크닉 분위기에 딱 좋은 치즈와 와인 조합을 편하게 즐길 수 있다. 다양한 치즈를 맛보고 싶어 14가지 치즈로 구성한 네이키드 치즈 플래터를 선택했다. 여기에 글라스 와인, 스페인 전통 소시지를 저민 살지촌 슬라이스를 더했다. 네이키드 치즈 플래터엔 치즈에 크래커, 과일을 추가했다. 가지런히 포장한 모습이 마치 도시락 같다. 생치즈가 처음이라도 걱정할 필요 없다. ‘치알못’도 먹기 부담스럽지 않게 고소하고 적당히 짭짤한 치즈로 구성됐다. 플래터 가운데 놓인 크래커에 살지촌 슬라이스를 얹고 치즈와 먹어보자. 쫄깃하고 바삭한 식감을 한번에 즐길 수 있다. 친구, 연인과 함께 한강을 마주 보고 앉아 와인 한잔에 치즈를 곁들여보자. 피크닉 분위기는 물론 인스타그램 사진도 넘치도록 건질 수 있다. 주소: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10길 6 1층 영업시간: 매일 12:00~23:00 좌석: 공유 테이블 16석, 2인 테이블 3개 인스타그램: @yournakedcheese ② 진짜통등갈비 - 한강에서도 대충 먹는 건 못 참아. 피크닉에서도 대충 먹기 싫은 사람이라면 ‘진짜통등갈비’를 주목하자. 공원 배달, 포장 전문점을 자처하는 가게답게 비닐장갑, 뼈 봉투 같은 등갈비를 먹는데 필요한 물품이 함께 배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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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데 맛있는 조합] 약과+엑설런트+쿠키는 혼종? 오히려 좋아! 성수 ‘올더어글리쿠키&사부아페어’
요즘 가장 핫한 디저트는 ‘약과’다. 전통 약과부터 개성식 약과인 개성주악까지. 인기 있는 가게의 약과를 먹고 싶다면 ‘약켓팅(약과+티켓팅)’이 필수다. 이 유행이 이어지며 약과 쿠키, 약과 마들렌, 약과 휘낭시에 등 다양한 퓨전 메뉴가 탄생했다. 그중에서도 MZ 발길이 끊이지 않는 쿠키 가게로 알려진 서울 성수동 ‘올더어글리쿠키&사부아페어’에 방문했다. 성수역 3번 출구를 나와 10분 정도 걸으면 올더어글리쿠키&사부아페어가 있다. 간판이 크지 않아 발견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연두색 외관을 기억하면 찾기 쉽다. 성수의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예쁜 외관과 다르게 이름이 ‘올더어글리쿠키’라는 점이 재밌다. 오픈 5분 전인 11시 55분에 도착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앞에 세 팀이 있어 네 번째로 줄을 섰다. 대기표는 따로 없다. 문 옆의 칠판을 보니 감성 넘치는 글씨로 적힌 오늘의 쿠키 라인업이 있었다. 오늘의 라인업은 인스타그램 스토리나 네이버 스토어로도 확인할 수 있다. 대기 상황도 때에 따라 인스타그램에 안내된다. 12시가 되자 직원이 한 팀씩 안내해 줬다. 이러한 방식 때문에 테이크아웃 전문 매장임에도 생각보다 웨이팅이 길다는 후기가 많았다. 그런데 입장에 성공한 시간은 12시 3분. 10분도 안 되게 기다린 셈이다. 들어가니 빈티지한 분위기의 인테리어와 함께 침 고이는 비주얼의 쿠키가 보였다. 이름답게 뚱뚱하고 크림이 잔뜩 묻은 쿠키들. 쟁반에 유산지를 올리고 핑크색 집게로 ‘약과 엑설런트 쿠키’를 먼저 집었다. 참고로 약과 종류는 1인당 3개씩만 살 수 있다. 약과 엑설런트 쿠키 두 개와 후기가 좋았던 황치즈&프레첼, 초당옥수수라떼, 우도땅콩카라멜, 핑크스모어를 구매했다. 이렇게 여섯 개를 담으니 쟁반이 꽉 차고 생각보다 무거워 놀랐다. 실제로 쿠키 중량이 170g 정도다. 부산 본점의 쿠키 중량이 130g인 것과 비교해도 무거운 편이다. 그만큼 재료가 아낌없이 들어간다고 해 기대가 됐다. 쿠키를 들고 계산대로 가자 직원이 예쁜 문양이 새겨진 핑크빛 박스로 포장해 줬다. 쿠키 여섯 개부터 박스 포장이 무료니 참고하자. 직원이 포장하는 사이 매장을 구경했다. 올더어글리쿠키는 푸딩, 슈, 꿀레 같은 차가운 디저트 메뉴도 팔고 있다. 이런 메뉴들은 매일 라인업이 달라지니 인스타그램으로 미리 확인하는 걸 추천한다. “여기 있습니다~” 묵직하게 포장된 쿠키를 받아들었다. 아기자기한 포장 때문일까? ‘내돈내산’임에도 꼭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은 기분이라 즐거웠다. 가장 먼저 약과 하나가 통째로 올라간 약과 엑설런트 쿠키를 먹었다. 약과 특유의 기름진 맛과 엑설런트 크림, 시나몬 향이 합쳐져 최강의 단맛을 선사한다. 스트레스 받을 때 먹고 싶은 맛이다. 초당옥수수라떼와 우도땅콩카라멜은 대표가 제주에 갔을 때 영감을 받아 만든 것이라 한다. 재료의 맛이 하나하나 살아있었다. 옥수수의 식감과 부드러운 크림이 생각보다 잘 어울려 좋았다. 핑크스모어 쿠키는 큰 마시멜로가 쫀득하게 늘어나 먹는 재미가 있었다. 쿠키가 달아서 단 음료보다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먹는 것이 좋겠다. 제일 맛있었던 것은 황치즈&프레첼 쿠키다. 과자 비율보다 크림 비율이 더 많은 것 같은 이 쿠키는 과자 ‘뽀또’ 크림 맛을 그대로 재현했다. 살짝 짜다고 느껴지기는 하나 입안 가득 부드러운 크림 때문에 굉장히 만족스러웠다. 전체적으로 이곳 쿠키는 바삭하거나 촉촉하기보다는 묵직하고 꾸덕꾸덕하다. 꾸덕꾸덕한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두 번 추천한다. 부산 3대 쿠키 집으로 불리는 이곳은 2022년 성수에 문을 열었다. ‘쿠키가 5000원이 넘는다니 너무 비싸’라고 생각할 수 있다. 쿠키의 두께와 크림을 보면 납득이 간다. 방문자들의 후기는 물론 사장님도 올더어글리쿠키는 다른 집보다 더 달고, 더 짜다고 말한다. 그것이 이곳의 특색이다. 그렇기에 친구들과 나눠먹거나 소분해서 먹는 것을 추천한다. 성수와 가까운 서울숲으로 피크닉 가서 나눠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다. 평일에는 웨이팅도 길지 않다. 디저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웨이팅에 도전해 보는 걸 추천한다. 단 평일에도 인기 있는 쿠키들은 빨리 매진되니 이른 시간에 가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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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데 맛있는 조합] 제주에서 올라온 크림빵 맛집…광장시장 ‘아베베 베이커리 서울’
제주 ‘빵지순례’ 필수 코스인 아베베 베이커리가 서울에 지점을 열였다. 제주도에서도 최소 30분은 기다려야만 먹을 수 있던 빵을 이젠 서울에서도 먹을 수 있다. 그 때문인지 2023년 6월 가오픈부터 시작해 많은 ‘빵순이’들이 오픈 런을 시도하는 곳이다. 이곳은 제주의 관광명소나 로컬 음식을 재해석한 빵 31종을 선보인다. 빵 이름에 제주 지역을 넣은 것이 특징. 빵을 먹으며 제주에서의 추억을 되새기거나, 제주의 지역 이름을 알아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주 지역을 사용했다고. 게제주 특징이 담긴 크림빵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맛볼 수 있다니 안 가볼 수 없다. 가게 도착은 오픈 시간 30분 전인 오전 10시. 1등이라 생각하며 왔는데 4팀이나 있었다. 앱을 통한 원격 줄서기나 대기명부 작성이 없어 영업 개시까지 줄을 서야한다. “종류가 많아서 미리 정해놔야 편해.” 이곳을 잘 아는 듯한 앞사람의 말이 들렸다. 직원에게 메뉴를 말하면 개별 봉투에 포장 후 쟁반에 담아준다. 계산대까지 빠른 속도로 주문이 이루어져 미리 생각해놓지 않으면 당황할 수 있다고. 얼떨결에 들은 ‘주문 꿀팁’ 덕분에 메뉴를 미리 적어뒀다. 오픈 5분 전, 대기는 15팀으로 늘었다. 영업을 시작해도 한꺼번에 들어갈 수 없다. 매장에 들어서도 초록색 대기선에서 한 번 더 기다렸다가 한 명씩 주문하는 구조다. 차례가 되면 크림 도넛류 먼저 고르고 크림빵 진열대로 넘어가면 된다. 제주다움을 느낄 수 있는 빵과 이곳의 인기 메뉴 몇 가지를 주문했다. 8개 이상 사면 선물포장을 공짜로 해준다. 돌아가는 길에 크림이 녹을 것 같아 몇 개는 이곳에서 먹고 가기로 했다. 매장에서 먹으면 접시와 포크, 가위, 일회용 장갑을 챙겨준다. 2층은 단체 손님이, 3층은 친구와 연인이 앉기 좋다. 자리를 잡고 박스를 열어보니 ‘아베베 베이커리 맛있게 먹는 법’이 적힌 쪽지가 보인다. 빵 보관법과 빵을 맛있게 먹는 3가지 방법이 적혀있다. 빵 종류가 31가지라 먹어본 사람마다 추천하는 메뉴가 다르다. 수많은 후기를 보고 고민한 끝에 8가지를 골랐다. 30개 넘는 후기를 보며 가장 특징적이고 먹음직스러운 빵을 골랐다. 아베베 베이커리에 갈 때 이 소개를 참고한다면 메뉴를 고를 때 도움 될 것이다. 금능 사과 크림빵 : 아베베 스테디셀러 겉면에 소보루가 올라가있고 시나몬 향이 은은하게 나는 것이 특징. 잘게 잘린 사과가 사과 크림 속에 있어 아삭한 식감과 함께 상큼한 맛이다. 인위적인 맛이 아니라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다. 게다가 떡까지 들어있어 한 개를 다 먹으면 식사한 기분이다. 왜 인기 메뉴인지 납득이 가는 맛! 종달리 딸기농장 크림빵 : 딸기우유와 찹쌀떡의 만남 빵 안에 찹쌀떡이 들었다. 그 덕분인지 빵피도 떡처럼 쫄깃하고 부드럽다. 빵 속 크림에선 은은한 딸기향이 난다. 찹쌀떡과 달콤한 딸기크림이 함께 해 단맛이 두배다. 딸기의 달달함을 극대화했다. 한라산 1100고지 오메기떡 쑥 크림빵 : 떡과 쑥의 구수한 조화 겉면에 콩가루를 묻혀 오메기떡이 떠오르는 비주얼이다. 크림에 쑥 향이 강해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그래도 진하고 고소한 크림을 먹다보면 달달한 오메기떡이 씹힌다. 쑥과 오메기떡의 구수한 조합이 ‘할미 입맛’에 제격이다. 우도 땅콩 크림도너츠 : 땅콩잼 한 통을 넣은 듯한 크림빵 특이하게 겉면에 땅콩을 박았다. 크림에선 땅콩 맛이 진하게 나고 꾸덕한 질감이라 마치 땅콩버터 잼을 먹는 듯하다. 땅콩으로만 맛을 내 여러가지 섞인 맛을 싫어한다면 이 빵이 제격이다. 아베베 베이커리 빵은 차갑게 먹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것으로 유명해 일부러 얼려 먹는 사람도 있다. 달달한 크림이 시원하기까지 하면 얼마나 맛있을지. 남은 빵은 차갑게 먹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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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떠나는 일본 여행] 이대 맛집이 없다고? 이대로만 가보세요!···이대 맛집 3
이대 상권에 먹을 게 없다고? 모르는 소리! 2010년대 초 쇼핑의 중심지였던 이화여자대학교 앞. 중심 번화가가 홍대를 거쳐 성수, 한남동으로 옮겨갔지만 여전히 보물 같은 맛집이 곳곳에 숨어있다. 우연히 발견한 맛집에 기분 좋아질 수 있는 곳. 식사부터 디저트까지 절로 군침 돌게 할 이대 상권 맛집 3곳을 소개한다. 썰렁한 상권을 북적거리게 만들 맛집들을 살펴보자. ① 유소바 - 쫄깃한 소비와 미친 튀김, 축복이 끝이 없네 이대역 3번 출구로 나와 보이는 건물에서 오른쪽으로 돌면 나무로 외관을 장식한 건물이 보인다. 소바 전문점 ‘유소바’다. 가게로 들어가니 키오스크가 보인다. 정식은 에피타이저, 소바, 파밥, 반찬에 디저트 차까지 나온다. 시큼할 줄 알았던 토마토 절임은 생각보다 달달하다. 매실 향이 나면서 방울토마토의 아삭함이 남아있다. 덕분에 식욕이 적당히 돋우어진 상태로 소바를 먹을 수 있다. 유소바는 수십여 가지 재료로 직접 육수를 만든다. 그 덕에 국물은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해 계속 먹게 된다. 가장 인상깊은 건 튀김이다. 가지, 새우, 고추, 당근, 깻잎 총 5 종류가 따로 나온다. 소바 국물에 담가 먹거나 그대로 먹으면 된다. 5가지 튀김 중 단연 최고는 가지 튀김. 부채처럼 편 채로 튀겨 더 바삭하다. 파밥과 깔끔한 매실차로 식사를 마무리하면 정갈한 일식 코스를 맛본 기분이다. 기분 좋아지는 한상차림을 원한다면 유소바를 찾아가 보자. 주소: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길2길 4 1층 영업시간: 매일 11:30~21:30 (15:00,17:00 브레이크타임) 좌석: 8인용 바 테이블, 15인용 바 테이블, 4인 테이블 2개 인스타그램: @usoba_seoul ② 원즈오운 - 빵친자 심장 뛰게 하는 잠봉뵈르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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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떠나는 일본 여행] 정갈한 서울 일식 가정식 맛집 추천
일본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에서 뜨끈한 국물은 필수다. 오늘 소개할 맛집 2곳은 일본 특유의 감성을 담은 인테리어와 좁지만 아늑한 공간에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다. 단, 평일에도 웨이팅이 어마어마한 곳들이라 오픈런 하는 것을 추천한다. ① 유즈라멘 '유즈라멘' 은 서울역 만리단길에서 가장 유명한 라멘집이다. 서울역 라멘 맛집 하면 이곳이 바로 떠오를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일본 라멘집이다. 일반 라멘집하고는 차별화된 '유자라멘'이 대표 메뉴라, 독특한 맛 경험을 위해 처음 찾아오는 손님들도 있다. 그렇다면, 한국의 고흥 유자를 넣어 만드는 라멘은 과연 어떤 맛일까. 그전에, 유즈라멘은 본관과 별관으로 식사 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일본 감성을 충분히 즐기고 싶다면 본관을 추천한다. 오로지 다찌석 뿐이지만 인테리어가 감성적이며 일본 현지에서 식사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겉옷도 옷걸이에 걸 수 있도록 마련해두었기에, 편하게 식사할 수 있다. 유즈라멘은 자가제면과 통밀 가는 면을 사용하며 닭 육수와 해산물 육수를 베이스로 한다. 모든 라멘 메뉴의 국물에는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아 건강하게 즐기기 좋은 유즈라멘이다. 토핑으로는 루꼴라, 차슈, 반숙 계란, 김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대표 메뉴는 '유즈시오라멘'과 '매운유즈쇼유라멘'이다. 유즈시오라멘은 국물이 투명하며 유자+소금의 조합으로 이루어진 라멘이다. 메뉴를 받으면 유자 향이 향긋하게 올라오는데, 면발에도 유자 향이 은은하게 배어 있어 깔끔한 편이다. 매운유즈쇼유라멘은 매운맛 버전이다. 빨간 비주얼과는 다르게 누가 먹어도 맵다고 느끼지는 않을 맛이다. 그 덕에 상큼한 유자 맛이 잘 살아난다. 한 번쯤 특별한 일본 라멘을 먹어보고 싶다면 유즈라멘을 찾아가 보자. 매장명: 유즈라멘 주소 : 서울 중구 만리재로 217 영업시간 : (화-일) 11:00 ~ 21:00, 주말 제외 브레이크 타임 15:00 ~ 17:00 라스트오더 20:30, 월요일 정기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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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특집] 부산 찍고 서울 올라온 일본식 대왕 김밥…성수 ‘우리마키’
서울 성수동 한복판에서 일본 밥집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일본식 김밥 전문점 ‘우리마키’다. 2022년 부산에 본점을 열었고, 성수에도 지점을 냈다. 부산 서면 마키 맛집으로 유명했던 터라 성수에도 문을 열자마자 인파가 몰렸다. 웨이팅 후기가 넘쳐나는 성수맛집에 오픈런을 도전했다. 일본어 간판과 가게 앞에 놓인 일본 잡지 덕에 순식간에 일본으로 여행 온 느낌이 났다. 오픈 10분 전 도착했는데 이미 기다리고 있는 손님들이 있었다. 다행히 웨이팅 없이도 입장 가능한 순서였다. 현장 예약은 오전 10시 30분부터, 테이블링 예약은 11시 30분부터 가능하다고 쓰여 있었다. 포장 주문은 매장 내 키오스크에서 바로 가능하니 참고하자. 개점 전 주문 먼저 받는 시스템이라 메뉴판을 살펴봤다. 우리마키에서는 치킨 가라아게, 참치 김치 유부, 텐동, 우엉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든 마키를 판다. ‘마키’는 일본어로 감싸거나 돌돌 만다는 뜻이다. 국내로 들어오며 주로 연어나 참치 등 회를 넣은 대왕 김밥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연어마키와 특 튀김우동을 주문했다. “두 분 안으로 안내해 드릴게요~” 11시가 되자 가게 안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둘러보니 4인 테이블 2개와 2인 테이블 1개를 제외하면 모두 바 형태의 좌석이었다. 네 번째로 입장해 가장 안쪽 바 자리로 안내받았다. 연신 일본 노래가 흘러나온다. 벽에 붙은 메뉴판에도 한국어보다 일본어가 더 크게 적혀 있다. 콘셉트에 아주 충실한 식당이다. 일본 여행을 온 느낌이라 재밌었다. 테이블에 놓인 우리마키 소개와 맛있게 먹는 법을 읽으며 음식을 기다렸다. 주방이 들여다보여 조리 과정이나 위생 상태에 믿음이 갔다. 연어마키는 15분, 특 튀김우동은 30분 정도 기다린 후에 받을 수 있었다. 메뉴판에 안내된 대로 튀김 메뉴가 더 오래 걸렸다. 푸짐한 비주얼을 보자마자 기다리며 지친 마음이 사르르 녹았다. 연어마키는 크기도 크기였지만, 연어와 계란 비율이 높아 좋았다. 재료에 아낌없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 튀김우동은 새우, 오징어, 연근, 표고버섯, 가지, 단호박, 고구마, 청양고추, 쑥갓, 김 10종의 튀김을 곁들여 먹는 메뉴다. 우동 그릇 위에 튀김을 얹은 채로 나온다. 튀김은 우동 옆에 나오는 사이드 정도로 생각했는데, 튀김 더미가 푸짐해 놀랐다. 연어마키는 타르타르 소스에 찍어 먹어도 되고, 간장을 발라 와사비를 얹어 먹어도 된다. “저희가 직접 만든 특제 간장이라 짜지 않으니 많이 발라 드셔도 됩니다.” 직원 안내를 믿고 간장을 듬뿍 발라 먹었다. 전혀 짜지 않았다. 타르타르 소스보다는 간장과 와사비가 더 취향이었다. 가끔 ‘대왕 김밥’이라는 이유로 한입에 먹기 무리일 정도로 과하게 큰 마키도 있다. 하지만 이곳 마키는 한입에 넣기 딱 좋으면서도 푸짐해서 마음에 들었다. 연어도 신선하고, 부드러운 계란과 아주 잘 어울렸다. 특 튀김우동 튀김은 함께 나오는 트러플 소금이나 함초 소금에 찍어 먹으면 된다. 김, 오징어, 새우튀김이 특히 퀄리티가 좋아서 기억에 남는다. 우동 양도 성인 여성 둘이서 나눠 먹기 적당했다. 우동이 살짝 느끼해졌을 때쯤 테이블에 준비된 김치 시즈닝을 톡톡 뿌려서 먹으면 좋다. 11시 50분쯤 식사를 마치고 나오며 보니 3팀이 기다리고 있었다. 서울에서 일본 여행 온 느낌을 즐기고 싶을 때, 다양한 마키를 즐기고 싶을 때 이곳을 찾아보자. 입장 후 음식 준비 자체에도 시간이 꽤 걸리는 편이니 빠르게 먹고 싶다면 오픈 런을 추천한다. 튀김 요리가 오랜 시간이 걸려 음식이 나오는 시간 사이에 간격이 있다. 개점과 동시에 입장했지만, 두 메뉴를 한 번에 먹기 위해 30분 정도 기다린 셈이다. 메뉴판에 작은 글씨로 안내되어 있지만, 튀김류는 시간이 구체적으로 몇 분 정도 더 걸린다고 미리 알려주면 좋겠다. 물론, 웨이팅과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해도 괜찮을만큼 맛있는 한끼였다. 맛집이 넘처나는 성수지만 언제 방문해도 후회 없을만한 곳이다. 주소 :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7길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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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특집] 사장님 김밥 아티스트세요?···성신여대 ‘수아당’
김밥 한 줄에 1,000원이던 때가 있다. ‘K-패스트푸드’ 시초라 할 수 있는 김밥은 어느 식당엘 가도 비슷한 맛을 자랑했다. 그러나 김밥 가격이 조금씩 오르면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차별화가 필요해졌다. 김밥도 개성을 담아야 하는 ‘프리미엄’의 시대다. 여기 그 경쟁 속에서 독보적인 재료 조합으로 전국적 사랑을 받는 김밥 집이 있다. 서울 3대 김밥으로 통한다는 성신여대 ‘수아당’이다. 이곳의 김밥은 ‘맘모스’라 불릴 정도로 큼지막한 크기를 자랑한다. 지름 5cm 안에 다양한 재료를 꾹꾹 눌러 담았다. 김밥 종류만 30여 가지. 열심히 여러 후기를 찾아 대표 메뉴 5개를 고르는데 성공했다. ▶ 연어 - 여기 고급 일식집 아닙니다 큼지막하게 들어간 연어, 그 옆을 지키는 크래미와 날치알. 비주얼부터 압도적이다. 일본식 회 김밥인 ‘후토마키’를 연상케 한다. 한입 크게 맛보니 연어의 포근한 식감이 느껴진다. 치즈와 계란이 연어의 고소함을 극대화하는데, 와사비 덕에 느끼하지 않다. 중간중간 톡 하고 터지는 날치알, 김밥의 정체성을 살리는 우엉과 단무지까지. 먹는 내내 지루하지 않다. 여타 일식집과 비교한다면 13,500원이라는 가격이 합리적으로 느껴진다. ▶ 육회 - 마장동 대신 여기 왔습니다 ‘진짜 육회다.’ 당연한 말이지만 육회 김밥을 한 입 먹자마자 든 생각이다. 육회 맛이 수준급이다. 국내산 소고기에 특제 배즙 소스와 참기름을 버무려 만들었다고. 그런 육회가 치즈 이불을 덮었다. 육회 치즈김밥이라 불러도 될 정도로 치즈의 존재감이 강하다. 꾸덕꾸덕한 치즈의 고소함이 입안을 코팅하면 기름진 육회가 활약한다. 고추장 없이 먹는 육회 비빔밥을 먹는 듯 낯설지 않은 맛이다. 한 끼 해결에 제격인 든든함이다. ▶ 치치불 - 반전의 매운맛을 보여드립니다 네이버 주문 건수만 4000건을 돌파한 수아당의 대표 메뉴. 주 재료 참치, 치즈, 불진미채의 이름 한 글자씩을 따와 ‘치치불’이다. 맵다는 후기가 많았음에도 막상 온순한 비주얼을 보니 방심했다. 참치와 치즈, 계란의 부드러움에 감탄하다 훅 들어오는 불진미채의 매운맛에 놀랐다. 매운 걸 잘 못 먹는다면 얼얼하게 느껴질 정도. 중독성 강한 매콤함에 야속하게도 계속 먹게 된다. ▶ 김치삼겹 - 아는 맛이 맛있는 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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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힙 트렌드] 서울 놀거리, 혼자 쉬다 가기 좋은 북카페와 책방 명소
늘 북적이는 서울에서 혼자 쉬어갈 만한 곳을 찾으려면 너무 어렵다. 사람은 적지만 음악 소리가 시끄러운 곳, 또는 사람이 너무 많아 웨이팅이 끊이지 않는 곳 등이 다수다. 서울에서도 나만의 쉼터가 될 수 있는 공간을 찾고 싶을 때, 북카페와 책방을 둘러보는 건 어떨까. ① 파이키 ‘파이키’는 북카페로 책과 음료를 즐기며 일상 속 작은 탐험을 경험하는 베이스캠프다. 파이키는 간판에도 적혀 있듯이 영어 속담 'finders keepers'에서 딴 이름으로, '찾는 사람이 임자'라는 뜻이다. 이곳에서는 주인이 손님들을 '파인더'라고 부르는데 특색 있으면서도 혼자 조용히 놀다 가기 좋은 곳이다. 내부는 노란 컬러의 조명에 창문에서도 은은한 햇빛이 들어와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창문 밖으로는 돌담이 훤히 보여 저절로 기분이 좋아지는 경치다. 소음과 자동차의 매연에서 벗어나 쾌적한 돌담뷰를 즐기기 좋은 북카페다. 만약 혼자 왔다면 창가 바로 앞자리에 자리 잡아 조용히 시간을 보내보자. 파이키는 글도 남길 수 있는 작은 메모지와 두툼한 노트, 연필도 준비되어 있다. 이 외에도 헤드셋과 MP3 플레이어도 마련되어 있다. 한 쪽 벽면에는 자신이 직접 고른 음악도 들어볼 수 있어 즐길 거리가 충분하다. 고즈넉하면서도 낭만이 가득 담긴 곳이라 잠시 혼자 머물다 가기 좋은 곳이다. 메뉴는 시그니처 '파이키 라떼'를 포함한 '저스트프룻 티에이드', '오후 2시의 꿀 케이크 코코아맛'을 주문했다. 디저트 앞에 붙은 시간은 왜 하필 오후 2시일까. 알고 보니 디저트를 가장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시간대를 의미하는 것으로, 다행히 여기 적힌 시간대와는 상관없이 주문은 가능하다고 한다. 복합문화공간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파이키. '삶은 살아내는 게 아니라 탐험하는 거야.'라는 파이키의 모토를 생각하며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주소 : 서울 종로구 서순라길 81 파이키 영업시간 : 월 12:00 ~ 19:00 / 화-금 10:00 ~ 22:00 / 토-일 12:00 ~ 22:00 라스트 오더 영업 종료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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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 힙 트렌드] Y2K 유행이 몰고 온 빈티지 열풍! 연희·연남 빈티지 숍 3
최근 Y2K 열풍이 Z세대를 휩쓸면서 이보다 더 앞선 시절 아날로그 감성을 따라잡으려는 움직임이 생겼다. 그때 그 시절 열풍을 현대에 적용해 새로운 감성을 느낄 수 있다는 이유로 빈티지와 레트로 감성이 인기다. 트렌드를 선도하는 동네 서울 연남/연희동 골목길에서 발견한, 익숙하고도 낯선 빈티지 감성 숍 세 곳을 소개한다. ① 김밥레코즈 - LP 열풍에 탑승하고 싶다면 이곳 서울 지하철 홍대입구역 7번 출구로 나오면 고양이가 눈을 동그랗게 뜬 ‘김밥레코즈’ 간판이 보인다. 2013년 시작한 이 레코드숍은 19㎡ (약 6평) 가량 작은 공간에 빽빽하게 들어찬 음반들이 특징이었다. 최근 근처 3배 규모 공간으로 이전해 한층 더 쾌적한 공간을 선보인다. 매장에 들어서니 연남동 주택가가 내려다보이는 큰 창문으로 빛이 가득 들어왔다. 창문 옆 큰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Matsubara Miki의 Stay With Me가 매장을 가득 채운다. 매우 다양한 종류의 LP들이 있지만 종류별, 가수별로 찾기 쉽게 분류되어 있다. 마니아들에겐 이미 성지로 불린다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작은 하자가 있는 앨범은 온라인보다 더 싸게 살 수도 있다. Z세대 사이에도 LP 열풍이 불고 있다. 좋아하는 영화 OST 앨범을 소장용으로 사고, 커버가 예쁜 앨범을 인테리어 아이템으로 쓴다. LP는 이제 단순히 음악을 감상하는 수단이 아니라, 소장 자체로 의미를 지닌 아이템이 됐다. 너도 나도 하나씩 소장하는 ‘LP 열풍’이 궁금하다면, 다양한 레코드가 준비된 김밥레코즈에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마니아들에게도, 입문자에게도 자신 있게 추천하는 레코드숍. 주소: 서울 마포구 신촌로4길 22-8 3층금 14:0021:00, 토 14:0020:00, 일 14:0018:00 (월목 17:3018:00 휴게시간) 가격: 1만원대부터 20만원대까지 다양 인스타그램: @gimbabrecords 영업시간: 월-금 14:00~21:00, 토 14:00~20:00, 일 14:00~18:00 (월-목 17:30~18:00 휴게시간) 가격: 1만원대부터 20만원대까지 다양 인스타그램: @gimbabrecords ② 포셋 - 엽서 도서관으로 당신을 초대합니다 연남동 골목 3층에 자리 잡은 엽서 가게 ‘포셋’은 엽서 도서관을 자처한다. 빈티지 스타일 엽서 3200종이 손님을 반겨서다. 사진, 일러스트, 타이포 등 다양한 엽서들이 작가별로 분류돼 있다. 책 대신 엽서가 빼곡히 선반을 채우는 이곳에서,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취향이 가득 담긴 엽서들을 찬찬히 구경할 수 있다. 스마트폰으로 몇 초면 문자를 보내는 시대에, 아날로그 방식으로 꾹꾹 눌러 쓴 엽서는 그 자체로 낭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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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썸타는 분위기] 분위기 아늑한 아지트 삼고 싶은 서울 감성 카페 3곳 추천
북적거리는 유명 맛집도 좋지만, 가끔은 조용한 곳에서 여유를 만끽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늑한 분위기는 물론, 커피 맛까지 완벽한 곳이라면 얼마나 행복할까. 반복되는 일상을 잠시 뒤로하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고요한 카페는 나도 모르게 힘이 된다. 그래서 오늘은 마음의 평안함을 가져다주는 '서울 감성 카페 3곳'을 소개한다. ① 트마리 '트마리'는 종묘 돌담길 틈에 자리한 서순라길의 작은 골목 속 한옥 카페다. '어떤 일을 하다 문득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공간, 마음을 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손님들에게 제공하며 지향하고 있는 감성적인 카페 중 한 곳이다. 현대식으로 리모델링 된 한옥의 세련됨을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 속 아늑한 분위기가 조성된다. 바깥 풍경이 보이는 테이블 자리와 다락방의 우드톤은 따뜻한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손님들이 이곳에서만큼은 마음의 여유를 충분히 즐기다 갔으면 하는 주인의 메시지가 고스란히 담긴 공간 구성이다. 1층과 다락, 그리고 루프탑으로 이루어진 '트마리'는 따스한 오후에도 좋고, 하루 일과를 마친 후 마음이 지칠 때 들러도 좋은 곳이다. 루프탑으로 올라가면 종묘 돌담뷰가 펼쳐지는 아름다운 광경도 볼 수 있다. 탁 트인 루프탑에서 잔잔한 여유를? 아니면 프라이빗한 다락 공간에서의 여유를? '트마리'에서는 각자 취향에 따라 자리를 선택하는 재미도 있다. 여기에 선물하고 싶은 치즈 디저트와 시그니처 커피인 <트마리블랜드>까지. 향 좋은 드립커피 한 잔과 함께 마음의 안정을 되찾고 싶을 때 추천하는 카페다. 매장명: 트마리 영업시간 : (일-수) 12:00 ~ 22:00 (목-토) 12:00~23:30 인스타그램 : @teumari_cafe ② 컴투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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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썸타는 분위기] 도심 속에서의 아늑한 휴식, 돌담 뷰가 매력적인 서순라길 명소 3
사람들과 부대끼는 일상생활 속 쌓이는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는 현실. 먼 곳으로 훌쩍 떠나 휴식을 취하면 좋겠지만, 그런 여유는 쉽게 주어지지 않는다. 그럴 때 가기 좋은 도심 속 한적한 힐링 장소가 있다. 서울 종로구 ‘서순라길’이다. 서순라길은 조선시대 종묘를 순찰하던 순라청 서쪽 길이라는 뜻이다. 한적한 돌담길 따라 개성 강한 가게가 모여있다. 담벼락 위론 넘실거리는 나뭇잎이 몸소 계절을 알린다. 돌담 뷰와 분위기, 맛까지 동시에 잡은 서순라길 명소 3곳을 소개한다. ① 파이키 - 탐험가를 위한 일상 속 공간 ‘파이키’는 책과 음료가 있는 북카페다. 영어속담 ‘파인더스 키퍼스(찾는 사람이 임자)’에서 딴 이름이다. 손님을 파인더라고 부른다는 이곳. 일일 파인더가 되어 탐험해봤다. 가게에 도착하니 원목 프레임 통창과 익살스런 캐릭터 그림이 눈에 띈다. 오전 10시 12분. “이 문을 열면 탐험이 시작된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문을 열며 입장했다. 내부는 은은한 햇빛이 들어 아늑하다. 조명은 거들 뿐. 테이블과 좌석은 자유롭지만 적절히 배치했다. 밖이 보이는 독서용 책상, 둥글게 둘러 앉는 대형 테이블, 주인과 대화할 수 있는 바 좌석까지 다양하다. 테이블 공유가 자연스러운 분위기라 혼자 오기도 부담없다. 벽을 둘러 보니 다른 파인더가 남긴 메모가 보인다. 북카페인 만큼 곳곳에 책이 있다. 책 대부분에 카페 주인의 경험과 생각이 담긴 추천평이 붙어 있다. 종류는 많지 않지만 책마다 두 권씩 놓았다. 취향이 비슷한 독자에 대한 배려다. 이곳에선 읽기는 물론 ‘쓰기’도 가능하다. 작은 메모지, 두툼한 노트, 연필이 파인더를 기다린다. 한쪽 벽면엔 가게에서 직접 고른 음악을 들어볼 수 있는 헤드셋과 mp3 플레이어도 준비돼 있다. 독서와 친하지 않아도 즐길거리가 충분하다. 돌담이 훤히 보이는 창가 앞 편안한 좌석에 자리를 잡았다. 파이키의 진가는 자리에 앉았을 때 드러난다. 자동차 소음과 매연에서 해방돼 쾌적한 돌담 뷰를 즐길 수 있다. 이제 주문하러 가볼까? 메뉴판 앞에 놓인 찻잎 향을 맡아 볼 수 있다. 카페인데도 몇 가지 국산 주류를 판다. 우리는 시그니처 메뉴인 파이키 라떼와 저스트프룻 티에이드, 오후 2시의 꿀케이크 코코아맛을 주문했다. 파이키 라떼는 아이스로만 가능하다. “밀크티처럼 직접 우려서 냉침하다보니 따뜻하게 데우면 침전물이 생길 수도 있어서요.” 그렇다. 다 이유가 있다. 디저트 앞 붙은 시간의 의미는 뭘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시간대’를 붙인 거란다. 다행히 시간에 상관없이 주문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자. 음료와 케이크가 준비되면 자리로 가져다준다. “음료는 잘 저어서 드세요.” 기분 좋게 파이키 라떼를 먼저 맛봤다. ‘꼬숩 달달’이라는 설명에 걸맞게 달달고소한 누룽지 맛이 느껴졌다. 파이키 라떼는 '더 달게'와 '덜 달게' 옵션이 있으니 취향에 맞게 선택하자. 저스트프룻 티에이드는 덴마크 유명 차 제품 저스트프룻 티를 우려 탄산수를 더했다. 히비스커스와 사과, 베리의 상큼한 맛이 더위를 달랜다. 끝맛은 단맛이 남지 않아 깔끔하다. 무카페인이라 여름 밤 갈증을 달릴 음료로 제격이다. 꿀케이크는 코코아향 얇은 꿀 시트 사이 캐러멜 크림이 들어가 쫀득하다. 이름에 걸맞은 달콤함이다. 슈가파우더가 식감을 살린다. 멋도 맛도 좋지만 가루가 조금 날리니 어두운 옷을 입었다면 주의하자. 주소: 서울 종로구 서순라길 영업시간: 수-일 10:00~22:00 (21:20 주문 마감), 월 12:0019:00 (18:20 주문 마감), 화 10:00~19:00 (18:20 주문 마감) 가격: 파이키 라떼 6,300원, 저스트프룻 티에이드 7000원, 오후 2시의 꿀케이크 4000원 좌석: 단체 테이블 1개, 2인 테이블 3개, 4인 테이블 1개, 4인 바 테이블 1개, 야외 좌석 6개 인스타그램: @fikee.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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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썸타는 분위기] 서울 어디까지 보여요? 보는 맛까지 잡은 카페···‘콤포타블 남산’
MZ에게 카페는 맛 이상의 의미가 있다.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할 인생 사진을 위해 분위기 좋은 카페를 찾는다. 남산 중턱에 서울 서부가 한눈에 보이는 카페가 있다. '콤포타블 남산'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멋진 사진뿐만 아니라 도심 속 힐링도 선사한다. 콤포타블은 편안하다는 뜻의 독일어다. 탁 트인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절로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남산 중턱에 있어 차로 가는 것을 추천한다는 후기를 보고 택시를 탔다. 남산 도서관을 지나니 금방 도착한 콤포타블 남산.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 50분. 평일이라 그런지 입구는 한산했다. 콤포타블은 향 전문 브랜드 ‘그랑핸드’에서 연 카페다. 사람들이 차를 마시며 더 오래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작했다고. 그랑핸드 도산점 안 티 라운지를 처음으로 콤포타블 안국을 거쳐 올해 4월 콤포타블 남산이 오픈했다. 대문 옆에는 ‘GRANHAND’라고 크게 써진 간판이 있다. 초록빛 나무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은 감탄을 자아낸다. 나무 아래 돌길을 지나니 옥상 테라스가 나타났다. 테라스에는 넓게 깔린 인조 잔디 위에 벤치가 4개 있다. 테이블은 따로 없어 음료를 마시기보단 경치를 즐기거나 사진을 찍는 공간으로 쓰인다. 난간 쪽으로 다가가니 후암동부터 여의도의 높은 건물까지 눈앞에 펼쳐졌다. 후암동은 고층 건물을 지을 수 없도록 규정된 곳이라 높은 지대로 올라가면 탁 트인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속이 뻥 뚫린 듯 시원해졌다. 인생 사진을 찍는데 부족함이 없는 배경이다. 내부는 흰 벽과 목재를 베이스로 한 인테리어에 붉은색 카펫으로 포인트를 줘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여유로운 테이블 배치는 이름다운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콤포타블 남산 명당은 입구 맞은편 창가 대형 테이블 두 개다. 두 면이 통창이라 옥상 테라스에서 바라본 풍경을 시원한 실내에서도 바라볼 수 있다. 창가 좌석이 비었다면 얼른 자리를 잡고 주문하는 게 좋다. 주문은 키오스크와 카운터에서 할 수 있다. 콤포타블은 생망고 디저트가 인기다. 달콤한 망고를 아낌없이 넣었다고. 창가 좌석에 자리를 잡고 앉아 넓은 통창으로 탁 트인 하늘을 구경하고 있으면 금방 메뉴가 나온다. 그랑핸드는 콤포타블 시그니처 에이드다. 계피 향이 강하게 나면서 뒤따라오는 레몬과 라임의 새콤함이 조화롭게 어울린다. 신 걸 잘 못 먹는 사람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을 만한 맛이다. 낯선 조합이 잘 어우러진, 어디서도 맛본 적 없는 특색 있는 맛이다. 남산은 콤포타블 남산에서만 볼 수 있는 메뉴다. 달콤할 것 같다는 첫인상과 다르게 얼그레이와 상큼한 과일 향이 섞이면서 푸릇한 숲속이 떠올랐다. 향 전문 브랜드가 연 카페답게 그랑핸드와 남산에선 다양한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다. 새로운 맛을 경험해 보고 싶다면 시도해 보자. 생망고 케이크는 상큼 그 자체다. 망고의 달콤함과 느끼하지 않은 크림이 기분 좋게 어우러진다. 가벼운 크림과 폭신한 시트, 상큼 달달한 망고가 조화롭다. ‘케이크 한 조각에 14,000원은 너무 비싼 게 아닐까?’란 마음이 눈 녹듯 사라지는 맛이다. 평일 오전의 콤포타블은 이름에 맞는 편안함을 즐길 수 있을 만큼 여유로웠다. 11시쯤 되니 빈 테이블이 하나둘 차기 시작했지만 만석은 아니었다. 대부분 각자 할 일을 하거나 조용히 창밖 풍경을 즐기고 있었다. 잔잔한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면 평일 방문을 추천한다. 특히 넓게 펼쳐진 서울 하늘을 바라보며 음료를 마시고 싶다면 창가 명당을 위해 오픈런을 도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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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건강을 동시에] 프랜차이즈인데도 줄 서게 하는 맛…한남동 ‘솔솥’
서울 한남동에 방문했을 때, 골목에 인파로 눈길을 끄는 식당이 또 하나 있었다. 정체가 궁금해져 찾아보니 바로 ‘솔솥 한남점’이었다. 이곳은 솥밥 전문점으로, 전국에 총 54개 지점이 있다. 지점 수가 적은 편이 아니지만 어딜 가나 대기가 치열하기로 유명하다. 한남점뿐 아니라 연남동, 익선동 등 인기 지점 오픈 런 후기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한 그릇 요리 트렌드로 솥밥이 유행하면서, 솥밥 식당이 많아지고 있다.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셀프 레시피도 많이 올라왔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솔솥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곳 솥밥에는 어떤 특별함이 있는 걸까? 현장 대기 등록은 개점 30분 전인 11시, 테이블링을 통한 원격 줄서기는 11시 30분부터 가능하다. 11시 20분 정도에 매장 앞에 도착했다. 비도 오고 쌀쌀해 줄을 서기 썩 좋은 날은 아니었음에도, 우산 쓴 사람들이 가게 앞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키오스크를 확인하니 이미 8팀이 기다리고 있었다. 등록 후 매장 앞을 찬찬히 둘러봤다. ‘웨이팅 맛집’답게 대기 관련 공지가 빼곡했다. 호출 시 1분 내로 오지 않으면 자동 취소되며, 기다릴 때 건너편이나 옆 매장 앞에 서 있지 말라는 주의사항 등이 다양한 언어로 적혀 있었다. 밖에서 봤을 때 공간이 넓지 않은 듯해 첫 순서로 들어갈 수 있을까 걱정됐다. 대기 등록과 함께 메뉴도 주문해야 한다. 매장 앞에 커다란 메뉴판이 있다. 스테이크, 돼지고사리, 도미관자, 갈치구이, 전복, 장어, 꼬막, 연어 등 다양한 솥밥을 판다. 재료도 다양하고, 집에서 쉽게 만들기 힘든 메뉴도 간편히 즐길 수 있다. 메뉴마다 적힌 꼼꼼한 설명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추천 메뉴 중 하나인 장어 솥밥을 선택했다. 미리 주문한 덕에 자리에 앉고 10분이 지나지 않아 장어 솥밥이 나왔다. 메뉴별로 맛있게 먹는 법을 안내해 준다. 장어 솥밥은 밥과 장어를 섞지 않고 같이 떠서 먹다가, 3분의 1만 남았을 때 밥그릇에 옮기고 육수를 부으면 된다. 뚜껑을 여니 장어가 매우 먹음직스러워 군침이 절로 돌았다. 어찌 보면 양념 장어와 쪽파, 밥이 전부인 메뉴이지만 그 조합이 어찌나 완벽하던지. 순식간에 반 이상을 비웠다. 먹기 전 읽었던 ‘맛있게 먹는 법’이 떠올라 김가루가 든 밥그릇에 남은 밥과 장어를 담았다. 호리병에 담긴 육수를 부어 섞으니 찻물에 밥을 말아 먹는 일본 요리 ‘오차즈케’를 연상케 하는 비주얼이 완성됐다. 육수에 장어 양념이 자연스럽게 배어나 풍미가 아주 뛰어났다. 다른 솥밥은 먹는 방식이 조금 다르다. 먼저 솥 안에서 밥을 비비고 그릇에 밥을 옮긴다. 그리고 솥에 누룽지와 육수를 부어 뚜껑을 닫고 식사를 하면 된다. 솥밥을 먹고 나서 누룽지까지 즐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메뉴별로 다양한 매력이 있다. 주소 :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4가길 26 영업시간 : 매일 11:30~21:00 가격 : 스테이크 솥밥 1만7000원, 도미관자 솥밥 1만7000원, 장어솥밥 2만5000원, 솔솥 샤브샤브 1만6000원 좌석 : 24인 테이블 9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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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건강을 동시에] 세련된 비주얼에 녹아든 정겨운 맛···성수 ‘난포’
SNS 좀 한다는 사람은 대부분 방문해 봤다는 이곳, 2020년 영업시작 이후 지금까지 인기가 엄청나다. TV 프로그램 ‘줄 서는 식당’에도 출연했다. 비단 성수라는 위치적 특징 때문만은 아닐 테다. 온오프라인에서 꾸준한 호응을 얻은 ‘난포’의 비결이 궁금해졌다. 직접 먹어보는 수밖에! 비를 뚫고 달려가 평일 오픈 런에 도전했다. 파란 타일 외벽, 시골집에 있을 듯한 철문이 바닷가 할머니 댁 느낌을 물씬 풍기는 ‘난포’. 평일에도 대기가 만만찮다는 소문에 개점 시간보다 20분 이른 10시 40분에 도착했다. 비가 많이 오는 평일임에도 2팀이 먼저 기다리고 있었다. 개점 전 별도 입장 안내는 없다. 지나가는 직원에게 물어보니 “11시에 들어오실 수 있어요.”라는 짧은 대답만 들어왔다. 11시 정각, 입장 안내를 받고 들어가니 벌써 테이블 절반이 가득 찼다. 반지층에 자리한 실내는 넓고 쾌적하다. 창가에 자리를 잡자 변진섭의 ‘너무 늦었잖아요’가 들려온다. 시대를 풍미한 가수의 노래, 벽에 걸린 예스러운 그림, 투박한 통에 담은 장아찌. 마음이 정겨워졌다. 시원한 보리차를 한 잔 마시고 강된장쌈밥, 제철회묵은지말이, 새우감자전을 주문했다. 10분 정도 기다리자 세 음식이 모두 나왔다. 전반적으로 양이 적지만 정갈한 담음새가 보기 좋다. 함께 나온 묵은지와 초석잠 장아찌는 매장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새우감자전에는 수란과 김치 시즈닝, 그라인더로 잘게 간 치즈가 올라간다. 그라나 파다노 치즈 특유의 꼬릿한 향이 강하다. 직원의 안내대로 수란을 톡 터트려 비벼 먹으니 고소함이 더해졌다. 반건조새우와 생새우, 강원도 햇감자로 만들었다는 감자전은 건어물 특유의 바다 향이 강하다. 강된장쌈밥은 자작하게 끓인 강된장 위에 쌈밥을 얹었다. 소고기 볶음, 깨로 간한 밥을 케일 잎으로 두번 감쌌다. 입이 작은 사람도 한입에 넣기 좋은 크기다. 강된장과 함께 한 술 떠 입에 넣었다. 케일은 잘 데쳐 질기지 않고, 참기름으로 풍미를 더한 밥은 짭짤한 강된장과 잘 아우러진다. 강된장은 할머니가 해준 듯 투박하지만 계속 손이 가는 맛이다. 리필이 되니 듬뿍 올려 먹자. 제철회묵은지말이는 묵은지로 밥을 말아 광어회를 올렸다. 참기름 향이 솔솔 난다. 광어회는 쫄깃하지만 질기지 않다. 묵은지 맛이 강하진 않으나 단독으로 먹으면 조금 짜다. 재료의 조화가 좋으니 입을 크게 벌려 한 번에 먹기를 추천한다. 두 음식 모두 할머니가 손주 입에 넣어줄 만한 크기로 정성스럽게 만든 느낌이었다. 난포의 음식은 삼삼하다 혹은 싱겁다는 후기가 많다. 공식 인스타그램을 찾아보니 찾아보니 난포는 외할머니가 해준 음식을 지향하는 만큼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기 때문이라고. 덕분에 어린아이나 고령층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시선을 끄는 담음새에 비해 맛은 아는 맛에 가깝다. 아쉽냐고? 아니다. 그만큼 대부분 메뉴가 ‘할미카세’에 온 듯 술술 들어간다. 속도 편하다. 주소: 서울 성동구 서울숲4길 18-8 지층 영업시간: 매일 11:00~21:30 (15:15 오전 주문 마감/ 15:50,17:00 브레이크 타임/ 20:45 저녁 주문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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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과 건강을 동시에] 성수에서 더 건강하게 즐기는 DIY 푸드 라이프!
“이건 넣고 이건 빼주세요~” 이걸 편식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조차 취향을 반영하는 Z세대. 자신이 먹고 싶은 토핑만 넣어 먹을 수 있는 ‘커스텀 음식집’이 인기다. 자신의 취향을 듬뿍 담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맛집 두 곳을 방문해 봤다. 1. 풀리김밥 - 김밥계의 서브웨이, 조합이 260종이라고? 성수역 1번 출구 앞 골목으로 들어서 4분 정도 걸으면 흔히 생각하는 김밥집과 달리 ‘힙’한 초록색 간판이 달린 풀리김밥 매장이 보인다. ‘MAKE YOUR OWN GIMBAP’, 포스터에 적힌 문구와 김밥을 샌드위치처럼 포장한 사진으로 눈길이 갔다. 김밥이 다양해 봐야 얼마나 다양하겠냐는 편견은 버리자. 국내 최초 커스터마이징 김밥집이라고 내세우는 이곳에서는 취향 따라 주재료와 토핑, 야채, 밥을 모두 선택해 즐길 수 있다. 샌드위치 재료를 처음부터 끝까지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서브웨이’가 떠오른다고 ‘김밥계의 서브웨이’라 불리기도 한다. 재료 선택에 따라 260가지가 넘는 김밥이 탄생한다. 낯선 주문 방식이 어려운 손님을 위한 기본 구성과 추천 조합도 있다. 소불고기, 제육 같은 무난한 메뉴들부터 시작해 마라치킨, 멕시칸비프, 참치바질 등 독특한 메뉴도 많았다. 마라치킨에 청양고추 토핑을 추가하거나 명란에 묵은지를 추가하는 조합 등이 인기라고. 키오스크를 통해 훈제오리와 데리야키 치킨 김밥을 주문했다. 밥은 모두 현미 귀리로 바꾸고, 취향에 맞게 적채와 깻잎을 뺐다. 떡볶이와 컵라면 중 어떤 것을 곁들여 먹을까 고민하다 떡볶이 세트를 주문했다. 떡볶이와 음료 두 캔, 김밥 두 줄을 주문했다. 성인 여성 두 명이 먹기엔 매우 배부른 양이었고, 값도 쌌다. 그래서 그런지 매장이 매우 붐볐다. 주로 목에 사원증을 걸고 있는 젊은 직장인들이었다. ‘혼밥’ 손님도 꽤 있었다. 가볍고 맛있게 점심을 해결하고자 하는 주변 직장인들에게 인기인 듯했다. 손님이 많았지만 주문한 음식은 빠르게 나왔다. “주문하신 음식 나왔습니다~ 훈제오리 김밥은 꼭 소스에 찍어서 드세요.” 직원의 안내에 따라 훈제오리 김밥을 겨자 맛 특제 소스에 찍어 먹어 봤다. 소스가 없었으면 아쉬울 정도로 훈제오리와 잘 어울렸다. 데리야키 치킨 김밥을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으니 감칠맛이 돌았다. 야채 두 종류를 뺐는데도 김밥이 허전하지 않고 매우 두툼했다. 뺀 야채 대신 다른 토핑을 더 듬뿍 채워 만든 것 같았다. 이곳의 김밥은 ‘오싫모(오이를 싫어하는 모임)’처럼 특정 재료를 싫어하거나, 다이어트를 하는 Z세대에게 특히 인기다. 모든 메뉴의 밥을 백미뿐만 아니라 현미 귀리 또는 흑미로도 바꿀 수 있어 다이어트 식단으로도 손색없다. 네이버에 ‘풀리김밥’을 검색하면 ‘풀리김밥 창업’, ‘풀리김밥 체인’이 뜰 정도로 가까이에서 이곳의 김밥을 즐기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다. 직접 방문해 보니 풀리김밥 체인점을 원하는 많은 네티즌 중 한 사람이 될 것 같다. 주소: 서울 성동구 성수일로10길 26 하우스디 세종타워 상가동 1층 112호 영업시간: 월-금 09~20:30, 토-일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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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로 서울 구경] 5만원짜리 프리미엄 약과 정말 맛있을까?···한남동 ‘골든피스’
약과는 만드는 과정이 복잡해 잔치나 제사 때만 올라가는 귀한 음식이었다. 우리나라 디저트 계를 한차례 휩쓸고 이젠 힙한 디저트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약과. 여기 약과를 재해석해 프리미엄 브랜드로 만든 가게가 있다. 한남동 ‘골든피스’다. 한국어 그대로 번역하면 ‘금쪽’. 아주 귀한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프리미엄’ 약과답게 한 상자에 5만원이 넘는다. 약과치고 비싸지만, 온라인 예약은 늘 품절이고 현장 판매도 수량이 적어 경쟁이 치열하다. 프리미엄 약과는 얼마나 다를지 기대를 안고 평일 오픈런에 도전했다. 가게가 골목에 있고 간판도 작아 쉽게 지나칠 수 있다. 개점 시간은 12시. 5분 전 도착했더니 대기 2번이다. 줄서기 시스템이 없고 점원이 나와서 따로 안내해주지 않는다. 개점 시간에 맞춰 알아서 들어가면 된다. 매장 안을 갤러리처럼 꾸몄다. 벽에는 동양적인 세밀화가 있고 그림 오른편에 제품을 작품처럼 전시했다. 사극에 나올듯한 노래까지 더해 기품이 느껴진다. 약과의 고급화를 위해 공간까지 힘을 잔뜩 준 모습이다. 수 많은 인증샷을 낳은 돋보기가 눈에 띈다. 매장에 있는 돋보기로 약과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즙청 덕에 빛나는 겉면과 고명을 크게 볼 수 있다. 약과를 눈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경험이 독특하다. 가게를 찾아온 손님 모두가 한 번씩 돋보기로 약과를 보고 간다. 예약이 우선이라 날마다 판매하는 현장 구매 수량이 다르다고. 매주 금요일 오후 1시 캐치테이블에서 그 다음주 예약을 받고 소량만 현장 구매할 수 있도록 따로 빼두는 시스템이라는 설명이다. 원하는 세트를 여유롭게 구매하고 싶다면 예약을 추천한다. 이곳은 고급진 느낌을 위해 틴케이스에 세밀화를 그려 넣었다. 전래동화가 생각나는 상자와 명절 선물이 생각나는 띠지, 맞춤 제작 리본까지. 정성스러운 포장 덕에 선물용으로도 제격이다. 뒤에서 차례를 기다리던 커플은 웃어른에게 선물하기 위해 여기를 찾아왔다고. 포장 상자를 받으면 귀한 사람이 된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찹쌀 약과는 쫀득한 식감을 최대한 살렸다. 참깨, 흑임자, 바닐라, 쑥, 헤이즐넛 초코, 얼그레이 맛이 있다. 겉은 꾸덕꾸덕하고 속은 파삭해 식감이 ‘겉쫀속파’다. 약과는 기름에 튀기고 조청에 절이다 보니 기름 냄새가 나기 쉽다. 이곳 약과는 기름 냄새가 전혀 없고 구움과자 같은 바삭함만 있다. 여섯 가지 맛 중 맛있었던 세 가지를 뽑자면 ‘바닐라’와 ‘헤이즐넛 초코’, ‘쑥’이다. ‘약과가 5만원이 넘는다니 말도 안 돼.’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한옥 같은 매장, 귀중한 것을 다루듯 포장한 상자, 전통적인 느낌을 지키면서도 원재료 맛을 살린 약과. 이 세 가지를 경험한다면 납득 가는 가격이다.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을 주고 싶을 때 달려가고 싶은 곳. 금쪽같은 누군가에게 선물하기 위해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주소 :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27길 25 -영업시간 : 매일 12:00~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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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로 서울 구경] 크루아상으로 펼친 새로운 판타지···‘누데이크 신사’
‘New, Different, Cake’ 세 단어를 조합해 만들어진 이름인 ‘누데이크’. 이름처럼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독특한 디저트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말차 크림에 페이스트리를 찍어 먹는 새로운 형식의 케이크로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해진 곳. 오픈 1시간 30분 전인 오전 9시 30분, 두 번째로 도착해 줄을 섰다. 누데이크라고 크게 쓰인 흰 벽에 가보니 벽에 붙은 크루아상이 보인다. 벽에 붙은 바나나로 유명한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작품 ‘코미디언’을 모방했다. 크루아상을 활용한 재치에 기대가 커졌다. 매대 위. 입구 가장 가까이 ‘오니와상’이 있다. 누데이크 신사 시그니처 메뉴다. ‘오니기리’(주먹밥)와 ‘크루아상’을 조합한 이름으로 주먹밥 모양 크루아상이다. 김치, 명란, 파, 피크, 바질 레몬, 호두 바닐라 총 여섯 가지 맛의 오니와상을 집어 트레이에 담았다. 음료 역시 시그니처 메뉴로 주문했다. 누데이크 신사에서만 파는 음료는 다섯 가지인데 크로 초코 라떼와 마이크로 쉐이크를 주문했다. 오니와상은 삼각, 사각, 원형 세 가지 모양으로 겉에 붙은 김이 주먹밥 느낌을 한층 높인다. 주먹밥처럼 한 손에 들고 먹긴 불편하다. 겉에 바른 시럽이 끈적해 함께 주는 칼로 잘라먹는 걸 추천한다. 한국인 입맛을 저격하는 건 파 오니와상이다. 알싸한 양파와 아삭하게 씹히는 파의 식감이 느끼함을 잡아준다. 크림치즈까지 들어갔는데도 전혀 느끼하지 않다. 김치 오니와상은 마치 김치 로제파스타에 빵을 찍어 먹은 느낌이다. 명란 오니와상은 반으로 갈랐을 때 당황할 수 있다. 다른 것과 다르게 안에 아무것도 없다. 양쪽 테이블에서 “제빵사의 실수가 아닐까?”라며 원래 아무것도 없는 건지 직원에게 묻기도 했다. 크림이 없어 심심할 거라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겉면 시럽에서 명란 맛이 물씬 난다. 피크 오니와상은 누데이크 시그니처 메뉴 ‘피크 케이크’와 똑같은 말차 크림을 넣었다. 반으로 가르자 크림이 흐른다. 다른 것보다 비교적 묽은 편인데 맛은 말차 그 자체다. 달지 않고 씁쓸한 맛이 강하다. 말차 아이스크림 같은 달콤함을 생각했다면 아쉬울 수 있다. 바질 레몬 오니와상은 향긋한 바질 맛으로 시작해 새콤한 레몬 맛으로 끝난다. 레몬과 바질 맛이 섞이지 않고 순서대로 느껴지는 게 특징이다. 마지막으로 호두 바닐라 오니와상. 어디서 맡아본 듯 익숙한 냄새에 바로 한입 베어 물었다. 영화관에서 나는 캐러멜 팝콘 맛이다. 크로 초코 라떼는 직원의 설명을 먼저 듣고 먹자. “크루아상을 초콜릿에 찍어서 드시고 남은 초콜릿을 저으면 초코라떼가 됩니다.” 크루아상에 초콜릿을 찍어 먹으니 초코 소라빵을 먹는 것 같다. 진하고 꾸덕꾸덕한 초콜릿이 담백한 크루아상이랑 잘 어울린다. 식사는 2층에서만 가능하다. 은은한 조명과 벨벳 재질 인테리어가 고급스럽다. 카페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커다란 조각상과 독특한 의자가 현대미술관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붉은 카펫이 깔린 안쪽에서도 먹을 수 있다. 포토존처럼 꾸며진 공간에서 식사를 할 수 있음에 놀랐다. 정오가 되어 나가는 길에 보니 매장 앞 대기 줄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테이블링 같은 대기 시스템은 없다. 줄을 서고 있으면 직원이 나와 매장 식사인지 포장인지를 묻는다. 양쪽 모두 일정 인원을 유지하며 입장시킨다. 덕분에 안에서 사진을 찍거나 빵을 고르는 데 어려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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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로 서울 구경] MZ세대 홀린 약과 쿠기, 여기서 시작됐다…압구정 ‘이웃집 통통이’
편의점 상품으로 출시된 ‘이웃집 통통이’ 약과 쿠키. 2023년 3월 말 출시 후 약 3개월 만에 220만 개 넘게 팔렸다. 몇몇 사람은 편의점에서 만든 브랜드로 알고 있지만 ‘이웃집 통통이’는 약과 열풍으로 갑자기 생겨난 브랜드가 아니다. 이미 서울 압구정에서 유명한 디저트 카페와 협업한 것이라고. 편의점과 협업할 정도의 맛과 인기라면, 찾아갈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이웃집 통통이’라는 귀여운 가게 이름과는 달리, 매장 외관은 고급스럽다. 원목 재질 외관과 흰 간판을 보니 유럽의 빵집에 온 듯하다. 모든 빵이 오픈 시간에 맞춰 나오진 않는다. 10시 30분, 조금 늦게 찾아갔음에도 소금빵은 없었다. “소금빵은 아직 굽고 있어서 12시쯤 나올 거 같아요.” 실제로 소금빵이 나온 시간은 11시 30분이었다. 빵 나오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면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디저트를 다양하게 먹고 싶다면 조금 여유롭게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이곳은 내부 취식과 포장 상관없이 밖에서 주문해야 한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디저트를 보면서 고르고, 오른쪽 계산대에서 주문하면 된다. 디저트 종류는 소금빵, 휘낭시에, 쿠키, 까눌레, 브라우니가 있다. 편의점과는 약과 쿠키로 협업했지만, 이곳은 소금빵 맛집으로 더 유명하다. 초코, 앙버터, 황치즈크림 소금빵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휘낭시에도 군고구마 크림치즈와 매콤 소시지 등 처음 보는 조합이 많다. 황치즈크림 라떼, 황치즈샌드, 미니 소금빵, 약과 쿠키, 매콤 소시지 휘낭시에를 주문했다. 음식은 내부 픽업 공간이 따로 있어 그곳에서 받으면 된다. 픽업대 옆에 있는 토스터를 이용해 보자. 빵을 따듯하게 먹을 수 있다. 내부는 바 테이블, 소파석, 4인석 등 좌석이 다양하다. 한쪽에는 이웃집 통통이 상품을 진열해놨다. 진열대엔 상품이 얼마 없었는데, 그래서인지 매장이 조금은 어수선한 느낌이었다. 황치즈샌드는 SNS에서나 볼 법한 ‘크림 폭탄’ 소금빵이다. 황치즈 크림이 가득 들어 한 입 베어 물면 크림이 넘쳐흐른다. 빵보다 크림이 많아 나중엔 접시에 흘러내린 크림을 따로 모아 먹을 수 있을 정도다. 크림은 뽀또 과자와 비슷하다. 과자 사이에 있는 치즈 크림을 긁어 넣은 듯하다. 담백한 빵과 짭짤한 크림이 어우러져 ‘혈중 황치즈 농도’가 올라가는 맛. 황치즈를 좋아한다면 도전해 보자. 카페에서만 파는 황치즈 라떼. 아이스 라떼 위에 황치즈 크림과 황치즈 쿠키를 올렸다. 황치즈 샌드 크림과 같은 크림 같지만 그것보단 조금 묽다. 게다가 차가운 크림이어서 더 맛있다. 짭짤한 크림을 먹다 보면 쌉쌀하면서 부드러운 라떼가 느껴진다. 크림과 라떼를 섞으니 짠맛이 느껴진다. 황치즈 라떼보단 소금 라떼를 먹는 느낌. 황치즈 초보도 쉽게 도전할 맛. 원래는 압구정 소금빵 맛집인 이곳. 소금빵을 안 먹고 갈 수 없다. 미니 소금빵은 한 입 크기 소금빵 5개가 들어있다. 크기는 작아졌지만, 식감은 똑같이 바삭하고 맛도 그대로다. 라떼 위 크림에 찍어 먹어 보자. 차가운 크림과 고소한 빵이 만나 황치즈샌드와는 또 다른 맛이 펼쳐진다. 치즈맛 아이스크림에 빵을 찍어 먹는 듯하다. 크기가 작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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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저트로 서울 구경] 빵 사려고 1시간 반 웨이팅? 이 정도면 인정…망원동 ‘투떰즈업’
사람들은 대단한 걸 보면 양 엄지를 들어 보인다. 영어로 ‘Two thumbs up’이라고 한다. 여기서 이름을 딴 망원동 베이커리 ‘투떰즈업’이 있다. 2017년 서울 금호동에서 문을 열어 2020년 9월 망원동으로 옮겼다. 그 후 다양하고 특이한 맘모스빵으로 빵덕후들의 입소문을 탔다. 이제는 맘모스뿐만 아니라 롤, 베이글도 함께 팔며 망원동 빵지 순례 성지가 됐다. ‘오픈한 지 5년째인데 지금도 오픈 런?’이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이곳은 일주일에 두 번, 금요일과 토요일에만 연다. 12시 30분부터 영업하고 재료가 떨어지면 문을 닫는다. 이런 점 때문에 오픈 런 경쟁이 매우 치열한 투떰즈업을 방문해 봤다. 투떰즈업은 망원역 2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다. 망리단길에서 좁은 골목을 몇 번 꺾어 들어갔다. 멀리서부터 ‘빵’ 간판이 눈길을 끄는 3층짜리 건물이 보였다. 가까이 다가가니 ‘엄지 척!’을 날리고 있는 귀여운 맘모스빵 캐릭터가 반겼다. 건물을 둘러보니 1층에서 빵을 만들고 2층에서는 판매하는 듯했다. ‘흑끼리’, ‘뿌링모스’ 처럼 날마다 나오는 빵 종류가 다르다. 당일 나오는 빵 리스트는 인스타그램으로 확인하면 된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름 덕분에 비주얼이 더욱 궁금해졌다. 어서자 진열장에 늘어선 빵들이 보였다. 뭘 골라도 맛있을 것 같은 비주얼. 계산대 양쪽으로 맘모스빵, 쌀 베이글, 롤, 버터바가 기다리고 있었다. 비주얼을 보자 고민이 심해졌다. 군침이 절로 나오는 비주얼에 결정하기 더 어려웠다. 이럴 땐 직원 도움을 받는 게 최고다. “맘모스 중엔 밤모스, 베이글 중엔 시즌과일쌀베이글, 딸기팥쌀베이글이 잘나가요.” 이 외에도 프랜차이즈 치킨 이름을 딴 ‘뿌링모스’, 말차가 듬뿍 들어간 ‘말차꾸러기’, 흑임자 크림이 들어간 ‘흑끼리’ 등 이색 맘모스빵이 많으니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직원 추천대로 밤모스에 딸기팥쌀베이글을 정하고 추가로 흑끼리, 피스타치오베이글을 골랐다. 투떰즈업에서는 맘모스빵 크기를 L과 그 절반 크기인 S로 나눴다. L은 한두 명이 다 먹기 버거워 보여 S로 택했다. 밤모스, 흑끼리, 피스타치오쌀베이글, 딸기팥쌀베이글, 맘모롤을 구입했다. 동네 빵집에서 볼 수 있는 맘모스빵 보다 싸진 않다. 그래도 요새 인스타그램에서 ‘힙’하다는 빵집에 비하면 엄청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고이 모셔온 빵 포장을 조심스레 벗기자 훌륭한 비주얼이 드러났다. 가장 영롱한 밤모스부터 한 입 베어 물었다. 딱 우리가 아는 클래식 맘모스빵의 상위 호환 버전이다. 딸기잼과 팥, 녹두 앙금, 생크림에 밤을 더해 겹겹이 쌓았다. 입안에서 느껴지는 달콤함이 만족스러웠다. 중간에 박혀있는 밤들이 달콤함을 더한다. 색다른 맛을 즐기고 싶다면 흑임자 크림이 들어간 ‘흑끼리’를 먹어보자. 밤모스와 다르게 담백하면서도 크림이 부드러워 식감도 좋았다. 이곳 베이글은 밀 대신 쌀로 만들었다. 쌀 베이글은 식감이 어떨까 궁금했다. 포장을 벗기며 잠깐 만져 보니 베이글 특유의 쫀득함이 느껴져 놀랐다. 딸기팥쌀베이글은 잘 익은 딸기를 써 달콤함과 새콤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딸기 과육과 크림치즈가 섞여 ‘딸기 크림치즈’를 먹는 것 같았다. 쌀 베이글의 쫀득한 식감까지 더해져 행복했다. 피스타치오쌀베이글은 피스타치오와 큼직한 보늬밤조림 궁합이 기대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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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플레이스] 비주얼·맛 모두 합격점! 침샘 자극하는 맛집…신당동 ‘하니칼국수’
요즘 ‘힙지로’에 이어 ‘힙당동’이라 불리는 신당동. 중앙시장 주변 새로운 식당, 카페, 소품샵들이 줄지어 생기며 젊은 층의 방문이 늘었다. 이런 힙당동 열풍의 중심에는 2021년 창업 초기부터 미식가 입맛을 사로잡은 ‘하니칼국수’가 버티고 있다. ‘MZ와 칼국수는 거리가 멀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이곳의 칼국수는 침샘을 자극하는 새빨간 국물과 명태 알, 곤이가 듬뿍 얹어진 비주얼로 MZ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유튜브, SNS, TV 등 여러 매체에 나와 MZ는 ‘신당동하면 하니칼국수’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주말에는 대기가 필수라는 이곳에 평일 방문해 보았다. 비 내리는 어느 날, 신당역 12번 출구로 나와 왼쪽 골목으로 꺾자 하니칼국수 간판이 보였다. 오픈 시간인 10시 30분에 맞춰 가니 “바로 들어오세요.”라며 직원이 안내해 주었다. 태블릿에 ‘현재 웨이팅 2팀’이라고 적혀 긴장했으나 앞 손님 실수라기에 다행히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대기줄이 있을 땐 태블릿에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차례가 되면 입장하는 식이다. 일행이 먼저 와 테이블을 맡아두는 것은 불가능하다. 모든 일행이 자리에 있어야 한다. 오픈 런 금메달일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가게 안에는 이미 두 테이블이 채워져 있었다. ‘MZ 핫플레이스’라는 말 때문에 젊은 사람들이 가득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한 끼를 해결하러 온 듯한 직장인, 주민도 보였다. 내부엔 4인 테이블 11개, 1인 손님을 위한 바 좌석 7개가 있었다. 혼자 왔다고 하니 바 테이블로 안내받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노출 콘크리트 덕에 레트로가 느껴졌고, 노상 분위기도 났다. 하니칼국수에서 무조건 시켜야 하는 메뉴는 정해져 있다. 바로 알곤이 칼국수다. 한 그릇에 12,000원. “여기 알곤이 칼국수 한 개요~” 하니칼국수 대표 메뉴답게 뒤이어 들어온 손님들도 너 나 할 것 없이 알곤이 칼국수를 시켰다. 알곤이 칼국수를 시키니 기본 반찬인 김치와 물이 나왔다. 배가 고파 못 참고 김치를 집었다. 보기와는 다르게 매콤한 겉절이였다. 맛있기는 했으나 겉절이 말고 백김치나 오뎅처럼 매운맛을 중화시킬 수 있는 반찬이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식을 받아든 시각은 10시 40분. 주문하고 10분도 되지 않았다. 언뜻 보이는 주방에선 커다란 냄비에서 육수가 펄펄 끓고 있었다. 육수를 한 번에 많이 준비할 수 있어서 빠르게 나온다는 느낌이 들었다. 알곤이 칼국수 비주얼은 엄청났다. 따로 알과 곤이를 꺼내어 사진을 찍었다. 앞접시를 가득 채운 양을 보니 마음까지 풍족해진다. 알을 간장 소스에 푹 찍어 먹자 알 사이에 스며든 국물과 소스가 잘 어우러졌다. 여기에 톡톡 터지는 식감과 살짝 느껴지는 미나리 향은 보너스다. 한 번 맛본 사람들이라면 분명히 다시 찾아오게 만드는 맛이라 확신했다. 칼국수 면을 다 먹었다면 밥을 말아 먹어보자. 하니칼국수는 밥이 무료다. 국물에 알과 곤이를 슥슥 비벼 먹으니 칼국수에 해장국까지 두 끼를 먹은 듯했다. 전날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도 해장이 절로 되는 기분이었다. 추적추적 비가 내려서일까. 빗소리를 들으며 국물을 들이켜니 매콤한 국물이 몸까지 데워준다. 이게 바로 일석이죠. 한 그릇을 먹는 와중에도 계속해서 손님들이 드나들었다. 칼국수 한 그릇을 먹는 데 드는 시간은 길어야 30분. 하니칼국수 후기에서 특히 많이 보였던 ‘회전율이 높다’는 말을 체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다 먹고 11시 30분쯤 일어서니 8팀 정도 식사를 하고 있었다. 평소에 대기줄이 길다고 해서 걱정했지만 비가 와서인지 생각보다 느긋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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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플레이스] 신당동 떡볶이 타운을 뒤집어 놓으셨다···닭발 맛집 ‘우정’
신당동 떡볶이 타운은 1970년대부터 역사를 쌓은 맛집 골목이다. 신당동이 어딘지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신당동 떡볶이’는 한 번쯤 들었을 것이다. 요즘 그곳에서 가장 줄이 긴 가게 ‘우정’은 떡볶이 대신 닭발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데. 닭발이 얼마나 맛있길래 떡볶이 타운에서 명물이 된 걸까? 떡볶이 타운에 들어서자 곳곳에서 “여기 떡볶이 맛있어요~ 여기로 들어오세요!” 하는 호객 소리가 들린다. 평일 오후 2시 30분, 애매하게 늦은 점심시간이라 길에는 사람이 적었다. 우정에도 손님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웬걸, 1층이 거의 만석이다. 진정한 맛집은 시간을 가리지 않는 듯하다. 입구로 들어서자 커다란 양은 냄비에 닭발을 푹 끓이는 모습이 보였다. 군침이 절로 돌았다. 매운 걸 잘 먹는 편이 아니라 순한닭발을 주문했다. 치즈떡 사리가 일품이니 꼭 같이 주문해야 한다. 버너에 불을 켜고 멍하니 기다리고 있으니 직원이 “왜 안 드세요? 닭발은 이미 푹 삶아 나왔으니 바로 드셔도 돼요. 치즈 떡만 조금 녹여서 드세요.”라고 안내했다. 가게가 바쁜데도 친절해서 좋았다. 테이블에 준비된 비닐장갑을 끼고 닭발을 하나 집어 들었다. 뼈 있는 닭발은 익숙하지 않은데, 푹 삶아 그런지 매우 부드러웠다. 뼈와 깔끔하게 분리된다. 순한닭발은 매운 것에 약한 입맛에도 부담스럽지 않게 맛있었다. 양념을 한 숟갈 먹자마자 ‘밥 볶아 먹으면 무조건 맛있겠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 정도로 양념이 매콤달콤 환상적이다. 떡 사리를 다 먹어갈 때쯤 직원 추천으로 콩나물 사리를 추가했다. 추천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콩나물 양이 너무 많은 건 아닌가 생각했는데 싹싹 비웠다. 사리를 넣고 끓일수록 국물도 더 깊은 맛이 나는 듯했다. 쫄면, 야끼만두, 계란, 팽이버섯 등 다양한 사리가 있으니 취향 따라 즐겨 보자. 순한 맛을 시켰지만 매운닭발 맛도 궁금해 매운 소스를 요청했다. 자신이 없었지만 용기를 내 조금만 찍어 먹어 봤다. ‘맵찔이’에겐 조금 버거운 맛이었다. 불닭볶음면보다도 조금 더 맵게 느껴졌다. 하지만 중독성이 있어서 헥헥거리면서도 한 번 더 먹게 된다. 매운 음식을 즐기는 이들 입맛에는 잘 맞겠다. 이미 배가 불렀지만, 볶음밥은 포기할 수 없다. 국물을 처음 먹었을 때 든 생각 때문이었다. 1인분을 주문했다. 한입 먹는 순간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볶음밥은 1인분이라도 꼭 주문하자. 첫술 뜨는 순간 적당히 먹고 나가려던 생각이 싹 사라질 것이다. 떡볶이 타운 한가운데서 ‘닭발’로 이름을 날린다는 사실 자체가 흥미를 끄는 곳이었다. 먹어 보니 과연 그럴 만하다. 양념이 맛있어 즉석 떡볶이도 맛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콤하고 짭짤한 음식이 당길 때, 스트레스를 풀고 싶을 때, 닭발이 생각날 때 찾으면 좋을 곳이다. 술을 곁들이기에도 딱 좋은 메뉴다. 낮에도 반주를 주문하는 손님들이 많았다. 매콤한 국물과 소주 한 잔이 생각날 때 찾아도 좋겠다. 다만 저녁 식사시간에는 웨이팅이 만만찮다. 대기 없이 먹고 싶다면 평일 오후 같은 애매한 시간대를 노려 보자. 주소 : 서울 중구 퇴계로76길 55 영업시간 : 목화 12:00-03:00/수요일 정기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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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플레이스] 힙지로 속에 숨은 작은 호찌민…을지로 ‘을지깐깐’
을지로에 MZ 감성을 저격한 베트남 쌀국수 집이 있다. 2019년 11월 문을 연 ‘을지깐깐’. 외부는 빨간 조명과 색색의 간판으로 힙한 느낌을, 내부는 향긋한 음식 냄새와 소품으로 현지 분위기를 강조했다. 식당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항상 빽빽할 정도로 대기가 많다는 이곳. 과연 대기만큼 음식도 맛있을지 확인하러 방문해 보았다. 을지로는 가게 간판 찾기가 힘들기로 유명하다. 이곳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입간판에 베트남어가 적혀 있어 두 눈을 크게 떠야 한다. 베트남어로 ‘Eulji Canh Canh’이라고 적힌 입간판이 보인다면 잘 찾아온 것이다. 2층에 있는 식당을 향해 좁은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그러면 빨간 조명이 비치는 202호가 있다. 이 문을 열면 을지로 속 베트남이 펼쳐진다. 평일 오픈 15분 전인 11시 15분에 두 번째로 줄을 섰다. 11시 30분에는 4팀이 기다리고 있었다. 주변에 사무실이 많아선지 사원증을 목에 건 사람들이 많았다. 다행히 오픈하자마자 바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조금 늦었다면 대기 명단을 적어야 한다. 전화를 해주지는 않아 식당 앞에 줄을 서야 한다. 들어가자마자 오래된 라디오와 텔레비전이 반겼다. 레트로 느낌이 물씬 나는 내부를 보니, 베트남에 있을 법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몇 분이신가요?” 두 명이라고 답하니 채광이 좋은 안쪽 2인 테이블로 안내받았다. 주방 바로 옆자리라 분주하게 요리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자리에 앉아 노란색 메뉴판을 펼쳐봤다. 첫 장에서 소개글이 보인다. ‘베트남 호치민에서 20대의 절반을 보내며 배운 음식과 문화를 을지깐깐에 녹여내었습니다. 작은 호치민을 느껴보세요’라는 문구에서 자신감이 느껴진다. 메뉴판에도 베트남 글자가 있어 현지 느낌이 났다. 시그니처 메뉴라는 반깐꾸어 게살국수와 후기에서 호평 일색인 껌땀 고기덮밥을 주문했다. 15분 정도 지나자 메뉴가 모두 나왔다. 껌땀 고기덮밥은 포슬포슬한 밥 위에 반숙 계란, 윤기가 흐르는 고기까지... 비주얼이 엄청났다. 참지 못하고 고기부터 집어먹었는데 생각한 것보다 너무 짰다. 밥에 고기, 소스를 비벼 먹는 것이 좋겠다. 반숙 계란을 터트려 밥에 슥슥 비벼 먹자 그나마 짠맛이 중화됐다. 평소에 싱겁게 먹는 사람이라면 다른 메뉴를 먹는 것을 추천한다. 반깐꾸어 게살국수는 새우, 게살, 생족발이 들었다. 여러 쌀국수를 먹어봤지만 게살이 올라간 쌀국수는 처음이라 기대됐다. 역시 대표 메뉴인 이유가 있는 걸까? 칼칼한 국물에 잘 삶아진 면이 입 안에서 재료가 조화를 이룬다. 특히 파와 건더기가 식감을 더해 좋았다. 시킨 메뉴 모두 잘게 잘린 고추가 인상 깊었는데, 베트남에서 공수했다고 한다. 알싸한 고추 향이 국물 풍미를 한껏 더했다. 부른 배를 두드리며 계산대로 향하자 처음 보는 음료수가 보였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베트남 현지에서 많이 먹는 과일 음료라고 한다. 현지의 맛을 더 느끼고 싶다면 이걸 마셔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나갈 때 보니 대기 손님이 세 팀 정도 있었다. 평일인데도 인기가 느껴졌다. 줄이 길어도 회전이 빨라 20~30분만 기다리면 된다지만 앞에 서서 기다려야 하는 방식은 조금 아쉬웠다. 주소 : 서울 중구 을지로 12길 12 2층 을지깐깐 영업시간 : 매일 11:00-20:30 (15:00,17:30 브레이크 타임, 14:30, 20:00 주문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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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플레이스] 을지로에선 노가리만 먹나요? 현지 감성 그대로 담은…을지로 ‘올디스타코’
어느덧 본명보다 ‘힙지로’로 익숙해진 을지로. 몇 년 전부터 MZ 세대 사이 길거리에서 음식을 먹는 ‘노상’ 문화가 유행하며 힙지로 열풍도 시작됐다. 코로나로 잠시 주춤했지만 거리두기가 해제되며 활기를 찾았고 다양한 상권이 생겨나고 있다. 그중 이색적인 외관을 자랑하는 가게가 있다. SNS 맛집 추천 계정에도 끊임없이 올라와 호기심을 자아낸다는데. 2023년 2월 가오픈을 시작으로 대기는 기본이라는 ‘올디스타코(Oldies taco)’에 방문해 봤다. 을지로3가역 8번 출구로 나오니 올디스타코가 보였다. 인쇄소, 약국 사이에서 혼자 존재감을 뽐내고 있어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다. 평소 올디스타코 영업시간은 정오부터 9시까지다. 하지만 화요일은 늦게 열고 늦게 닫아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 운영한다. 화요일에 타코를 먹는다는 미국 ‘타코 튜즈데이’ 문화를 따온 것이다. 네이버에는 아직 업데이트가 되어 있지 않아 12시에 방문하려 했으나 뒤늦게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확인하고 미뤘다. 방문할 때 허탕을 치고 싶지 않다면 인스타그램으로 영업 일정을 꼭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겠다. 화요일 오후 4시 10분쯤 1등으로 올디스타코에 도착했다. 아직 대기 인원이 없어 가게를 둘러볼 여유가 있었다. 흰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이 재료 손질, 청소를 하며 오픈 준비를 하고 있었다. 50분을 기다려 5시가 되자 주문을 할 수 있었다. 이곳 타코 메뉴는 올디스 타코, 비리아 타코, 타코 라이스, 메가 밤 스낵이다. “한 사람당 타코 2개는 먹어야 배가 찬대.” 같이 줄을 섰던 사람 말을 참고해 올디스 타코, 비리아 타코, 메가 밤 스낵을 주문했다. 값은 총 2만700원. 타코 3개 가격에 2만원이면 적당한 값이란 생각이 들었다. 고수가 들어 있어 못 먹는 사람은 미리 말해야 한다.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2인 테이블 2개에 4인이 앉을 수 있는 바 테이블 1개가 보였다. 재빨리 2인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내부가 좁은 게 약간 흠이지만 타코 특성상 빨리 먹기도 하고, 테이크 아웃도 많아 그나마 회전율이 빠른 듯했다. 또한 날이 따뜻해지면 외부 테이블도 놓아 더 많은 사람들이 먹고 갈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고. 내부를 둘러보니 인테리어에도 꽤나 신경을 쓴 것이 느껴졌다. 외관과 마찬가지로 내부도 각종 포스터들과, 텔레비전, 메뉴판 등이 이국적인 느낌을 줬다. 그리고 매장에 울려 퍼지는 흥겨운 라틴 음악까지 더하니 을지로가 아닌 미국 서부 또는 멕시코 어느 도시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비리아 타코부터 드릴게요~” 자리에 앉아 10분 정도 기다리자 비리아 타코, 올디스 타코, 메가 밤 스낵 순으로 음식이 나왔다. 올디스타코는 모든 음식에 한우를 쓴다고 해 더 기대됐다. 반으로 접힌 비리아 타코를 살짝 열어보자 아낌없이 들어간 한우 사태, 차돌 양지와 늘어난 치즈가 보였다. 여기에 라임즙을 뿌리니 부드러운 고기와 자극적인 소스들이 어우러져 매콤하게 맛있었다. 비리아 타코와 달리 펼친 상태로 나온 올디스 타코는 앞서 먹은 것보다 담백한 맛이었다. 한우 업진 양지살을 썼다는데 고기 외에는 기본적인 맛이라 테이블에 놓인 핫 소스를 뿌렸다. 뭔가 부족하다면 라임과 핫 소스로 입맛에 맞게 조절해 먹어보자. 메가 밤 스낵은 미국에서 수입한 나초 과자 도리토스에 타코 재료를 넣은 이색 타코다. ‘과자에 타코 재료라고?’ 이상하게 느껴질 수 있으나 먹어보면 맛이 없을 수 없는 조합이다. 도리토스 위에 소스가 버무려진 고기, 할라피뇨, 방울토마토를 올리고 한 입 먹어보자. 강렬한 맛에 바삭함이 더해져 자꾸 손이 갔다. 과자를 잘게 부숴 숟가락으로 먹어도 좋다. 올디스타코에서 메가 밤 스낵은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 평일 저녁 언젠가, 을지로 골목에 유난히 줄이 긴 가게가 궁금해 검색해 본 적이 있다. 그곳이 올디스타코였다. 올디스타코는 ‘을지로=노가리’라는 오랜 공식을 깨고 있는 가게 중 하나다. 방문해 보니 현지 문화와 이색적인 분위기를 한 번에 즐기고 싶은 MZ에게 딱 맞는 곳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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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플레이스] 산청 출신 흑돼지를 만날 수 있는 곳…을지로3가 ‘산청숯불가든 을지로’
지리산 자락에 있는 경상남도 산청. 산이 깨끗하고 물이 맑아 청정골이라고도 한다. 흑돼지가 자라기 좋은 환경 덕에 이곳에 가면 흑돼지 집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흑돼지를 먹자고 지리산까지 가는 건 너무 멀다. 서울 한복판에 산청 고깃집을 그대로 구현한 가게가 있다. 서울 을지로3가의 ‘산청숯불가든 을지로’다. 예스러운 분위기는 물론이고, 지리산 흑돼지를 제대로 구워 대기가 끊이질 않는다. 식사 시간에 맞춰 가면 1시간 대기는 기본. 그렇다면 오픈런이 답이다. 숯불을 사용하는 가게여서인지 골목을 들어서자마자 숯가마가 보인다. 아직 개점 전이라 불은 없지만 거대한 크기에 시선이 집중된다. 장사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외관은 10년이 넘은 듯한 느낌이다. 매장 외벽엔 정갈한 손글씨로 안내 문구가 적혀있다. 입구 옆에는 산청에서만 재배되는 메뚜기쌀과 지리산 생수를 가져다 놨다. 도착 시간 11시. 개점 30분 전에 도착했음에도 대기 3번째다. 대기 등록하면서도 줄은 계속 길어진다. 평일 오후 5시 전에는 예약이 가능하니 대기를 피하고 싶다면 예약이 좋겠다. 개점 5분 전, 이미 대기는 9팀이다. 개점 시간이 되면 직원이 나와 순서대로 불러준다.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빨간 조명과 돼지고기. 영락없는 정육점이다. 그 앞엔 예스러운 나무 현판이 있다. 마치 이곳에서 긴 세월을 보낸 가게처럼, 옛날 고깃집 느낌을 잘 살렸다. 불판 바로 옆에 연기가 빠져나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덕분에 숯불을 사용하는 가게임에도 연기 없이 깨끗하다. 옛날 느낌은 그대로 구현하되, 장비는 현대적이다. 여기서 재래식 소금구이와 고초장 양념구이는 꼭 먹어야 한다. 재래식 소금구이는 돼지고기를 어슷썰기로 낸다. 주문 즉시 고기를 뭉텅뭉텅 썰고 쪽파와 함께 준다. 고기는 직원이 구워주니 걱정할 필요 없다. 육즙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직원이 계속해서 고기를 뒤집어 준다. “쪽파에 삼겹살 기름을 묻혀주는 거예요.” 고기를 굽다 쪽파에 고기를 문지르니 궁금해 물어봤다. 이렇게 기름을 묻혀주면 쪽파는 타지 않고 고기에는 쪽파 향이 밴다고. 고기는 향긋하게, 쪽파는 고소하게 먹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처음엔 소금에, 두 번째는 우렁조림에 찍어 먹으면 맛있어요.” 고기가 생각보다 크지만, 한입에 먹어야 육즙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육즙을 위해 이번만큼은 자르지 말고 먹어보자. 직원이 말해준 대로 함께 나온 산청뽕소금에 찍어 먹었다. 뭉텅뭉텅 썰어서인지 아삭한 식감이다. 씹는 순간 육즙이 터져 나오고 소금을 찍어서 고기 본연의 맛이 아주 잘 느껴진다. 왜 한입에 먹어야 하는지 이해가 가는 순간. 쫄깃하지만 질기지 않아서 계속 먹고 싶은 맛이다. 우렁조림에 찍어 먹으면 또 다른 맛이 펼쳐진다. 우렁조림은 갈치속젓의 비릿함을 없애고 우렁을 넣어 고소한 조림 소스다. 구운 쪽파와 함께 조림에 찍어 먹으면 감칠맛이 대단하다. 마치 파김치를 곁들여 먹는 맛. 소스가 짜지 않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이 방법 말고도 갓지짐, 명란 쌈장, 장아찌와 조화롭게 먹을 수 있다. 고기가 맛있어 어떤 조합이든 만족스럽다. 고초장 양념구이는 생고기 위에 고추장 소스가 함께 나온다. 고기를 양념에 재우지 않고 그 자리에서 버무려 불판에 올린다. 물엿을 사용하지 않아 단맛은 적고 매콤한 양념 맛이다. 양념구이를 주문하면 구이용 소스를 따로 준다. 닭꼬치 소스 같은 소스에 찍어 밥과 함께 먹으면 밥도둑 완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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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식도락 여행] 성수에서 만나는 대만의 향기…성수 ‘바오 서울’
보통 대만 음식이라고 하면 우육면이나 샤오룽바오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이 두 가지 음식을 대표 메뉴로 내세운 대만 음식점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서울에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대만 길거리 음식들도 나타난 가게가 있다. 성수동의 ‘바오 서울’이다. 대만의 길거리 음식인 바오번을 친근하고 맛있게 선보이는 곳이다. 매일 바오번을 직접 만들기 때문에 수량이 한정적이다. 그 때문에 늦게 가면 바오번을 이용한 메뉴는 품절일 때도 있다. 오픈 런을 부르는 그 말에 평일 오전 성수동으로 향했다. 바오 서울은 성수동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연무장길 끝자락에 있다. 개점 시간 5분 전에 도착했더니 대기 4번째였다. 개점 시간인 11시 30분에 들어와 자리에 앉으니, 빈자리는 4인용 바 테이블뿐이었다. 11시 40분쯤 작은 매장이 가득 차, 마치 대만 야시장에 온 듯 북적였다. 이곳은 특이하게 매장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간판을 달았다. 빨간색과 초록색 한자가 적힌 간판을 보니 진짜 대만에 온 듯 이국적인 느낌이 난다. 대만 음식점 분위기를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 매장 곳곳에 포스터를 붙이고, 벽에는 한자를 적었다. 자리에 앉으면 준비된 메뉴판에 원하는 메뉴를 체크한 후 직원에게 전달하면 된다. 모든 메뉴에 고수가 들어가지만 고수를 못 먹는다면 빼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따로 달라고 요청하면 접시에 담아주니 취향이 다른 사람끼리 가도 걱정할 필요 없다. 이곳은 음식 양이 적어 1인 2 메뉴 또는 1인 3 메뉴를 추천한다. 메뉴판에 있는 QR코드를 찍으면 음식 사진을 볼 수 있다. 이곳의 대표 메뉴인 클래식 바오와 쉬림프 바오, 추가로 동파육 덮밥과 양고기 볶음면을 주문했다. 주문한 지 5분도 안 돼서 바오가 나왔다. 바오는 대만식 햄버거이자 길거리 음식이다. 호빵처럼 쪄서 만드는데 매일 가게에서 직접 반죽하여 쫀득하고 부드러운 식감을 자랑한다. 클래식 바오는 잘게 자른 동파육, 갓 피클, 쪽파, 땅콩을 바오번 사이에 넣었다. 번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재료가 들어가 있다. 속 재료가 가득 들어있어 손보다는 포크와 나이프를 이용해 먹는 것이 좋다. 달달한 고기와 부드러운 빵을 함께 먹으니 고기가 가득 든 야채 호빵을 먹는 맛이다. 동파육이 간이 센 편이라 속 재료와 번과 같이 먹으니 잘 어우러진다. 쉬림프 바오는 바오번 사이에 패티와 야채, 소스를 넣었다. 새우 패티가 매우 두툼해 씹는 식감이 좋다. 큼직한 새우가 패티 안에 그대로 들어있어 탱글탱글한 식감을 자랑한다. 마치 멘보샤를 먹는 듯한 맛. 기름에 튀긴 패티가 느끼하다고 생각될 때쯤 빵 사이에 스며든 스리라차 마요 소스가 느끼함을 잠재워 준다. 양상추나 피클 대신 새콤한 소스에 버무린 코울슬로를 넣었다. 단순한 속 재료가 오히려 새우 패티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빵과 패티, 소스와 코울슬로의 간단한 조합이지만 고급스러운 맛이다. 작은 크기가 아쉬워지는 맛. 언뜻 보면 장조림 덮밥 같기도 한 동파육 덮밥. 밥에 팔각향이라는 향신료 향을 입히고, 동파육은 결대로 찢어 절인 오이, 갓 피클, 쪽파와 함께 나온다. 그 덕에 밥을 먹을 때마다 향신료 향이 은은하게 난다. 달달한 간장에 오래도록 절인 동파육은 식감이 부드러워 장조림보단 갈비찜이 생각나는 맛이다. 절인 오이와 잘게 다진 갓 피클을 함께 비벼서 먹으면 되는데,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 색다른 맛이 나 먹어보는 걸 추천한다. 양고기 볶음면은 주문 받은 즉시 면을 뽑아줘서 식감이 수제비같이 쫀득하다. 고추기름으로 맛을 내 톡 쏘는 매콤함이 매력적이다. 거기에 양고기까지 더해져 가장 현지 음식다운 맛. 양꼬치에 찍어 먹는 쯔란가루로 향신료 향을 더했다. 고추기름과 쯔란가루가 더해져 먹다 보면 물을 찾게 되는 매콤함이다. 양고기는 생각보다 많이 들어있어 부족함 없이 먹을 수 있다. 대만의 매콤함을 담은 듯한 맛. 가게에서 직접 만드는 바오번은 부드럽고 푹신하다. 동파육 덮밥과 양고기 볶음면도 향신료 향을 듬뿍 담았다. 음식만큼이나 가게 자체에서도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느껴진다. 가게 내부의 화려한 간판과 몇 없는 좌석은 야시장에 온 듯한 분위기다. 가게부터 음식까지 대만의 감성을 고스란히 담은 성수 ‘바오 서울’. 새로운 스타일의 대만 음식이 끌린다면 이곳을 찾아가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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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식도락 여행] 여유 가득한 데이트 맛집은 해방촌에 있다
항상 똑같은 데이트에 질린 Z세대라면 이 포스트를 주목하자! 왠지 여유롭게 걸으며 한가로움을 즐기고 싶은 날, 해방촌은 어때? 골목 사이를 살피는 재미와 경치를 보는 즐거움을 갖춘 곳. 브런치부터 책방, 카페까지 취향 저격 데이트 코스를 소개한다. 1. 더로열푸드앤드링크 - 뷰만 맛집인 게 아니라 브런치도 맛집이네! 서울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곳은 뷰 좋기로 유명한 해방촌에서도 특히 ‘뷰 맛집’이라 불린다. ‘더 로열’이란 이름에 걸맞게 왕관이 그려진 새파란 간판이 반겼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길게 펼쳐진 오픈 주방이 보였다. 식사 메뉴로는 브런치 플레이트와 샌드위치를 팔고, 카페처럼 음료와 디저트만 주문해도 된다. 와인도 주문할 수 있다. 템페스하머스플레이트, 베지하머스샌드위치 등 다양한 비건 메뉴도 눈에 들어왔다. 키오스크로 로열스 브렉퍼스트와 연어 아보카도 플레이트 세트를 주문했다. 주문 후 자리를 선택하는 시스템이다. 테이블 여섯 개가 있는 1층을 지나쳐 철제 계단을 오르니 천장이 없는 2층이 펼쳐졌다. 문을 연 지 한 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명당을 차지한 손님이 서너 팀 있었다. 그래도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경쟁이 치열하다는 야외 바 자리에 운 좋게 앉을 수 있었다. 주말에는 이른 시간부터 대기가 길다고 하니 개점 시간에 맞춰 오는 ‘오픈 런’을 추천한다. 한 층 더 오르면 이곳의 최고 명당이 나온다. 이 자리는 아예 사진 촬영만 가능하다고. 명당자리에 음식을 두고 사진 몇 장을 찍은 후, 해방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바 자리에 앉았다.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그림 같았다. 탁 트인 풍경을 보며 먹으니 몇 배로 맛있었다. 훈제연어와 아보카도가 매우 싱싱했고, 잘 구워진 양송이와 토마토의 조합도 먹음직스러웠다. 양이 매우 많아 보였지만 접시를 싹 비울 만큼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뷰 맛집’과 ‘브런치 맛집’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곳이다. 주소: 서울 용산구 신흥로20길 37 영업시간: 금~화 11:00-18:00 (17:15 마지막 주문) / 수,목 정기휴무 가격: 브런치 메뉴 1만7500원부터 샌드위치 메뉴 1만4000원부터 좌석 정보: 1층 14석, 2층 10석, 3층 19석 인스타그램: @theroyalf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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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식도락 여행] 용리단길에서 만난 샌프란시스코 가정식…용산 ‘쌤쌤쌤’
조용하던 삼각지 주변이 최근 맛집 대기 줄로 시끌벅적하다. 신용산역에서 삼각지역으로 이어지는 한강대로 동측 일대가 ‘용리단길’이라는 이름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건 인기 맛집 때문이다. 그중 하나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가정식을 내세운 ‘쌤쌤쌤’이다. 2021년 7월 문을 연 이곳은 주말에는 최대 5시간까지도 기다린다는 후기가 올라올 정도로 핫플이 됐다. 눈이 휘둥그레지는 맛이다, 아니다 실망했다는 등 여러 후기가 이곳의 화제성을 증명한다. 전 세계 식당을 누비며 일한 김훈 대표가 샌프란시스코 분위기를 한국에서도 느껴보고자 만든 이곳, 그래서인지 외관부터 미국 느낌이 든다. 후기에 “미국 로컬 레스토랑, 미국 시골 레스토랑에 온 것 같다”는 내용이 많은데 딱 어울리는 모습이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소품들이 빈티지하면서도 세련되게 샌프란시스코의 분위기를 느끼게 해준다. 오픈 시간은 오전 11시 30분, 이날 도착 시간은 10시 53분이었다. 평일 오픈 37분 전에 도착하니 2번째였다. 따가운 햇볕 아래 기다리는 손님들을 위해 직원들이 바삐 움직이는 모습을 보며 얼른 30분이 되기를 기다렸다. 오픈 직전에 기다리는 이들은 총 8팀이었다. 직원이 앉을 자리를 묻자 테라스 자리를 선택했다. 봄이나 가을, 날씨 좋은 날 꼭 앉아야 할 자리다. 그늘진 테라스에서 용리단길을 바라보니 기분만큼은 샌프란시스코 어느 거리에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메뉴는 직원 추천대로 잠봉뵈르파스타, 캘리포니아st 라자냐, 스윗포테이토 뇨끼, 캘리포니아 오렌지 주스, 콜라를 주문했다. “감자 대신 고구마 크림 베이스에 자색 고구마 칩, 호두강정을 곁들인 단호박 뇨끼입니다.” 직원의 메뉴 설명과 함께 첫 번째 음식인 스윗포테이토 뇨끼를 내왔다. 뇨끼는 감자로 만드는 게 일반적이다. 감자 뇨끼와는 다르게 특유의 쫀득함은 덜하지만 단호박과 고구마가 부드럽고 달달해 입맛이 확 돈다. 식사 전 입맛 돋우기 딱이다. 메인 메뉴가 아님에도 이날 먹은 것 중 가장 맛있었다. 잠봉뵈르 파스타는 일본 미소 된장 베이스에 수제 잠봉뵈르, 피스타치오, 버터를 조합했다. 잠봉뵈르 샌드위치가 파스타로 변신한 셈이다. 버터와 미소 된장이 어떤 맛을 보여줄지 궁금했다. 가게 인기 메뉴답게 먹을수록 잠봉의 짭짤함과 된장의 고소한 맛이 어우러졌다. 짜고 느끼할까 걱정했지만, 잠봉의 짭짤한 맛은 버터가 잡아주고, 느끼함은 미소 된장이 잡아줬다. 두꺼운 페투치니면과 오독오독 씹히는 피스타치오 식감도 독특하게 잘 어우러졌다. 소스는 부드러움과 꾸덕함 그 중간으로 감칠맛이 도드라졌다. 양이 많은 편은 아니라 두 사람이 순식간에 그릇을 비웠다. 캘리포니아st 라자냐. 이 메뉴는 크게 추천하지 않는다. 기대와 달리 치즈가 굳었고, 소스는 대중적인 토마토소스보다 조금 더 새콤했는데 예상보다 평범했다. 이탈리아식 꾸덕한 라구 소스와 풍성한 고기를 기대한다면 실망할 수 있다. 라자냐 속에는 해시브라운이 들어있어 묵직하면서도 부드러운 식감이지만 먹다 보면 느끼해져서 처음 한 입이 가장 맛있었다. 따끈따끈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쌤쌤쌤에는 현장 줄서기 말고도 앱을 활용한 원격 줄서기 방법이 있다. 대신 11시 45분부터 시작한다. 첫 타자로 들어가고 싶다면 현장 줄서기를 추천한다. 차례가 돼서 직원이 호명하면 모든 인원이 5분 내 식당에 와야 한다. 또한 3인 이상이면 자리 배치상 대기 시간이 길어질 수 있다. 매장 이용 시간은 1시간 30분이니 참고하자. 30분이 되자 곧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내부에는 주방을 둘러싼 바 테이블이 있고 2인 테이블이 2개, 4인 테이블 1개가 있다. 야외 테라스도 테이블 3개가 있지만 전체적으로 좌석 수가 많은 편이 아니라, 한 번에 8~10팀 정도 받을 수 있어 보인다. 간발의 차이로 늦었다 해도 최소 40분 이상 기다려야 하니 ‘오픈런’을 추천한다. 접시에는 Sam said “enjoy here, think later”라는 문장이 적혀 있다. 고민은 잠시 내려두고 지금 기분 좋은 시간을 보내라는 뜻이다. 이런 문구 하나로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식기, 인테리어 하나하나에도 섬세한 손길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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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식도락 여행] 삼각지를 파리로 바꾼 마법의 크루아상…용리단길 ‘테디뵈르하우스’
신용산역과 삼각지역 일대는 개성 있는 식당과 카페 여럿이 인기를 끌면서 ‘용리단길’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용리단길 핫플’이라고 검색하면 가장 많이 뜨는 곳 중 하나가 ‘테디뵈르하우스’다. 이곳은 용리단길 대표 양식당 ‘쌤쌤쌤’으로 이름을 알린 김훈 대표가 2022년 10월 개업한 크루아상 전문 베이커리 카페다. 안국 ‘런던 베이글 뮤지엄’이 불러온 ‘종로구 런던동’ 열풍에 이어, 테디뵈르하우스 덕분에 ‘삼각지 파리동’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는데. 주말에는 포장 주문도 줄을 서야 할 정도라고 한다. 오픈 10분 전인 10시 50분에 카페 앞에 도착했다. 7명 정도 와 있어 뒤따라 섰다. 하늘색으로 칠해진 외관이 눈에 띄었다. 공간 기획자가 프랑스 여행 중 눈에 띈 상점에서 영감을 얻어 하늘색으로 칠했다고 한다. 프랑스 국기에서 따온 짙은 빨강, 남색을 사용하는 여타 음식점들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밖에 세워진 커다란 곰인형과 사진을 찍으며 기다리는 사람들도 보였다. 제주도 테디베어 뮤지엄과 컬래버레이션한 소품이다. 11시가 되고 차례로 입장했다. 곰인형이 있거나 햇빛이 잘 드는 창가 자리를 차지하려고 사람들이 부지런히 움직였다. 자리를 맡았으면 이제 빵을 고를 차례다. 비주얼만 봐도 군침이 절로 흐르는 디저트들에 나도 모르게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다 주세요!’라고 외칠 뻔했다. 대표 메뉴인 크루아상, 크룽지뿐 아니라 피스타치오, 약과 퀸아망도 엄청난 비주얼로 눈길을 끌었다. 찬찬히 둘러보며 행복한 고민을 하다 뵈르 크루아상, 도넛 크룽지와 카페라테를 주문했다. 주문 후 5분이 지나지 않아 준비된 메뉴를 받을 수 있었다. 빵은 픽업대 옆 토스트기로 데워 먹을 수 있다. 퀸아망, 초코, 도넛 메뉴는 데우면 안 된다. 먼저 크루아상을 반으로 갈라 봤다. 파삭 소리와 함께 결이 살아난 단면을 볼 수 있었다.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쫀득해 식감이 아주 좋았다. 다른 맛을 먹어보진 못했지만, 역시 기본이 최고라는 말을 인정하게 되는 맛이었다. 버터 향이 풍부하지만 느끼하지 않아 좋았다. 기본이 맛있으니 도넛, 아몬드, 콘에그, 잠봉치즈 등 다른 맛들도 자연스레 기대됐다. 과연 크루아상 전문점이라 이름을 내걸 만했다. 다음은 크루아상을 누룽지처럼 눌러 만든 크룽지다. 2022년 하반기부터 소셜미디어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디저트다. 들어만 봤지 먹는 건 처음이라 기대됐다. 도넛 크룽지라서 겉에 달콤한 시럽이 코팅돼 있다. 결 따라 칼로 썰어 보니 역시 크루아상을 눌러 만든 디저트답게 결이 잘 살아 있었다. 크로플처럼 크루아상을 압축한 디저트인데, 식감이 다르니 또 새로운 느낌이었다. 크로플은 크루아상 생지를 와플 기계에 굽고, 크룽지는 누룽지처럼 밀대로 펼쳐 구운 디저트다. 맛이 없을 수 없다. 겉으로 봤을 땐 빨미까레와 비슷한 모양인데 조금 더 가볍고 바삭한 느낌이었다. 두 디저트가 너무 맛있어 혼자 온 게 아쉬울 정도였다.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메뉴를 맛보길 추천한다. 카페 곳곳에 숨은 테디베어를 찾는 재미도 있다. ‘파리’와 ‘테디베어’ 두 가지 콘셉트 모두에 아주 충실한 곳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파리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디저트가 맛있고 공간이 예쁘니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 다만 음식이 덮개나 쇼케이스 없이 노출돼 있어 위생이 조금 걱정됐다. 수많은 손님이 오가는 장소인 만큼, 맛뿐만 아니라 위생에서도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준이어야 한다. 하루에 굽는 빵 수량이 한정돼 있어 인기 메뉴는 빠르게 사라진다. 다양한 디저트 사이에서 ‘뭘 주문해야 하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싶다면 오픈 런은 선택 아닌 필수다. 매장 내 테이블이 많지 않아 오픈 시간 전에 와서 명당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추천한다. 주소 :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40가길 42 1층 영업시간 : 매일 11:00~22:30 (21:00 주문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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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식도락 여행] 향신료 대신 파와 고추로 승부한 ‘한국식 쌀국수’…연남동 ‘옥자’
어느덧 대중음식으로 자리 잡은 쌀국수. 지도에 ‘쌀국수’를 검색하니 마포구에서만 40곳이 넘는다. 치열해진 경쟁 속 승부수는 단연 ‘현지의 맛 구현’일 테다. 그런데 여기, 그 기준에서 벗어나 독보적인 쌀국수를 선보이는 곳이 있다. 스스로를 ‘한국식 쌀국수집’이라고 소개하는 연남동 ‘옥자’다. 무슨 맛일까? 한번 먹어봐야겠다. 식사 시간에는 늘 대기가 있다는 후기. 회전율이 높다지만 바쁜 현대인은 대기 없이 먹고 싶다. 평일 오픈 런에 도전했다. 연남동 콩카페 거리를 지나 오른쪽 갈림길로 들어서면 옥자를 만날 수 있다.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50분. 옛 주택을 개조해 지금 모습으로 만들었다. 가게를 감싸는 초록잎과 목조 대문이 어우러져 고즈넉하다. 월요일 오전 시간대여서인지 대기는 따로 없었다. 피크타임에는 평균 한두 팀이 대기하는데, 울타리 안 의자에서 기다리면 된단다. 드디어 11시. ‘closed’ 팻말이 사라진 걸 확인하자마자 안으로 들어갔다. 첫 손님을 맞는 주인의 친절한 인사말이 기분 좋다. 쾌적하고 편안한 분위기의 내부. 넓진 않지만 목조와 터키블루 타일로 세련되게 꾸몄다. 모든 좌석이 바 자리인 것도 옥자의 특징. 혼자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바 테이블이 큰 창문을 둘러 하나, 부엌을 둘러 하나씩 마련돼 있다. 취향 따라 골라 앉자. 자리를 잡으면 시원한 우엉차와 양파초절임, 단무지 무침을 가져다준다. 차돌양지쌀국수, 사태비빔쌀국수, 모듬튀김을 주문했다. “비빔쌀국수는 불닭볶음면보다 살짝 덜 매운 정도인데 괜찮으세요?” 자신만만하게 “그럼요!”를 외쳤다. 사태비빔쌀국수를 제외하곤 모두 무료로 면 추가가 가능하다. 한국식을 표방하지만 고수도 넉넉히 준다. 필요하면 걱정 말고 요청하자. 10분 정도 지났을까. 사태비빔쌀국수와 차돌양지쌀국수가 차례로 나왔다. 사태비빔쌀국수는 쌀국수 면에 비법 양념장, 삶은 사태, 양파채, 파, 고추, 오이가 올라간다. 양념장은 고춧가루와 고추장, 멸치액젓, 사과와 배 양파 등을 갈아 넣어 만들었다. 지체 없이 쓱쓱 비벼 입으로 직진. 양념으로 기름칠한 듯 거침없이 넘어간다. 안내처럼 정말 맵다. 새콤달콤한 베트남 분짜보다 매콤한 한국식 비빔국수에 더 가깝다. 입안 가득 알싸하고 뒷맛은 깔끔한 매운맛이다. 양념 묻은 오이로 시원하게 입을 헹구니 ‘무한 흡입’이 가능했다. 잘 삶은 사태는 질기지 않았다. 중간중간 먹어주면 든든함이 배가 된다. 차돌양지쌀국수는 차돌, 양지가 잔뜩 올라간 비주얼부터 압권이다. 매콤한 비빔쌀국수의 위력에 국물부터 한술 떴다. “이게 쌀국수라고?” 우리가 알던 맛이 아니다. ‘한국식 쌀국수’에 대한 의문이 국물 한입에 해결된다. 엄마가 밤새 끓여 아침에 데워 준 소고기뭇국, 혹은 갈비탕 그 사이의 맛. 속이 훤히 보이는 맑은 육수에 간장으로 간을 맞춰 깔끔하고 속 편한 맛이다. 특유의 쌀국수 향이 약한 대신 청양고추 향이 살짝 더해져 특별하다. 차돌은 기름지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양지는 지방을 걷어내고 먹기 좋게 결대로 찢었다. 식감을 살려주는 아삭한 숙주, 면과 함께 국물에 푹 담가 먹기 좋다. 정신없이 국수를 흡입하고 있을 때쯤 모듬 튀김이 나왔다. 짜조, 게살튀김, 멘보샤가 2조각씩 나온다. 짜조부터 먹어봤다. 투명하게 튀겨진 쌀피가 ‘바삭’하고 부서진다. 오징어, 당근 등으로 꽉 찬 소가 탱글탱글하게 씹힌다. 칠리소스의 새콤함이 더해져 느끼하지 않다. 게살튀김은 꼭 새우튀김처럼 보인다. 다리를 그대로 튀겨 입안 가득 속살의 밀도가 느껴진다. 잘 튀긴 멘보샤는 바삭한 식빵과 촉촉한 새우살이 조화롭다. 이국적인 튀김의 맛에 이곳이 ‘쌀국수집’임을 다시 깨닫는다. 세 튀김이 한 조각씩 나오는 1인 튀김도 있다. ‘혼밥’ 손님을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식나 내내 “밥 비벼 먹고 싶다!”, “밥 말아 먹고 싶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밥을 부르는 맛이라면 이것은 한국식이 맞다. 가게 여사장이 남사장을 부르는 애칭이자, 그들의 결혼식과 신혼여행을 대신한 만큼 소중한 공간이라는 옥자. 향신료는 싫지만, 쌀국수는 먹고 싶은 이들에게 강력히 추천한다. 성수점도 오픈했다고 하니 가까운 곳을 달려가자. 후회는 없을 것이다. 주소: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29길 40-15 영업시간: 화 11:00~15:00, 목월 11:00~20:30 가격: 차돌양지쌀국수 11,000원, 사태비빔쌀국수 11,000원, 모듬튀김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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