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도 비슷한 고민을 다룬 적이 있다.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 이라는 질문은 석상경저선사라는 유명하기로 유명한 스님께서 제자와 주고받은 선문답이다. 진위여부는 알 수 없지만, 달마는 석가모니의 십대제자에게서 직계로 내려오는 인도의 명망있는 스님이었지만, 어느 날 갑자기 동쪽 중국 땅으로 떠나 선불교의 창시자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차피 자신이 있는 곳에서 수행에 힘써도 깨달음에 이를 수 있는데, 달마는 왜 굳이 동쪽으로 가야만 했는가? 그의 여정은 도주인가 모험인가? 내가 가진 결론은 애초에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달마는 동쪽으로 떠나지 않았어도 된다. 인도에 남아 열심히 절에서 수행을 했더라도 그는 열반에 이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고, 그냥 그것이 전부이다. 그는 여정을 떠난 것이지 도주한 것도 모험을 떠난 것도 아니고, 다른 의미에서 그는 애초에 극락을 떠난 적이 없기도 했다. 나 또한, 학자로서 정진하는 것도 소시민적 쾌락을 채우는 것도 근본적으로는 중요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