뱉어놓고도 이 말의 뜻을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했나 보다. 그래, 머리로는 다 알고 있으면서도 역시 또 심장이 문제다. 제멋대로 행동하고, 제멋대로 상처받는다.
추락을 기다리는 이들은 그것이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지도 못한 채 막연한 불안감에 들떠 행동한다. 겉으로는 겁을 먹은 듯하기도 하나, 언제나 마음은 그 뜻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 아니, 이해하지 않으려 한다.
사랑을 받아도 문제다. 연인이 준 사랑이 너무도 커서, 빈자리도 참 오래 남았다고 생각했다. 틀리지 않은 말이어서 문제다. 나는 분명 고장 나 있다. 징그러운 새끼. 근래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주제 넘게 그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 왔다. 이제라도 겸손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시발, 늦어버렸다. 분하다.
그래, 나는 분노한다. 한병철의 분석에 따르면, 분노는 분명 짜증과는 다른 것으로, 시간을 들여 - 나의 사견에 따르면 시간은 애정도와 밀접하다 - 비판의식을 표출하는 것이다. 길길이 날뛴다, 나를 향해, 세상을 향해.
그래, 나는 혐오한다. 사랑하는 만큼 말도 안 될 정도로 미워하고 혐오한다. 혐오가 드러나지 않았다면 그 편이 오히려 더욱 두렵다. 그리고 그런 나를 그 누구보다도 혐오한다.
2.
어쨌든 뱉어놓은 말이니, 목적하는 바가 있다면 지키긴 해야 할 터. 그런데 좆같이도 외롭다.
(2025.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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